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장관 중 가장 많은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 인물이 바로 송영무 국방장관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안보를 총책임지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자리는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어쩐지 위태로워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이번 ‘계엄령 문건’과 관련해서 침묵했던 그의 모습은 ‘반(反) 문재인 정부’의 면모까지 보여주고 있다.
한때 ‘혁신과 파격의 아이콘’
“여성이 행동거지를 조심해야 한다(군 성폭력 대책모임)” “유족들이 의전 문제 때문에 짜증이 났다(해병대 마린온 사고와 관련)”, “정무적 판단에 따라 문건을 공개하지 않았다(기무사 계엄령 문건 공개 관련)”
최근 송영무 국방장관에 대한 구설구가 연일 언론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하지만 애초 그가 최초 국방장관으로 등장할 때에만 해도 그에 대한 기대가 많았다. ‘국방개혁을 완수한 적임자’라는 평가가 있었기 때문이다. 더불어 ‘혁신과 파격의 아이콘’이라는 점도 그 기대를 더했다. 전통적인 관례를 따르지 않고 합리성을 따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행동한 것이 높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특히 그의 군 생활은 매우 순조로웠으며 무엇보다 영예롭게 해군참모총장으로 퇴역했다. 1972년 해군소위로 임관해 충남한 실습장교와 PC-708 갑판사관으로 군생활을 시작한 그는 1980년 해군대학 교수부 교관과 월미함 함장에 임명되면서 본격적인 승승장구의 군 생활을 보냈다. 이후 제2전투전단장, 제1함대사령관 등을 지내며 야전의 역량을 한껏 키워나갔고, 이와 동시에 해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장, 합참 전략기획본부장 등을 지내며 정책적인 역량까지 모두 갖춘 것으로 평가받았다. 송 장관은 이후 2008년 3월 퇴역 후 본격적인 민간 세계와 연을 맺기 시작했다. 법무법인 율촌 상임고문, LIG넥스원 자문, 윈텍 주식회가 감사를 지냈다.
리더십은 또 한편 자기 고집 강하다는 의미
그런데 중요한 것은 최근의 잇따른 구설에 오르는 그의 성격과 스타일이다. 사실 그는 생도시절부터 리더십이 매우 강하다는 평가받았다. 그가 국방부장관에 임명된 것 역시 강력한 리더십이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하지만 리더십을 다른 말로 해석하면 ‘자신의 고집이 강하다’는 점이다. 송 장관에게 ‘적이 많다’고 평가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성향 때문이기도 하다. 더불어 이번 기무사 문건을 공개하지 않은 것에 대해 송 장관은 “정무적 판단 때문이었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다른 말로 하면 자기고집이 강한 것이다. 공개 여부에 대해서는 문 대통령과 청와대에 맡기면 될 것을, 굳이 자신의 생각을 고집해 ‘비공개’ 결정을 내린 것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그의 ‘젠더 감수성’도 논란이다. 이는 그가 혁신에는 적합한 사람일 지도 몰라도 여전히 뿌리깊은 남성중심주의적 사고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그는 한 평생을 남성 사회 군대에서 생활했다. 어쩌면 그에게 젠더 감수성을 논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송 장관이 현 문재인 정부에서 지속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입단속을 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강직한 성격, 그래서 ‘자기고집’으로 비칠 수 있는 것도 최대한 줄여야만 한다. 그것이 ‘군인’으로서는 적합한 성격이 될지는 모르지만, 행정을 아우르고, 주변인들과 원활한 소통을 하며 대통령의 정책에 발을 맞추어야 하는 ‘국방장관’으로서는 적합하지 않은 태도일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