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들이 사회에서 자신의 역할하면 그게 가장 큰 인생의 보람 ”
“제자들이 사회에서 자신의 역할하면 그게 가장 큰 인생의 보람 ”
  • 정하연
  • 승인 2020.08.20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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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대학교 문화예술대학 패션·주얼리학부 박우미 교수
광주대학교 문화예술대학 패션·주얼리학부 박우미 교수(사진= 류세호기자)
광주대학교 문화예술대학 패션·주얼리학부 박우미 교수(사진= 류세호기자)

 

우리가 살면서 잊지 않아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스승의 은혜이다. 더는 학생이 아니어도, 학창시절에 우리를 배움으로 이끌었던 스승의 사랑과 지혜가 오늘의 나에게도 오롯이 남아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부에서도 매년 ‘스승의 날’ 행사를 주최하고 스승의 은혜를 되새기게 하는 것에는 바로 이런 이유가 있다. 지난 5월 교육부에서는 ‘제39회 스승의 날’을 맞아 전국의 교원들을 대상으로 공개추천을 받고 검증을 통해 포상과 표창을 수여했다. 그중에서도 전남 광주에서는 30여 년 동안 패션디자인 분야 연구에 매진했으며, 산학연계를 통한 맞춤형 교육으로 후학양성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은 광주대 박우미 교수가 장관상을 받았다. 1990년도에 교수로 부임한 이후 지난 30년을 한결같이 패션 분야에서 제자들을 양성하면서 광주지역 패션산업에도 적지 않은 공로를 세웠다.

 광주대학교 스승의날 교육부장관 표창 전수식(사진제공= 광주대학교) 
 광주대학교 스승의날 교육부장관 표창 전수식(사진제공= 광주대학교) 

 

제자들의 졸업작품, 브랜드 제품으로 되살려
30년 동안 한 자리를 지키면서 꾸준하게 제자들을 키워내기란 참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광주대학교 문화예술대학 패션. 주얼리 학부 박우미 교수에게는 그 세월이 참으로 행복하고 즐거운 나날들이었다. 처음 교수가 되었을 때만 해도 당시에 의상디자인학과의 인기는 상당했다. 학생들이 오죽 많았으면 편입생, 야간학부까지 3부제로 수업을 해야 했다. 하지만 그 후 시대의 흐름에 따라서 지원하는 학생들이 많이 줄고 주얼리 분야가 부상하면서 이제는  패션디자인 전공과 주얼리 전공의 학부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학생들에게는 더 좋은 환경이기도 하다. 두 분야의 수업 모두를 들을 수 있기 때문에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저는 그냥 제가 해야 할 일을 꾸준하게 한 것밖에 없는데 장관상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에게는 다소 과분한 상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저에게 보람이라면 제자들이 사회에서 훌륭하게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또 그런 선배들이 다시 학교에서 후배들과 코웍을 할 때에도 보람을 느낍니다. 그러다 보니 그런 연계 작업을 많이 했고, 그것이 인정을 받은 것 같습니다.”
박우미 교수가 이번에 산학연계를 통한 맞춤형 교육에서 인정받은 것은 평소의 생각이 그대로 투영된 결과였다. 제자들이 열심히 학교에서 공부하고 작품을 만들어도 그것이 제품화되지 않고 사장되는 부분이 너무도 아쉬웠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졸업한 제자들과 코웍을 추진하게 됐다. 그간 <우영미옴므>의 조국영 이사와 광주에서 패션사업을 하는 <라베리타> 범영순 대표와 적지 않은 작업을 했다. 학생들이 디자인을 하고 상업적인 가치가 인정받으면 브랜드를 달고 제품으로 출시가 됐다. 학생들도 자신의 작품이 팔린다는 점에서 뿌듯해 하고 회사의 입장에서도 젊고 신선한 아이디어를 제품화할 수 있으니 다각화에도 도움이 된다. 
뿐만 아니라 박우미 교수는 광주지역의 패션산업 활성화에도 적지 않은 공이 있다. 의류학회 광주지회장을 역임하면서 다양한 프로그램과 행사를 기획했고, 학생들과 함께 광주비엔날레 패션 부분에도 참여했다. 또 각종 작품 전시회를 하면서 지역민들에게 패션산업의 새로운 경향과 트렌드를 소개하기도 했다.

