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5-18 09:09 (수)
중소벤처기업 M&A가 확산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 M&A가 확산하고 있다
  • 정하연
  • 승인 2022.01.26 14: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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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해 12중소벤처기업 M&A 지원센터공모를 통해 5개 기관을 최종 선정했다고 밝혔다. 삼정회계법인, 법무법인 세움, 티에스인베스트먼트, 한국경영기술지도사회, 한국엠엔에이거래소이다. 정부가 이런 정책을 내놓은 것은 최근 들어 중소기업 M&A가 역대급에 달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지원하고자 하는 취지다. 특히 몇 년 사이 스타트업들이 매우 활성화되었고, 경쟁력이 약화된 기업, 또는 해외에 진출했지만 실패한 기업이 M&A 시장에 대거 매물로 나왔다. 그간 우리 사회에서는 M&A를 일명 먹튀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실제 M&A는 건강한 시장을 위한 매우 훌륭한 방법이기도 하다. 최근 확산되고 있는 중소벤처기업의 M&A 실태를 진단한다.

 

유니콘에서 데카콘으로의 도약

중소벤처기업 M&A는 크게 두 가지 방향에서 진행된다. 첫 번째는 부실기업을 정리하기 위해서다. 이런 기업들이 제때 정리되지 못하면 일명 좀비기업이 되어 계속해서 정부 자금을 통해 연명할 뿐이다. 다만 이런 기업이라고 하더라도 그간의 영업 네트워크와 기술력이 있을 수 있으니 이를 M&A 통해 흡수하는 방식이다. 두 번째는 혁신적인 기술로 빠르게 성장한 스타트업의 대형화, 혹은 엑시트(EXIT)를 위한 것이다. 스타트업에는 많은 자금이 들어가지만, 그 자금의 회수 방법이 주로 IPO에 집중된 경우가 많다. 이렇게 되면 회수된 자금이 또 다른 벤처나 스타트업에 가지 못하는 단점이 생기게 된다. 또한 최근 들어 더욱 많아진 유니콘 기업을 더 키우기 위해서도 M&A는 필수적이다.

중기부가 M&A 시장을 키우려고 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여러 가지 포석에 의해서라고 볼 수 있다. 정부는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기술 협력 등 서로 화학적 결합을 위한 오픈이노베이션 시너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 ‘M&A 보증제도를 신설해 자산 5,000억 이하의 중견, 중소기업이 벤처, 스타트업을 인수할 경우 200억 원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와 동시에 세제 혜택도 높이면서 다방면의 지원을 한다.

우선 가장 주목할 것은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의 활성화와 유니콘 기업의 대거 탄생이다. 실제 국내 유니콘 기업들은 창업 생태계 내에서 ‘M&A의 큰손으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해에만 해도 직방, 비바리퍼블리카, 야놀자, 무신사 등 국내의 대표적인 유니콘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스타트업 인수합병에 나섰다. 이렇게 M&A를 활발하게 되면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 달러)은 빠르게 데카콘 기업(기업가치 100억 달러)으로 성장할 수가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아직 데카콘 기업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뿐만 아니라 사업의 다각화측면에서도 매우 유용하다. 숙박 앱 야놀자는 소프트뱅크로부터의 투자를 유치한 뒤 인터파크를 인수했으며 패션 플랫폼인 무신사는 스타일쉐어라는 회사를 인수했다. 스타일쉐어는 국내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디자이너와 해외 명품 브랜드까지 망라하고 있기 때문에 무신사의 영업 스펙트럼을 늘리는 데에 유용하다. 전문가들은 유니콘 기업들은 성장을 멈추지 않고 계속 이어 나가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자신의 주요 사업 부문뿐만 아니라 주변 부문의 사업을 인수하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 중의 하나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특히 이렇게 하면 고용인원도 늘어나기 때문에 국내의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다. M&A를 통해 기업을 넘긴 원래의 창업자는 또 다른 창업에 도전하는 경우가 많다. 이른바 연쇄 창업자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기업을 한번 성공시켜본 노하우가 고스란히 다시 국내 창업 생태계로 투입되는 것과 마찬가지의 효과를 만들어 낸다.

 

긍정적 인식으로 변해야

M&A가 활성화되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좀비기업이 많기 때문이다. 지난 20219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자산총액이 500억 원 이상인 기업 가운데 5개 중 1개는 숨만 붙어 있는 좀비기업이다. 이런 기업은 곧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안타까운 사실은 OECD 25개국 중에서 우리나라는 이런 좀비기업의 비중이 4번째로 높다는 사실이다.

이런 부실기업이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우선 대량 실업 사태를 유발할 수 있다. 이런 기업들은 더 이상 생명을 연장하지 못할 경우 갑작스럽게 망하게 되고, 당연히 대량의 실업자를 양산하게 된다.

일본이 잃어버린 20때문에 고통받은 것도 바로 이러한 부실기업 때문이기도 하다. 일본은 1980년대의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자체적인 경쟁력을 잃어버린 부실기업까지 재정적으로 지원해왔다. 그러다 결국 국가 부채가 급증하고 어둡고 긴 경기 침체의 터널에 갇혀 버렸다.

최근에는 경영을 악화시키는 요인들이 과거보다 좀 더 많아졌다. 중대재해처벌법으로 과감하게 사업을 확장하지 못하는가 하면 주 52시간 근로제 등이 시행되면서 인건비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는 기업들이 많아졌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이전에 해외에 진출했던 기업들이 현지에서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파산에 이르는 경우도 많다. 이런 기업을 인수할 때 당장은 현지에서의 매출이 오르지는 않을 수 있지만, 장기적인 면에서는 충분히 M&A의 가치가 있을 수도 있다.

가업승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기업은 M&A업계에서도 매우 좋은 물건에 속한다. 70~80년대 창업한 전통 있는 기업이지만, 창업자가 은퇴할 나이가 되어 상속을 하려고 하면 최고 상속세율은 50%에 이른다. 이는 OECD 기준 최고 세율에 속한다. 따라서 창업자들은 상속보다는 다른 기업에 지분을 매각함으로써 M&A를 하게 된다. 물론 정부가 이러한 과도한 상속세를 내려주면 되지만, 현실적으로는 빠르게 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 젊은 세대가 전통산업에 종사하고 싶어 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매물로 내놓는 경우도 있다.

M&A가 활성화되는 것은 비단 한국만의 흐름이 아니다. 지난해에 전 세계 M&A 거래 건수와 금액은 사상 최고를 달성했다. M&A 거래 건수는 전년 대비 24%가 증가했으며, 공시가격 역시 51천억 달러를 기록해 2020년에 비해 무려 57%가 뛰어올랐다. 또한 올해에는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의 붕괴로 인해서 많은 기업이 매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막대한 지출을 했던 개별 국가의 부채가 급격하게 늘어나, 더 이상 한계를 견디지 못하는 기업 역시 글로벌 M&A 매물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M&A에 관한 전반적인 인식을 바꿀 때이다. ‘큰돈을 벌어서 회사를 팔아치운다는 개념보다는 숨만 붙어 있는 좀비기업을 없애고 기업의 생태계 자체를 건전화한다는 자세로 다가가야 할 것이다. 더구나 향후 스타트업은 대기업에 못지않은 국내 경제 활성화의 동력이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 생태계에서의 활발한 M&A는 우리 경제의 건전성을 더 높이는 계기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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