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7-27 14:35 (수)
“팬데믹 시대에도 매출 250% 상승, 이제 바이오 분야로도 나아가고 있습니다”
“팬데믹 시대에도 매출 250% 상승, 이제 바이오 분야로도 나아가고 있습니다”
  • 정하연
  • 승인 2021.12.31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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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진에너지시스템 이수덕 회장

회사 경영을 잘하여 세금을 많이 납부한 이들은 ‘모범 납세자’로 선정되어 상을 받는다. 그 중에도 ‘조사 모범 납세자’는, 철저한 세무조사 끝에 아무 흠결을 발견할 수 없는 이들에게만 허락되는 이름이다. 2020년 서울에서 ‘조사 모범 납세자’로 선정된 곳은 단 한 곳, 동진에너지시스템(회장 이수덕)이다. 그 결과 올해 3월, 이수덕 회장은 제55회 납세자의 날에 산업포장을 수훈했다. 특히 이 회사는 올해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200% 이상이나 늘어났다. 코로나19 사태로 위축된 상황에서 회사의 역량이 준비되지 않았으면 결코 이루지 못했을 성과다. 이수덕 회장에게 이러한 높은 성장과 성실한 납세의 비결을 들어보았다.

동진에너지시스템 이수덕 회장(사진=종합시사매거진 DB)

세무조사 하다가 ‘완벽하다’며 중단

심장이 멈추면 생명을 잃는 것은 시간문제다. 제조 공장에서는 펌프가 이 심장의 역할을 한다. 그리고 심장에서 혈류를 조절하는 판막의 역할이 핵심적인 것처럼, 펌프가 만들어내는 힘을 효율적으로 조절하는 밸브의 역할 또한 필수적이다. 올해로 사업을 시작한지 41년, 동진에너지시스템을 창립한지 34주년을 맞이한 이수덕 회장은 바로 이 ‘공장의 심장’인 산업용 펌프와 밸브를 세계 최고의 제조사로부터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현재 독일 BAELZ와 KSB의 열 매체용 펌프와 밸브를 반도체와 섬유 관련 산업에, Mankenberg, Sisto, KPA, 미국의 ABC, Steel & O’rien, 프랑스의 Actini 등 식품과 바이오 산업에는 Hygienic 펌프와 밸브,

열교환기 등을 공급해오고 있으며, 세계적 수준의 에너지 절약형 열 교환기 및 에너지 절약형 밸브 전문 제작업체와의 기술 제휴를 통해 1993년부터 에너지 절약형 시스템을 국내에 보급하고 있다. 스무 명 남짓한 직원 수는 그리 많지 않지만, 국내 유수의 대기업과 오랜 기간 탄탄한 거래 관계를 유지해왔다.

중소기업 중에는 납세나 회계 업무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왕왕 있다. 특별히 의도한 게 아니더라도 관련 분야의 법령이나 규칙을 잘 알지 못해 실수하는 일도 잦다. 그러나 이수덕 회장은 모든 분야에서 완벽을 기해왔다.

“보통 한번 세무조사를 하게 되면 3~4주 정도가 소요됩니다. 세무조사가 끝난 후 별다른 언급이 없어 며칠을 긴장 속에 기다리던 중, 세무조사와 관련이 없는 여러 자료를 요구해와서 긴장의 도가 더해가고 있었는데 ‘이 정도 규모의 회사에서 이렇게 완벽하게 세무를 한 회사는 처음이다’라는 전갈과 함께 ‘조사모범납세자’로 선정되었음을 축하한다며 꽃다발을 보내왔습니다. 이어서 훈장/포장이 상신되었고 2021년 납세자의 날에 산업포장을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보통 세무조사를 받으면 세무 관련 업무를 처리하느라 이듬해에 매출이 떨어지는 회사들도 종종 있는데, 우리 회사는 매출이 두 배 이상 올라갔습니다.”

