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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혐오와 미움으로 선거를 치러도 되는 것일까?
대한민국은 혐오와 미움으로 선거를 치러도 되는 것일까?
  • 종합시사매거진 정하연 기자
  • 승인 2024.03.07 1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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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는 끝나는 프레임은 국민 뇌리 남아

 

 

설 연휴가 끝난 뒤 여야의 본격적인 공천 전쟁이 치러지고 있다. 여야는 각자의 원칙에 따라 공천을 진행고 상대 당과의 선명성을 드러내면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선거를 치르는 것이야 이미 정해진 일이라고 해도, 문제는 그 선거에 대한 접근의 방식이다. 현재 각 진영은 ()윤석열’, ‘() 이재명을 내세우면서 선거 몰이를 해나가고 있고, 여기에 ‘86운동권 청산론’, ‘검사독재 심판론’, ‘윤석열 심판론’, ‘양당 기득권 청산론을 선거의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물론 이것은 일정 정도는 민심을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으며 또 국민을 설득하는 부분도 있다. 그런데 과연 원칙론적인 차원에서도 과연 이런 혐오와 미움의 정서에 기반해서 선거를 치르는 것이 과연 올바른 것이냐에 대한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정치에서 싸움과 투쟁은 피할 수는 없지만, 미래가 사라진 말초적인 감정에만 의지해 선거를 했을 경우, 국가의 미래가 더 어두워질 수도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선거는 끝나는 프레임은 국민 뇌리 남아

선거는 기본적으로 프레임 전쟁이 될 수밖에 없다. 프레임이란 인식을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수단이기 때문에 대중들에게 자신의 장점과 상대의 단점을 각인시키는 매우 유용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과거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가 내세웠던 미국 우선주의(American First)’는 매우 강력한 프레임이었다. 외국 이민자들에게 일자리를 빼앗기는 중산중 미국 백인들에게 호소하는 카피였다. 그리고 이러한 호소에 힘입어 트럼프 후보는 대통령의 자리에도 오를 수 있었다. 다만 이러한 프레임 역시 이민자들에게 대한 혐오와 미움의 정서가 배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른바 갈라치기라는 의미이다. ‘백인 vs 이민자라는 선명한 대결 구도를 드러내고 그것으로 표를 결집한 전략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선거 프레임이 대중의 인상에 강렬하게 남게 되면 선거가 끝난 후에도 그 인식이 대중들에게 남아 있게 된다는 점이다. 심지어 지난 2023년에도 트럼프는 이민자들이 미국의 피를 오염시킨다라는 극단적인 혐오 발언을 또다시 했다. 물론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미국인이라면 모르겠지만, 트럼프를 신봉하는 지지자들의 머리에는 이민자들에게 대한 극심한 혐오 감정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는 앞으로 미국 미래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이러한 프레임이 남아 있는 사람들은 이민자들을 볼 때마다 더러운 오염물질이라는 이미지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러한 문제가 미국에만 국한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현재 우리나라 정치 판세도 일부 비슷하게 흘러가고 있다. 트럼프만큼 강력한 혐오의 정서는 아니더라도 정권 심판’, ‘운동권 청산이라는 구호를 통해서 상대 진영이 사라지고, 청산되고, 처벌받아야 하는 존재로 낙인찍고 있다. 물론 이념의 지형 내부에서는 충분히 그렇게 보일 수는 있다. 그러나 결국 우리 모두는 선거가 끝난 후에도 같은 나라에서 같은 시간을 공유하면 살아가야 하는 한국인이라는 점이다. 선거가 매우 중요하기는 하다지만, 이토록 과도한 인식을 확산시키면서 표를 모으는 것이 과연 온당한 일이냐는 점에 대해서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에서 상대 진영을 향한 정치인의 언어는 더욱 폭력적이 되지 않을 수 없다. 최근에 언론을 통해서 발표된 정치 리더들의 입에서는 룸살롱에 쌍욕’, ‘위장결혼’, ‘청산 대상’, ‘암컷등이라는 말이 서슴없이 튀어나오고 쓸데없는 소리를 하고 지×이야라거나 대응이 병×같아라는 평론가들의 막말까지 쏟아지는 실정이다. 최근 더불어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피습이나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의 피습 역시 이같은 혐오와 미움, 배제의 정서에서 싹이 튼 결과라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정치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국민들

