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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올림픽에서 선보인 인류의 신기술
파리 올림픽에서 선보인 인류의 신기술
  • 김미경 기자
  • 승인 2024.09.12 10: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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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 경기복, 모자에까지 기술 적용

지난 파리 올림픽은 안팎으로 여러가지 구설이 많았다. 개막식에서의 신성모독 논란에서부터 ‘채식 올림픽’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생긴 선수들의 불만, 여기에 한국 선수들의 예상치 못한 선전까지 곳곳에서 수많은 이야기가 쏟아져 나왔다. 그런데 언제나 올림픽의 이면에는 ‘인류의 최첨단 기술’이 자리하고 있다. 일반인들은 잘 알기 힘들지만, 선수들의 기량을 극대화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들이 적용되고 있다. 신발, 경기복, 모자 등에 적용되는 것은 물론 심판의 판정을 위한 보조 심판의 역할을 하는 인공지능도 등장했다. 또 각 기업은 올림픽에 이러한 첨단 기술을 제공하며 이를 홍보의 계기로 삼아 매출을 늘리기도 한다. 그 결과 글로벌 스포츠웨어 시장 규모는 2022년 4,100억 달러 규모에서 오는 2031년 7,500억 달러 규모로 늘어날 전망이다. 올림픽의 뒤에서 선수들을 도왔던 최첨단 기술에 대해서 알아본다.

 

신발, 경기복, 모자에까지 기술 적용

 

올림픽에서 단연 돋보이는 기술은 신발과 관련된 것이다. 육상선수들은 이른바 ‘슈퍼슈즈’를 신고 인간 체력의 한계를 뛰어넘어 놀라운 기록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이 신발에는 탄소섬유를 비롯한 초경량 소재가 사용된다. 이러한 신발의 명성은 이미 지난 2016년부터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당시 남자 마라톤의 금, 은, 동 시상식에 오른 세 명의 선수는 모두 나이키의 B제품을 신고 있었다. 이후 전 글로벌 신발 브랜드인 아디다스, 아식스 등도 이러한 슈퍼 슈즈의 개발에 뛰어들었다.

 

이러한 신발의 핵심 기술은 바로 밑창이다. 최적의 소재를 최적의 두께로 만들어서 발목의 부담을 줄여주는 것은 물론이고, 발이 지면에서 떨어질때 앞으로 내딛는 힘을 극대화 해준다. 이는 마치 신발에 스프링을 단 것과 효과를 발휘하게 된다. 한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신발의 기능으로 인해 그 효율성이 4% 정도 가량 올라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단거리 달리기의 경우 0.01초로도 승부가 갈린다는 점에서는 결코 작지 않은 비중이라고 할 수 있다. 또 브랜드에 따라서는 별도의 탄소 막대기를 장착해 효율성을 높이기도 하고, 특수한 스파이크를 삽입해 탄력을 높이기도 한다. 이렇게 하면 신발은 사용자의 힘에 따라서 폭발적인 추진력을 가져온다고 한다.

 

육상 경기에서만 신발의 기능이 강조되지는 않는다. 달리기만큼 많이 발을 움직이는 가장 대표적인 종목이 바로 펜싱이다. 계속 직진하지는 않지만, 끊임없이 앞뒤로 움직이는 것은 물론, 순간적으로 앞으로 달려나가는 동작도 있는 만큼, 신발은 매우 중요한 경기의 도구임이 틀림없다. 그래서 이번 파리 올림픽의 펜싱 선수들이 신은 신발에는 미끄러짐을 방지하기 위한 특별한 기능이 있고, 접지력을 향상한 것은 물론, 발 피부에 주는 영향을 최소화 하기 위해서 최고급 천연 가죽 소재를 덧대기도 한다.

 

양궁 종목은 신발과는 큰 관련성이 없어 보이기는 한다. 선수들은 발의 움직임이 거의 없이 가만히 서서 활을 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활을 쏘는 과정에서 신발은 적지 않은 역할을 한다. 신발이 불편하면 안정감이 제대로 들지 않으면 활을 쏘는 당시 균형감을 잃을 수도 있다. 따라서 한국의 양궁화는 이 두 가지 부분에 초점이 맞춰져 제작됐다. 신발의 발등 부분을 매우 유연하면서도 견고한 폴리우레탄 코팅 소재를 사용하고 있으며, 신발 제일 앞쪽 부분의 높이를 낮춰서 균형감과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제작했다.

