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07 18:46 (목)
‘사색의향기’ 이영준 대표 "133일간의 유라시아 원정, 코로나19 이후 최초의 대한민국 평화사절단으로 활약하고 오겠습니다"
‘사색의향기’ 이영준 대표 "133일간의 유라시아 원정, 코로나19 이후 최초의 대한민국 평화사절단으로 활약하고 오겠습니다"
  • 정하연
  • 승인 2022.04.09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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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사색의향기는 2004년 출발한 역사와 전통이 깊은 비영리단체이다. ‘행복한 문화나눔’을 통한 사회공헌으로 우리 사회의 건전한 문화 확산에 많은 기여를 해왔다. 특히 현재 회원이 무려 170여만 명으로 국내 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까지 보내진 ‘향기 메일’만 무려 4,490여 회가 넘고 역사 문화탐방은 300회나 이루어졌다. 또 지난 2018년에는 사람과 생명이 중심이 되는 ‘100년 행복마을 향기촌’의 대장정도 시작됐다. 이는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으로 이루어진 대규모 귀촌 마을 기획이다. 또 올해 6월에는 무려 133일 동안 유라시아 28개국, 80여 개의 도시를 탐방하는 ‘유라시아 자동차 원정대’를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사색의향기 이영준 대표를 만나 향기촌의 설립 배경과 자동차 원정대의 의미에 대해 오랜 시간 대담을 나누었다. 

 

‘사색의향기’ 이영준 대표

1페이지짜리 온라인 게시판으로 시작

사색의향기는 ‘사람의 향기’가 나는 세상, 그리고 행복을 추구하는 인문학 정신을 갖춘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단체이다. 이영준 대표가 2004년 설립할 당시에만 해도 ‘그런 단체가 되겠냐’라는 주변의 비웃음을 살 정도였지만, 지금은 대한민국 비영리단체의 맏형 격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늘날 사색의향기를 알기 위해서는 그 최초의 출발점으로 가 볼 필요가 있다. 이영준 대표는 그 출발점이 ‘삶에 대한 깨달음’에서 시작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당시 저는 회사를 경영하는 기업인으로서 최첨단 자본주의의 전사로 살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정도의 성공을 해내고 보니 어느 순간 ‘나는 매일 나 자신만을 위해서 살아가야 하는 건가?’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이게 인생의 전부는 아닐 거라는 생각에 ‘이제 사람의 향기가 나는 세상을 만들어보자’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또한 행복에 대한 강렬한 추구도 있었습니다. 행복은 과연 뭘까, 어떻게 하면 나만이 아닌 우리 모두가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가 사색의향기의 첫 출발점입니다. 오랜 시간 행복에 관한 고민과 연구를 하다 보니 결국 행복이란 ‘관계의 증진’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죠. 결국 사람이란 친구, 스승, 사회적으로 영향력 있는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서 행복해진다고 생각했고, 이것이 바로 사색의향기의 출발점이었습니다.”

‘행복한 문화나눔’을 키워드로 사람과의 관계증진을 위해 처음에 시작한 것이 좋은글을 담아 보내는 ‘향기메일’이었다. 평소 지인에게 좋은글을 마음의 선물로 보내곤 했었는데 물질적인 선물을 하는 것보다 더 지인들이 고마워하고 소통과 교류가 더 잘 이루어졌음을 느끼고 시작한 것이었다. 향기메일은 2004년 5월 4일 첫 발송 이후 현재 173만명 회원이 받고 있는 사색의향기의 대표적인 문화사업이 되었다.

독서를 좋아했던 이영준 대표는 주변 사람들에게 책을 나눠주는 것도 시작했다. 무엇보다 당시에도 이미 독서인구가 줄어들고 있었기 때문에 책을 통한 나눔을 하고, 이것으로 사람 냄새 나는 세상을 만들자는 의도였다. 하지만 주변의 지인들은 이 대표의 말을 듣고 모두 웃었다고 한다. 과연 그런 사회운동이 되겠냐는 비웃음이었다. 하지만 이영준 대표는 자신의 의지를 꺾지 않았다. 자신이 보고 싶은 책을 사서 온라인 공간에 올리고 거기에 댓글을 단 사람들에게 저자의 사인이 담긴 책을 주기 시작했다. 그때는 책 소비자가 직접 저자의 사인을 받겠다는 생각도 쉬운 것은 아니었다. 대체로 저자 사인회가 있다면, 그곳에서 사인받을 수도 있겠지만, 일반 독자가 저자를 찾아가 사인받는다는 일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이영준 대표는 저자의 사인이 담긴 책을 받는 사람들의 행복함을 상상하며 열심히 출판사에 문의해서 책을 구입하고 저자의 사인을 받았다. 물론 이렇게 하니 책의 가치는 훨씬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 그냥 책이 1만 원이라면 저자의 사인이 담긴 책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무형의 가치를 지니기 때문이다. 사색의향기라는 단 1페이지짜리 인터넷 게시판이 이 모두의 시작이었다. 이 가치로 게시판은 점차 활성화되기 시작했고, 그때부터 본격적인 ‘독서문화의 활성화’가 시작됐다. 

