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월드컵 경기장 프로젝트 가장 뿌듯
특화 능력 통해 사업 이끌어와
좌우명은 정언(正言), 정행(正行), 정심(正心)
지난 7월 4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 그랜드볼륨에서 ‘제9회 기계 설비의 날’ 기념식이 개최됐다. ‘다시 뛰는 건설 산업, 기계 설비 앞장서자’라는 슬로건으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산하 5개 단체와 6개 유관 단체 소속 회원 500여 명이 참석 했다. 또 기계설비산업 발전에 노력한 28명의 기계 설비인에게 대통령상 등 포상이 실시됐다. 이날 행사에서 ‘국토교통부 장관 상’을 받은 이는 ㈜건화엠이씨의 이성희 대표.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건축공학과와 주택 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1990년에 직장 생활을 시작해 1997년 4월에 건화엠이씨에 입사, 2008년 대표이사로 취임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는 건축기계설비기술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 기술사회 부회장, 서울과학기술대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제까지 국가정책에 부흥해 에너지 절약 및 친환경건축물 설계를 위해 노력했고 대학 강의, 기술심의, 설계자문, 경제성 검토(VE) 등의 각종 대외 활동을 통해 후진 및 인재 육성과 공공기관 발주 주요 현장의 에너지 절감과 원가 절감의 공적이 크다.
■ 대구 월드컵 경기장 프로젝트 가장 뿌듯
이성희 대표가 종사하고 있는 기계설비업이란 사람에 비유하면, 각종 내부 장기와 혈관을 장착하고 그 기능이 건강하게 유지되도록 하는 일이다. 냉난방, 온수, 환기, 배수 등이 대표적이다. 아무리 건축물이 튼튼하고 유려하게 지어졌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분야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제 기능을 다할 수가 없다. 그런 점에서 기계설비업은 건축업에 못지않은 중요성을 지니고 있다. 우선 이번 수상에 대한 소감부터 물어보았다.
“개인적으로 당연히 큰 영광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제가 잘했다고 해서 주시는 상이 아니라 앞으로 더 잘하라고 주시는 상이라고 받아들입니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별도의 대외 활동은 하지 않은 채 일에만 전념했고, 10년 전부터는 각종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아마도 이런 부분도 이번 수상에도 고려된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제 인생을 가꾸어온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건화엠이씨와 함께 성장하도록 하겠습니다.”
건화엠이씨의 창립자는 유재원, 손명기 창업자였고, 지금까지 함께 하고 있다고 한다. 이성희 대표는 과거 그들과 함께 일하다가 10년 만에 대표이사가 되었으며, 현재 까지도 소중한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고 한다.
이제까지 이 대표가 관여해 온 공사는 참으로 많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준비하며 대구 월드컵 경기장 기계설비 설계분야를 성공적으로 완료했고, 리비아 정부에서 발주한 주택 3,000호 건립사업에도 참여하여 용역 수행을 했다. 또 20년 이상 노후된 공동주택 설비 배관을 개선하기 위해 제안하고 설계를 통하여 이를 해결했다. 그 결과 6만 6천 세대의 난방 배관의 부식으로 인해 누수 되는 열을 방지해 에너지의 손실을 줄였다. 또 내식성 자재 선정 및 변경으로 양질의 상수도가 세대에 공급되어 부식으로 인한 녹물 급수 방지 효과를 거두면서 국민의 보건위생에 크게 이바지했다. 그런데 이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공사가 있었다고 한다.
“대구 월드컵 경기장 프로젝트가 기억에 남습니다. IMF는 많은 국민을 실망과 좌절의 늪에 빠뜨렸습니다. 하지만 2002년 월드컵을 위해 건설되는 6만 석 규모의 대구 월드컵 경기장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쳤을 때의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뿌듯합니다. 이미 그 때는 IMF를 극복했다고는 하지만, 축구를 통해서 전 국민이 하나가 되면서 다시 미래로 향하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 특화 능력 통해 사업 이끌어와
최근 몇년 사이만 해도 굵직굵직한 공사에 참여해 왔다. 2021년도에는 의정부 통합청사와 대한축구협회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하남 보바스 재활병원 등 공공기관 발주설계 15건 민간 발주 사업설계 36건 실적을 쌓았으며, 2022년도에는 해운대 호텔 외 한국공항공사, 김포공항, 소음대책지역, 주택냉방 시설 설치 감리 용역 등 공공기관 발주사업 8건, 민간사업 발주 28건 사업 실적을 올렸다.
