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과 변화,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개혁과 변화,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 정희
  • 승인 2019.05.21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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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인중개사협회 제12대 박용현 회장 취임
“지금의 상황은 단순히 ‘어렵다’라는 말로 표현하기가 힘듭니다. 풍전등화라고 해야 할 정도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반드시 ‘강한 협회’를 만들어가겠습니다.”
지난 1월, 제12대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신임 박용현 회장이 당선됐다. 그는 취임사에서 여러 차례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다. 그만큼 지금의 상황이 어렵다는 의미일 것이다. 하지만 새벽이 오기 직전이 가장 어둡듯이, 새로운 희망이 싹트기 직전이 가장 힘든 법이다. 그런 점에서 박용현 회장이 이끌어갈 새로운 한국공인중개사협회(이하 ‘협회’)에 대한 기대가 매우 크다. 향후 협회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진단해본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박용현 회장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박용현 회장
 
협회의 개혁에 대한 강한 열망
현재 부동산 중개업은 ‘기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 거래 건수가 급격하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급매물만 간간이 팔리는 상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급기야 2018년 연말에는 2013년 이후 처음으로 중개사무소의 폐업 건수가 개업 건수를 넘어서는 기현상도 발생했다. 이는 업계 전체의 공멸이 우려되는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해당 시장에서 희망을 보는 사람보다 절망을 보는 사람이 더욱 많아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현실에서 무엇보다 관련 협회의 중요성이 대두된다.

지난 1월 3일 전국 171개 투표소에서 실시된 협회 신임회장 선거는 이러한 위기의식이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평가다. 당시 신임 박용현 회장은 57.8%라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당선됐다. 그는 ▲무료연수교육 전국 확대 ▲자격시험 상대평가 관철 ▲공제료 인하 추진 ▲정보망 개편 ▲중개보수 현실화 추진을 공약으로 내걸었고, 이에 많은 회원이 호응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박 회장은 회원들과의 소통을 잘하고, 회원들이 원하는 것이라면 반드시 추진하는 강한 행동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도 자신의 소신도 잘 지킨다는 후문이다. 현재 협회의 현실은 매우 힘들고 어렵다는 것이 박 회장의 현실 인식이다. 그는 취임사에서 이에 대해 여러 차례 강조하는 것은 물론, 이를 돌파할 수 있는 합리적인 대안까지 제시했다. 그는 취임사에서 이렇게 이야기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제12대 박용현 회장 취임식 행사 표창장 수여식 사진=한국공인중개사 협회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제12대 박용현 회장 취임식 행사 표창장 수여식 사진=한국공인중개사 협회
 
“저는 협회의 개혁에 대한 회원들의 강렬한 열망을 담아서 막중한 사명감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방만한 협회의 조직, 고질적인 비효율 등으로 인해 협회의 변화에 대한 요구가 매우 강합니다. 협회란 회원이 있기에 존재하는 것이며, 따라서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힘을 다해 협회의 백년대계를 세운다는 마음으로 협회를 이끌어 가도록 하겠습니다.”
실제 박 회장은 지난 6년간 경기남부 지부장을 역임하면서 회원들의 소리에 무척 많은 귀를 기울였다. 이러한 박 회장의 스타일이 이번 선거에서 많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그런 만큼 박 회장은 회원들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향후 다양한 변화를 속도감 있게 추진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할 수 있다.

우선 중요한 것은 공인중개사의 숫자가 지나치게 많다는 점이다. 과거 IMF 당시 실업자 구제 대책의 일환으로 공인중개사 자격시험을 개선한 것이 그 이유의 하나이다. 합격률이 30~40%로 치솟자 매년 1만 5천명에서 2만 5천 명이 배출되었으며, 그 결과 현재 전국의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만 42만 명이 넘는다. 하지만 실제 활동을 하는 사람은 10만 6천 명에 불과하다. 그러다 보니 자격증만 있지 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이 무려 30만 명이 넘어서고 있다. 이는 국가적인 낭비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를 무조건 규제하는 것도 쉽지는 않다. 관련한 학원이나 교재 제작사 등의 이해관계가 동시에 얽혀있기 때문이다. 또 향후 나름대로의 계획으로 부동산 개업공인중개사 자격을 따려고 하는 사람들의 의지를 꺾는 것도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따라서 현재 협회에서는 외부 용역을 통해서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개혁방안을 만들어갈 예정이다. 또한, 중개보조원들이 발생하는 사고가 많은 것도 문제다. 이를 위해 현재 다양한 법안이 만들어졌고, 상정된 것도 있다.
 
