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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총장, 행보가 심상치 않다
윤석열 총장, 행보가 심상치 않다
  • 정하연
  • 승인 2020.08.10 17: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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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검찰청 홈페이지)
(사진= 검찰청 홈페이지)

 

지난 7월 28일 SBS는 대선주자 지지도 여론조사를 발표했다. 이낙연 의원이 28.4%, 이재명 경기지사가 21.2%였다. 일단 이 지사의 상승세가 놀라울 정도지만, 윤석열 검찰총장이 10.3%로 3위를 지키고 있다는 사실은 더 놀라운 일이다. 대한민국 역사상 검찰총장이 이렇게 대선주자로서의 위상을 가져본 적은 없기 때문이다. 또 수차례 설문 조사에도 불구하고 검찰총장이 자신이 대선주자 설문 조사에 오르내리는 사실을 방관하는 것은 더더욱 놀라운 일이기도 하다. 과거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자신이 대권 주자 설문 조사에 오르자 ‘빼달라’고 요구한 뒤 이후 한 번도 설문 조사의 대상이 되지 않은 것과는 매우 대조적인 일이다. 윤석열 총장은 정말 대권 주자로 나설 의지가 있는 것일까?

 

정무감각 없지만, 정치권 판단은 달라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 장관의 수사 지휘권은 합법적인 일임에도 불구하고 검찰의 입장에서는 매우 치욕적인 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지난 2005년 헌정 사상 처음으로 수사 지휘권이 발동되자 당시 김종빈 검찰총장은 장관의 지시에 따르면서도 “수사 지휘권 발동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며 곧바로 총장직에서 물러났다. 사실 이 수사 지휘권은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매우 민감한 문제다. 독일에서는 단 한 번도 수사 지휘권이 발동되지 않았고 일본에서는 1954년 뇌물 정치인을 불구속하라는 수사 지휘권이 발동된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그때도 법무대신은 여론에 떠밀려 사퇴할 수밖에 없었다. 결과적으로 수사 지휘권은 총장이든, 법무부 장관이든 한쪽에는 치명상을 줄 수밖에 없는 제도다. 그러나 윤석열 총장은 미동도 없이 현재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물론 전례가 있다고 꼭 그것을 따를 필요는 전혀 없다. 하지만 문제는 정치권 안팎에서 윤석열 총장의 대권 도전에 대한 이야기가 끊임없이 나온다는 사실이며, 실제 윤 총장이 ‘정치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열린우리당 최강욱 대표는 윤 총장을 두고 “대선에 도전할 뜻이 아주 없는 것 같지는 않다”라고 발언한 바가 있다. 중앙지검장이 된 이후 정치를 염두에 둔 행보라고 볼 수밖에 없는 만남을 했다는 점 때문이다. 하지만 윤 총장은 그 스스로 ‘예나 지금이나 정무 감각이 없다’라는 말을 했다. 검찰총장 청문회 당시였다. 실제 검찰 안팎의 평가에서도 윤 총장의 정무 감각이 화제에 오른 적은 없다. 하지만 최근 정치권 안팎에서는 “검찰의 정무적 판단능력이 청와대보다 나은 것 같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물론 ‘검찰의 정무적 능력’과 ‘윤석열 총장의 정무적 능력’은 차원이 다른 이야기라고 해도, 완전히 떼어 놓고 생각할 수도 없다. 심지어 정치권 안팎에서는 ‘서초동 검찰당’이라는 표현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만큼 현재 정치에 검찰이 미치는 영향이 강하다는 의미이다. 
 

기속독점권 사라져 힘 빠진 검찰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행사한 이후 윤 총장이 검사장 회의를 소집하고 원로들의 자문을 얻으면서 일주일가량을 버틴 것 역시 ‘정치의 일환’이라고 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검사장 회의 자체는 그저 ‘친목모임’의 정도이고, 굳이 검찰 내부의 일을 ‘원로’들에게 자문한 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공공기관의 상사와 부하의 관계라면 지시에 복종하면 그만이고, 그것이 마음이 들지 않으면 사의를 표하면 되는 일인데, 왜 그렇게 굳이 겉으로 ‘항명’으로 비칠 수 있는 일까지 했냐는 의미이다. 
하지만 이러한 정황들이 꼭 ‘대권 의지’라고만 볼 수 없는 측면도 있다. 현재 검찰은 헌정 사상 이래 최대의 위기에 처해있다. 지난해 공수처법이 통과되면서 검찰의 기소독점권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 능력도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이제까지 경찰의 조서는 피의자가 부인하면 증거로 사용할 수가 없다. 그런데 이제 검찰의 조서 역시 마찬가지의 상태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는 검찰의 힘이 현저하게 빠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이러한 검찰의 위기가 윤 총장 때문에 생긴 것은 아니지만, 그가 검찰총장을 하고 있는 시기에 이 모든 일이 벌어졌다는 점에서 윤 총장은 적지 않은 책임감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따라서 그는 검찰을 수호하겠다는 충정에서 지금 ‘위기의 시대’를 온몸으로 견디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거기다가 나경원 전 의혹의 자녀 입시 비리 의혹, 장모의 가짜 은행잔고증명서 의혹 사건, 여기에 지난 20대 국회에서 벌어진 패스트트랙의 수사가 지연되는 것도 이러한 ‘정치’의 일환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가 쏟아지고 있다. 특히 패스트트랙 수사는 올해 8월이면 당시 사건이 일어난 후 1년이 넘어선다. 그럼에도 별다른 소식이 들리지 않는 것은 과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게 보여주었던 ‘수사의 속도’에 비하면 ‘느림보 수준’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무엇보다 검찰은 사건을 ‘약식명령 청구’로 넘겨버리려고 했지만, 법원이 정식으로 재판에 회부한 일도 검찰로서는 뼈아픈 대목이다. 그렇게 ‘대단치 않은 일’로 판단하고 넘기려고 했으나 법원에서 이에 대한 제동을 건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정치권에서는 ‘아무리 윤 총장이 정치적인 행보를 이어간다고 해도 설마 대선에까지 도전하겠냐’라는 말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윤 총장의 행보만 본다면 대선 도전을 완전히 배제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무엇보다 그는 야권에서 1위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인물이다. 본인이 원하지 않더라도 ‘시대가 원하기 때문에’ 대통령 선거에 나설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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