심지어 최근 등장한 제3지대의 입지 역시 이러한 여파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않다. 한 정치 평론사는 3지대의 성공 여부는 거대 양당이 얼마나 못하느냐가 관건이다라는 평을 내놓고 있다. 기본적으로 정치는 누가 더 잘하나의 게임이 되어야 하지만, 지금은 누가 더 못하나를 관전하고 그 안에서 자신의 입지를 다지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정치 세력들의 입장에서는 누군가가 못할 때가 자신들의 권력을 강화시킬 기회가 될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 거대 양당이 못하기 경쟁을 한다는 것은 곧 국가의 미래가 더 어두워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국민에게 희망을 주어야 하고, 국민의 삶을 행복으로 채워야 할 정치가 어느덧 스트레스가 되고 말았다. 자신의 진영에 유리한 지지율 조사가 발표되면 그나마 기분이 나아지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급격하게 우울해지고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다. 이는 정치의 원래적인 기능과는 정반대의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심지어는 특정 정책이 발표될 때마다 세대가 급격하게 분열하는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물론 이러한 정책에 따른 호불호 역시 늘상 있는 일이라고는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이러한 갈라치기를 통해서 지지자들을 결집하려는 방법이 일상화되어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이러한 문제점들은 이제 외신에서도 주요 주제로 다룰 정도가 되었다. 외신들은 지난 이재명 대표의 피습 사건을 계기로 한국 정치의 여러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었다. 한결같이 보수와 진보 진영 간의 극심한 양극화,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 지지자들 사이의 반복, 그리고 4월 총선을 앞둔 여러 정치 분열 등을 매우 심각하고 중요한 문제로 꼽았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에 대한 대안은 없는 것일까? 여러 정치평론가는 다양한 해법을 내놓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제왕적 대통령제의 보완이다. 대통령의 권한이 너무도 강력하고 극렬한 분쟁과 대립을 낳았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이른바 분권형 대통령제를 제안하기도 한다. 이 제도는 대통령은 외교, 통일, 국방만 담당하고 나머지는 다수당의 대표가 맡아서 하는 것이며 이는 의원내각제라고 볼 수도 있다. 또한 선거법의 개정을 통해서 3이 출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여러 정당이 서로 협의와 협상을 하지 않는 이상 정치적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 어려운 구조를 만들어 나가면, 그나마 혐오와 대립, 분열이 아닌 협의와 협상이 구조적으로 장착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언론 환경을 바꾸어야 한다는 제안도 있다. 정치인들이 인지도를 올려 권력 잡기에 유리해지기 위해서 끊임없이 자극적인 말을 통해서 언론을 동원하고 있는 만큼, 이를 적절하게 제어할 수 있는 언론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러한 제도들이 마련된다고 해도 지금의 문화가 쉽게 개선되리라고 보장할 수는 없다. 애초 한국의 정치 문화 자체가 극도의 분열 속에서 탄생했고, DNA가 남아 있다고 볼 수도 있다. 한국전쟁 이후 서로를 죽고 죽이는 극단적인 이념대립, 군사독재 시절의 목숨을 건 투쟁, 광주 민주화 운동에서 보여진 국민에 대한 총칼의 위협과 그에 대한 대립의 각 속에서 한국의 민주주의가 탄생했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다고 태생적 조건만 탓할 수도 없는 일이다. 이제 이번 4월 총선을 통해서 우리 정치권과 국민은 전체적으로 반성을 해볼 기회를 반드시 가져야 하며, 이를 힘을 합쳐 극복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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