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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이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
대통령실이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
  • 함승창 기자
  • 승인 2024.04.30 15: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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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비정함을 모를리 없는 윤 대통령
‘좌파가 놓은 덫’이라는 인식

 

이번 총선을 앞두고 가장 큰 리스크는 다름아닌 대통령실 리스크라는 말이 있다. 어떻게든 정국이 수습되는 과정 중에서 끊임없이 터져 나오는 대통령 발 악재에 여당 후보들이 심각한 우려를 전달한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과거로 거슬러 가면 꽤 많은 사례가 있다. 김건희 특별법에 대한 대통령의 거부를 비롯해서 한동훈 위원장에 대한 대통령실의 격노와 퇴임 압박, 이종섭 호주 대사의 출국 등이 가장 대표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야당에서는 도대체 대통령실이 왜 이렇게까지 하는가?”라고 비판했다. 이 말은 이종섭 호주 대사가 공항에 따라온 MBC 기자에게 했던 말이기도 했다. 그러나 대통령실이 이렇게까지하는 이유를 알아야만, 향후 윤 대통령의 행보도 알 수 있다.

 

역사의 비정함을 모를리 없는 윤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식목일인 5일 부산 강서구 명지근린공원에서 열린 제79회 식목일 기념행사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

한국의 정치는 매우 비정하다. 원래 권력과 민심이라는 것이 그렇다고는 하지만, 어제의 동지는 당장 내일의 적이 되는 경우가 숱하게 많았다. 무엇보다 전직 대통령은 비참한 시기를 겪어야만 했다. 전두환 대통령은 자신이 만들어 준 대통령 자리에 오른 노태우 대통령에 의해 백담사로 가야만 했으며, 김영삼 대통령은 노태우 대통령과 합당해서 집권에 성공했지만, 결국 노 대통령을 법정에 세웠다. 여당 의원들의 주도로 인해서 탄핵당하고 감옥에 갔던 박근혜 전 대통령도 마찬가지였다.

이러한 사실을 윤석열 대통령이 모를 리는 없다. 거기다가 탄핵의 과정에서 가장 앞장섰던 검사이기도 했다. 그 후 대통령이 된 후에는 잠시 승리의 기쁨을 맛보았겠지만, 결국 시간은 흐르고 퇴임의 날짜는 하루하루 다가올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집권 중인 대통령의 가장 큰 걱정은 퇴임 이후 자신의 앞날이다. 180석이라는 거대한 야당이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은 이러한 구도를 어떻게든 바꿔야만 한다.

또 하나 중요한 문제는 아내인 김건희 여사의 보호이다. 윤 대통령은 스스로 ‘50살이 되어 아내를 만나 결혼한 일이 인생의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그 정도로 사랑하고 많은 애정이 있다. 그런데 그녀가 수사받을 상황에 놓인다면, 그것을 보호해 주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그런데 사실 이는 윤 대통령 본인의 의지보다는 김건희 여사의 의지가 더욱 강하다. 이러한 사실을 최초로 알리 이가 바로 윤 정부에 호의적인 중앙일보 최훈 주필이다. 그는 올해 11일 새해 첫 칼럼에서 이를 밝혔다.

‘2021년 여름, 검찰총장에서 물러난 야인인 윤 대통령의 국민의힘 입당을 권하려고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자택에 적잖은 정치인이 들렀다. 당시 이들이 고개를 꺄우뚱거리며 전해 준 얘기가 있다. “입당을 권유하자 옆 의자에 앉아 있던 김 여사가 우리가 입당하면 저를 보호해 주실 수 있나요라 하더라. ‘우리라는 단어가 유독 기억에 남더라”.’