라베리따 협업작품(사진제공= 광주대학교)
라베리따 협업작품(사진제공= 광주대학교)

 

퇴임 후 IT융합 3D 패션 제작에 기여할 것
박우미 교수는 장인정신을 가진 패션디자이너라고 할 수 있다. 대개 교수 정도가 되면 디자인만 본인이 하고 실제 제작은 외부에서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박 교수는 절대 그렇게 하지 않는다. 본인의 작품은 반드시 본인이 제작한다. 교수실에 여전히 재봉틀이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사실 옷 제작이 쉬운 일이 아니다. 고개를 많이 숙여야 하기 때문에 목에도 무리가 가는 일종의 ‘노동’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런데도 박 교수는 자신의 작품은 반드시 자신이 만든다고 한다. 
이렇게 프로정신을 가지고 있으니 제자들을 교육하는 데에도 매우 엄격할 것 같지만, 현실에서는 ‘푸근한 어머니’의 마음이 된다고 말한다.
“저도 젊었을 때는 말을 듣지 않는 아이들을 보면 야단도 많이 치곤 했지만, 이제 저도 나이가 들다 보니, 말을 안 듣는 아이도 그렇게 예뻐 보일 수가 없습니다. 마치 내 아이들 같고, 개구쟁이들 같은 모습이 귀여워 보입니다. 그래서 최대한 학생들을 많이 이해하려는 편이고 힘들 때가 있어도 ‘야, 그래도 우리 최선을 다해보자. 그러면 좋은 일이 있을 거야’라며 다독이면서 함께 공부하고 있습니다.”
박 교수는 늘 제자들에게 ‘무엇이든 성실하고 열심히, 그때그때 최선을 다하자’라고 말한다고 한다. 요즘 청년들은 일자리도 부족하고 자신의 삶에 대해서는 밝은 전망을 하기는 쉽지가 않다. 하지만 그런데도 최선을 다하면 새로운 길이 열릴 수 있으리라는 교수로서의 다독임이 아닐 수 없다. 
이제 박우미 교수는 퇴임을 2년 정도 남겨두고 있다. 그녀에게 지난 30년간의 세월은 어떤 의미일까.
“정말 힘들었던 때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보다 바쁘고 힘들게 제자들을 가르쳤던 그 순간이 정말로 행복했습니다. 이제 앞으로 퇴임 후를 조금씩 준비해야 하는데, 아직 그럴 여력이 없다는 점이 좀 아쉽습니다. 여전히 수업하다 보면 준비할 것이 많아서 뭔가 개인적으로 새롭게 배우거나 준비할 시간이 없기 때문입니다.”
박 교수는 어렴풋이 퇴임 후에 ‘3D 패션 프로그램를 통한 가상 패션 제작’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향후 비대면 사회가 본격화되는 것은 예정된 미래. 패션 업계에도 이러한 경향이 가속화될 것이기 때문에 새로운 옷 제작 방식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박 교수는 이 부분에 관한 연구를 통해 퇴임 전에 작품 전시회를 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여전히 바쁜 날들이 계속 이어져서 힐링이라고 하면 아무 생각하지 않는 것이 최고로 느껴집니다. 수업하고 교육 프로그램을 짜다 보면 온종일 생각하느라 지쳐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선 지난 30년의 교직 생활을 잘 마무리하면서, 조금씩 퇴임 이후의 생활도 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세상에는 수많은 직업이 존재하지만, 교육은 매우 큰 의미가 있는 직업 중의 하나이다. 특히 대학 교육은 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는 본격적인 전문 지식을 배운다는 점에서 더욱 의의가 크다. 박우미 교수가 보낸 지난 30년의 세월은 그래서 더욱 가치 있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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