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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대를 대비하는 신제품 개발로 한국 자동차 부품의 위상을 한 단계 더 높이겠습니다”
“전기차 시대를 대비하는 신제품 개발로 한국 자동차 부품의 위상을 한 단계 더 높이겠습니다”
  • 정하연
  • 승인 2021.04.26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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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빈, (주)경동산업 박상순 회장

자동차에는 수천 가지의 부품이 들어간다. 엔진 등의 주요 부품도 있지만, 작지만 매우 유용한 부품들도 꽤 많다. 그중에서도 윈도우 바이저, 본넷가드, PVC리어스포일러 등을 전문적으로 생산, 납품하는 회사가 바로 경북 청도에 위치한 ㈜경동산업과 ㈜거빈이다. 경동산업(이하 ‘경동’)은 1990년 박상순 회장이 창업했으며, 거빈은 2014년 아들인 박희준 대표가 가업을 승계하면서 새롭게 세운 회사다. 최근 경동은 상공의 날 ‘산업통상자원부장관상’을 수상하며 무역과 품질경영, 일자리 창출에서의 공로를 인정받았다. 우리 국민 모두가 혹독한 삶을 살아야 했던 IMF 시절부터 무역으로 활로를 뚫어온 박상순 회장의 고군분투 경영기를 들어보았다.

 

(주)거빈, (주)경동산업 전경(사진=본사 제공)

고생 끝에 100억 대 회사로 키워

박상순 회장이 처음 시작한 사업은 자동차 부품 분야가 아니었다. 지금으로부터 근 40여 년 전인 1980년도에 그는 대구에서 ‘현대섬유’라는 회사를 창업해 섬유 관련 업종에서 사업을 해왔다. 하지만 80년대 후반부터 섬유 산업이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하면서 고민에 휩싸였다. 그러던 중 한 모임에서 아는 지인의 조언으로 자동차 부품의 세계를 알게 됐다. 그래서 1990년도에 드라이버 한 자루 손에 쥐고 자동차 부품업계에 ‘경동산업’이라는 이름으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다시 30년 뒤인 오늘날, 그는 정부로부터 인정받는 상공의 날 ‘산업통상자원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우선은 제가 이 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저 다른 생각하지 않고 열심히 직원들과 일한 것이 전부였습니다. 창업 이후에 단 한 번도 양주를 마셔본 적이 없습니다. 그 돈이면 직원들과 고기를 구워 먹겠다는 생각으로 똘똘 뭉쳐 일해 왔습니다. 특히 과거에 부도를 맞을 때는 정말 힘든 세월도 많았습니다. IMF 전에 3억 원 정도의 부도가 발생했는데, 그걸 갚느라고 2~3년 동안 정말로 힘들었습니다. 그 모든 고난의 세월을 넘어 오늘날 이렇게 어엿한 자동차 부품 회사를 운영할 수 있게 되어 오히려 제가 감사한 마음입니다.”

경동은 최근까지만 해도 매출이 끊임없이 ‘우상향’해오면서 100억대까지 치솟았다. 이러한 성장의 배경에는 지속적인 재투자와 신제품 개발을 위해 연간 매출 대비 5% 이상의 연구개발비 투자, 제품의 다양화 및 품질향상 등이 있다. 특히 자체 브랜드인 ‘SAFE’를 국내외에 상표 등록, 국내 자동차 튜닝 업계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품질로 각광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으며, 10여 개의 디자인 및 실용실안 등록을 하는 등 신제품 개발에도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수출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1997년에 무역업을 등록한 후, 1998년 두바이 자동차 부품 박람회를 시작으로, 2019년까지 100회가 넘는 세계 자동차 부품&용품 전시회 및 박람회를 참가하는 등 해외 마케팅에 과감한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또 지속적인 해외 시장 확보를 통해 현재 미국, 일본, 수단, 이라크, 리비아,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에콰도르, 페루 등 30여 개국에 수출하고 있으며, 무역의 날 행사에 2008년 100만 불, 2013년 300만 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더 나아가 경동은 일본 미쯔비시사의 상용차브랜드인 푸소(FUSO)사에 OEM 공급을 위해 2014년 ㈜거빈이라는 자회사를 설립, PMMA 소재의 사출을 통한 경량화된 트럭 외장부품을 생산하여, 2019년 1월 1일부터 정상 공급을 하고 있다.

 

(주)거빈, (주)경동산업 박상순 회장(사진=종합시사매거진 DB)

부도, IMF, ‘수출만이 살길이다’

박상순 회장이 수출에 전력을 다한 것은 IMF 당시의 절박한 생존 환경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는 아직도 두바이로부터의 첫 수주의 기억과 감격을 잊지 못한다고 한다.

