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12 21:36 (일)
Global People 경희대학교 홍희기 교수
Global People 경희대학교 홍희기 교수
  • 윤수정 기자
  • 승인 2025.10.10 13: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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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인간의 정신으로 인류를 이롭게 하는
기계설비 기술을 발전시키겠습나다”

 

지난 917일 개최된 10회 기계설비의 날 기념식에서 영예의 대통령상을 수상한 인물은 바로 경희대학교 홍희기 교수이다. 그는 40여 년의 연구 과정을 통해서 열에너지 저장, 신재생에너지, 건물 에너지 절약 등의 분야에서 기계설비 산업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특히 태양열을 활용한 데시컨트·냉방 시스템을 통해 에너지 사용 효율을 높이고,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여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에 기여했다. 코로나19 확산 시기에는 열회수 환기장치의 도입이 방역과 에너지 절감에 동시에 효과적임을 강조하며, 관련 필요성을 널리 알렸다. 또한 대한설비공학회 회장직을 맡아 학문적 교류와 연구 활동을 적극적으로 이끌었고, 기계설비법 제정 과정에도 관여하여 제도적 기반 마련에 힘썼다. 더불어 건물 부하 계산 프로그램인 ‘RTS-SAREK’의 활용을 확산시키고 교육 현장에 보급함으로써 건물 에너지 절약과 제로에너지건물(ZEB) 보급 확대에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였다. 이 같은 많은 업적을 이룬 홍희기 교수를 만나 이제까지의 성과를 되돌아보고 미래의 계획에 대해 대담을 나누었다.

 

대우중공업, 일본 유학 거쳐 경희대로

홍 교수의 공로는 단순히 한 연구자의 지적인 성과에 그치지 않는다. 그는 국가의 에너지 정책에 깊은 관심을 가지는 것은 물론 이를 통해 실질적인 탄소 중립의 실현과 기계설비 산업에서의 국가 경쟁력을 크게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자립형 온수 시스템을 비롯한 굵직한 과제들을 수행하면서 에너지 절약형 설비와 스마트 운영 기술 발전에 앞장섰다고 할 수 있다. 그는 과거에도 공로를 인정받아 국가로부터 표창을 받기도 했다. 그간 그는 여러 활동을 통해서 많은 자부심을 느꼈지만, 이번 상만큼은 감회가 남다르다고 말한다.

저는 이 분야에 몸담은 지 40년이 되었습니다. 처음 발을 들인 것은 1985년 말부터였고, 그 이후 줄곧 한 길을 걸어왔습니다. 대한설비공학회 회장을 맡기도 했고, 고등학교 졸업식에서 최고의 상을 받았던 기억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받은 상은 그 모든 경험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이번 수상은 단순히 제 경력이 하나 더 늘어났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오히려 지난 세월 동안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걸어온 길이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앞으로도 더 큰 책임과 사명을 안고 나아가야 한다는 다짐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가 경희대학교 교수로 부임하기까지는 직장 근무와 일본 유학이 배경이 되고 있다. 서울대학교 학부를 졸업한 그는 첫 직장으로 대우중공업에 입사해 1년간 근무했다. 당시 본사 내부의 연구소는 인천에 있었으며, 석사 학위 이상을 요구하는 분위기였다. 실무부서의 선배들조차 해외기술의 도면 수정 무에 는 상황을 보면서 그는 더 넓은 가능성을 찾아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미 대학원에 합격한 상태에서 진로를 고민하던 그는 결국 석사 과정을 선택해 2년간 학업을 이어갔다. 이후 KIST의 합류의 제안을3년 반 동안 근무하며 연구 활동을 이어갔고, 박사 학위 필요성을 절감하면서 일본 문부성 장학금을 받아 도쿄공업대로 유학을 떠났다. 현지에서 4년간 박사 과정을 밟은 그는 다시 KIST의 제안으로 돌아와 2년간 주말 없이 강도 높은 프로젝트에 매진했다. 경희대로 자리를 옮긴 것은 30대 중반 무렵이었다. 당시 건물 옥상에 태양열 시스템을 설치하며 연구와 교육을 병행했고, 캠퍼스 환경에 큰 매력을 느꼈다고 한다.

 

태양열과 태양광 융합한 PVT 기술 개발

그간에 홍 교수가 해왔던 프로젝트들은 모두 하나같이 신기술을 통해 우리나라의 기계산업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한 것들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최근 5년간에는 태양열과 히트펌프를 결합한 다양한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해 왔다. 대표적으로 서울연구원과 함께 진행 중인 PVT 모듈과 히트펌프를 활용한 에너지 자립형 온수 공급 시스템은 2024년 말부터 2025년 말까지 추진되는 사업으로, 도시 건물의 온수 자립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한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과 수행 중인 산업 공정열을 위한 태양열 융합 시스템 및 스마트 운영·유지보수(O&M) 기술 개발은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산업 현장에서 필요한 고온 열을 친환경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융복합 기술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한국환경산업기술원 과제로는 복합 열원과 히트펌프 제어 방법에 따른 최적 운전 조건 제시(2020.09~2021.12), 복합 수열에너지 시스템 시뮬레이션을 통한 최적 운전 조건 도출(2020~2021) 등이 수행되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열원과 히트펌프를 연계한 운전 효율화 방안이 제시되었다. 건축 설계 단계의 에너지 절감을 위한 연구로는 한국산업단지공단 과제인 BIM 연계 에너지 절약형 통합 수배관 시스템 계산 프로그램 개발(2020.06~2021.09)이 있다. 또한 냉동공조 분야에서는 삼성전자와 협력하여 생활가전 제품의 냉난방 성능 개선 자문을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이어가며 산업 현장과의 연계도 강화했다.