물론 코로나19 시대에도 회사들은 공장을 멈추지 않았다. 제조업 수출이 잘 되니 산업용 펌프와 밸브를 판매하는 동진의 사업 동력도 멈추지 않았을 것이다. 그걸 감안하더라도, 전년 대비 200% 이상의 성장은 예상치를 훌쩍 넘어선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비밀은 ‘바이오 산업의 활황’에 있었다. 국내에도 백신 제조 공장이 있는 만큼 동진의 제품들이 상당수 사용됐다. 특히 특수 재질의 제품들이 빛을 발했다. 제약회사에서는 순수한 물의 공급이 필수적이다. 공급장치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제품이 오염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더구나 그 안정성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른 코로나19 시대에, 최고의 제품을 찾던 제약회사들은 동진이 수입한 제품을 쓰게 됐다. 애초에 이수덕 회장은 ‘세계 최고의 제품이 아니면 아예 취급하지 않는다’는 철칙으로 사업을 해왔다. 그 탓에 사업 초기에는 다소 힘들었지만, 이제는 그 철칙이 새로운 기회의 문을 열어주는 중이다.

거래처에서도 ‘동진맨’이라면 최고의 신뢰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이수덕 회장은 ‘동료나 선배들이 취급하는 제품은 취급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간 잘 알던 지인을 경쟁자로 만드는 것은 상대에 대한 신의를 어기는 일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동료와 선배들이 취급하는 제품을 피하려면, 그때까지 국내에선 볼 수 없던 해외 제품들을 수입해야 했다. 당시로는 상상하기 어렵던 ‘에어믹스(Air Mix)’, ‘논쿨링 펌프(Non Cooling Pump)’ 제품들이 국내에 들어오게 된 배경엔 그런 이유가 있었다.

남이 다루지 않는 최고의 제품만을 다루겠다는 이수덕 회장의 신념은, 직원들의 헌신과 일에 대한 열정과 만나 더더욱 빛을 발한다.

“펌프와 밸브 제품들은 제조 공정에서 워낙 중요하다 보니, 문제가 생기면 아예 공장이 멈출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비상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직원들이 즉각 달려가 문제를 해결합니다. 만약 해외 수입처의 가이드라인이 있다면, 그것에 맞추기 위해 밤을 새워 통화를 하고 아침에 거래처로 달려가기도 합니다. 이러한 대처 덕분에 외국에서 온 엔지니어들이 해결하지 못한 일을 저희 직원이 해결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거래처에서 ‘동진맨’이라고 하면 최고로 신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수덕 회장은 직원 모두에게 ‘일단 문제가 생기면 잘잘못을 따지지 말고 해결부터 하라’고 교육해왔다. 사람이 독사에게 물리면 일단 사람부터 살려야지, 독사의 크기가 얼마인지, 색깔은 어떤지, 왜 독사가 나타났는지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 그럴 시간에 사람이 죽어가기 때문이다. 공장도 마찬가지다. 단 한 시간이라도 공장이 멈추게 되면 거래처의 손실이 엄청나다. 그래서 동진은 늘 ‘우선 해결부터 하고, 그 다음에 문제의 원인을 논의’해왔다. 결국 ‘최고의 제품’과 그에 걸맞은 ‘최고의 서비스’의 결합이 오늘의 동진을 만든 비결이다. 이렇게 쌓아온 실력과 신뢰는 동진이 바이오 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대기업은 납품받은 공장 설비 자재를 아주 철저하게 검수합니다. 혹시라도 문제가 생겨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대기업인 A사의 경우, 저희가 제공한 설비는 아예 검수하지 않습니다. 그만큼 철저하게 신뢰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의 자재와 공사를 검수하지 않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저희에 대한 거래처의 신뢰가 바로 그런 불가능한 일까지 가능하게 만든 겁니다.”

