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마지막 은행잎이 랄라 외 - 이 신
[시] 마지막 은행잎이 랄라 외 - 이 신
  • 이신
  • 승인 2019.06.11 16: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마지막 은행잎이 랄라

너는 열 두 달의 열 달을
움켜쥐고 있던 주먹
나는 삼 할의 땡볕 삼 할의 바람 삼 할의 비
삼 할의 어머니와 삼 할의 아버지와
삼 할의 형제들의 혀로 나부끼던
단 일 할도 되지 않는 자투리지

바람을 몸에 걸치면 랄라라
너는 손을 놓고 싶지?
가질 수 없는 것이 많아진다면
가질 수 있는 것이 그 만큼 늘까
누구나 푸른 멍자국을 지우면서
황금의 피를 돌리고 싶은 거야
랄라라 구 할의 타인이
일 할의 자신에게 불을
당길 순 없으니까

바이바이, 구 할의 힘!
하고 외쳐보자
순간 천지는 우릴 부르는 손이 될 거야
룰루루 휘파람을 불며
발 맞춰 걸어 갈 연습을 시작할 때야
살짝 손을 놓고 우우 쓰러지는 거야
자,자,자, 힘을 빼고 오금을 당겨
발가락을 용수철 삼아 휙휙
이제 우리 월담을 즐겨봐

 

나무와 등

동사무소 지나다
모과나무 올려다 본다

만기된 더위에
푸르던 잎 봇짐을 싸고
야반도주한 내 친구처럼
제 어둠을 싸들고 사라졌구나
언제쯤 갚으마 약속도 없이
무성한 소문에 등떠밀려 떠나갔구나

빚쟁이처럼 점령한 높새바람에
이사 간 빈집의 등허리가 차고
문패에서 빛나는 이름들이 휘휘,
메아리 지는데
이래저래 이 저녁은
빚과 빛에 눈이 시리다

저물 무렵, 머리 위는 보지 말자
돌아선 사람의 등은
떠올리지 말자
말자 하는데
앙상한 빈집에 붉은 놀이 쿨럭,
전출신고도 없이 떠나버린 것들은
밥은 먹는지
뼈만 남은 낙엽이 눈에 밟힌다

 

이 신
▷ 1968년 전남 안마도
▷ 2005년 시와 시학에
<우산과 유산>으로 등단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800 진미파라곤 1225
  • 대표전화 : 02-780-0990
  • 팩스 : 02-783-2525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가영
  • 법인명 : 종합시사뉴스매거진
  • 제호 : 시사뉴스매거진
  • 등록번호 : 강남, 라00488
  • 등록일 : 2010-11-19
  • 발행일 : 2011-03-02
  • 발행인 : 최수지
  • 편집인 : 최수지
  • 시사뉴스매거진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9 시사뉴스매거진.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isanewszine@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