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18:05 (금)
권력 투쟁 시작된 민주당
권력 투쟁 시작된 민주당
  • 박경민
  • 승인 2018.12.12 1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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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재명 지사를 둘러싼 민주당 내 권력 투쟁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재명 지사의 ‘혜경궁 김씨’의 문제는 ‘친문과 반문’의 대립 상황을 악화시키면서 민주당을 권력 투쟁의 길로 들어서게 했다는 분석이다. 물론 또 다른 일부에서는 ‘권력 투쟁설은 억측이고 음모론이다’라고 맞서고 있다. 지금 현재 민주당 내에서는 권력을 둘러쌓고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박지원도 인정한 권력투쟁
“저도 친문이에요. 아니, 민주당이 배출한 대통령이 문재인입니다. 문재인 정부가 성공하는 게 우리 민주당의 성공이고 저의 성공입니다. 그래야 우리의 미래도 있을 게 아닙니까? 다 ‘친문’해야지, ‘반문’할 겁니까? 누구는 친문으로, 누구는 아닌 걸로 하면 진짜 망할 수 있어요. (친문이나 반문) 그런 게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라고 봐요. 그건 갈라치기 하는 거잖아요. 그걸 시도하지도 않을 거라고 보고 또 그런 갈라치기에 넘어갈 만큼 국민이나 당원들이 어리석지 않아요.”

2017년 12월 13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 도중에 한 말이다. 그는 자신을 분명 ‘친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이재명 지사의 ‘혜경궁 김씨’사건을 두고 그는 명확한 ‘반문’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 지사 역시 ‘저들’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이러한 친문과 반문의 프레임을 최근 공식화했다. 지난 11월 19일 이 지사는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 문제와 관련한 입장을 발표하며 이렇게 이야기했다.
 
“저들이 바라는 바, 이 저열한 정치 공세의 목표는 이재명으로 하여금 일을 못 하게 하는 것입니다.”
 
결국, 이재명 지사는 아이러니하게도 본인은 스스로를 ‘친문’이라고 지칭했지만, 결과적으로 그는 ‘반문의 선봉장’이 되어버리고 만 것이다. 지금 현재 일어나고 있는 혜경궁 김씨의 문제는 친문과 반문의 권력 투쟁이 시작된 것이라고 해석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정치 9단’으로 불리는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 역시 이에 동의하고 있다. 그는 11월 27일 KBS라디오 ‘정준희의 최강시사’에 출연, 현재의 권력 투쟁설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 일각에서 이 지사의 탈당을 촉구한 것이 친문(친문재인)-비문(비문재인)간 권력 투쟁이라는 해석하는가?”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저도 그렇게 본다”고 인정했다. 더불어 박 의원은 최근 이재명 지사가 재판마저도 다 끝난 문준용씨의 문제를 다시 들고나온 것은 그 자체가 일종의 레임덕 현상의 일종으로 진단했다. 그는 “이재명 지사는 느닷없이 재판도 다 끝난 문재인 대통령의 아드님 문준용 씨 건을 들고나온단 말이에요. 저는 이재명 지사가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은 제명시켜라, 나는 못 나가겠다”라며 “(민주당 내에서) 탈당하라, 제명하라 이런 권력 투쟁으로 보이고 소위 진보 중도 개혁 세력들이 분화가 시작되는 것은 일종의 레임덕 현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몇 개월 사이에 민주당과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계속해서 빠지고 있는 상황에서 권력 투쟁이 가시화되고 있고 바로, 이것을 촉발시킨 것이 ‘이재명 사건’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그런데 한 가지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이재명 지사를 제외하고는 ‘반문 인사’가 딱히 민주당 내에서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한, 국민 역시 이 점을 의아해한다. 정말로 친문과 반문이 각자의 정체성을 가지고 견고한 세력을 유지하고 있다면, 반문의 선봉장인 이재명 지사가 힘들 때 누군가는 나서줘야 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현재 친문과 싸우고 있는 사람은 이재명 지사 혼자가 유일해 보인다. 이에 대해서는 좀 더 광의의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고 볼 수 있다. 즉, ‘친문과 반문’이 야당의 ‘친박과 비박’처럼 아주 견고하게 인물을 중심으로 형성된 것이 아니라 일종의 ‘정서적인 대결 구도’라는 이야기다.
 
 
이재명, “나는 친문입니다”
사실 애초에 이재명 지사는 ‘반문’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지 않았다. 그저 민주당 내에서 ‘진보적 비주류’로 분류될 따름이었다. 하지만 이 지사에 대한 민주당의 탐탁지 않게 여기게 된 사건은 민주당 내 대통령 후보 경선 당시 이 지사가 지나치게 당시 문재인 대통령 후보를 몰아붙인 것이다.

또한, 경선 3개월 전에 이 지사는 한 네티즌과 설전을 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을 염두에 두고 다음과 같은 트윗을 올리기도 했다.
 
“그래도 나는 공직 이용 아들 취업시키기, 돈벌이에 공직 이용하기는 안 했고. 시장 책무 130% 이행해 성과냈고 공약이행률은 96%입니다.”
 
여기에서 ‘공직 이용 아들 취업 시키기’는 당연히 문준용 씨의 특혜 의혹은 겨냥한 것이 아닐 수 없다. 결국, 이 지사의 이러한 여러 같이 행태들이 결국 문재인을 지지하는 민주당 다수의 반발을 불러일으켰고 이것이 곧 이재명 지사를 ‘반문’으로 낙인찍는 하나의 계기가 되었다고 볼 수도 있다.

특히 대통령 경선 후보 당시 이 지사에 대한 지지도가 적지 않았다는 점에서도 친문 세력들은 위기감을 느꼈을 수도 있다. 당시 투표에서 문재인 후보가 1위를 차지해 대선후보가 되었지만, 2위에는 안정희 전 충남지사는 4만7215표(20%)를 얻었고 3위인 이재명 후보는 4만5846표(19.4%)를 얻었다. 2위와 3위의 차이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이재명 지사는 ‘확실한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위상을 얻게 됐다. 특히 ‘미투 운동’으로 인해서 안희정 전 지사의 정치 생명이 거의 끝나가는 시점에서는 ‘이제 다음 대통령은 이재명’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 지사의 영향력은 그만큼 커졌다는 것이고, 이에 친문 세력은 보다 적극적으로 이재명 지사에 대한 반감을 가졌다고도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일련의 사태들이 지금의 ‘친문VS반문’의 프레임을 만들어 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러한 친문과 반문의 프레임 자체가 야당에서 만들어냈다는 의견도 있다. 즉, 자유한국당이 친박과 비박으로 나눠져 있는 상태에서 국민의 지탄을 받고 있는 가운데, ‘여당에도 친문과 반문이 있다’라는 프레임을 제시함으로써 민주당에 대한 비판의 날을 세운다는 이야기다. 이를 통해 ‘자유한국당만 계파가 있는 것이 아니라 민주당에도 있다’라는 담론을 퍼뜨리려 한다는 의도이다.

어쨌든 향후 이러한 ‘친문과 반문’의 프레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이재명 지사는 지금의 상황이 ‘이재명 죽이기’라고 판단하고 있는 이상, 이러한 프레임을 계속 유지해야만 자신도 유리한 구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여당에도 계파 싸움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어하는 야당도 이에 동조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반등세를 이루지 못하는 이상 이러한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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