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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왜 갑자기 ‘뉴레프트’를 지향할까?
윤석열 대통령, 왜 갑자기 ‘뉴레프트’를 지향할까?
  • 시사뉴스매거진
  • 승인 2023.11.23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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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부 보수세력 안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뉴레프트라는 이념적 지향을 통해서 국정을 이끌어 가려고 한다’라는 언급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은 원래 보수당임에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의 지지도가 오르지 않자 과도하게 중도 좌파 쪽으로 노선을 선회하면서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전망이다. 특히 이러한 주장에 힘이 실리는 것은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이 최근 언론의 전면에 등장할 뿐만 아니라,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으로 인요한 위원장을 임명되었기 때문이다. 김한길 위원장은 애초 진보 측 노선에서 정치 생활을 시작했으며 한국 정치사에서 고비마다 등장해 중도 통합을 외치면서 ‘정치 기획자’로서의 역할을 해왔다. 인요한 위원장은 ‘진보’라고 분류하기는 힘들지만, 그의 출생지, 존경하는 사람, 그리고 최근의 행보는 진보 측과 가까워지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분석할 수 있다. 이는 곧 이제까지 ‘이념전쟁’을 통해 정국을 돌파하려는 윤석렬 대통령의 자세와 태도가 많이 변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윤석열 대통령(사진=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사진=대통령실 제공)

뼈아팠던 보궐 선거의 패배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고문은 지난 10월 26일 CPBC 라디오 <김혜영의 뉴스공감>에 출연해 ‘김한길이 곧 윤석열이고 윤석열이 곧 김한길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뉴라이트로 가는 것을 김한길 씨가 뉴레프트로 바꿨다. 당연히 인요한의 인선도 김한길이며, 윤석열과 상의가 된 것이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즉 윤 대통령의 이념을 최근 김한길 위원장이 바꿔버렸다는 이야기다. 이는 다수의 보수 측 평론가들이나 유튜버들도 주장하고 있는 내용과 비슷한 맥락이다.

사실 애초에 보수는 윤 대통령의 ‘태생’과는 전혀 다른 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흔히 말하는 ‘좌파 정권’인 문재인 정부 하에서 중앙지검장, 그리고 검찰총장까지 했다. ‘좌파 정권에서 승승장구했으니 그도 당연히 좌파 인사다’라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어쨌든 좌파 정권의 ‘수혜’를 받은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따라서 윤대통령이 당선됐을 때만 해도 그가 본격적인 이념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통치를 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전문가들은 별로 없다. 비록 전체적인 정치적인 색채는 보수를 띌 수 있지만, 이념을 본격적으로 내세우기에는 ‘좌파정권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여전히 붙어있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두의 예상을 깨고 윤 대통령은 최근 들어 급격하게 우클릭하는 모양새를 보여준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또다시 갑작스럽게 뉴레프트로 급선회한다는 것은 결국 ‘이념전쟁’이 지지율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의 패배 때문이다. 선거 직전까지 윤 대통령은 이념 전쟁을 꽤나 가속화했다. ‘공산전체주의’의 발언에서부터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까지, 마치 ‘보수층만 결집하면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는 듯이 거세게 몰아붙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결과는 17% 차이의 패배였다. 따라서 여기에서 뼈아픈 경험을 한 윤석열 대통령이 급기야 이념의 변화를 꾀한다는 이야기다.