주요 성과 중 하나로는 산업통상자원부 지원 하에 진행된 PVT 복합패널과 축열 및 지열 히트펌프를 활용한 제로에너지타운 열에너지 공급 시스템 개발(2016~2019)IoT 기반 태양열 시스템 유지관리 기술 개발(2016~2019)이 꼽힌다. 이들 연구는 제로에너지건물(ZEB) 실현을 위한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는 별도로 경희대 자체 연구에서는 태양열을 활용한 제습냉방 기술을 개발하여 에너지 효율 향상과 CO배출 저감을 도모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태양열과 히트펌프를 결합해 냉방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고온다습한 기후 조건에서 특히 효과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러한 일련의 연구개발은 단순한 학술적 성과를 넘어 온실가스 저감 효과와 직결된다. 기존 화석연료 기반 냉난방·온수 시스템을 대체함으로써 연간 수십에서 수백 톤의 CO배출을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으며, 이는 국가 차원의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도 기여할 수 있는 성과로 평가된다.

 

하지만 홍희기 교수는 과거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는다. 오히려 지금부터가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나갈 최적의 시기라고 할 수 있으며, 이미 앞으로의 계획을 충분히 세워 왔다고 말한다.

최근 태양열협동조합 Lot 스마트 태양열 컨트롤러라는 회사를 만들었습니다. 10년 전부터는 태양열과 태양광을 융합한 PVT 기술 개발에 집중해 왔습니다. 이 기술은 단순한 발전을 넘어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혁신을 일으킬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탄소중립 실현에도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라 확신합니다. 지금은 모든 작업을 마치고 에너지관리공단의 보정계수 인증을 기다리고 있으며, 다음 달 초에는 KS 인증도 받을 예정입니다. 연구실에서의 실험과 강의실에서의 이론을 넘어, 실제로 태양열과 태양광을 결합한 PVT를 개발하고 사회에 적용하는 과정은 저에게 큰 의미가 있습니다.”

 

국내를 넘어 해외를 향해

뿐만 아니라 그의 도전은 이제 국내를 넘어 세계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단계로 제시된 목표가 바로 스마트팜과 제로에너지건물 분야이기 때문이다. 스마트팜은 앞으로 공장형 시스템으로 진화할 것으로 전망되며, 제로에너지타운 실현을 위해서는 PVT를 기반으로 한 신재생 융복합 열에너지 공급 시스템 개발이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제습의 어려움은 데시컨트(제습제)를 활용해 해결하는 방안이 연구되고 있다. 특히 PVT와 데시컨트를 결합할 경우 기술적 시너지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스마트팜과 제로에너지건물 모두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열에너지 공급이 필요하며, 고온다습한 기후 조건에서는 데시컨트 기술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두 기술의 융합은 싱가포르, 태국, 쿠알라룸푸르 등과 같은 고습도 지역에서도 적용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PVT와 데시컨트가 결합될 때 최적의 성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홍희기 교수는 매우 확고한 교육관을 가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를 실천하며 교육자로서의 삶을 살아갈 것을 다짐하고 있다.

 

저의 삶과 연구를 관통하는 정신은 바로 홍익인간입니다. 세상을 이롭게 하는 것이 제가 추구하는 가장 큰 가치입니다. 서양에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개념이 있지만, 우리에게는 오래전부터 내려온 홍익인간이 있습니다. 저는 이 정신을 바탕으로 단순히 개인적인 이익을 넘어, 지구의 온난화 문제를 해결하는 데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 6년 전 협동조합 사업을 시작했을 때 쉽지 않은 순간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한 달만 지나면 나아질 것이다라는 믿음으로 버텨왔습니다. 그런 과정 속에서 저는 연구와 사업이 결코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님을 깨달았습니다. 학문은 사회적 실천으로 이어져야 하고, 사업은 결국 사회적 책임을 동반해야 합니다. 저는 논문을 많이 썼습니다. 대학 시절부터 석사, 그리고 국비 유학까지 이어지는 과정에서 수많은 논문과 연구 성과를 남겼습니다. 하지만 그것들은 어디까지나 부수적인 결과일 뿐, 궁극적으로는 세상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빌 게이츠의 행보와 철학에도 큰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그는 기술과 사업을 넘어 인류 전체를 위한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습니다. 저 역시 그런 길을 닮아가고 싶습니다.”

 

홍 교수는 마지막으로 즐기는 사람을 능가하는 사람은 없다라는 자신의 인생 철학을 들려주었다. 무엇보다 그 자신 역시 열심히 살기보다는 재미있게 살았다고 말한다. 세상의 모든 시행착오를 모두 다 가치가 있다는 태도로 살게 되면 실패와 고통 속에서도 늘 새로운 희망을 발견하고 즐거운 일과 삶을 이어갈 수 있다고 말한다. 그가 앞으로도 건강하게 이러한 철학을 실천하며, 대한민국의 기계설비 산업에 더 큰 기여를 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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