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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간 싱가포르 한인회 성공적으로 이끈 노종현 전 회장 여전히 한인회 알리기 노력, “가까이 할 수 있는 한인회 되길”
4년 간 싱가포르 한인회 성공적으로 이끈 노종현 전 회장 여전히 한인회 알리기 노력, “가까이 할 수 있는 한인회 되길”
  • 정희
  • 승인 2019.01.02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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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한인회 노종현 전 회장은 81년 말레이시아 보르네오에서 주재원으로 근무한 것을 계기로 86년 원목을 수출하는 ‘재동무역’을 설립,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동남아에서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다. 노 전 회장은 지난 10월 5일 열린 ‘세계한인의 날’에서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훈했다. 싱가포르 한인 사회의 단합과 역량 제고에 기여하고 현지 사회와의 우호 증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특히 노종현 전 회장은 청년일자리 찾아주기 센터 운영을 통해 싱가포르 동포들의 취업을 돕고 한국의 대학과 연계한 차세대 육성 활동에 매진했다. 고충처리위원장으로 한인들의 어려움을 해결해 준 것은 물론이고 각종 행사를 통해 한국 문화를 알리는 데에도 온 힘을 쏟았다. 당시에 대해 노 전 회장은 “해외에서 거주하는 한국인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매일 고민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2015년 1월 1일 11대 한인회 회장으로 당선돼 12대 회장 연임까지 4년간 한인회를 이끌었던 노 전 회장은 최근 13대 한인회장으로 당선된 윤덕창 회장에게 자신의 자리를 이임했다. 지난 38년 간 싱가포르에서 일하고 사업을 일군 노 전 회장은 회장 자리를 내려놓았지만 여전히 한인회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차세대를 준비하는 한인회
한인회장으로 노 전 회장이 가장 노력을 기울였던 부분은 차세대를 준비하는 것이었다. 지난 11월 15일 싱가포르 한인회는 제3회 한인장학생을 선발했다. 대학생과 고등학생 총 열 명의 면접심사를 진행한 이날 노 전 회장은 학생들에게 싱가포르 한인들에 대한 바람을 담은 격려의 말을 전했다. 노 전 회장은 “자랑스럽고 명예로운 장학금 수혜자로서 자긍심을 갖고 미래의 훌륭한 인재로 성장해 한인사회 발전은 물론 주류사회 각 분야로 진출해 정의를 실현하고 봉사할 줄 아는 인재가 돼 달라”고 말했다.
 
지난 2016년 처음 시작한 ‘싱가포르 한인회 장학금 수여식’은 단순히 젊은 한인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은 아니다. 장학금을 수여한 이들이 한인회를 통해 서로 더 많이 소통하고 지속적인 커뮤니티를 형성해 한인들의 유대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세계화가 가속화할수록 연대의 필요성이 더욱 커진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장학금을 받은 이들은 한인회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하며 한인회와의 관계를 더욱 돈독히 다질 기회를 얻게 된다. 이러한 관계를 바탕으로 유학생들이 싱가포르 사회에 보다 수월하게 정착하게 돕고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한인회의 목표다. 실제로 한인회 체육대회에 자원봉사자로 참가한 대학생들은 서로 자연스럽게 교류하며 커뮤니티를 갖게 되고, 다양한 봉사활동을 통해 사회경험을 쌓게 된다. 또한 싱가포르 각 대학마다 한인학생 회장을 둬 학업이나 진학에 고민이 있을 경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송년회 행사 프로그램 등 사소한 부분에서도 청년들을 위하는 마음을 읽을 수 있다. 과거 송년회 행사를 열면 통기타 연주나 흘러간 노래를 부르는 연예인들을 자주 초청했지만, 올해에는 한류 연예인 등 젊은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게스트를 섭외하고자 노력했다.. 젊은 사람들이 한인회를 친근하게 느끼도록 하기 위함이다. 지난 12월 6일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2018 정기총회 및 송년의 밤’에는 개그맨 정범균 씨가 사회를 보았고, 가수 알리씨가 출연했다. 007시리즈, 미녀와 야수, 시스터액트, 시카고, 라라랜드, 우대한 쇼맨 등 영화를 재해석한 뮤지컬공연도 펼쳐졌다. 젊은 층도 어울릴 수 있는 화합의 장을 만든 것이다.
 
 
 
노종현 전 회장은 그간 매달 있는 한인회 행사를 꼼꼼히 챙기려고 노력했다. 지난 6월에는 북미정상회담과 월드컵 응원 행사가 있었으며 8월에는 광복절 행사, 가을 체육대회와 11월 APEC까지 굵직한 행사들의 연속이었다. 미국에 있는 아들을 한 번 보러 갈 수도 없을 만큼 바쁜 일정이었지만 지역사회와 한인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온 힘을 쏟았다. 이는 싱가포르를 자신의 삶의 터전으로 생각했기에 가능했다. 고국을 떠난 사업을 일군지 38년째. 그는 낯선 땅에서의 어려움과 사업적 위험에도 불구하고 한인들의 소속감과 나라에 대한 애정으로 지금의 성취를 이룰 수 있었다고 말한다. 자신의 성공이 지역사회와 교민들의 도움 덕분이라고 생각하기에 봉사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마음 한 곳에 자리 잡았다. 노 전 회장은 “힘든 해외생활이었지만 한인회가 있었기에 많은 도움을 받고 버텨낼 수 있었다”며 “은퇴할 시기도 점차 다가오고 있어 한인사회의 화합에 하나의 구심점이 되고자 최대한 노력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의 말에서는 고국에 대한 애착과 한인사회에 대한 애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이러한 진심이 바탕이 되었기에 싱가포르 한인회가 계속해서 발전해올 수 있었던 것 아닐까.
 