향기촌 주택
향기촌 주택

‘관계’에 초점 맞춘 문화나눔 활동

‘행복한 문화나눔’을 키워드로 잡고 지금도 발행되고 있는 ‘향기메일’은 시작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2005년에 향기 회원 수가 무려 50만 명에 달했다. 이후 주부백일장 대회를 개최하고 세계문학 읽기 캠페인 등을 진행하며 본격적인 서평단을 발족시켰다. 이후 문학 포털사이트 북키즌이 사색의향기 가족이 되었고 향기 회원은 점점 증가하여 100만 명을 넘어섰다. 또한 월간 <사색의향기>를 발간하면서 본격적인 오프라인 잡지의 시대를 열어가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문화를 나눈다’라는 개념은 거의 없었습니다. 쓰던 물건을 나눌 수는 있어도 문화를 나눈다는 것은 매우 생소하게 받아들여졌죠. 그때 저는 이 문화나눔이라는 것을 ‘비를 맞는 사람이 있다면 함께 맞는다’는 철학으로 정립했습니다. 상대방이 처한 환경, 상황을 함께 나누고, 문화로 서로를 이어나가면서 공감하고 배려하자는 차원이었습니다. 또한 사색의향기만의 행복에 관한 철학, 관계 증진에 대한 철학을 다지면서 내적으로 더욱 단단해지는 시기를 거쳤습니다.”

이영준 대표는 ‘관계’에는 5가지가 있음을 통찰했고, 바로 여기에서부터 오늘날에 이르는 사색의향기의 목표와 신념, 비전이 정립되었다고 한다. 우선 첫 번째 관계는 ‘의지의 관계’이다. 살면서 힘들고 외로울 때 의지할 수 있는 관계가 있어야 하고 그런 점에서 사색의향기가 이런 의지의 대상이 되고자 했다고 한다. 두 번째는 자기 자신과의 관계이다. 스스로 행복해하지 않는다면 결코 행복이 올 수 없다는 점에서 이영준 대표는 인문학 학습을 통해서 오래된 자신을 발견하고 새로운 행복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고 말한다. 세 번째는 놀이를 함께 하는 관계이다. 이에 기반해 여가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한 목표를 세웠다. 네 번째는 환경과의 관계이다. 사람은 새로운 환경에 노출이 되었을 때 설렘을 느끼게 되고 따라서 ‘삶에서 여행은 필수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렇게 해서 다양한 여행문화에 대한 계획이 세워졌다. 유라시아 자동차 원정대도 바로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기획된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멘토와의 관계’이다. 누구나 존경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취지에서 책을 읽고 몰입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특히 독서는 누군가의 영혼으로 들어가는 유일한 길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이렇게 총 5가지의 문화나눔 활동을 통해 사색의향기가 갈 길을 정하고 제일 먼저 회원들과 함께 저자 인터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인터뷰가 되면 수많은 회원들이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올리기 때문에 저자들도 마다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초창기부터 순조롭게 일이 진행되었지만, 문제는 운영비였습니다. 일 년마다 몇억 원씩 비용이 들어가야 하는데, 그것을 마련할 마땅한 방책이 시급했습니다. 결국에는 제가 사비를 털어 해결하기로 하면서 낮에는 회사 운영을 하고 사색의향기에는 밤에 출근해서 일했습니다. 한 10년은 제가 사비로 운영해야만 어엿한 단체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죠.”

