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04 16:21 (목)
2025년 제29회 금형의 날, ‘올해의 금형인’ 수상, (주)한국정밀 김성봉 회장
2025년 제29회 금형의 날, ‘올해의 금형인’ 수상, (주)한국정밀 김성봉 회장
  • 정하연 기자
  • 승인 2025.12.04 15: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50년간 만들어온 대한민국 제조업의 근간,
이제 금형산업을 새로운 미래를 위해 출발합니다

 

금형산업은 제조업 전체를 떠받치는 기초 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자동차, 전자제품, 항공기, 의료기기 등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대부분의 제품은 금형을 통해 만들어진 부품으로 구성된다. 일반인들은 잘 모르지만, 모든 제조의 출발점이 바로 금형이라는 점이다. 특히 금형 기술은 한 나라의 산업 경쟁력을 가늠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정밀한 금형 설계와 제작 기술이 확보되어야만 고품질 제품을 안정적으로 대량 생산할 수 있고, 이는 곧 수출 경쟁력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이 지금처럼 제조업 강국이 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런 금형산업의 발전에 기반하고 있다. 금형인들의 자긍심 고취와 산업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시작된 행사가 바로 금형의 날이다. 19971회를 시작으로 매해 개최돼 올해로 29회를 맞았다. 지난 1120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 호텔에서 열린 제29회 금형의 날 행사에서 최고 영예인 올해의 금형인에 선정된 인물이 바로 ()한국정밀 김성봉 회장이다. 그는 1976년 금형업계에 입문한 이후 50년 동안 자동차 및 전자부품용 초정밀 프레스금형의 국산화 개발에 헌신해온 인물이다.

 

광주금형산업진흥회 설립 주도

김성봉 회장은 1976년 금형업계에 입문했으며, 1992()한국정밀을 설립해 맞춤형 금형 설계와 제작, 사후 관리까지 아우르는 원스톱 금형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며 대외 경쟁력 확보에 주력해왔다. 그는 기술력뿐 아니라 수출 성과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주요 국가로 매출의 70% 이상을 수출하며 수출 중심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아울러 한국정밀은 지난달 27일에 감격의 창립 33주년을 맞이했다. 또한 그는 정년 없는 기업, 일할 수 있을 때까지 가족처럼 함께하자는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고용 안정과 따뜻한 조직문화를 실천해왔다. 그는 광주 지역 중소 금형업체들의 기술 역량 강화와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2004년 광주금형산업진흥회 설립을 주도했으며, 13년간 회장직을 맡아 지역 산업 발전을 이끌었다. 그의 재임 기간 동안 트라이아웃센터, 하이테크금형센터, 공동물류센터 등이 구축됐고, 일본과 미국 등 주요 국가를 대상으로 한 해외 시장 개척 및 국제 교류 활동도 활발히 추진됐다. 이러한 노력은 광주 지역 금형산업의 성장 기반을 공고히 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또한 2010년부터 현재까지 한국금형공업협동조합 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금형산업활성화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업계의 권익 보호와 제도 개선에 앞장서고 있다. 그간의 공로를 인정받아 김 회장은 광주광역시 시민대상과 국무총리 표창 등 다수의 상을 수상했다. 반세기 동안 금형산업의 기술 자립과 해외 진출을 이끌어온 그는 지금도 현장에서 산업의 미래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는 대표적인 중소기업인이다.

 

우선 그에게 이번 올해의 금형인수상에 대한 소감부터 들어보았다.

아직도 해야 할 일도 많고, 미처 마무리하지 못한 일도 많은데 이렇게 큰상을 받게 되어 송구한 마음입니다. 더구나 앞으로 해야 할 일에 대해 조급해지기도 합니다. 지금 자동차 산업과 전자산업은 급속히 변화하고 있으며, AI의 등장은 산업의 판도를 완전히 바꾸고 있습니다. 또 하나 안타까운 점은 현재 금형산업의 일감이 줄어드는 현실적인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는 점입니다. 돈이 부족하면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정작 일이 없다는 것은 훨씬 더 큰 문제입니다. 저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도 해결책을 간구해 앞으로도 금형산업의 미래를 위해 노력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일본 등 금형 선진국과 경쟁

그는 이제까지의 활동을 통해 여러 공적을 인정받았지만, 인프라 확충을 통한 금형산업 발전에 기여한 점이 첫 번째로 꼽힌다. 지역 내 열악했던 금형산업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해 트라이아웃센터의 유치와 구축을 주도했으며, 이를 통해 영세 금형기업들이 시험생산(트라이아웃)을 진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국내 금형산업이 해외 수출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 또한 하이테크금형센터를 유치해 중대형 금형의 시험생산 시설을 확충하고, 고부가가치 금형 개발에 필요한 기술 인프라를 구축했다. 이러한 노력은 지역 금형산업이 저부가가치 중심 구조에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성장하는 전환점을 마련한 계기가 됐다.

뿐만 아니라 김 회장은 광주시와 긴밀히 협력해 평동산업단지 내 금형 집적화 단지를 지정하고, 관련 기업을 유치하며 상호 협력할 수 있는 산업 생태계 기반을 조성했다. 특히 20155월에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평동산업단지 20부지를 금형 특화단지로 지정받아 설계·해석부터 가공·조립, 시험생산, 측정, 보정, 납품에 이르는 금형 제작의 전 과정을 한곳에서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러한 성과는 광주 지역 금형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이끌어낸 중요한 계기로 평가받고 있다.

