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11:28 (수)
“박리다매 액세서리 일본 수출로 연 100억, 이제 태국, 베트남으로 향합니다”
“박리다매 액세서리 일본 수출로 연 100억, 이제 태국, 베트남으로 향합니다”
  • 정하연
  • 승인 2022.02.21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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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KR 김미숙 대표

코트라(KOTRA)의 해외시장 분석 동향에 따르면, 일본은 꾸준하게 해외 액세서리에 대한 선호도를 높여가고 있다. 중국으로부터 다수의 제품을 수입하지만, 2위는 한국, 3위는 이탈리아, 4위는 프랑스다. 특히 한류 열풍으로 인해 한국 액세서리의 인기는 더 높아져 가고 있다. 이에 100군데의 일본 거래처에 액세서리를 수출하는 기업이 있다. 박리다매 방식으로 하나의 제품이 100엔 안팎의 수준이다. 이렇게 박한 마진을 가지고 연 100억대의 매출을 올리는 회사가 바로 M&S KR(대표 김미숙)이다. 2003년부터 과천 부림동 소재의 작은 사무실에서 미네무역이라는 이름으로 사업을 시작한 후 오늘에 이르고 있다. 김미숙 대표는 ‘2021 25회 여성경제인의 날에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향후 일본 시장을 넘어 베트남, 태국 등 전 세계에 한국 액세서리를 알릴 계획이다.

 

㈜M&S KR 김미숙 대표<br>
㈜M&S KR 김미숙 대표(사진=종합시사매거진)

동시통역사에서 사업가로의 변신

고미숙 대표가 처음 사업을 시작한 것은 2003년이지만, 이후 10년 만에 회사명을 ‘M&S Korea’로 변경했다. 그리고 이후 안정적인 일본 바이어 확보로 꾸준한 수익을 창출했으며 20182, ‘()M&S KR’로 다시 사명을 바꾸고 법인으로 재탄생했다. 여성의 힘으로 이제까지 근 20여 년 동안 사업을 이끌어 왔다는 점 자체가 이미 충분히 칭찬받을 만하다. 우선 이번 수상 소감부터 들어보았다.

처음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을 받는다고 했을 때 너무 깜짝 놀랐습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오히려 너무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고사성어는 마부작침(磨斧作針)입니다. ‘도끼를 갈아서 바늘로 만든다는 의미입니다.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고 하더라도 꾸준히 노력하면 반드시 이룬다는 말입니다. 이런 신념 하에서 지난 세월 한순간도 게을리하지 않으면서 일을 해왔습니다. 그런 세월의 힘이 쌓여 이번 상을 받게 된 것 같습니다.”

김미숙 대표가 100여 군데의 협력업체를 발판으로 일본 거래처와 사업을 할 수 있었던 것은 20대 초반에 일본에서 유학을 한 경험이 밑바탕이 됐다. 와카야마 일본어 학교, 와카야마 국립대학교를 졸업한 후 일본 대기업인 미쯔비시와 히타치에서 한국어 동시통역 일을 해왔다. 그러던 중 우연히 대기업 회장님으로부터 통역만 하지 말고 사업도 해보라는 조언을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처음에는 사업에 대한 자신감을 가질 수가 없었다. 늘 일본어를 공부하고 통역만 해오던 처지였기 때문이다. 그러다 우연히 남대문 시장의 거대한 액세서리 시장을 알게 되고 처음에는 가볍게 부업으로 시작해보려고 했다. 그런데 막상 시작해보니 힘든 점도 있었지만, 사업이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거기다가 몸이 안 좋아 2년 정도 통역을 쉬고 났더니 다시 통역의 세계로 돌아가기도 쉽지 않았다. 결국 본격적으로 액세서리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나섰다. 그런데 그때 그녀의 머리에 떠오른 말이 있었다. 바로 잃어버린 20이라는 일본의 경제 상황이었다.

유학 시절부터 일본 경제는 상당히 안 좋았습니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모두 잃어버린 20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습니다. 도산하고 파산하고 공장이 문을 닫는 모습을 봤습니다. 그때 저는 그럼 어떤 회사가 안 망하지?’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봤더니 다이소였습니다. 다이소 역시 처음에는 마트 앞쪽에서 손수레 하나를 놓고 시작했다고 들었습니다. 여기에 힌트를 얻어 액세서리를 박리다매로 팔아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제품을 보석처럼 다루는 일본인