특히 최근 국민의당 혁신원장에 인요한 위원장을 임명한 것 역시 이러한 노선 변화의 증거라고 언급되기도 했다. 인 위원장은 이미 그 자신이 전남 순천 태생이며, 가장 존경하는 사람을 김대중 대통령이라고 언급하고 있으며, 인수위원회의 첫 행보 역시 전남 광주 방문이었다. 여기에 대해서 기존의 보수층들은 상당한 불만을 품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 위원장은 계속해서 본인의 길을 걸어가고 있고, 다시 되돌아갈 기미를 보이지는 않고 있다. 따라서 이는 뉴레프트로 가려고 하는 윤 대통령의 의중을 엿보게 한다는 분석이다.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에 임명된 인요한 연세대 의대 교수(사진=국민의힘 제공)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에 임명된 인요한 연세대 의대 교수(사진=국민의힘 제공)

‘중도’와 ‘통합’이라는 키워드 주목해야

김한길 위원장의 전면 등장도 비슷한 맥락에서 해석되고 있다. ‘증도실용’과 ‘합종연횡’은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의 아주 오래된 트레이드마크라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그는 2002년 9월 대선 지지율이 하락했던 노 전 대통령이 사실상 전권을 부여하면서 노무현-정몽준 후보 단일화 협상을 타결해 냈다. 또 그는 2007년 열린우리당을 탈당해 ‘통합신당모임’을 이끌며 중도개혁통합신당을 창당했고, 이어 당시 분당됐던 민주당과의 합종연횡을 주도했다. 그리고 그는 11월 드디어 ‘대통합민주신당’을 출범시켰다. 또 그는 2014년 3월 창당을 추진하던 안철수 의원 측과 합당을 선언해 ‘새정치민주연합’을 출범시켰다. 이런 오랜 경험 끝에 김 위원장이 철석같이 믿는 키워드는 바로 ‘중도층 통합’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해야만 비로소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는 신념을 쌓아왔다. 따라서 지금 윤석열 대통령의 행보 역시 이러한 중도 통합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현재 윤석열 대통령이 뉴레프트로 가고 있다는 것은 기존의 뉴라이트의 입장에서 ‘지나치게 왼쪽’으로 간 것이지, 가운데에서 보면 그저 중간인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에 불과하다고 볼 수도 있다. 따라서 윤 대통령의 이념을 지나치게 딱딱하게 구분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뿐만 아니라 윤 대통령은 여전히 보수층을 집결시키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만남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10월 말,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제44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박 전 대통령과 손을 맞잡았다. 과거에 만난 이후 무려 1년 5개월만의 일이다. 따라서 결국 윤석열 대통령은 ‘보수’라는 거대한 물길을 본류로 하면서 여기에 중도를 통합시키고 또 일부 좌파에게도 시그널을 보내는 방식으로 국정을 이끌어간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그러나 앞으로도 이념은 윤 대통령의 재임기간 내내 문제가 될 것이라고 우려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일단 현재의 우리 국민 다수가 이념적 편향성을 보이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민의 지지를 받아야 하는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경우에 따라서 계속해서 양쪽의 이념을 넘나들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힘들 수 있다. 즉 경우에 따라서는 우파로, 또 경우에 따라서는 좌파를 넘나들 것이라는 이야기다.

사실 대통령이 특정한 이념을 내세우는 것은 다소 위험한 일이기도 하다. 대통령은 특정 이념 추종자들의 대통령이 아니라, 전 국민의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비록 자신의 이념적 지향성이 뚜렷하다고 하더라도 이를 잘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는다. 다만 여러 정책과 행보를 통해서 드러날 뿐이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경우 이러한 자신의 이념적 정체성을 드러내는 데에 거리낌이 없다. 이 말은 곧 앞으로도 이런 일이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런 지향성은 우파와 좌파 모두의 외면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좌파의 입장에서는 ‘원래 우파인 사람이 좌파인 척하며 결집을 시도한다’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으며, 우파에게는 ‘우파를 배신하고 좌파에 구애를 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김한길 위원장은 보수 측에서는 ‘가장 싫어하는 김대중 정권의 핵심’이기도 하다. 따라서 김한길 위원장과 함께 가는 한 윤 대통령은 보수 측으로부터도 지속적인 비판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양쪽 모두에게 비난을 받으며 방향타를 잃을 소지가 있다는 이야기다. 향후 윤석열 대통령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10월 17일 윤석열 대통령이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제공)
10월 17일 윤석열 대통령이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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