북미정상회담, 역사의 한 가운데서
노종현 전 회장은 4년의 재임기간 중 가장 인상적인 시기는 2018년이라고 말한다. 지난 6월 12일 열린 북미정상회담 때문이다. 회담 장소가 싱가포르로 결정되고 직후 싱가포르 현지와 한인회가 모두 들썩였다. 해외 주요 언론사로부터 취재 요청을 많이 받았다. 북미정상회담 역사적 개최를 맞는 한인사회의 표정을 담고 싶다는 것이었다. 회담 직전 미국 측에서 취소 의사를 밝히는 등 우여곡절 끝에 이뤄진 회담이었기 때문에 더 화제가 됐다.
 
 
여전히 종전선언까지 협상을 진전시키지 못했지만 싱가포르에서 만난 북미는 희망적 비전을 보여줬다. 이날 북미 양국은 회담 종료 후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보장에 동의하고 북미 관계 정상화를 추진한다는 내용의 합의문을 발표했다. 합의와 관련해 미국 내에서는 성패에 대한 의견이 많았고 북한의 비핵화 실천도 더디게 진행됐지만 과거보다 관계에 진전을 이룬 것은 확실하다. 특히 회담에서 합의된 6‧25 전쟁 전사자 유해송환은 빠르게 진행돼 7월 27일 미군 유해 55구를 송환했다.
 
 
노 전 회장은 세계의 이목이 쏠린 당시를 잊지 못한다고 한다. 역사의 한 가운데 서 있다는 점에서 자긍심을 느낄 수 있었고 평화에 대한 열망을 재확인했기 때문이다. 당시를 기점으로 싱가포르 한인사회는 더욱 끈끈히 연결될 수 있었다. 세계사회를 향한 북한의 발걸음은 평화를 향한 우리나라의 역사적 발걸음이기도 했다. 만약 비핵화 협상이 진전되고 종전선언이 이뤄진다면 한국은 세계의 중심으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세계 각국의 한인들에게는 자부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며 큰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싱가포르 한인회는 가장 가까이에서 이러한 열망을 느꼈다. 당시에 대해 노 전 회장은 새로운 시대에 대한 기대에 차 있었다고 말한다.
“회담이 성공적으로 잘 마무리되길 바랄 뿐이었습니다. 싱가포르가 역사적인 배경이 되면서 비즈니스 하는 분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정상회담이 끝나고 한인회가 내부적으로 또 고국과도 결속력이 한층 강화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까지 한인회 모르는 주재원도 많아”
싱가포르 한인회의 역사는 싱가포르와 대한민국 정부가 수교를 맺은 197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제 강점기 독립투사였던 정대호 선생이 중국 쑨원의 소개로 싱가포르에서 교편을 잡으면서 싱가포르 한인 이민사가 시작되었고, 정대호 선생의 아들 정원상씨가 1963년 처음으로 싱가포르한인회를 발족, 초대회장을 지냈다. 이후로 지금까지 한인들은 싱가포르의 금융, IT, 무역, 건설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하며 입지를 다지고 있다.
 
 
싱가포르 한인교민은 2000년대 들어 30,000명에 이를 정도로 급성장했다. 이에 싱가포르 한인회의 역할도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수많은 싱가포르 한인교민들이 보다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싱가포르 한인회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어르신들을 위한 정월대보름 맞이 효 한마당, 스포츠를 통해 친목을 다질 수 있는 한인골프대회, 광복절 기념식, 한인가족들이 한 데 모여 즐거움을 나누는 가족체육대회인 한인한마당, 한인회장배 테니스클럽 대항전, 한 해를 마무리하는 정기총회와 송년회 등 거의 매달 한인회 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한인회를 모르는 주재원들도 많아 노종현 전 회장은 한인회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한인회를 알게 되면 싱가포르에서 생활하면서 어려운 일이 생기더라도 보다 손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비즈니스면에서도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유학생이나 싱가포르에 취업한 청년들의 경우 외로움 때문에 고국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있는데 고립감을 덜어주고 인간관계를 돈독히 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 역시 한인회의 역할이다.
 
 
노종현 전 회장은 “싱가포르 한인회는 주재원들이 많은데, 아직까지 주재원 중에서도 한인회를 모르는 경우가 많아 안타까울 때도 있다”며 “청년들 역시 어렵거나 외로울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한인회를 가까이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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