또한 2023년도의 어려운 여건에서도 대전 성남동 3구역 재개발 정비사업, 부산마린시티 복합시설 개발사업, 온수 역세권 활성화 사업, 국민건강보험일산병원 보수공사 설계 용역 등 공공기관발주와 민간사업 발주를 합해 42건의 설계 수행 실적을 올렸다. 이렇게 열심히 노력한 결과 매출도 꾸준하게 유지해 왔다. 2020년도에 23억 5천, 2021년도에 17억 5천만 원, 2022년도에 23억 7천만 원이었다.
“기계 설비는 건물의 전체 에너지 중 70%가량을 차지 합니다. 따라서 최대한 효율적으로 만드는 일이 무척 중요합니다. 전기에너지, 냉난방 등을 절감하는 시스템으로하고 탄소배출을 줄이고, 친환경적 에너지를 위해 신재생 에너지를 사용합니다. 절감량이 그렇게 크지는 않아도 그것이 모이면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공사든지 최선을 다해서 하고 있습니다.”
건설경기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 이 대표가 승승장구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특화된 능력’ 때문이다. “우리 회사는 예전부터 특화된 노후 공동주택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건물수명과는 달리 상하수도 수명은 20년 정도라서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차별화하면서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또 건축설계를 하면서 노후주택과 리모델링도 하고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따져봐도 우리 회사가 가장 실적이 높습니다.
리비아 3천세대 하우징사업, 괌 리조트사업 등도 모두 이렇게 특화된 능력을 기반으로 이뤄낸 실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또 새로운 기술을 인류가 받아들이고 더 발전시켜야 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무엇보다 첨단화된 AI 설계가 많은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그는 과학기술이 너무나 빠르게 발전해 개인적으로 안타까움이 있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문명은 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그럼에도 그 모든 마무리 작업은 인간이 해야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희망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이야기들 들려주었다.
뿐만 아니라 그는 많은 대외 활동을 하고있다. 2010년부터 대한설비공학회에서는 공조부분위원회에서 공조설비 분야의 발전을 위해 활동했고, 대한설비설계협회에서는 편집위원장으로 4년간 활동하면서 설비 설계인들에게 지식과 정보를 제공하는 계간지를 발간했다. 한국기계설비기술사회에서는 교육위원장으로 건축기계설비 기술사 및 공조냉동기계 기술사의 직무계속교육(CPD)프로그램을 연구 개발해 기술사들의 직무교육에도 크게 기여했다.
■ 좌우명은 ‘정언(正言), 정행(正行), 정심 (正心)’
“기술사에서는 교육홍보위원장도 해서 1년에 2회, 강사를 섭외해 기술사들에게 교육하고 있습니다. 4만 여명의 기술사 중 기계 설비가 2,500여명 정도 차지할 정도로 그 시장범위가 매우 넓습니다. 또 기술 서적의 발간으로 설비인에게 다가갔습니다. 설계 사례, 전문지식 등을 많이 실어서 후배들에게 도움 된 것 같습니다.”
또 이 대표는 공공기관에서 발주하는 공공건축물의 기술심의, 설계자문, 경제성(VE) 검토 등을 진행하며 건축물의 요구와 특성에 맞게 시공성, 안전성, 유지 관리성, 경제성, 공사품질 확보를 위해 노력한 공이 크다. 2012년3월부터는 그동안 본인이 배우고 경험한 기계 설비 분야의 현장 지식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건축공학과에서 후진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열심히 노력해 왔다.
그는 향후 용역 대가의 현실화가 이루어졌으면 하고 바란다. 건설경기가 주춤하고 있어서 용역비가 다른분야보다 낮기 때문이다. 특히 기계 설비 분야는 발주관련 신기술 설계를 적용하다 보니 용역비 대가는 낮다고 한다. 용역 대가가 현실화하면 좋겠지만 아직은 매우 부족하다고. 하지만 지난 2020년부터 ‘기계 설비법’이 시행되 고 있어서 앞으로 이 문제가 개선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있다.
이 대표는 마지막으로 직원과 후배들에게 다음과 같은 희망의 메시지를 남겼다. “무엇보다 자기 계발을 열심히 해야 한다고 봅니다. 설계 분야는 인건비가 곧 고정비입니다. 따라서 기사를 취득하면 수당도 지급이 됩니다. 더 좋은 자격을 갖추기 위해 꾸준하게 노력해야 합니다. 거기다가 체력 관리도 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루 일과 중 남는 시간 동안 열심히 운동을 하면서 자신의 미래를 좀 더 밝게 바꾸려는 노력이 이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이 대표의 인생 좌우명은 ‘정언(正言), 정행(正行), 정심 (正心)’이다. 말과 행동, 마음이 올바름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했던 노력은 오늘의 그를 만들어온 비결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