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18:05 (금)
농심(農心)을 마음에 품은지 44년, ‘조합원만을 위한 농협’이 아니라 ‘증평 주민 모두를 위한 농협’을 만들어 갑니다
농심(農心)을 마음에 품은지 44년, ‘조합원만을 위한 농협’이 아니라 ‘증평 주민 모두를 위한 농협’을 만들어 갑니다
  • 최운정
  • 승인 2022.02.21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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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증평농협 김규호 조합장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두 군데의 지자체를 사업 영역으로 하고 있는 농협 조합이 있다. 바로 충북 증평농협이다. 애초 괴산에서 분리되어 증평군이 되었지만, 사업적인 면에서는 여전히 괴산의 일부가 포함되어 있다. 그래서 증평농협 김규호 조합장은 우스갯소리로 다른 조합장보다 2배 더 바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증평농협은 이렇게 지역적 구성만 특별한 것은 아니다. 전체 3,700여 명의 조합원과 함께 법정 한도 최고액까지 이익금을 배당하고, 매년 20억 원의 환원 사업을 하고 있다. 지역에 있는 잘 나간다는 중소기업도 매년 주민들을 위해 20억 원을 내놓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러한 성과를 내는 주인공은 올해로 조합장 3선을 하고 있는 김규호 조합장이다. 44년 전 입사해 지금까지 농협에 적을 두고 있다. 여러모로 최고의 성과를 내는 김 조합장을 만나보았다.

 

충북 증평농협 김규호 조합장(사진=종합시사매거진 DB)

3번 연임으로 큰 신임 얻어

증평농협은 전체 130명의 임직원과 총 5개의 지점(중앙, 도안, 사리, 청안, 부흥), 그리고 미곡처리장과 농기계 자재센터를 운영하는 대형 조합이다. 총 사업 규모는 3,800억 원이며 예금이 3,270억 원, 대출이 1,778억 원이다. 한 해 최소 150억 원 이상의 매출이익을 내면서 탄탄하고 알차게 성장하고 있다. 더 나아가 로컬푸드 매장도 쑥쑥 자라고 있다. 처음 개장했던 2014년 당시에는 매출 7,000만 원으로 시작했지만, 2020년에는 12억 원을 돌파했을 정도다.

김규호 조합장이 처음 농협과 인연을 맺은 시기는 197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서기로 입사해서 부장, 지점장, 상무를 역임하다 정년퇴직한 후, 곧바로 201114대 조합장 선거에 최초로 도전해 선거에서 승리했다. 그리고 3번의 연임 끝에 오늘에 이르고 있다. 44년의 오랜 농협 생활에 대한 소회가 궁금했다.

참 시간이 빨리 가는 것 같습니다. 처음 조합장에 당선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3번 연임에 마지막 임기가 1년밖에 남질 않았습니다. 저는 농협에 입사할 때부터 농촌이 힘들고 어렵다는 점을 잘 알았고, 제가 손과 발이 되겠다는 심정으로 일해왔습니다. 농심(農心)을 가슴에 품은 44년의 생활이었다고 자부합니다. 특히 농협의 현안이 아니어도 우리 농민의 일이라면 발을 벗고 나섰습니다. 농민들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 향상을 위해 큰 노력을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리고 과거의 이러한 노력들이 증평농협의 발전의 토대가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가 농협에서 보냈던 세월 중에서 가장 많이 변한 것은 바로 농협의 사업구조이다. 초창기에는 90% 이상 조합원에게 의존하는 경영을 했다. 예금, 대출, 비료, 농산물 등 모든 것이 조합원한테서 나왔다. 어떤 사람들은 농협이 조합원을 뜯어먹고 산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다. 농협 사업의 70%가 비조합원에 의해서 운영이 되고, 이렇게 열심히 사업해서 벌어들인 돈을 오히려 조합원들에게 환원하고 있다. 매년 20억 원을 고스란히 지역 환원 사업을 위해 사용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초창기에는 마스크 구매에만 8천만 원이 들었고, 각종 행사를 하지 못해 남은 이익배당금 15천만 원을 사용해 전 조합원에게 고급 칼 도마 세트를 증정하기도 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이러한 사업의 성과가 다른 금융기관들과의 경쟁 속에서 일궈진 것이라는 점이다. 현재 증평읍에만 국민은행, 신한은행, 신협, 마을금고 등 총 9개의 금융기관이 있다. 이들과의 경쟁에서 농협이 매우 강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여기서 농협에 대한 고객의 신뢰가 어느 정도인지를 확인할 수 있다.

