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첨단 신소재는 다양한 산업에서 혁신을 이끄는 핵심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기존 재료의 기능과 성능을 뛰어넘는 이러한 원천적인 소재가 확보되어야 더 나은 제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4일 서울 동대문 디자인플라자에서 개최된 ‘제59회 납세자의 날’ 기념식에서 성실납세와 국가재정에 기여한 공로로 동탑산업훈장을 수상한 ㈜부성티에프시(대표이사 조상형)는 바로 이러한 첨단 신소재를 개발하는 회사이다. 이 회사는 세계시장에서 꾸준하게 인정을 받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국제 스포츠용품 박람회(ISPO Munich 2024)에서 국내 섬유소재 기업으로서는 최초로 2건의 소재가 혁신 제품으로 선정되는 기록을 세웠다. 부성티에프시가 출품한 소재중 2개 아이템이 ISPO Textrends 시상식에서 ‘2026/27 Fall/winter Top10’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대한민국 중소기업의 실력을 전 세계에 알린 쾌거라고 할 수 있다. 조상형 대표를 직접 만나 이러한 성과의 배경과 향후 전개될 회사의 새로운 미래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독보적인 섬유 신소재 기업, 연 매출 1천억 규모로 성장
부성티에프시는 50여 년 전인 1973년 조병우 창업주가 설립한 ‘홍선직물공업사’에서 그 역사가 시작되었다. 현 조상형 대표가 경영을 맡은 것은 1996년부터이며 지금까지 29년을 이어오고 있다. 1999년 ㈜부성텍스텍(現 ㈜부성티에프시 구미1공장) 설립 후 2006년 ㈜대현텍스타일(現 ㈜대현티에프시) 인수, 2018년 미광다이텍(주)(現 ㈜부성티에프시 대구공장)을 인수했다. 구미1공장과 구미2공장에서 제직한 생지를 대구공장에서 염색하고 구미3공장에서 코팅, 라미네이팅 등 후가공을 거쳐 무역을 전담하는 ㈜대현티에프시에서 수출을 하는 구조로 대구, 구미 지역에서 일괄생산시스템을 구축하며 현재의 국내 간판급 최첨단 섬유 소재 기업으로 성장했다. 기능성 섬유와 타이어코드 등 부가가치가 높은 첨단 섬유 소재를 생산하며, 대규모 생산설비를 기반으로 디지털 전환과 ESG 경영까지 도입하여 글로벌 강소기업 및 지역 혁신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특히 수소 경제와 전기차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탄소섬유를 활용한 PREPREG, GRID 직물 등 첨단 슈퍼섬유의 연구개발을 진행해 왔으며, 자동차 내·외장재와 토목·건설용 내진 보강재를 개발 및 상품화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방식의 산학연 협업을 통해 융복합 첨단 신소재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의 경영 실적 성장은 괄목할 만하다. 글로벌 경영 전략을 바탕으로 첨단 설비 구축과 기술 투자에 적극 나서며 사업을 확장한 결과, 동종업계가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도 최근 5년간 연평균 매출 성장률 10%를 기록하며 연 매출 1천억 원 규모로 성장했다. 또 일자리 창출 분야에서도 탁월한 성과를 내고 있다. 2019년 66명의 일자리를 창출한 데 이어 현재는 260명으로 늘어났다. 이러한 결과 ‘2022 지역혁신 선도기업’으로 선정되었으며, ‘2023 경상북도 중소기업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번의 동탑산업훈장 역시 조상형 대표에게 큰 영광으로 다가왔다고 한다. 그는 수상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납세자의 날 수훈 소식을 들었을 때 예상하지 못했던 상이라 놀랐습니다. 특히, 이번에 수상한 상이 경상북도에서 받은 상중에 가장 큰 상이라 더욱 뜻깊게 느껴집니다.
우리 회사는 구미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구미를 중심으로 섬유 산업에 꾸준히 재투자하고 확장해 왔습니다. 이를 통해 매출이 증가하고 이익이 나는 과정에서 성장세를 보였으며, 이번 수훈은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은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사업 분야가 확장되면서 임직원도 함께 늘어나고 있어 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낍니다. 이번 상을 받게 되어 감사할 뿐만 아니라, 회사와 임직원들의 자부심도 더욱 커졌습니다.”
현재 부성티에프시는 직·간접 수출을 제외하면 내수 비중은 약 10% 수준이다. 주요 수출 시장은 베트남이며, 거래처 대부분은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다. 이들 기업은 현지에서 성공을 거둬 2세 경영 체제로 전환한 경우가 많으며, 본사는 한국에 둔 채 운영되고 있다. 또한, 세계적인 바이어들과 지속적으로 거래를 이어가고 있어 사업의 리스크가 크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기술 개발 통해 첨단 신소재 개발
조상형 대표는 인프라 확장 및 기술 개발에 앞장서 왔다. 2022년 구미3공장에 약 200억 원을 투자하여 기능성 코팅 공장을 확장했다. 이 공장은 8,466㎡ 규모로, 국내 최대 규모의 기능성 코팅 시설로 자랑할 만하다. 특히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해 건조 코팅(Dry Coating) 설비 2대, 습식 코팅(Wet Coating) 설비 3대, 복합 코팅을 위한 라이네이션(Lamination) 설비 4대를 도입해 원스톱 생산과 품질 관리, 정시 납품이 가능하도록 구축했다. 친환경을 위한 노력과 사회공헌에서도 주목할 만한 결과를 이루어냈다. ISO 14001 및 ISO 9001을 기반으로 Bluesign, Global Recycled Standard, Higg Index 등 국제 친환경 인증을 획득했으며, 유럽과 미주 등 선진국이 요구하는 친환경 공정으로 혁신했다. 또한, 20억 원 이상을 투자해 VOC 회수 시스템(VOC recovery system)과 대기오염 방지 시설 및 열교환기를 도입해서 대기오염을 줄이고 에너지 사용량을 절감해 탄소중립과 환경 개선에 지속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또한 물 사용량을 50%이상 절감할 수 있는 친환경 제품을 개발하여 상품화 하는 등 친환경 제품의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수출 확대를 위한 스마트 공정 개선 및 혁신 기술에 대한 연구를 통해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를 위해 설립된 R&D 센터는 고부가가치 신소재에 대한 연구개발뿐만 아니라 기존 공정의 원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지속적인 공정 개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독창적인 공정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지역 연구기관, 대학, 기업들과 협력하여 차별화된 기술과 생산 최적화 기술을 연구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최고 수준의 품질과 생산성을 확보하고,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의 솔루션을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 또한, 생산 공정의 자동화 및 스마트화, AI로봇 기술 도입 등을 통해 작업자의 안전을 강화하고, 생산 공정의 표준화 및 DB구축을 실현하기 위한 중장기적인 설비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수출 확대와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치열한 노력은 실제 경영을 시작했을 때의 절박함이 배경이 되었다.