이렇게 각 개인들의 행복을 위한 활동을 하는 한편, 사회공헌활동도 함께 진행했다. 소아암 환우 돕기 운동도 했고, 2008년에는 태안 해변에 기름이 유출되어 ‘태안 사랑 운동’도 진행했다. 더불어 많은 문화단체와 함께 비제도권 소외계층을 위한 문화나눔활동과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장원급제 형식을 빌어 칭찬하고 멘토하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였다. 이런 눈부신 활동이 많이 이뤄진 결과 2009년에는 ‘대한민국 나눔 대상’을 수상했다. 

유라시아 자동차 원정대

마을과 마을의 교류 끌어낼 예정

2018년에는 대규모 귀촌 마을 기획인 ‘향기촌’의 첫 삽을 떴다. 향기촌은 충남 홍성군 갈산면 대사리에 30만 평의 대지를 공동 구매했으며, 10년 이내에 250가구의 주거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금도 개별적으로 귀농 귀촌은 활발하게 진행되고는 있지만, 문제는 개인적으로 귀촌했을 때 전기나 수도, 도로의 문제가 매우 골치 아프고, 여기에 좋은 이웃을 사귈 수 있을지 없을지도 의문이 아닐 수 없다. 거기다가 시골의 텃새가 있다면 귀촌을 후회할 수도 있다. 하지만 향기촌은 뜻이 맞는 사람들이 함께 대규모 귀촌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생활 편의 측면에서 거의 문제가 없고, 사색의향기를 중심으로 하는 좋은 이웃들이 대거 정착하면서 교류할 수 있다는 잇점이 있다. 공동의 취미생활을 즐기는 것은 물론이고 사회적 경제 시스템을 만들고 지역화폐를 도입하여 컬피빌이라는 어플을 운용하고 있다. 이 컬피빌을 통해 주민들의 품앗이와 마을상품 거래가 이루어 지고 있다. 2022년 3월 현재 약 30여 가구의 1차 마을이 완성되었으며 향후 꾸준하게 늘려나갈 방침이다. 

이영준 대표가 올해 야심 차게 준비한 또 하나의 기획은 바로 ‘유라시아 자동차 원정대’이다. 그는 이번 원정을 ‘21세기형 유라시아의 한민족 네트워크 구축이며 인문학 기반의 문화나눔 운동’으로 정의한다. 

“오는 6월 5일에 출발해 10월 15일에 다시 한국에 도착하는 133일간의 4만1,000㎞ 대장정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동해항을 통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첫 기점으로 이후 라트비아, 우크라이나, 폴란드, 독일, 네덜란드,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헝가리 등의 나라를 거친 후 후반기에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 몽골을 거쳐서 다시 서울로 돌아오는 일정입니다. 이 과정에서 도심에는 들어가지 않고 주변의 마을을 찾아 그곳에 있는 한상인들, 태권도 지도자들, 한인 2세들, 이민자들을 만나 각종 행사와 공연을 하면서 문화를 나누면서 행복한 시간을 가질 계획입니다.”

또한 이번 원정은 코로나19 이후 ‘최초의 대한민국 평화사절단’의 역할을 할 가능성도 매우 크다. 6월 정도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도 끝날 것으로 예상되고, 고통스러웠던 코로나19 역시 지금보다는 훨씬 더 잠잠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시 세계의 문이 활짝 열릴 때, 대한민국의 자동차 원정대가 그 첫 테이프를 끊는다는 계획이다. 특히 방문국 중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등의 10개국은 마침 2022년이 한국과의 수교 30년째 되는 해라는 점도 중요하다. 또한 이 원정을 통해 ‘세계 마을과 마을의 교류’라는 새로운 장을 마련하겠다는 것이 이영준 대표의 야심찬 계획이다. 또 이 기간 동안 적지 않은 청년들이 참여해 호연지기를 기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원정대를 통해서 한국의 민간사절단이 보여줄 수 있는 새로운 차원을 보여줄 예정입니다. 머나먼 나라 한국에서 자신들을 찾아오는 그곳의 주민들은 얼마나 설레고 행복하겠습니까. 마을과 마을을 잇고 국가와 국가를 이어 나가는 평화의 전도사로서 열심히 활동하고 돌아오겠습니다.”

이영준 대표가 사색의향기 활동을 시작한 지 이제 19년째이다. 그간 어려움도 있었지만, 지나 보면 성과가 더욱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번 원정대의 성공을 기원하며, 사색의향기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 나눔, 행복 나눔의 신기원을 열어나갈 수 있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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