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스토리] cafe HONGSI
[커피스토리] cafe HONGSI
  • 시사뉴스매거진
  • 승인 2021.07.09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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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시절 자주 들렸던 로티보이가 사라진 자리에 새로운 카페가 생겼습니다. 버스 종류장 앞에 위치한 카페는 날씨나 시간에 상관없이 생두를 볶았기에 주변은 매일 향기로운 커피 냄새로 가득차 지나가는 사람들의 기분을 좋게 만들었을 것입니다.

 

10년 전 커머셜생두와 강배전로스팅 된 커피에 길들어진 사람들은 스페셜티로 볶은 약배전커피를 향이 다채롭고 신선하다고 느끼는 동시에 신맛으로 인하여 좋지 못한 커피로 인식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럼에도 스페셜티 커피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좋게 받아들이는 소비자들로 하여금 인정받기 시작했고 카페 투어를 할 만큼 하나의 문화로 정착되기 시작했습니다.

시작은 미비했지만 스페셜티 커피의 매력은 단순한 음료에서 벗어나 커피시장의 판도를 바꾸며, 소비자에게 바리스타의 전문성과 커피에 대한 인식, 문화 등 많은 것을 변화시켰습니다.

 

오늘은 일산 최초의 스페셜티 카페이자 현재까지 명성을 이어가는 홍시를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201112월 일산에 위치한 학원가에 작은 카페가 문을 열었습니다. 당시 커피농장과 관련된 이야기에 매료된 이상헌 바리스타는 좋은 재료에 집착하게 되었고 그런 그가 직화식 로스터기로 생두를 볶는 모습은 지나가는 사람들로 하여금 궁금증을 유발하게 했을 것입니다. 이후 자신과 손님에게 보상하듯 매장 안에는 더 좋은 에스프레소 머신과 로스터기, 다양한 농장에서 온 좋은 재료를 채워나갔습니다.

일산이 아닌 서울에서 운영했다면, 커피 마니아층의 유입이나 홍보효과를 더 크게 불러올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전에 운영한 로티00’에서 만난 단골손님들에게 보답하는 의미로 같은 자리에 개인 사업장을 차렸습니다. 하지만 좋은 재료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있을 거란 예상과 다르게 신맛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과 비싼 원재료로 인해 측정된 비싼 커피값은 당시에 많은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되었기에 첫 시작은 그리 순탄하게 흘러가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좋은 재료를 좋게 전달하자는 고집으로 유행에 따라가지 않고 재료 본연의 개성을 긍정적으로 발현시킬 수 있는 가장 맛있는 온도와 비율을 찾으려는 그의 노력은 끊김 없이 계속되었습니다. 간혹 적은 양의 커피를 보고 실망한 소비자도 있었지만, 원두의 양이 많아지거나 원샷과 투 샷, 분쇄 입도가 얇은, 탬핑을 세게 하면, 맛있어진다는 근거 없는 이야기가 커피를 맛있게 만들지 않는다는 것을 이미 알았기에 그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편견 없이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의 진심이 통했는지 2년의 힘든 세월이 지나고 단골손님이 점점 늘어가면서 일산 최초의 스페셜티 카페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메뉴는 기본에 충실한 음료로 다양한 싱글 오리진 원두를 이용한 브루잉 커피에스프레소’, 유기농 상하목장 우유를 이용한 라떼와 크림 같은 질감과 고소함을 자랑하는 유러피안 라떼가 있습니다.

 

맛집은 홍보되지 못하는게 아니라 안하는 것.

커피가 맛있다는 카페는 선택할 수 있는 음료의 폭이 좁아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많이 아쉬울 것입니다. 반대로 퀄리티 좋은 음료 하나를 위해 좋은 재료로 손수 시럽을 만들어야 하는 바리스타 입장에선 종류가 많아질수록 효율성의 문제나 퀄리티 격차에 큰 문제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너그럽게 이해해 주기를 바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상헌 바리스타또한 한 잔의 커피를 만들기까지 좋은 생두를 찾는 것을 시작으로 매일 바뀌는 생두의 상태에 따라 로스팅을 진행합니다. 한 잔의 커피에도 알맞은 가격에 제공하려는 집중력과 노력은 단순히 버튼을 눌러 추출한 에스프레소나 시중에서 파는 시럽을 타서 탄산수에 섞는 것만큼 단순하지 않을 겁니다. 만약 1인으로 운영하는 매장에서 베이커리를 하거나, 거래처까지 생긴다면 무엇 하나 퀄리티를 유지하기에 더더욱 어려워질 것입니다.