“당시 아버지께 저는 ‘무역을 하지 않고 임가공만으로는 회사가 성장할 수 없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결국 저희 회사는 자체 생산과 판매를 시작했고, 바이어와의 직거래를 통해 수직 계열화를 달성하며 자생력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보람을 느꼈습니다. 그 당시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기에 절박함 속에서 다른 곳을 돌아볼 시간도 없이 이 일에 올인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섬유나 제조업이 안 된다고 부정적인 생각을 하면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저는 스스로를 믿고, 우리 회사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경기가 좋아도 10개 중 한두 곳은 실패하고, 반대로 아무리 경기가 나빠도 역시 한두 곳은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늘 직원들에게 얘기하고 있습니다.”
사실 조상형 대표는 30살에 입사하기 전까지는 경제학을 전공했고, 고시를 준비할 정도로 다른 길을 고민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결국 회사를 선택했고, 이후 ‘도전정신’을 실천하며 선택과 집중으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원 빌리언 달러’ 기업이 목표
조상형 대표는 섬유 산업에 대한 깊은 안목을 통해 사업의 구조 자체를 바꾸는 방식으로 생존, 발전해 왔다고 볼 수 있다. 그는 과거의 섬유 산업을 계속 유지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저임금, 저비용 구조에서 저가 제품을 생산하는 시스템으로는 고비용, 고임금 시대에 부가가치가 있는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 이후 고부가가치의 기능성 제품으로 전환을 결심하게 되었으며, 더 나아가 친환경과 기후 변화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친환경소재의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편안하고 기능적인 원단의 필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과거의 방식으로는 현재의 글로벌시장이 요구하는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다고 여겼다. 이러한 판단을 바탕으로 꾸준히 회사에 투자한 것이 성장의 비결이다. 조 대표는 매년 R&D에 3% 이상의 투자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고, 특히 구미에는 신제품 개발센터가 있어 계속해서 새로운 소재들을 개발하고 있다. 직물제품은 개발시 미니멈(MOQ) 수량이 커서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고 개발이 어렵지만 구미 개발센터에 소량 단납기 개발을 위한 설비를 갖추고 개발에 적극 투자한 결과, 다른 회사들보다 더 효율적으로 신제품 개발을 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이러한 점이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독보적인 시스템과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될 수 있었다.

더 나아가 미래에는 핵심 기능인 R&D 센터를 한국에 두면서 해외 진출도 고려해 보고 있다. 이미 원자재를 가지고도 네임밸류를 극대화하는 세계적인 회사들이 있다. 예를 들어, 스위스의 쉘러(Schoeller)와 일본의 퍼텍스(Pertex) 같은 회사들이 그 사례이다. 이들 회사는 원단 자체에 브랜드 이름을 새기고, 원단이 사용된 제품에 그 브랜드 이름을 함께 표기한다. 이러한 회사들은 원단 브랜드의 가치를 자신들의 제품만큼 중요하게 여기며, 원단을 통해 성공을 거두고 있어 사실상 소재 브랜드의 높은 인지도로 수요가 끊이지 않는다. 만약 미래에 부성티에프시가 이러한 네임밸류를 갖추게 된다면, 글로벌 바이어들에게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사업영역 확장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바로 이것이 부성티에프시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한다.

조상형 대표는 마지막으로 다음과 같은 희망의 메시지를 남겼다.
“현재 우리 회사에는 26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업계에서 가장 젊은 인력 구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러한 젊은 인재들과 함께 노력해 온 과정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이번 동탑산업훈장 수훈을 통해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해왔던 모든 노력들이 의미 있는 과정이었으며, 그 결실을 직원들과 함께 나눌 수 있어 더욱 뜻 깊습니다. 앞으로의 목표는 한국에서 소재 기업으로서 원 빌리언 달러, 즉 1조 4천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것입니다. 이미 그 가능성이 충분히 내재되어 있으며, 이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입니다. 또한, 우리 기업이 성장하면서 협력사들과도 함께 발전하는 낙수효과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도전해 나갈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중소기업이 이렇듯 높은 부가가치를 내면서 인정받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만큼 조상형 대표가 개척해온 길은 쉽지 않았다. 앞으로도 그의 노력이 계속 이어져 국내 소재기업의 위상을 전 세계에 떨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