2024-04-16 19:06 (화)
‘집’을 늘릴 수 없다면, ‘공간’을 늘려라
‘집’을 늘릴 수 없다면, ‘공간’을 늘려라
  • 시사뉴스매거진
  • 승인 2024.03.22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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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데믹 이후 집에서 생활하면서, 집을 조금 더 여유롭게 쓰고 싶다는 욕구가 많아졌다. 그런데 집을 늘리기에는 당연히 한계가 있다. 그래서 최근에는 ‘공간’을 늘리는 방법이 있다. ‘다락’, ‘큐스토리지’, ‘도심 속 창고’, ‘아이엠박스’ 등은 개인용 창고보관업체들이다. 현재 국내에 총 200여 개의 지점이 있으며 공공기관마저 이 사업에 뛰어들 정도로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집을 더 넓게 쓰고 싶은 현대인의 심리와 이를 도와주는 이색 사업에 대해 알아본다.

펜데믹과 1인 가구의 증가

과거에 ‘창고 임대’가 필요한 사람은 극히 일부였다. 개인적으로 물류 사업을 하거나, 혹은 농장을 하면서 수확한 제품을 일정 기간 보관하는 용도가 대부분이었다. 이러한 창고 사업이 도심에서, 그것도 젊은 20~30대 직장인을 대상으로 수요가 있다는 사실은 말 그대로 ‘상상’에 불과했다. 하지만 시대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이제 창고 사업은 도시로 파고들었으며, 젊은 세대들이 매우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트렌디한 사업이 되었다. 지금은 ‘창고 임대’라는 이름보다는 ‘셀프 스토리지(Self Storage)’라는 이름이 더욱 익숙하다.

이 사업의 구조 자체는 심플하다. 원하는 짐을 일정한 기간 맡기고, 언제든 찾아갈 수 있으며, 업체에 따라서는 배송까지 해주기도 한다. 집에서 비교적 가까운 곳에 스토리지가 있으며, 이곳은 매우 엄격하게 관리된다. 공기의 질까지 신경을 써서 습도, 온도 등으로 인해 맡긴 짐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관리해준다. 집의 남는 한쪽 공간에 보관하는 것보다 훨씬 더 깔끔하고 위생적인 보관이 가능하다. 또 24시간 연중무휴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고 대개 무인 서비스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면 언제든 물건 일부나 전체를 이동시킬 수 있다. 이용자들이 맡기는 물건 역시 매우 다양하다. 캠핑용품을 비롯한 각종 취미 용품을 보관하거나 미술품, 와인, 계절 옷이나 계절 가전제품 등 매우 다양하다. 또 자신만의 취미생활을 완성하고 소중하게 보관되어야 할 다양한 굿즈 등도 자신만의 공간에 보관하는 추세를 보인다.

이러한 셀프 스토리지 사업은 사실 미국, 일본, 영국 등에서 이미 크게 확산한 시장이다. 레저 스포츠가 더욱 발달한 이들 국가에서는 요트나 캠핑카와 같은 대형 물건도 보관해주는 서비스가 일반적이다. 글로벌 리서치 기관 스태티스타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이 시장은 2026년도에는 무려 90조 원으로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내에서도 꽤 많은 업체가 이 사업에 뛰어들었으며, 지점이 많게는 전국에 50여 개에서부터 적게는 3~4개 정도이다. 다만 셀프 스토리지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향후 이들 업체의 발전과 신규 업체의 등장이 예고된다. 현재 국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전체 지점은 총 200여 개로 추산되고 있으며, 이 중에서 85% 이상은 서울, 경기, 인천 등 대도시에 주로 물려있다.

