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현대인은 전기 없이는 하루도 살아갈 수가 없다. 거대한 산업시설에서 조그마한 회사, 그리고 일상 속의 개인까지 전기는 절대적인 에너지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기와 전력 기술의 연구개발을 촉진하고 전력 시설물의 질적 향상, 전력 기술인의 교육과 훈련, 복리를 위해 존재하는 단체가 바로 한국전기기술인협회이다. 그 뿌리는 1963년 ‘대한전기주임기술자협회’로 까지 올라가니까 지난 60년간 대한민국의 전기 전력을 위해 많은 기여를 해왔다고 볼 수 있다.
지난 2월 27일 전기기술인협회는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제62차 정기총회를 개최하면서 만장일치로 김동환 후보를 추대했다. 그는 ‘6대 전략과 57개 추진 과제’를 제시하면서 회원들에게 어필했고, 그 결과 별도의 선거 없이 추대 형식으로 향후 3년간 협회를 이끌게 됐다. 김동환 회장의 현실진단과 비전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한 특별한 자리를 마련했다.
3가지 큰 비전 제시하며 협회 단결
이번 만장일치 회장 추대는 선거 경쟁자였던 박창환 후보와의 단일화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두 후보는 시·도회장과 중앙회 이사를 함께 활동했을 정도로 친구이기도 했다. 하지만 경쟁자가 양보했다고 해서 김동환 회장은 마냥 기쁘지 않았다고 한다. 오히려 박 후보의 진심이 전해져 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게 되어 밤에 잠이 오질 않았다고. 이는 그만큼 한국전기기술인협회의 단결력이 강하다는 의미이기도 할 것이다. 우선 김동환 신임 회장에게 취임 소감부터 들어보았다.
“먼저 60년 전통이 빛나는 100만 전기인의 허브인 한국전기기술인협회 제20대 회장으로 취임하게 됨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한편으로는 협회의 100년을 향한 새로운 비상을 위해 무거운 사명감을 가지고 저를 믿고 지지해 준 13만 회원과 대의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러나 우리 협회의 진정한 주인공은 회원들입니다. 저는 단지 가장 앞에 서 있는 리더로서 앞장서서 길을 열어갈 뿐입니다. 저는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아서 해야 할 공부도 많습니다. 최선을 다해서 저의 직분을 다하는 회장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무엇보다 김 회장이 가장 신경 쓰는 것은 지난 60년간의 역사를 이어받아 100년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강력한 힘의 응축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회원들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정·관계 풍부한 인맥을 바탕으로 협회의 영향력을 높일 힘을 키우고 오랜 시간 동행해 온 협회 운영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경험인 경륜이 필요하다. 여기에 협회의 투명하고 공정한 운영을 위한 청렴한 정신, 그리고 100년을 향한 비상을 위해 새로운 비전이 필요하다. 김 회장은 특히 3가지의 큰 비전을 매우 강조하고 있다.
“디지털 경제의 가속화와 세계 경제의 침체가 뉴노멀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신기술 경쟁, 지역 이기주의, 디지털 전환 등 변화와 갈등이 전기 업계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에게 다가온 현실은 매우 불확실한 경제 상황이며, 우리는 바로 꿈과 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구체적인 세 가지 전략이 필요합니다. 그것은 바로 열린 소통으로 신뢰받는 협회, 업역별 함께하는 든든한 협회, 그리고 변화에 도전하는 당당한 협회가 되는 것입니다.”
그는 이러한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우선 협회의 뿌리를 더욱 굳건히 하고 수평적이고 활발한 소통 문화를 정착시켜 회원들의 의견과 고충을 공감하고 해결책을 찾을 수 있도록 소통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고 한다. 전국 어느 곳에서나 소통할 수 있는 원스톱 회원지원 플랫폼을 구축하여 신속하고 적극적인 회원 지향 서비스를 실천하려고 한다.
현대자동차 근무하다 사업시작, 봉사정신 실천
또한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대전환기의 시대에 업역 활로를 위한 선제적인 대응과 전문성 강화에 더욱 집중하려고 한다. 특히 산자부, 국회, 유관 기관과 유기적으로 협력하여 의견을 적극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한다. 또한 전기안전대행업과 상주 전기안전관리자의 의무와 권리가 보호되는 방향으로 직무 고시를 개선해서 협회의 존재 가치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또한 중대재해처벌에 관한 법률, 전기산업발전기본법 시행으로 기존 업역이 탈피된 경쟁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회원들이 위협받지 않도록 정책을 개발하여 위기를 돌파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디지털 교육혁신을 통해 온라인 교육 강화와 AI, 빅데이터 등을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여 그 혜택은 회원이 모두 누릴 수 있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김 회장은 좀 더 구체적인 추진계획도 모두 마련해 두었다.