결국 김건희 여사 보호는 입당하기 전부터 절실하게 필요했던 일이기도 했다. 그런데 이미 한 차례 크게 가슴을 쓸어내린 적이 있다. 야당이 김건희 특검법을 발의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대통령의 권한으로 거부권을 행사하고 결국 여당 의원들의 도움으로 폐기되었다. 거기다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은 윤 대통령의 임기 중에 공소시효가 완성된다. 사건은 2009~2012년의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는 22대 국회 개원 이후 김건희 종합 특검법이 예고되고 있어서 시련은 아직 끝난 것이라고 볼 수가 없다. 그러니 자신과 아내를 보호하고자 하는 윤 대통령의 의지는 더욱 결연해질 수밖에 없다. 어쩌면 이러한 이유들이 이렇게까지하는 이유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좌파가 놓은 덫이라는 인식

사실 보수층에서는 애초 대통령 후보 윤석열의 진정성을 믿었다. 검사 시절은 물론이고 검찰총장 시절 살아있는 권력에 대항하는 그의 모습에서 공정과 상식, 정의 구현의 미래 대통령이 될 자격이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조국 비리를 탈탈 터는 그의 수사 실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대통령이 된 이후의 행보를 보면서 서서히 의문을 가지기 시작했다. ‘보수 우파의 대통령으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행보를 많이 선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윤 대통령이 공정과 상식을 실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냥 대통령이 되는 것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었나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나고 보면 오히려 자신의 아내와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해석하는 언론인들도 등장했다. 물론 그 진의야 윤 대통령 자신만이 알겠지만, 여기에 대해서 해석이 분분한 것을 보면 분명히 이념을 따지지 않고 많은 이들이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앞으로 이러한 행보가 달라질 수 있겠냐는 점이다. 만약 총선에서 패배하게 되면 이를 국민의 심판으로 받아들이면서 좀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겠다는 예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대체로 총선에서 패배하게 되면 국회의원들은 무릎을 꿇고 국민에게 사죄를 하는 일이 흔하게 연출되어 왔다. 이 지경까지 된다면 대통령도 생각을 바꾸는 것이 상식적이다.

하지만 그런 일이 생기지 않을 수도 있다. 그 이유는 윤 대통령의 인식 때문이다. 대통령실은 노골적인 이념 행보를 마다하지 않았다. 그리고 문제가 생기면 모든 것을 좌파가 놓은 덫으로 해석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김건희 여사가 디올백을 받은 것도 종북 목사의 몰카함정 취재에 걸린 것이다라는 인식이다. 또 이종섭 호주대사의 출국과 귀국에 대해서도 대통령실의 고위 공직자는 좌파가 놓은 덫에 우리가 제대로 걸린 것이라고 표현했다는 언론의 보도도 있었다.

지난 320일 진중권 작가는 <박재홍의 한판 승부>에 출연해 이렇게 이야기했다.

대통령실 인식이 문제거든요. 이걸 어떻게 인식을 하냐면 좌파가 깔아놓은 덫에 걸렸다 이런 식이에요. 우리는 억울하다라는 거예요. 우리는 멀쩡하게 잘했는데 언론이 문제고 얘들이 문제다 이런 인식을 갖고, 전도된 인식을 갖고 있는 거거든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그런데 사실 정치적 이념에서 제일 무서운 것은 한번 전향한 이념은 자체적으로 공고해진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김건희 7시간 통화 녹음에서 김건희 여사가 했던 발언은 꽤나 인상적이다. 그녀는 통화에서 원래 우리는 좌파였다. 그런데 조국 때문에 입장을 바꿨다.”라고 말했다.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좌파가 우파로 변신한 것인 바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자의 이념적 지향성라는 이야기다. 그리고 이렇게 바뀐 이념이 또다시 바뀌기는 쉽지 않다. 세상을 바라보는 본질적인 성향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총선에 패배하게 되면 그것은 국민의 심판이 아니라 좌파에게 진 것이 되고, 따라서 그때부터는 더욱 격렬하게 좌파와 싸울 일만 남아 있을 뿐이다.

자신과 아내를 보호해야 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입장, 좌파에서 우파로 변신해서 더욱 공고하게 우파가 된 과정, 그리고 끊임없이 자신을 공격해서 곤경에 빠뜨리는 나쁜 좌파. 바로 이러한 입장과 처지에서 본다면 윤석열 대통령이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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