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파민이 충동구매 자극할 수도
수년전 부터 틱톡, 릴스 등의 숏폼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과도한 도파민 분비라는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그 인기는 사그라들지 않았다. 그런데 여기에 쇼핑 기능이 추가되고 있어서 ‘숏핑(Short-pping)’이라는 새로운 구매 행위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소비자들은 숏폼을 즐기는 와중에 순간적으로 구매를 결정하게 되고, 이것이 각 업체의 매출에 미치는 영향력은 엄청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충동 구매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향후 새로운 구매 행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뿐만아니라 향후 각 숏폼 콘텐츠 제공 업체들은 이러한 기능을 활성화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쉽고 빠르게 매출 올리는 비결
숏폼은 한번 보기 시작하면 빠져나가기 쉽지 않은 중독성 있는 콘텐츠이다. 1분 안팎으로 매우 짧고, 심지어 어떤 것은 10초 내외이지만, 그 중독성은 대단하다. 최근에는 이 숏폼이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숏폼과 쇼핑이 결합된 ‘숏핑’이다. 최근 이를 도입하고 있는 플랫폼은 꽤 많다.
인스타그램, 릴스, 틱톡, 유튜브 등 거의 대부분의 숏폼 플랫폼에서 도입하면서 이제 향후 쇼핑의 주요 흐름이 되어가고 있는 중이라고 할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콘텐츠의 길이가 짧아도 사람들을 잡아 놓는 효과가 대단하기 때문이다. 즉, 고객의 체류 시간이 매우 길다. 이 말은 곧 한번 숏폼을 볼 때 수십개의 콘텐츠를 보게 되는데, 이 말은 곧 수십개의 광고가 동시에 이뤄진다는 의미이다. 플랫폼의 입장에서는 엄청난 광고 효과가 아닐 수 없다.
예를 들어 30분 짜리 영상이라면 30분에 1개의 광고가 이뤄지지만, 1분 짜리 30개 영상이라면 30분에 30개의 광고가 이루어진다는 의미이다. 한마디로 광고 자체가 획기적으로 들어나게 되고, 자연스럽게 매출도 쑥쑥 올라갈 수밖에 없다. 뿐만아니라 콘텐츠를 보다가 쇼핑을 하는 것 자체가 판매사의 상업적 이익을 조금은 가릴 수 있다는 장점도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기존 TV에서 방영하던 홈쇼핑 영상의 경우, 쇼핑 호스트들이 과도한 상업적 목적을 드러내기 때문에 이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는 소비자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재미있고 흥미로운 콘텐츠에 상품 정보를 담게 되면 이러한 거부감 없이 좀 더 자연스럽게 소비자에 다가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실제 이러한 높은 매출 덕을 톡톡히 본 기업들은 매우 많다. 맛집으로 소문난 H레스토랑의 경우 간편식 구매 행사를 해서 전주에 비해 무려 42배나 높은 매출을 올렸으며, 한 키보드 제작회사는 상품 기획자와의 대화를 숏폼 콘텐츠로 만들어 10배나 높은 매출을 올렸다. 또 한 패션 브랜드는 트렌드를 제안하는 콘텐츠를 보여주면서 14배나 많은 매출을 달성할 수 있다.
제품을 구매하는 방식은 매우 간단하다. 영상을 보면 하단에 상품테그가 달려있고, 계정 프로필을 보면 이곳에 외부 쇼핑몰로 연결될 수 있다. 따라서 언제라도 이 링크만 누르면 간단하게 제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한마디로 ‘쉽고 빠르게’ 구매할 수 있게 만들어 놓은 것도 숏핑의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숏핑에 대한 큰 관심과 높은 매출로 인해 이제 다수의 기존 플랫폼들도 이러한 기능에 뛰어들고 있다.