개업공인중개사들도 스스로 변화하려는 노력 필요
과거의 잘못된 것으로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협회의 새로운 방향 설정도 매우 중요하다. 그중의 하나가 바로 협회가 ‘부동산 정보 플랫폼의 산실’이 되는 것이다. 박 회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현재 협회는 전국적인 단일 정보 거래망을 가지고 있으며, 실시간 정보를 생산할 수 있는 유일한 조직입니다. 신선하면서도 핫한 정보, 정확한 부동산 통계를 낼 수가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정보의 생산과 가공에 더욱 힘들 기울여 향후 협회가 부동산 중개에 대한 빅데이터를 통해 정보 플랫폼의 산실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업무 영역을 확대, 개업공인중개사들이 모든 거래의 중심이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협회의 이러한 노력은 현재 ‘한방’ 어플리케이션으로 구현되고 있기는 하다. 특히 이 플랫폼은 광고료가 없고 허위매물도 존재하지 않는 투명성을 자랑한다. 또 원룸, 투룸은 물론이거니와 주상복합, 토지 등 최대 24개가 매물을 망라하고 있다. 하지만 먼저 앞서나간 기타 어플리케이션에 비해 인지도가 낮다는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박 회장은 이 문제에 대해서도 복안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바로 ‘대국민 인지도 제고를 위한 객관적인 평가와 검증’이다. 이를 통해서 전국 최고 수준의 단일 정보만을 구축하는 데 매진하겠다는 것.

더불어 박 회장은 개업공인중개사들 스스로가 이미지를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도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실제 개업공인중개사들은 법률적 지식을 넘어서는 시장가격, 그리고 세무나 투자가치와 같은 경제지식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골목마다 들어서 있는 영세인 업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따라서 향후 중개업소의 법인화를 매우 중요한 하나의 과제라고 제시한다. 예를 들어 변호사나 회계사들은 함께 모여서 법인을 만들고 이를 통해 강한 신뢰를 만들어왔다. 하지만 지금 대부분의 중개소들은 이런 법인화를 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일을 하다 보니 영세적인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개인화된 사업만으로는 수익 부분에서도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개업공인중개사들이 먼저 단결해서 스스로의 이미지를 바꾸려는 노력이 절실하다는 이야기다.

협회 차원에서는 공인중개사들의 협회가입 의무화도 절실하게 필요하다. 1984년 공인중개사법이 제정될 당시만 해도 공인 개사들은 협회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했다. 하지만 역시 IMF 직후에 상황이 달라지면서 이제 개업공인중개사들은 강제적으로 협회에 가입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이러한 의무가입이 꼭 협회의 입장에서만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무작위, 무등록 불법행위를 협회에서 관리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도 보다 정확하고 공정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부동산 시장 자체가 투명해질 수 있다. 협회, 부동산 소비자, 국가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다.

중개보수 자율화 역시도 협회의 시급한 현안 중의 하나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주택부문에서 다툼이 적지 않기 때문에 고정요율체계로 바꾼다면 더 이상의 부작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협회의 변화에 대해서는 정부의 정책도 함께 따라주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서민들이 감당도 하지 못할 부동산 가격 때문에 절망하는 일도 없어야 하겠지만, 모든 부동산 시장 전체를 거래절벽으로 내모는 것도 올바른 방향은 아니기 때문이다. 박 회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제12대 박용현 회장 취임식 행사 폐회식 및 기념촬영 사진=한국공인중개사 협회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제12대 박용현 회장 취임식 행사 폐회식 및 기념촬영 사진=한국공인중개사 협회
 
“부동산 시장에는 돈 많은 사람만 있는 것도 아닙니다. 평범한 서민들도 최후의 재테크의 한 수단으로 부동산 시장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부동산 경기 전체가 침체하게 되면 이는 역시 서민경제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지역적으로 차별화된 접근을 통해서 거래량 자체는 늘리면서 가격은 안정시킬 수 있는 창의적인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 단기적으로 거래세를 완화하면 기존의 수요를 충분히 다시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방법을 포함해 기타 다양한 부동산 거래 활성화 방안에 대해서 정부에 적극적으로 건의할 계정입니다.”

박용현 회장의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동안 부동산 경기 자체가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 개인이 해낼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협회 차원의 꾸준한 노력이 지속된다면, 협회는 지금의 불황을 이겨나갈 수 있는 회원들의 힘을 모으고 보다 탄탄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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