특히 일본어는 거의 현지인처럼 구사했기 때문에 일단 바이어에 접근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문제는 거래처로 인정받기까지의 시간과 정성이었다. 일본은 여러 방면에서 신뢰가 쌓이지 않으면 아예 거래 자체를 하지 않는 문화가 있다. 다만 일단 한번 거래처가 되면 배신하거나 특별한 이유 없이 거래를 파기하는 일이 거의 없다. 그만큼 꾸준한 거래처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렇게 해서 차츰차츰 거래처를 늘려나갔고, 지금은 굴지의 업체가 여러 군데나 되고 있다. 또 납품일을 철저하게 지켜주다 보니 일본 거래처의 김미숙 대표에 관한 신뢰는 아주 탄탄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녀가 다루는 품목은 한마디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이다. 사람이 쓰는 거의 모든 액세서리를 다루고 있다. 특별히 디자이너를 두지는 않고 본인이 직접 명품 삽, 동대문, 남대문 등 다양한 쇼핑에서 제품을 보면서 아이디어를 얻고 일본 거래처와 직접 디자인을 상의한다. 아무래도 일본 현지인이 자국의 트렌드나 흐름을 잘 알기 때문이다. 일본과 거래를 하다 보니 문화 차이로 인해 배우는 것도 적지 않다고 한다.

일본인들은 제품을 보석 다루듯이 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한번은 일본 직원이 있는 앞에서 액세서리 박스를 발로 밀자 그녀가 깜짝 놀라는 것을 봤습니다. 왜 그렇게 놀라냐고 물어봤더니 소중한 고객에게 갈 상품을 그렇게 함부로 다룰 수 없다고 했습니다.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니 정말 그런 것 같았습니다. 아무리 100엔짜리의 싼 제품이라고 할지라도 소중한 돈을 내고 사는 것이라는 사실에 생각이 미쳤습니다. 그 이후로는 저도 저희 제품을 보물 다루듯이 다루고 있습니다(웃음)”

물론 사업을 하면서 힘든 점도 적지 않다. 특히 본인은 물론 전 직원이 여성이라는 점에서 좀 더 그렇다고 한다.

저희가 사무실에서 하는 것은 거의 대부분 포장일입니다. 조그마한 물건을 포장해야 하니 남자들은 하지를 않습니다. 그래서 무거운 짐을 옮기거나 하는 일이 아주 힘듭니다. 결국 출하하는 날에는 남자 아르바이트를 쓰곤 합니다. 그런데 이 액세서리 포장이 너무 많다 보니 직원들이 많이 힘들어합니다. 직원들에게도 미안하고 해서 절대 야근도 하지 말고 법정 공휴일도 무조건 쉬라고 합니다.”

김미숙 대표는 섬세한 여성 경영자라는 점에서 근로환경 및 노사관계 안정화에도 힘을 기울였다. 복리후생 및 경영성과의 배분을 위해 회사에서 물품, 비품, 식품 등을 제공하고 있으며 개인 컨디션에 맞게 근무일과 휴일을 탄력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기본적으로 3개월을 수습 기간으로 정하고 있으며 3개월 후에 평가 및 채점을 통해 정규직으로 채용한다. 또 코로나19로 인해 근무시간을 단축하고 유급휴가 제도를 시행하기도 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50% 이상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1개월 이상 유급휴가를 시행하며 고용유지에 안감힘을 썼을 정도다. 또 그간 사업을 운영하면서 다양한 경영혁신을 이루어냈다. 신제품 개발을 위해 새로운 디자인을 기획하고 샘플 작업을 했으며, 전문인력을 구성해 판매, 마케팅, 바이어 응대를 하면서 글로벌 인재 육성을 실천해왔던 것이다.

 

㈜M&S KR 제품들(사진=㈜M&S KR)

 

가정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

이렇게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배경에는 가화만사성이라는 신념과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철학이 담겨 있다.

남편과 저는 세상에서 얻는 혜택만큼, 반드시 되돌려 주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제까지 제가 해왔던 성과들이 저 혼자의 힘만으로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거기다가 가정이 화목하지 않으면 그 어떤 일도 성공할 수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몸이 아파본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가족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2022, 김미숙 대표는 더 크게 비상하는 회사를 꿈꾸고 있다. 2~3년 내에 사옥을 짓기 위해서 활발하게 땅을 알아보고 있고 베트남, 태국 시장에까지 확장할 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직원, 협력사, 그리고 거래처와의 관계도 더 돈독하게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이런 희망의 메시지를 남겼다.

이제까지 저와 저희 회사를 믿고 따라와 주셔서 정말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이제까지처럼 끊임없이 노력할 테니, 지금처럼 변함없이 함께하면 좋겠습니다.”

동시통역사에서 연 100억대의 액세서리 회사 경영자로 변신한 김미숙 대표. 오로지 신뢰와 성실로 지금의 M&S KR을 이끌어 온 것처럼, 앞으로도 지금의 모습이 변하지 않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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