이수덕 회장은 이러한 신뢰를 바탕으로 2000년에 들어 신사업 분야인 제약바이오산업으로 눈을 돌렸다. 세계 유수의 제약 바이오 기술 장비와 부품을 국내 관련 기업들에 공급해 오는 한편, 국내기업 제품들이 외국의 유수 기업 제품들과 경쟁할 수 있도록 완제품 및 복제약 등을 수출하는 일에도 큰 노력을 기울여 왔다.

 

 

백년의 먹거리 ‘영동일라이트 산업“

특히 21년 전부터 이수덕 회장은 점토광물인 ‘일라이트(illite)’에 주목하고 있다. 점토광물로는 유일하게 보양제의 위상을 차지하고 있는 ‘일라이트(illite)’는, 갈수록 바이오 분야에서의 활용성도 높아지는 추세다. 미국에서는 이미 다양한 관련 논문이 발표되었고, 치매 치료제, 암 치료제, 바이러스 대치제 등의 원료로 활용되고 있다. 

현재 이회장은 일라이트의 추출물을 이용한 최고급 비누와 치약, 소금 그리고 온열패드를 제조 판매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향후 일라이트의 활성화에 따라 이 분야에 더 적극적으로 뛰어들 예정이다. 특히 영동군과 충청북도가 ‘일라으트’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여러 가지 측면에서 많이 지원해주고 있어서 기대가 더욱 크다.

 

 

2022년 바이오 분야에 더 집중적으로 투자할 것

 이수덕 회장은 사회공헌 활동에도 열심이다. 불자로서 사회에 보탬이 되는 길을 꾸준히 찾아온 이수덕 회장은, 2013년-2020년까지 (재)불교방송 이사로 좋은 프로그램을 통한 사회정화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불교TV방송이 매우 힘들었던 1999년에는 난국 타개를 위해 적잖은 돈을 투자하여, 4년간 대표이사로 일하며 회사 정상화 후 퇴임하기도 했다. (사)참여불교재가연대에서 2003년부터 2015년까지 공동대표와 상임대표를 역임하며 정직한 사회 구현을 위한 활동과 지원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6년간 (사)생명나눔실천본부의 후원회장으로 매년 현금과 차량용품을 제공하며 사경을 헤매는 환우들을 위해 장기기증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알려왔다.

한국사회 미래 인재를 육성하는 장학금 기탁에도 참여 중이다. 학부와 대학원에 경제 상황이 어려운 학생에 대한 장학금을 기탁했고 또 고향이나 종친에서 추천하는 대학 신입생에게 매년 꾸준히 지원해오고 있다. 신뢰와 신의를 지키기 위해 최고의 제품과 최고의 서비스를 고집했던 기업가의 가치는, 이렇게 사회공헌과 미래 인재를 향한 투자에서도 고집스레 이어지고 있다.

‘조사 모범 납세자’와 ‘매출 250% 상승’에 이어, 이수덕 회장에게 2022년은 어떤 키워드의 한 해가 될까?

“지난 40여 년은 끊임없이 미래 먹거리를 찾아 국내에 도입하고, 그것으로 한국의 산업발전에 기여해 온 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열심히 해야 나라도 발전한다’는 자부심을 늘 간직하며 살아왔습니다. 물론 실패도 많았습니다. 성공의 이면에는 실패가 더 많음은 일반적인 일이기 때문입니다. 2022년에는 ‘새로운 도약’을 위해 전 임직원이 하나가 되어 노력하고자 합니다. 국민들도 꿈과 희망을 잃지 않는 사람만이 새로운 미래를 거머쥔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전문가들은 오늘날 한국사회의 먹거리로 ‘반도체, 자동차, 바이오’를 꼽는다. 비록 바이오 분야에서는 후발주자지만, 최고의 제품과 최고의 서비스를 통해 성장해 온 동진과 이수덕 회장이 2022년 보여줄 ‘새로운 도약’을 기대해 봐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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