 

선거 때 밥 산적 단 한 번도 없어

이러한 깊은 신뢰가 있기까지는 김규호 조합장의 끊임없는 노력이 있다. 제대로 된 농협 경영을 통해 수익을 올리고 지역 사회발전에 이바지해왔기 때문이다.

농협은 뭐니 뭐니 해도 경제적 단체입니다. 이 말은 곧 조합장이 아무리 똑똑하고 훌륭해도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열심히 사업을 추진하고 이익을 창출해서 어려운 농민에게는 비료와 농약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등 지역 경제발전에 기여해야 합니다. 그런데 일부 조합장들은 농협 경영을 해보지 않은 탓에, 마치 자신들이 다른 선출직인 국회의원이나 군수라도 된 듯 착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했다가는 결국 조합원의 신임을 받기는커녕 반발만 생길 수 있습니다.”

김 조합장의 이런 진취적인 사고는 그간의 선거 과정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 이제까지 세 차례나 선거를 치렀지만, 단 한 번도 이장들에게 밥을 산 적이 없다고 한다. 처음에는 그분들도 서운해했지만, 김 조합장이 설득했고 그 부분은 이제 다 이해가 됐다고 한다. 차라리 그렇게 밥 사 먹을 시간과 돈을 아껴서 조합 경영을 더 열심히 하고, 그 이익을 환원해줄 때 더욱 큰 의미와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증평농협은 매년 150억 이상의 이익을 내고 있다. 읍 단위 농협에서 이 정도의 수익을 내는 것은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배경에는 김규호 조합장의 긍정의 철학이 존재한다.

리더는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 보면서 하면 된다는 마음자세를 갖지 않으면 안 됩니다. ‘안 된다고 생각하면 결국 일은 안 되게 되어 있습니다. 맨땅에 웅덩이를 파고 고기를 키우겠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그래야 일단 웅덩이가 파지고 비가 내리면 물이 고이고 벌레가 생기면서 결국 고기도 키울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늘 직원들에게도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라고 강조합니다.”

그의 긍정의 정신이 빛을 발한 또 하나의 사례가 있다. 바로 2014년 본점 건물을 신축한 일이었다. 2014년 당시 허허벌판에 본점을 짓겠다고 하자 주변에서는 모두 미쳤다고 말했다. 심지어 농협 간부들조차 감가상각비만 5~6억 원이 들어간다. 잘 생각해야 한다며 적극적으로 만류했다. 하지만 김 조합장의 생각은 달랐다. 그렇게 해서 평당 140만 원에 2,400, 32억 원을 들여서 건물을 지었다. 그런데 몇 년 지나자 땅값이 현저하게 올랐다. 2021년 기준으로 평당 140만 원 하던 것이 평당 800만 원으로 올랐다. 조합원의 순자산을 150억 가량 늘려준 것이다. 3,700명 조합원이 낸 출자금이 총 110억 원이니까 이를 크게 상회하는 액수다. 그리고 본점의 고객들은 지금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한마디로 김 조합장의 선견지명과 긍정의 정신이 크게 빛을 발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충북 증평농협 김규호 조합장과 직원들(사진=증평농협 제공)

모두의 농협을 위한 노력

지금도 그는 지역의 행사라면 무조건 지원하고 있으며 지난 3선을 역임하는 동안 단 한 번도 주말에 쉬어본 적이 없다. 농협과 관련이 없는 각종 여성단체, 새마을지도자, 고향주부모임 등에서 명절에 송편을 만든다고 하면, 쌀을 대주고, 독거노인을 위한 반찬 만들기에도 지원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증평농협은 증평 조합원의 농협이 아니라 증평 주민 모두를 위한 농협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인해 정말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우리 농민들도 농산물 소비가 잘되지 않아서 가격이 하락해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기운찬 호랑이해를 맞이해서 호기롭게 잘 견뎌내고 이 어려움을 타개하면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이 오리라 확신합니다. 언제나 긍정의 정신을 잃지 않는다면 우리는 반드시 해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제 김규호 조합장에게 남은 시간은 1. 선거 당시의 웬만한 공약사업은 거의 다 마무리했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지은 지 30년이나 되는 중앙지점 신축을 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간 본점을 신축하느라 신경을 쓰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 남은 1년 동안이라도 최선을 다해 일을 마무리 지을 생각이다.

44년을 하나의 조직에서 생활하고 일했다는 것은 곧 전 인생을 바쳤다는 말이나 다름없다. 한결같이 농심(農心)’을 잊지 않고 살아왔다는 김규호 조합장의 남은 기간도 분명 열정 가득한 여정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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