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도 대한민국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겠습니다
흔히 대한민국은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라고 말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내야 하겠지만, 그 수출의 과정에서 물류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안 된다. 물류가 원활해야 수출에 문제가 없고, 국내 기업들 역시 원가를 절감하면서 높은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통합물류협회(KILA)와 대한상공회의소가 주관하고 국토교통부 등이 후원하는 ‘제33회 한국물류대상’ 시상식에서 비투엘물류 김창호 회장이 산업포장을 수상했다. 특히 ‘산업포장’은 해당 분야에서 10년 이상 공적을 쌓은 개인에게 수여되며, 전체 58명 규모의 포상자 가운데 단 2명에게만 주어지는 영예로운 상이라고 할 수 있다.
김창호 회장은 지난 35년간 국제물류기업을 운영하면서 물류산업 제도 개선과 전문 물류 프로세스 개발에 앞장서 왔다. 비투엘물류는 그간 해외 진출과 전문 복합운송 서비스 개발에 역점을 두었으며 2000년 초반부터 해외 법인 설립과 네트워크를 구축해 해외 진출 화주 기업의 국제운송을 안정적으로 서비스하면서 정부의 물류기업 해외 진출 정책에 많은 기여를 했다.
또한 김창호 회장은 한국국제물류주선업협회 부회장 및 제도개선 분과위원장으로서 국제물류 제도, 전문 인력 배출 및 종사자 처우 개선을 위한 방안 마련과 함께 물류업계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했다. 김창호 회장을 만난 지난 시기의 공적과 앞으로의 운영 방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인천국제공항 개항 초기부터 화물 처리 과정 개선
2007년에 창립된 비투엘물류(주)는 항공과 해상 화물을 중심으로 국제운송 사업을 전개해 온 기업이다. 특히 중국과 일본 등 인근 국가에 직접 진출하며 삼국 간 물류 네트워크를 확장해 경쟁력을 높였고, 이 과정에서 국내 생산성 향상에도 일정 부분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그간 적지 않은 인증을 획득하고 수상을 해 왔다. 2013년에는 고용 확대에 기여한 공로로 일자리창출 우수기업으로 선정됐고, 같은 해 관세청의 AEO 인증을 획득했다. 2014년에는 CEFF 인증을 추가로 받으며 중소 물류 기업 가운데서도 서비스 경쟁력 강화에 앞장서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또 2020년에는 서울특별시장상, 2022년에는 국토교통부 장관상을 받았다. 그는 이번 수상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이번에 큰 상을 받게 된 것은 저 혼자만의 성과가 아니라, 오랜 시간 함께해 준 임직원과 파트너사분들의 노력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욱 뜻깊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앞으로도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물류 환경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회사의 혁신과 전문성을 더욱 강화해 고객에게 신뢰받는 파트너로 성장하겠습니다. 지금 포워딩 시장은 분명한 전환기를 맞고 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기존 사업의 내실을 다지는 동시에, 보관이나 트럭킹 같은 새로운 영역과 연계해 더 큰 시너지를 만들고자 합니다. 그동안 쌓아온 현장 경험과 해외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모회사인 아이마켓코리아의 유통 인프라와도 긴밀히 협력해 회사의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더욱 단단히 구축해 나가겠습니다.”
이번 수상은 그간 그가 국제물류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크게 인정받은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는 1990년대 초부터 항공·해상 운송 분야에서 실무를 맡아 온 인물로, 물류 효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시스템을 도입하며 현장 혁신을 이끌어 왔다. 비투엘물류 설립 이후에는 연간 수만 건에 이르는 화물을 처리하며 국내 화주의 수출입 활동을 지원했다. 또한 해외 거점을 적극적으로 확보해 중소기업이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정보와 노하우를 공유하는 역할도 수행해 왔다. 이러한 활동은 수출입 경쟁력 강화에 도움을 주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2001년 인천국제공항 개항 초기부터 그는 항공화물 처리 과정의 개선 작업과 보세운송 체계 정비에 참여했다. 이후 자동화 설비와 정보 시스템을 도입하는 과정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맡아 공항 물류 효율성을 약 20% 이상 높이는 데 기여했다. 이로 인해 화물 대기 시간이 줄어들고 운송 비용 절감 효과가 나타나는 등 국제공항 물류 체계의 고도화에 긍정적인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위암 수술 등 개인적으로 고초 겪어
스마트 물류 및 친환경 물류 활성화에도 선도적으로 나섰다. IoT 기반 화물 추적 시스템, WMS(창고관리시스템), TMS(운송관리시스템) 등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중소 물류기업에 도입해 온 그는 국내 포워더들의 스마트 전환을 촉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 왔다. 이러한 기술 적용 사례는 중소업체가 디지털 환경에 적응하고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었으며,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친환경 운송체계 도입으로 ESG 경영 실천의 기반도 마련했다.
