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제5호 창고 이어 군수용 비축분까지 풀어
북한이 군수용 창고를 개방했다. 지난해 홍수와 폭염이 연달아 이어지면서 올해 북한의 식략 배급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북한의 식량 생산량이 10년 만에 최저를 기록하면서 ‘제2의 고난의 행군’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3월 10일 “전체 인민이 흰 쌀밥에 고깃국을 먹길 원한다”며 인민생활 향상에 힘쓸 것을 내비친 바 있다. 북한 내부 소식통에 의하면, 북한은 현재 5호 창고를 개방해 쌀과 양곡 등을 분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5호 창고의 양곡이 곧 바닥을 보일 예정이어서 2호 창고 개방 시기도 머지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2호 창고는 전쟁에 대비한 비축식량 창고로,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에도 개방하지 않았을 정도로 북 정권 수뇌부에서 중시하는 곳이다.
이미 김 위원장 집권 이후 몇 차례 2호 창고를 개방한 전력이 있는 만큼, 최악의 식량난에 처한 북한이 2호 창고를 개방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분석이다. 최근 UN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UN's 2019 North Korea Needs and Priorities report), 북한 주민의 44%인 1,100만명이 영양실조 상태에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프라빈 애그러월 WFP 평양소장은 11일 인터뷰에서 “북한의 연간 곡물 생산량이 540만~560만t에서 지난해 490만t으로 뚝 떨어졌다”고 했다. 김성 유엔 주재 대사는 지난달 유엔에 긴급식량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UN은 해당 보고서에서 북한이 식량난을 타계하기 위해서는 약 1억2000만달러의 원조가 있어야 한다고 적시했다. 타판 미샤라(Tapan Mishra) 유엔 대북 주재관은 “비록 대북제재에서 인도적 지원은 예외로 허용하고 있지만, 미북정상회담 결렬은 예상치 못한 결과”라고 했다.
12일(현지시간) 유엔 안보리에서는 한국 정부가 북한에 반출한 정유를 문제 삼고 있다. 정유는 인도적 지원 목록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많은 것을 걸고 열렸던 미북정상회담이 결려되면서 북한의 고립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김 위원장이 하노이 회담 전 밝혔던 “경제발전과 인민생활 향상보다 더 절박한 혁명임무는 없다”는 말이 정말 절박하게 다가오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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