“IMF가 터지자마자 회사 문을 보름 정도 닫고, 임원들이 모여 이걸 어떻게 타개할 것인가 고민을 했습니다. 부도로 인한 빚도 겨우 갚아나가면서 이제 숨통이 트일 만할 때 더 큰 문제가 터져버린 것입니다. 우리의 결론은 수출이었습니다. ‘해외만이 살길이다’라고 생각하고 그때부터 전 세계를 뛰어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각종 수출박람회에 참여하면서 저희가 만든 신제품을 홍보하기 시작했고, 그때부터 서서히 수출에서의 성공 발판이 마련되었습니다. 오늘도 오후 2시에 중앙아프리카 수단으로 저희 제품이 선적됩니다. 1억 5천만 원 정도의 물량입니다. 당시의 결정이 바로 오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볼 수 있겠죠.”

박상순 회장이 처음 해외에 나간 것은 시장개척단에 합류해서였다. 그런데 막상 두바이에 도착해보니 자동차부품전시회가 아니라 생활잡화 전시회였다고 한다. 당시 주최 측이 잘못 알았던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관광이나 하고 돌아올 수는 없었다. 박 회장은 현지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자동차 부품 회사들이 몰려 있는 지역을 알게 됐고 그곳에서 카탈로그를 돌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고 한국으로 돌아온 후 1년 뒤, 첫 주문이 아침에 샤워하고 있을 때 왔다고 한다. 그때의 감격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라고 한다.

이렇게 무역을 통해 어느 정도 기반이 잡힌 후부터는 직원들에게도 좋은 환경을 제공하고 근로 의욕을 고취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정기적인 환경 정리로 쾌적한 근무 환경을 조성하고, 처우 개선 등으로 직원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제공해왔다. 또 장기근속자 포상, 금연자 포상 등을 통하여 안정적이고 건강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 힘쓰고 있으며, 직원들과의 다양한 단합행사를 통하여 일하기 좋은 분위기를 조성해 왔다. 또 출퇴근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대구방면의 통근버스와 청도군 내 운행 통근버스를 각각 운영함으로써 도시 및 농촌 지역의 인원을 골고루 고용해 화답하는 기업문화를 창출하고 있다. 무엇보다 30년 넘게 대표의 가족이 직접 장을 봐서 식단을 짜는 사내식당의 운영으로 직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박상순 회장은 사회공헌에도 매우 열심이다. 10여 년 넘게 꾸준히 청도장애인보호작업장과의 협력을 통해, 일회성 도움이 아닌 지역의 장애인들이 자존감을 갖고 협력을 통해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박 대표는 2019년까지 4년간 청도군 상공인협의회 회장을 역임하면서, 지역 기업 간의 정보교류 및 친목 도모를 통한 상생 발전을 위해 항상 노력해왔으며, 지역의 각종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군정발전에도 이바지해왔다.

 

(주)거빈, (주)경동산업 전시장(사진=본사 제공)

2022년 5백만 불 수출탑 목표

2014년부터는 가업 승계작업에 착수했다. 대기업인 코오롱의 경영지원팀에서 일하던 아들 박희준 대표를 회사에 출근시키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러한 가업 승계는 꽤 오래전부터 준비되었다는 것이 박상순 회장의 말이다.

“아들의 대학시절, 회사로 출근시켜 회사 일 중에서도 가장 힘든일을 집중적으로 시켰습니다. 바닥에서부터 하나하나 철저하게 일을 배우게 하려는 의도였죠. 그리고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거빈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가업 승계는 우리 집안 좋으라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어차피 저는 은퇴해야 할 시기도 다가올 것이고, 저는 이 회사가 ‘나의 회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전 직원들이 함께 생활하는 곳이죠. 가업 승계도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으니 모든 직원이 자신에게 보장된 정년퇴직을 위해 더 열심히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적당히 일하는 것이 아니라 내 회사라고 생각하면서 전 직원이 단결해서 회사를 이끌어 갔으면 합니다.”

박상순 회장은 회사 창업 이후 단 한 번도 당좌나 가계수표를 쓴 적이 없다. 또한, 모든 직원은 입사 직후부터 정규직으로 채용된다. 회사 자체를 거의 ‘무결점’ 수준으로 운영하려는 박 대표의 완벽주의적 성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박 대표는 늘 신제품 개발로 시장에서 승부하려고 한다. 자동차 메이커의 2차, 3차 벤더로 부품을 팔게 되면 결국 회사의 자체적인 발전이 없어진다는 것. 따라서 이제까지도 계속해서 신제품을 개발해왔고, 또 새롭게 펼쳐진 전기차 시대를 위해서도 이미 다양한 신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박 대표는 “2022년에는 500만 불 수출의 탑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포부를 밝혔다. 그의 목표가 꼭 이뤄지기를 기대하며, 더불어 한국 자동차 부품의 위상이 박 대표로 인해 더 높아지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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