숏폼 콘텐츠의 ‘원조 중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틱톡의 경우 최근 국내에 ‘틱톡샵’을 열어 본격적인 숏핑의 시대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미국에서 먼저 시작된 틱톡샵은 많게는 하루 매출이 무려 3,000억 원에 달할 때도 있다고 한다. 이미 영국, 동남 아시아 등 6개국에 진출해 있는 상태이며, 향후 국내에서도 큰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도파민이 충동구매 자극할 수도
네이버 역시 이 시장에 뛰어 들었다. 짧은 쇼핑용 소개 영상인 ‘숏클립’을 만들어 2022년부터 도입했으며, 한 해만에 매출이 1,000%이상 급상승했다. 현재 숏클립 단 하나에만 해도 수천만 원의 매출이 발생하고 있으며, 주로 뷰티, 음식, 의류, 반려견 푸드 쪽에서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제품군은 영상을 통해 정보를 제공하기에 안성맞춤인 아이템들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 구매의욕이 자극되기도 한다. 또 화면을 더 밝고 화려하게 만드는 기술도 꽤 많기 때문에 영상의 색감을 조절하게 되면 더 눈길을 끄는 영상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뿐만아니라 블로그와 뉴스 등에 있는 짧은 동영상들도 모두 ‘클립’이라고 해서 한곳에 모아서 숏핑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카카오에서도 48시간만 노출되는 숏폼 콘텐츠 ‘스토리’를 통해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런 기존의 온라인 플랫폼이 아닌, 패션 브랜드에서 자체적으로 숏핑을 런칭하기도 한다. CJ ENM에서 운영하는 ‘셀렉샵’에서는 숏품을 내세운 브랜드 캠페인을 전개했다. 그 결과 하루 이용자 수가 무려 10배 이상 신장했으며, 체류 시간도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브랜드 매출은 전달에 비해 400% 올랐다고 한다. 앞으로도 기존의 플랫폼에 의존하지 않은 자체적인 숏핑의 시대가 개막될 것으로 보인다. 아무래도 수수료 등을 떼지 않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큰 이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새로운 쇼핑 형태가 앞으로도 꾸준하게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숏핑은 짧은 콘텐츠가 주는 ‘도파민’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숏품을 보는 사이에 우리 뇌에서는 쾌락 호르몬인 도파민이 흘러넘치는데, 이때 상품이 노출되면 구매 의욕이 급상승하게 된다는 것.
따라서 길고 자세한 설명보다는 오히려 이러한 도파민이 넘치는 상태에서 상품 구매 행위가 더 많이 늘어난다고 말한다. 따라서 다수의 소비자들이 10~20대이기 때문에 충동구매를 할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볼 수 있다. 이들은 아직 많은 쇼핑 경험이 없어서 상품을 평가할 안목이 그다지 높지 않고 단순한 유행이나 제조사가 부각하는 장점에만 몰입해 상품을 구매하기도 한다고 한다.
무엇보다 향후 이러한 짧은 동영상은 인공지능에 의해서도 제작할 수 있다는 좋은 환경이 제시되고 있다. 이제 인공지능은 단순한 이미지 정도는 매우 손쉽게 만들어내고, 실제 현장에서 찍은 듯한 영상까지 합성해 내고 있다. 물론 영상의 시간 역시 자유자재로 정할 수 있다. 따라서 향후 누구라도 이러한 숏핑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고, 이러한 방식의 의한 구매 행위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다만 충동구매의 위험성에서는 벗어날 수 없다는 함정이 있다. 기업들이야 매출이 높아져서 이익이 되겠지만, 정작 충동적으로 구매한 소비자의 경우, 후회하는 일이 많아지게 된다는 것. 따라서 장기적으로는 구매 행위 자체가 전반적으로 줄 수도 있다는 위험성을 안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제는 숏핑을 하면서도 얼마든지 쉽게 가격 비교가 이루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도 판매처의 입장에서는 경쟁력 약화를 야기할 수 있는 부분이다. 결국에는 제살깎기에 돌입해야만 겨우 명맥을 유지할 수 있는 단계가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