이렇듯 본질에 집중된 맛집은 자기만 알고 싶은 곳이 되어 사람들에게 노출되지 않기도 합니다. 매장 입장에서도 손님을 유입하기 위해 홍보비용을 소비한다 한들 고정되는 손님이 얼마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것이고 관리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도 없기에 현재를 지키는데 유념할 것입니다. 어쩌면 그 돈으로 비싼 재료를 구입하여 기존 손님들에게 더 좋은 음료를 제공해 주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이상헌바리스타도 이에 대해 손님이 많아져 장사가 잘 되는 것도 좋지만, 다양하고 개성 있는 좋은 재료가 표현하는 맛과 향을 쉽게 전달하고 싶어서 매장을 확장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다짜고짜 커피를 알려주거나, 불편함을 만들려고 한 게 아니라 여유로운 환경을 만들어 궁금증을 제시하면서 쉬운 방법으로 공감하고 느낄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기 때문에 지금 매장의 환경에 만족합니다. 사실 커피만 해도 할 일이 너무 많잖아요?.”라며 미소를 지었습니다.

최근에는 커피와 술을 어렵게 생각하는 소비자들을 위하여, 좋고 맛있는 것을 섞어 마시는 단순하면서도 간편한 술 음료를 출시했습니다. 이것은 이론과 유명한 이들의 말에 의존하는 것보다 커피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가치의 투명성을 이해하며, 단순히 맛있는 것을 먹는 행위라는 쉬운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어 스스로를 힘들게 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내포되어 있는 것 같았습니다. 마치 소고기를 먹을 때마다 언제 도살했는지, 누가 칼질을 했고 어느 온도에서 얼마나 숙성을 했는지 공부를 하듯 따져가면서 먹지 않듯이 말입니다.

커피는 예민하고 신비한 음료이기도 합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농작물인 생두는 매일 컨디션이 바뀌기에 로스팅부터 한 잔의 커피가 되는 과정도 조금씩 바뀔 것입니다. 물론 소비자가 먹는 그날의 기분과 분위기에 따라서 맛이 다르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겁니다. 그래서 어떤 날은 맛집이 될 수도, 취향에 맞지 않는 집이 될 수도 있겠지만, 맛있었다면 그 시간을 충분히 즐길 수 있기를 바라고 취향에 맞지 않았다면 다른 날에 한 번 더 가보거나 다른 원두를 시도해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커피 티백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다.

간혹 서비스로 제공되거나 값싸게 팔리는 원두로 채운 커피 티백은 간단하게 먹을 수 있지만, 좋지 않은 커피를 담은 커피로 이미지로 변질되었습니다.

하지만 홍시에서 판매되는 드립 백은 게이샤와 같이 좋은 원두를 담기에 다채로운 향과 밸런스 잡힌 신맛, 단맛, 쓴맛의 조화가 뛰어나 편견을 없애기에 충분했습니다. 그 외에도 개성이 강한 다양한 원두로 드립 백을 출시하고 있기에 집에서 혹은 회사에서 커피를 내리기 어려운 분들에게 적극 추천드리고 있습니다.

(간혹 드립 백을 짧은 시간 내에 추출하는 소비자를 목격할 수 있는데, 드립 백은 10분에서 15분 정도 우려야 제대로 먹을 수 있습니다.)

변화보다는 좋음

마지막으로 효심이 깊은 아들이 아버지가 좋아하는 과일인 홍시에서 카페 이름을 짓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후 소방서나 경찰서에서 근무하시는 분들에게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음료를 무료로 제공하는 마음씨 좋은 사장님혹은 그날 커피가 맛있다며, 에스프레소를 건네는 바리스타 심사위원으로 그 자리를 지켜왔습니다.

생각해 보면 동네 카페가 한자리에 오래 머무를 수 있다는 것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대한 자부심과 당당함에서 기인하지만, 정이 많고 따뜻한 사람이었기에 가능했을 겁니다. ‘홍시의 첫 등장이 변화의 시작이라면, 지금은 좋은 것을 알려주고 나눠주고 싶은 바리스타의 순수함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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