그렇다면 왜 최근 몇 년 사이에 이런 셀프 스토리지 사업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일까? 여기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펜데믹과 1인 가구의 증가’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우선 펜데믹이 시작되면서 재택근무가 시작됐다. 이는 ‘집의 재발견’으로 이어졌다.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고, 쾌적한 업무 공간을 꾸미려다 보니 많은 짐과 좁은 짐이 거슬리기 시작한 것이다. 거기다가 새로운 가구나 가전기기를 새로 들이려다 보니 집 공간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대체로 펜데믹 이후 집에 있는 시간이 1.5배가 늘어난 만큼, 전문가들은 공간 역시 1.5배가 더 필요하다고 진단한다. 물론 경제적인 여유가 충분하다면 집의 공간을 잘 꾸미기 위해서라도 더 넓은 집으로 이사 가면 되겠지만, 대개의 서민층에서는 이것이 쉽지 않다. 다른 이유도 아니고 ‘좀 더 세련된 공간의 구축’이라는 이유만으로 이사를 마음대로 하는 일은 매우 어려운 축에 속한다. 거기다 원래 있던 가구, 가전제품들을 일괄적으로 버리기에도 애매하다. 언제 다시 필요할지 모르고, 일단 사 놓은 이상 버리거나 값싸게 팔아버리기에는 아까운 부분도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때 등장하게 된 것이 바로 셀프 스토리지에 대한 수요다.

물건 판매 플랫폼으로의 진화

1인 가구의 등장 역시 이러한 수요에 일조하고 있다. 혼자 사는 가구는 대체로 그다지 넓은 않은 평수에서 거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2020년 주거실태 조사에 의하면 1인당 평균 주거 면적은 33.9㎡(10평)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럴 경우라도 자신이 거주하는 공간을 보다 세련되고 쾌적하게 꾸미려는 수요는 존재한다. 하지만 이 역시 좁은 공간으로 인해서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셀프 스토리지를 활용하게 되면 집 자체의 평수는 늘어나지 않지만, 그럼에도 ‘공간’이 늘어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러한 셀프 스토리지 사업이 점차 확산하면서 업체별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가 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바로 ‘아이템박스’라는 업체이다. 이곳의 특화된 서비스는 바로 배송이다. 대체로 이용자들이 가장 불편하게 여기는 것은 일단 맡긴 짐을 다시 받을 때의 번거로움이다. 최초 짐을 맡길 때는 스토리지 내에서 물건의 배치 등을 신경 써야 하니 자신이 직접 수고로움을 감당한다. 하지만 맡긴 짐을 다시 찾는 것은 그저 단순한 이동에 불과하다. 따라서 아이엠박스라는 업체에서는 이러한 번거로움을 일거에 해결할 수 있도록 카톡으로 상담받은 후 직영 업체가 물건을 이동시켜 준다. 아직 이러한 서비스가 보편화되지 않았으니 사용자들에게는 특별한 서비스로 다가갈 수 있다.

이러한 여러 가지 효과적이고 편리한 서비스 덕분에 재연장률도 매우 높다. 대체로 90% 이상의 이용자들이 한 달 이용 후 다시 연장한다고 하니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또 이용 연령층 역시 20~30대가 다수를 이루고 있다. 이는 스토리지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높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한번 짐을 맡겨 놓으니 공간이 확 넓어지고, 삶이 편해지는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한번 이용하면 1년 이상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공공기관도 이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서울교통공사에서 운영하는 ‘또타 스토리지’는 2023년 3월 중순 현재 누적 이용 건수가 1,200건을 넘어서고 있다. 특히 지하철 역사 내에 스토리지가 있기 때문에 집에서 가깝다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 현재 이수역, 반포역을 비롯해 20개의 역사에 스토리지가 만들어져 있으며, 출퇴근하면서 이용할 수 있다는 최대의 장점을 가지고 있다.

더 나아가 셀프 스토리지는 향후 ‘물건 플랫폼’으로 진화할 가능성도 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지점을 확보한 ‘다락’을 운영하는 회사 세컨신드롬은 향후 이용자가 사용하지 않는 제품의 경우 판매까지 할 수 있는 플랫폼을 준비 중이다. 이렇게 하면 물건의 보관-판매가 일괄적으로 이어지는 더 편한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셀프 스토리지는 단순한 보관 창고의 의미를 넘어 개인의 소비 생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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