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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생 ‘젊은 꼰대’가 온다
80년대생 ‘젊은 꼰대’가 온다
  • 최운정
  • 승인 2021.01.22 13: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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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우리 사회에서 꼰대라고 하면 50~60대 부장급 이상 임원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제 40대인 1980년대 생들이 회사의 주요 팀장의 자리에 올라서기 시작하면서 젊은 꼰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들은 스스로가 젊은 꼰대가 되어간다는 사실을 알면서 조직 내에서 어쩔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직장인들은 늙은 꼰대보다 젊은 꼰대가 더 싫다고 말한다. 자신들을 이해해줄 수 있는 젊은 세대라고 생각하지만 정작 그렇지 않기 떄문이다. 더구나 이들은 탁월한 위장술로 인해 더 큰 배신감을 부르기도 한다. 회사 생활의 새로운 걸림돌, 젊은 꼰대에 대해 알아본다.

 

숨막히는 위장술로 자신을 포장

한 취업포탈 사이트에서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직장 내에 젊은 꼰대가 있는가라는 질문을 했다. 그 결과 10명 중 7명이 있다고 답했다. 여기에서 젊다의 기준은 30, 심지어 20대까지 포괄한다. 그렇다면 이제 꼰대의 기준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볼 수 있다. 과거에는 나이와 세대가 중요한 기준이었다. 과거의 향수를 잊지 못하고, 젊은 세대를 타박하는 꼰대가 주류를 이뤘다. 그러나 이제 20~30대의 젊은 꼰대가 탄생했다는 것은 나이가 문제가 아니라는 이야기가 된다.

젊은 꼰대는 늙은 꼰대와는 얼마나 다를까? 설문조사에는 다양한 유형이 제시됐다. 자신의 경험이 전부인 양 충고하며 가르치려는 유형 자유롭게 의견을 내라더니 결국 본인 답을 강요하는 답정너유형 선배가 시키면 해야한다는 식의 상명하복을 강요하는 유형 나때는~’으로 시작하여 본인의 경험담을 늘어놓는 유형 나이부터 확인하고 본인보다 어리면 무시하는 유형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가만히 살펴보면 이러한 젊은 꼰대의 행태는 늙은 꼰태의 행태와 너무도 겹쳐있다. 거의 판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그렇다면 이제는 꼰대라는 것 자체에 대해 새로운 정의를 해야만 한다.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을 쓴 정문정 작가는 꼰대를 이렇게 정의한다.

꼰대는 나이의 문제가 공감 능력의 문제이다.’

결국 나이가 많든, 적든, 문제는 공감 능력의 문제, 그리고 인간 관계를 대하는 특정인들의 태도에서 기인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최근 젊은 세대들은 이 젊은 꼰대를 더욱 싫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마디로 노답이라는 이야기다. 그 이유는 젊은 꼰대는 일종의 위장술에 매우 능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선 젊은 꼰대는 늙은 꼰대를 극도로 싫어한다. 따라서 이런 모습을 본 후배나 동료는 일차적으로는 , 그러면 저 사람은 최소한 꼰대는 아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정작 하는 짓은 늙은 꼰대와 다름 없으니 그 배신감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두 번째 위장술은 자신의 꼰대짓에 자신만의 진심진실을 담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조언이나 충고를 하면서 정말로 자신이 진심으로 상대방을 위한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자신은 세상의 진리를 말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진심과 진실도 다른 편에서 보면 간섭이자 자기 생각의 강요일 수가 있다. 그런 점에서 젊은 꼰대의 생각에 소름이 끼친다고 하는 직장인들이 적지 않다. 심지어 스스로를 진보적 성향이라고 말하거나 혹은 매우 합리적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이 정도면 가히 공격할 틈 조차 없는 숨막히는 꼰대가 아닐 수 없다.

 

꼰대를 활용하는 법

이러한 꼰대가 탄생하는 것은 바로 결정적으로 공감능력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들의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자신에 대한 우월감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늙은 꼰대에도 비슷하게 적용된다. 자신의 삶과 생각이 일정 부분 사회적 성공을 거둔 상태에서 사람은 누구나 그 우월감은 표출하고 싶고, 은근히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들게 마련이다. 하지만 꼰대가 아닌 사람은 그것을 굳이 중요한 문제라 생각하지 않고 넘어가는 반면, 꼰대가 되는 사람은 사람을 주변인으로부터 그것을 인정받고 자신의 우월성을 과시하고 싶은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우월성을 내세우는 과정에서 다름에 대한 노골적인 무시가 이뤄진다. 목표로 가는 다양한 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가는 길이 옳다라는 생각이 지배적이 되면서 타인의 방법, 취향, 스타일을 인정하지 않게 된다.

하지만 기성세대의 조언을 일방적으로 무시하고 꼰대라고 몰아붙이는 것에도 문제가 있을 수는 있다. 어차피 인류는 구세대와 신세대간의 조화로 이루어져왔으며, 앞선 세대의 지식과 정보를 다음 세대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발전해왔다. 경험이 부족한 후배들에게 선배들의 말은 소중한 자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간섭받기 싫어하고 자신의 다름을 인정받고 싶은 후배들은 그런 선배의 경험과 지혜에 반감을 가질 수는 있다. 그러나 선배의 경험과 지식을 무조건 무시하는 것도 어떤 의미에서 자신의 손해이기도 하다.

꼰대의 특성이 사실 하루 아침에 나타난 것은 아니다. 어쩌면 우리 아버지 세대의 눈으로 보자면 할아버지 세대야 말로 진정한 원조 꼰대가 아닐 수 없다. 당시에는 지금의 눈으로 보자면 더한 강요가 있었다. 심하게 혼내기도 하고, 공동체의 질서에 순응하라며 질책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버지 세대는 할아버지 세대를 꼰대라고 부르지는 않았다. 그것 역시 또하나의 인생의 경험이라고 생각하며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꼰대에 대한 대처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꼰대의 말은 무조건 수용할 수 없다라는 자세를 가지기 보다는 나의 생각과는 다른 또다른 차원의 조언이라는 관점으로 접근해보면 한결 수월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도 분명히 있다. 어차피 평생 직장생활을 할 것도 아니고, 평생 한 팀에 있을 수도 없다. 언젠가 팀이 바뀌고 회사도 바뀌어 꼰대들과도 작별이 예정되어 있다. 그렇다면 최대한 배울 건 배우자는 자세 역시 충분히 가능한 자세이다.

어떤 면에서 꼰대는 분명 회사에서 영향력을 가진 사람이다. 직급도 높고 나이도 많고, 사무실의 여러 결정에 대한 발언권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후배들의 입장에서 매우 유력한 조력자가 될 수도 있다. 그들에게 인정받는 것은 회사의 인정을 받는 일이기도 하다. 따라서 꼰대라는 유행하는 용어의 프레임으로 그들을 배척하거나 거부하지 말고, 차라리 그들과 함께 회사 내에서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고 승진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자세도 충분히 유용하다고 볼 수 있다. 세대 간의 갈등은 어차피 있어왔고 설사 지금의 10대라고 하더라도 나이가 들면 꼰대가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사라지지 않을 이 꼰대의 퍼레이드를 어떻게 잘 활용하는가가 오히려 직장생활을 승리로 이끄는 비결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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