건강·식품 분야 물류 역시 성장성이 높은 영역으로 보고 있으며, 2024년 양상추 수출 경험을 바탕으로 2025년에는 대형 케이터링 업체를 대상으로 국제물류 테스트 운송을 진행하기도 했다. 의약품 물류 분야 역시 전문 기업의 협력 아래 선적 과정에 참여하며 경험을 축적하는 단계이다. 특수물류는 초기 투자 부담과 진입 장벽이 높은 분야이지만, 서비스 경쟁력을 갖출 경우 향후 성장 여지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뿐만 아니라 김창호 회장은 2015년부터 한국국제물류주선업협회 부회장으로 활동하며 협회의 위상을 높이고 대외 협력·교류 확대에 힘써 왔다. 제도개선 분과위원장을 맡아 국제물류업계가 안고 있는 규제와 현장 애로사항을 정리해 정부에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해 왔다. 각종 정책 간담회를 이끌며 정부 부처와 관계 기관과의 소통을 강화했고, 협회와 행정기관 간 관계 개선에도 일정한 성과를 거뒀다. 나아가 회원사들의 경쟁력 강화 지원에도 큰 힘을 쏟았다. 협회의 교육 프로그램 확대를 추진했고, 청년취업 아카데미 출신 인재들과 회원사를 연결하는 과정에도 참여해 인력난 해소에 도움을 주었다. 국제물류산업의 인식을 높이기 위한 공공 캠페인을 기획·실행하며 업계 홍보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동시에 국내외 포럼, 세미나, 정책 논의 자리에 꾸준히 참석하며 업계의 현실과 요구를 정부에 전달하는 창구 역할을 해 왔다. 종사자들의 근무 환경과 처우 개선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하며 업계 발전을 위한 활동을 이어 온 점도 주요 공로로 꼽힌다.
하지만 이렇게 회사를 설립해 운영하고, 오늘날까지 이끌어 오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다고 한다. 무엇보다 창업의 계기와 초기에는 여러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제가 회사를 세우게 된 과정은 계획을 세워 준비한 결과라기보다,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겹치면서 자연스럽게 결정하게 된 일입니다. 이전 직장을 정리한 뒤 지인의 회사에서 대표 역할을 맡아 일하고 있었지만, 갑자기 건강이 나빠져 위암 수술을 받게 되었습니다. 수술 이후에도 예전처럼 회사 일을 감당하기가 쉽지 않았고, 제가 버티는 만큼 조직 전체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결국 그 자리를 내려놓게 되었습니다. 몸과 마음이 모두 흔들리던 시기였지만,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는 계속 고민해야 했습니다. 당장 생계를 이어가야 했고, 한편으로는 그동안 미뤄 두었던 제 목표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스스로 운영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어보자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제 마음속에는 단 하나의 바람이 있었습니다. 중학생이던 딸에게 학비 걱정만큼은 덜어주고 싶다는 마음이었습니다.”
고향 안마도 위한 향우회 활동
창업 준비 과정에서는 주변의 도움도 컸다고 한다. 함께 일했던 후배들은 초기 자본금 마련부터 사무실 확보, 기본 시스템 구축까지 실질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러한 지원을 바탕으로 그는 2007년 네 명의 직원과 함께 물류 기업 ‘BTL Logistics’를 설립하며 다시 새로운 출발선에 서게 되었다. 사업 초기부터 예상하지 못한 기회가 찾아왔다. LG 계열사 한 곳이 물류 과정에서 문제를 겪고 있었고, 회사는 해결을 요청받아 이를 무리 없이 처리했다. 이 일을 계기로 해당 기업의 신뢰를 얻게 되었고, 이후 그 기업이 해외 생산 시설을 확대하면서 새로운 물류 파트너가 필요해지자 당사가 계약사로 선정되었다. 이 협력 관계는 꾸준히 이어졌고, 회사가 성장하는 데 중요한 발판이 되어 왔다. 물론 이 과정에서 난관도 있었다고 한다. 초기에는 항공 수입 화물의 EDI 전송을 국내에서 직접 처리해야 했고, 회사는 홍콩발 화물을 꾸준히 맡아 한 달에 수백 건을 처리했다. 새벽 시간에 수십 건의 전송 업무를 마친 뒤 곧바로 영업 업무를 이어가야 했기에 체력적 부담이 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 시기를 되돌아보면 가장 몰입하며 일했던 시간이었다고 회상한다.
또한 그는 고향인 전남 영광군 안마도에 깊은 사랑을 가지고 있다. 그는 초등학교 1학년 무렵 부모를 따라 전남 영광군 안마도를 떠나 육지로 이주했다. 어린 시절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환경에서 성장하며 자연스럽게 일 처리 능력을 익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도 안마도 향우회 회장을 맡아 활동하는 등 고향에 대한 애착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향우회 활동을 통해서 회원들이 각자의 여건 속에서도 마음을 보태며 순수한 의도로 나눔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안마도는 육지와 약 43km 떨어진 섬으로, 교통 문제는 오랫동안 주민들의 주요 현안으로 지적되어 왔으며, 향우회에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꾸준하게 활동해 왔습니다. 섬이라는 특성 때문에 주민들이 소외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지만, 동시에 매우 진취적인 면도 강한 곳이기도 합니다.”
그는 이제 회사의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현재 포워딩 시장이 뚜렷한 전환기에 놓여 있다고 진단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는 이 같은 환경에서는 무리한 확장보다 기존 사업의 안정성과 전문성을 강화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보고 있다. 동시에 새로운 사업 분야와의 연계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내는 전략이 현실적인 방향이라고 설명한다. 뿐만 아니라 김 회장은 물류 서비스의 범위가 해외 운송에만 국한되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고 강조한다. 고객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보다 폭넓게 분석하고, 보관이나 트럭 운송 등 인접 영역까지 지원할 수 있는 종합 역량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단일 기능에 머무르는 기업이 아니라 고객의 물류 흐름 전반을 함께 관리할 수 있는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라고 밝혔다.
김창호 회장은 빠른 의사결정, 강한 추진력의 리더십, 그리고 업무에 대한 강한 책임감으로 회사를 이끌어 왔다. 그런 만큼 고객 서비스에 최우선의 가치를 두는 것은 물론, 고객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빨리 판단해서 맞춤형으로 잘해 주기 때문에 고객 만족도도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으로도 그가 더욱 건강하게 오랜 시간 대한민국 물류산업의 선도에 섰으면 하는 바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