R&D 및 기업지원서비스 지원을 통한 금형산업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했다. 지역 금형산업이 중국 등 후발국의 추격을 이겨내고 일본 등 금형 선진국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품질, 납기, 가격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임을 인식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광주시와의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2009년부터 금형산업을 광주시의 전략산업으로 지정하도록 추진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연구개발(R&D)과 기업지원 서비스를 지역 금형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했다. 이러한 정책적 지원은 지역 금형산업이 기존의 저부가가치 범용 금형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복합 금형과 신소재 금형 등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성장하는 전환점을 만드는 계기가 됐다.

또 그는 적극적인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 지역 금형산업이 수출 중심형 산업으로 도약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세계 최대 금형시장인 일본과 미국을 전략적 거점으로 삼고, 일본 도쿄와 미국 디트로이트에 직영 영업사무소를 설치해 현지 시장 공략과 함께 지역 금형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지원했다. 그 결과 2015년 기준 지역 금형산업의 전체 매출 중 수출 비중이 35.6%에 달하며, 내수 중심 구조에서 수출 주도형 산업으로 성장하는 전환점을 마련했다. 이 같은 노력은 금형산업이 자동차와 가전에 이어 지역 내 세 번째로 규모가 큰 산업으로 성장하는 데에도 크게 기여했다. ()한국금형산업진흥회가 출범한 2004년 당시 6,846억 원에 불과했던 지역 금형산업의 생산액은 201427천억 원으로 증가해 연평균 16.6%의 고성장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3,800명 이상이 새로 고용되며 지역 일자리 환경 또한 크게 개선됐다.

 

 

인공지능 시대의 새로운 과제

다만 앞으로도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 앞으로의 가장 큰 과제는 인공지능 시대의 새로운 과제가 주어졌기 때문이다.

현재 금형산업이 마주한 가장 큰 과제는 인공지능입니다. 아직 준비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인공지능을 활용하려면 모든 업무 시스템이 디지털화되어야 하는데, 여전히 많은 부분이 아날로그에 머물러 있습니다. 데이터를 모으고 이를 체계화해 인공지능으로 연구하고 활용해야 하지만, 그 기반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따라서 한국 금형산업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업무의 디지털화입니다. 모든 공정과 업무 데이터를 디지털 형태로 만들어야 하며, 그 위에 인공지능을 접목해야 합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 활용이 이뤄져야만 미래 세대에게 금형산업을 제대로 물려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 이 문제를 명확히 인식하지 못한다면, 몇 년 뒤에는 금형산업의 주도권이 중국으로 넘어갈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이야말로 업무 디지털화와 데이터 구축, 그리고 인공지능 도입을 함께 추진해야 할 때입니다. 이 숙제를 반드시 해내기 위해 서로 협력해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 산업의 미래를 지키는 길입니다.”

 

그는 이러한 새로운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새로운 젊은 인력이 들어오지 않아 발전 여건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대기업에 근무하던 아들을 불러 부사장으로 함께 일하고 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김지인 부사장은 한양대 기계공학 석사 졸업 후 LG전자 생산기술원 금형기술센터에서 10년 근무하다가 20218월에 한국정밀에 이사로 입사했다. 그는 그간의 소회와 앞으로의 전망을 이렇게 밝혔다.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서로 생각이 다르다는 점이었습니다. 의견을 조율하려고 노력했지만, 결국 의사결정권자인 아버지의 판단을 존중해야 했기에 쉽지 않은 순간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회장님은 언제나 남들이 보지 못한 길을 먼저 보셨습니다. 우리나라 금형산업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큰 틀에서 바라보는 분이십니다. 저 역시 금형업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아버지를 경영자이기 이전에 한 명의 금형인으로 존경합니다. 저는 앞으로 아버지 세대가 이뤄놓은 기반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함께해온 여러 동료들과 더 큰 성장을 이루는 대표가 되고 싶습니다. 인공지능은 반드시 실무에 적용해야 할 중요한 기술이지만, 아직은 준비가 충분히 되어 있지 않습니다. 설계 부문에서는 기존 자료를 활용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사출과 프레스의 특성을 반영해 단계적으로 준비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그는 인공지능 기술의 도입에 대해, 인공지능은 단가 정리나 통계, 평균치처럼 사람이 직접 처리하던 반복 업무부터 적용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여기고 있다. 무엇보다 설계 부문은 여전히 사람의 전문성과 판단이 필요한 영역이기 때문에, CAD3D 설계와 같은 기술은 그다음 단계에서 발전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금형산업의 디지털 전환이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니라 미래 산업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과제라고 보고 있다.

 

마지막으로 김성봉 회장은 회사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있었던 하나의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들려주었다. 많이 힘들었던 4~5년 전에 누군가 자신에게 한 권의 책을 선물했다는 것. 그 내용은 청소로 인해 수주처를 많이 땄다는 이야기였다고 한다. 그때부터 김 회장도 회사를 청결하게 유지하기 위해 2년 동안 하루에 30분씩 청소를 했다. 그러자 바이어들이 깨끗하고 정리정돈이 잘된 회사와 공장을 보고 많은 일감을 맡겼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야기는 김 회장이 하루하루를 어떤 자세로 살아가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김성봉 회장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한국 금형산업에 크게 기여할 수 있기를 응원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800 1125호 (여의도동,여의도파라곤)
  • 대표전화 : 02-780-0990
  • 팩스 : 02-783-2525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운정
  • 법인명 : 종합시사매거진
  • 제호 : 종합시사매거진
  • 등록번호 : 서울,아54884
  • 등록일 : 2023-05-25
  • 발행일 : 2023-05-25
  • 발행인 : 정하연
  • 편집인 : 정하연
  • 종합시사매거진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5 종합시사매거진.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isanewszine@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