“중점적으로는 회원 권익과 복지 향상을 위해 기술 애로사항 및 각종 민원을 해결하는 창구인 ‘전기기술지원센터’를 개설하고 시·도회 신사옥 건립 및 교육인프라 확충을 추진하며, 법·제도 개선을 통해 전기기술인들의 신사업 창출도 지원하겠습니다. 또한 ‘전기인 보호 법률지원단’을 신설하여 긴급사고 발생 시 회원 보호를 위해 신속하게 전기인을 보호하고자 합니다. 협회의 궁극적인 존립은 회원들의 권익과 복리 증진이므로 회원 여러분들의 사업이 잘 풀리도록 앞장서서 지원하고, 돕는 일을 최우선으로 생각하였으며, 각 업역별로 모든 회원이 만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무엇보다 초고령 사회로 접어들어서 우리 전기계에도 인력 부족이 현실화하는 지금, 젊은 층의 기술자가 배출이 안 돼 인력 부족으로 인해 업역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어서 미래 정책 연구원 조직을 구성하여 초고령 사회를 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김 회장이 이렇게 협회의 일에 충실할 수 있는 계획을 모두 짤 수 있었던 것은 그가 경영하던 ㈜한라전기안전관리의 경영권을 지난해부터 큰아들에게 물려주었기 때문이다. 후계작업도 끝났고 결제권도 모두 물려주면서 충분히 훈련을 해왔기에 이제 2세 경영 체제가 완전히 구축되었다고 볼 수 있다.
김동환 회장은 애초에 현대자동차에서 기술직으로 근무했다. 당시 그는 공조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서울에서 부산까지 수많은 애경사에 참여하게 됐다. 그때 적지 않은 사람들이 사업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결국 자신도 자격증을 준비하면서 차근차근 사회에서의 홀로서기를 준비했다고 한다.
무엇보다 그는 현대자동차 시절과 사업을 하면서 이웃과 사회에 대한 봉사를 제대로 배우고 실천한 인물이기도 하다. 특히 ‘자폐 자녀 사우 돕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며, 공조 기금을 운영하면서 ‘태하강보전회’에서 20년간 봉사하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사업국장, 사무국장, 이사, 공동대표, 회장을 거쳐 고문으로까지 활동했다.
노령화, 안전을 위한 특단의 대책
또 울산문화원에서도 이사, 감사, 현재까지 부이사장을 하면서 마찬가지로 20년간 봉사를 했다. 또 방통대 환경보건학과에 편입해 환경에 대해서도 공부했으며, 경찰서 자문위원, 검찰청 형사조정위원 등 지역의 여러 분야에서 활동했다. 그리고 이러한 다양한 경험들이 이번에 회장 역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일이든 봉사든 직분에 충실하고 공사를 수주하면 머리에서 발끝까지 도면화 해 도면대로 만들어 현장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체크한다.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해
직원들이 불편해 하기도 했지만 지역사회에서 봉사하고 협회 리더로서 역할을 하는데 주변부터 맑지 않으면 문제가 생긴다고 생각해왔다. 살아오면서 성장과정이 궁핍하게 살지 않았기에 늘 여유롭게 원칙과 본질에 충실했다.
“과거보다는 종사하는 인원이 줄고 노령화되고 이 부분의 해결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설계감리도 배전감리들도 진입장벽이 높다는 점도 있습니다. 배전감리는 한전 출신만 접근해서 평균나이가 무척 높습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인구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능한 전문가와 교수들을 섭외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찾아내고, 위원회에 합당한 사람을 찾고 있습니다. 또한 산업안전보건법. 전기안전기본법 등이 있어서 앞으로는 안전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협회에서는 그래서 ’전기안전자문위원회‘를 별도로 만들었습니다. 이 부분도 충실하게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김동환 회장은 김선복 명예회장을 존경한다고 했다. 명예회장님이 쓰시던 책상, 의자 하나하나가 소중하고 회원들의 피땀이 흘린 자산이기에 그대로 사용하며 오직 회원들을 위해서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마지막으로 회원들에게 이런 희망의 메시지를 남겼다.
“전기인들은 국가에서 필수불가결한 핵심 인력이며 잠재력을 갖고 있기에, 회장으로서 첫발을 내딛는 시점에서 전기인의 위상과 역량을 향상하는 데 집중하여 국가 경제와 전기계 발전에 초석을 다질 수 있는 전기인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회장이라는 직책을 맡겨주신 회원분들에게 존경과 경의를 표하고 말씀드린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노력의 결과는 회원 여러분들께서 3년 후에 직접 보시고 평가를 해주시길 바랍니다.”
그의 이러한 당부는 자신감이 있어야만 가능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겸손까지 내재되어 있기에 ‘회원을 섬기는 협회, 국민에게 사랑받는 전기기술인’라는 모토를 말할 수도 있다. 앞으로 3년간, 한국전기기술인협회가 어떻게 발전하고 성장할지 무척 기대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