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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 취미 시장이 급증했다
이색 취미 시장이 급증했다
  • 최운정
  • 승인 2021.08.20 11: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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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흐로닝언 대학의 역사 교수 요한 하위징아(Johan Huizinga)는 인간을 호모 루덴스(Homo Ludens)’라고 명명했다. 일명 놀이하는 인간이라는 의미이다. 그는 인류의 역사 속에서 수많은 놀이가 문화와 축제로 이어져 왔으며 노는 것이야말로 인간의 또 다른 본질을 구축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시대는 이러한 놀이하는 인간의 활동을 원천적으로 차단해버렸다. 하지만 그렇다고 인간이 놀이를 포기할 리는 없다. 집에서, 혹은 혼자서 할 수 있는 수많은 놀이를 개발해 즐기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실제 시장에서도 증명되고 있다. 지난 7월 말 롯데온이 발표한 자료에 따면, 보석십자수, 칼림바, 오카리나 등 이색 취미 용품의 매출이 급증했다. DIY 제품은 전년 대비 220%나 급증했고, 원예와 가드닝도 166%가 늘어났다. 요즘 코로나로 힘든 사람들은 어떤 취미를 즐기고 사는 것일까?

보석십자수
보석십자수
 

 

셀프케어결합된 취미활동

최근의 취미 트렌드는 크게 2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전통적인 취미 시장이다. 이는 자신이 뭔가 좋아하는 활동을 통해서 만족감을 느끼는 일이다. 그림 그리기, 낚시 등이 전통적인 취미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이런 시장 안에서의 이색적인 취미가 늘었다는 점이 변화의 포인트이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보석 십자수, 칼림바, 오카리나, 일러스트 그리기 등은 많이 하지 않았지만, 최근에 급격하게 늘어났다. 또 하나의 취미 트렌드는 업글 인간이라는 것이다. 이는 업그레이드된 인간이라는 의미로 자기 자신을 돌보는 셀프케어(Self Care)의 개념으로 취미 생활을 하는 것이다. 전자의 전통적인 취미가 자기 만족감을 위한 취미라고 한다면, 후자의 셀프케어 취미는 자신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취미 시장이라고 볼 수 있다.

전통적인 취미 시장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확산되었던 것은 바로 달고나 커피라고 할 수 있다. 커피와 설탕, 물을 1:1:1의 비율로 섞어서 1시간 동안 저어야 비로소 거품이 올라오면서 먹을 만 하게 된다. 어떤 이들에게 엄청난 시간 낭비처럼 보이긴 해도 정작 그들은 시간이 잘 간다”, “멍 때리는 효과가 있다는 등의 반응을 보인다.

보석 십자수도 최근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조그마한 비즈들을 하나하나 붙이면 명화의 한 장면이나 멋진 풍경을 만들 수 있다. 다 만들었을 때 성취감이 크고 집안의 인테리어용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또한 집중력이 향상되고 시간이 잘 가는 등 집콕 생활을 해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딱 맞는 취미가 아닐 수 없다. 가격도 개당 2~3만 원 안팎이기 때문에 크게 부담이 되지 않는다.

칼림바는 흔히 엄지 손가락 피아노라고 불리는 조그마한 아프리카 악기이다. 나무에 금속판을 부착하고, 손으로 금속판을 누르면 영롱한 음이 퍼진다. 두 엄지를 동시에 이용하면 화음 연주도 가능하고, 울림통에 병뚜껑 등을 넣으면 윙윙 거리는 소리도 만들 수 있어 활용성이 좋다. 악기라고 하지만, 피아노나 기타처럼 소리가 너무 커서 이웃에게 폐를 끼치지도 않고 손에 딱 들어오는 크기라 집안의 공간을 별도로 차지하지도 않는다. ‘집콕생활에서 연구하기에는 딱 맞는다는 이야기다.

셀프케어 트렌드에서 가장 대표적인 취미는 바로 미라클 모닝이다. 이는 SNS상에서 아침 일찍 일어나 하루를 상쾌하게 시작하는 것을 인증하는 방식이다. 타인들과 함께 하기 때문에 스스로를 강제하는 효과도 있고, 아침부터 영어공부를 하거나 재테크 공부를 하기도 한다. 물론 이것은 취미라고 볼 수 있느냐에는 이견이 있겠지만, 자신의 만족감은 물론, 성장과 발전을 위한 과거에 없는 활동이라는 점에서는 충분히 ‘MZ세대의 새로운 취미라고 볼 수 있다.

코로나 블루개선에 효과

청년층은 중고거래를 통한 취미용품도 적극적으로 구매하고 있다. 특히 취미 및 덕질이라는 카테고리의 거래량은 전년 대비 무려 90% 이상이 성장하고 있으며, 키덜트 용품, 스타 굿즈 등이 매우 잘 팔리는 제품들이다. 또 캠핑, 낚시, 등산 등 야외 활동과 관련된 취향템의 종류는 하루에 평균 3,800건이 거래되기도 한다.

이런 취미활동은 온라인으로 확산되고 있기도 하다. 다양한 클래스가 개최되고 여기에 비대면으로 참가해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레고 만들기나 그림책 온라인 콘서트 등이 있다. 이런 활동은 집 밖에 나가지 않으면서도 타인들과 한 공간에 있다는 느낌을 들게 하고, 방안에만 있는 답답함을 해소해 주는 역할을 한다. 또 이러한 클래스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니 한 가지에만 몰입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취미활동을 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집 안에 있는 시간이 늘었기 때문에 이색적인 작물을 키우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노루궁뎅이버섯이나 느타리, 대파를 키우기도 한다. 이런 작물들은 직접 섭취할 수 있기 때문에 몸이 건강해지는 느낌을 얻을 수 있고, 조금씩 자라나는 작물들을 보면서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펜데믹 시대에 이러한 취미생활이 뜨는 것은 아무래도 코로나 블루때문인 경향이 강하다. 우울감을 뜻하는 블루(blue)가 결합되어 코로나로 인한 우울증을 의미한다. 예상치 못하게 일상이 무너지고 야외 활동이 제한되기 때문에 겪게 되는 정신적 문제를 말한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해 국민 10명 중 9명이 불편을 겪고 있다는 여론조사가 발표되기도 했다. 특히 20~30대 청년층은 정상적인 삶이 위협받을 정도로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소소한 만족감을 주는 취미활동은 긍정적인 일상을 유지하고, 적응력, 인내력을 키우는 데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더불어 최근에는 이러한 취미활동이 아파트 건설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존에 있는 아파트 커뮤니티 시설이라면 독서공간이나 헬스장 등이 전부였지만, 이제는 유튜브 스튜디오’, 재택근무를 위한 공유 오피스로 확산되고 있다. 단지 내에 영화관을 설치하고 가족들이 캠핑을 할 수 있도록 캠핑가든’, 실내 골프 연습장까지 만들어지고 있다. 물론 이는 더 많은 입주자를 유치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기는 하지만, 역시 코로나19 시대를 반영하고 있으며 여기에 취미를 결합한 새로운 트렌드라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코로나19는 결코 쉽사리 잦아들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미 델타 변이를 넘어서 델타 플러스 변이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이제는 위드(with) 코로나시대를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이러한 취미생활은 더욱 많은 인기를 얻고, 이와 관련된 상품, 커뮤니티는 앞으로도 꾸준하게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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