 

심지어 양궁 종목에서는 모자의 제작에도 큰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코오롱스포츠에서는 일단 모자의 챙에 가느다란 와이어를 넣었다. 선수들이 원하는 만큼 자유자재로 구부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렇게 하면 햇빛을 적당하게 가릴 수 있는 최적의 시야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양궁 선수들에게는 약간의 햇빛도 거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경기복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과거 올림픽에서 입었던 옷보다 중량이 10% 정도가 더 가벼워졌다. 선수들이 이를 느끼지는 못하더라도 활시위를 당길 때 적지 않은 도움이 될 수 있다.

 

선수들의 두 번째 피부, 경기복

 

이외의 경기복에도 첨단 기술이 많이 적용되고 있다. 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브랜드는 바로 아디다스이다. 이 업체에서는 일단 경기복에 대해서 ‘선수의 두 번째 피부’ 라는 컨셉을 가지고 기술이 개발됐다. 그만큼 가볍게 느낄 수 있도록 했으며 통기성이 뛰어난 직물을 사용하고, 경기 중 거슬림이 없도록 제작했다. 이와 동시에 선수들이 몸에 힘들 줄 때에 근육 부위가 지지력을 받도록 설계해서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또 클라이밍 종목은 특히 경기복이 무척 중요하다. 손과 발을 최대한 뻗어서 올라가야 하는 경기인만큼, 일단 몸에 딱 맞는 경기복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서 3차원 소프트웨어를 활용해서 각 선수에 최대한 맞는 옷을 제작하기도 한다. 이러한 경기복은 선수들에게는 매우 편안하고 경기력을 향상해 주지만 한가지 문제점이 있다. 몸에 너무 최적화되어 있다 보니 선수들의 몸 형태를 고스란히 드러난다는 점이다. 만약 선수들의 모습을 적외선 카메라로 찍게 되면 사생활 침해가 될 수 있다. 실제 과거 올림픽에서 경기 장면을 적외선 카메라로 찍은 사진이 온라인에서 퍼져 나가기도 했다. 이러한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는 적외선을 흡수하는 소재로 경기복을 제작하기도 했다.

 

수영복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수영복은 물속에서 저항력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이를 최소화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착용감이 불편하면 선수들이 경기에 편안하게 임할 수가 없다. 따라서 수영복 전문 브랜드인 스피도는 이 부분에 집중해서 착용감을 개선하고 매우 가벼운 속옷의 느낌이 들도록 했다.

 

또한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는 이외의 분야에도 다양한 신기술이 적용됐다. 우선 가장 돋보이는 부분이 바로 실시간 중계를 위한 AI기반 클라우드이다. 이를 통해서 각 방송사는 초고화질 방송을 내보낼 수 있으며 현장의 상황의 연결이 지연되는 일을 최소화 할 수 있다. 또 ‘멀티 카메라 리플레이 시스템’을 통해서 선수들의 경기 장면을 슬로우 모션으로 제공해 시청자들의 긴장감을 극대화하기도 했다. 육상과 배드민턴, 농구, 레슬링, 테니스, 유도 등 인체의 움직임이 많은 종목에 적용됐다.

 

또한 심판을 보조하는 ‘보조 인공지능 심판’도 도입됐다. 체조 경기의 경우에는 선수들의 발 각도를 분석해서 점프나 회전할 때 이를 심층적으로 분석해서 인간 심판에게 제공하고 이것이 점수 책정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했다. 또 다이빙 종목의 경우 입수하는 시간과 속도 자료를 제공해서 점수 책정에 도움을 준다.

 

심지어 인공지능은 올림픽 경기와 참여 선수에 대한 악성 댓글을 차단하는 것에도 큰 몫을 했다. IOC는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최대 5억 이상의 SNS 글이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 총 35개 국어로 이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선수들은 근거 없는 비방이나 가짜 뉴스에서 자유로워지고 경기에만 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다.

 

앞으로의 올림픽에서도 이제는 최첨단 기술, 인공지능의 활약을 더 대단해질 것이다. 하지만 그만큼 인간의 육체가 만들어내는 감동적인 스토리도 짙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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