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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의 재발견, 고용, 문화, 시장 등 전반적 분위기 바꾼다
시니어의 재발견, 고용, 문화, 시장 등 전반적 분위기 바꾼다
  • 시사뉴스매거진
  • 승인 2023.05.11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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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에서는 시니어 재취업 열풍이 불고 있다. 50대 중반 이상을 의미하는 ‘시니어(senior)’는 그간 취업 시장에서 ‘찬밥’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펜데믹이 끝나고 사회가 다시 한번 급변하면서 이들 시니어가 가지고 있는 직업에 대한 태도와 윤리가 주목받고 있으며 이것이 젊은 층보다 훨씬 낫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단지 미국에서만 발생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청년 인력의 빈자리를 채워줄 수 있는 시니어의 필요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시니어가 점차 경제력을 갖춤에 따라서 시장도 여기에 반응하고 있다. 시니어를 위해 특화된 제품을 만들면서 그들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는 것. 새롭게 변하고 있는 ‘시니어의 세상’을 집중 조명해본다. 

청년보다 직업윤리 훨씬 높아서 장점

최근 월스트리트저널과 USA투데이 등의 미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패스트푸드점이나 식당, 유통, 물류 업계에서는 물론이고 법률회사나 회계 등의 분야에서 시니어들의 채용이 적극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미국의 한 통계회사의 자료에 따르면 ‘시니어 직원의 채용에 공정한 기회를 주겠다’고 서약한 회사는 2021년도에 비해 122%나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국 노동부의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시니어 노동 인구가 2020년 1,060만 명에서 2024년 1,300만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전통적으로 시니어들은 청년층에 비해 매력적인 노동 인구는 아니었다. 일단 나이가 들어서 고집도 있고 행동도 느리고 소통도 잘 되지 않을 것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따라서 ‘빠릿빠릿한’ 청년층을 고용하는 것은 매우 이해되는 기업의 행동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이런 인식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청년층에 대해 일방적으로 우호적인 시각이 바뀌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다. 우선 청년들은 자신들에게 미래의 기회가 많이 있다고 생각하고 잦은 퇴사를 하곤 했다. 또한 최선을 다해 일하기보다는 ‘받는 만큼만 일하고 나서지 말자’라고 하는 ‘조용한 퇴사’의 자세도 가지고 있다. 조금이라도 시간이 나면 스마트폰만 들어야 볼 뿐, 고객 서비스에 대한 자세도 갖춰져 있지 않다는 것. 다른 직장에서 조금이라도 월급을 더 준다고 하면 아무런 고민도 없이 직장을 옮기는 일도 수시로 일어나기도 한다. 이런 모습을 목도한 경영자들은 젊은 층에 적지 않게 실망했다는 것. 반면 시니어들은 이들과는 전혀 다른 태도를 보인다. 일단 정해진 출퇴근 시간보다 더 일찍 출근하고 더 늦게 퇴근하면서도 자신에게 직장이 있다는 사실을 매우 즐거워한다고 한다. 거기다가 비록 조직에 적응하는 시간은 더 오래 걸린다고 하더라도 일단 적응한 이후에는 최선을 다해 일하며 잦은 퇴사를 하지 않는 수준 높은 직업윤리를 가지고 있다. 또 회사에서 조금만 배려해주어도 매우 감사해하면서 일을 한다. 심지어 이기적으로 자신만 살피는 직장생활이 아니라 타인과 유대하고 배려하며 상당한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경영자가 청년층보다는 시니어를 선호하는 것에는 이렇듯 분명한 이유가 존재한다. 


이러한 시니어의 부상은 한국 사회에서도 마찬가지다. 우선 한국에서는 사회경제적인 구조에 의해서 이런 시니어의 취업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2025년부터 이미 35세 미만의 대졸 경제활동 인구는 빠르게 감소할 것으로 보이며 2030년대 말이 되면 현재 수준의 70%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결국 채용에 있어서 공백이 생기게 되고 이를 메워줄 수 있는 사람은 시니어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시니어 친화적인 노동환경 구축 중요
더 중요한 사실은 시니어들 스스로가 일자리에 대한 강한 의욕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아직도 충분히 일할 수 있는 정신적 자세와 체력이 된다’라고 생각하는 시니어가 많아지고 있다. 또 이르면 40대 중반부터 기업에서는 은퇴가 시작되지만, 여전히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는 시니어가 많다. 따라서 만약 기업에서 이들을 채용하면 젊은 층보다 낮은 임금으로 충분히 숙련된 전문인력을 고용하는 셈이기도 하다. 거기다가 세계 경제가 점점 어려워지고 이에 한국에도 여파가 몰려오는 만큼, 취업을 원하는 시니어층도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또 이들은 미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청년들보다 더 수준 높은 직업윤리를 통해 자신의 업무를 훌륭하게 수행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무엇보다 이제 한국은 2025년이면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는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게 된다. 또한 50대 이상, 70대의 시니어는 1,2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태에서 시니어를 채용하지 않는다는 것이 더 힘든 상황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문제는 앞으로 ‘시니어가 더 일을 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일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노동의 조건과 환경에 있어서 시니어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주는 일이다. 직업윤리가 투철한 만큼 좀 더 많은 자율성을 주어 각자의 상황에 맞게 업무를 할 수 있게 해주고, 스트레스를 낮추고, 심지어 재택근무를 허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가 있다. 또한 지금보다 훨씬 나이를 따지지 않고 공평하게 대우하는 직장 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 이제까지 노동시장에서는 ‘나이’가 매우 중요한 급여와 대우의 조건이었다. 따라서 비록 노동 숙련도에서는 비슷하다고 하더라도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도 월급이 적은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일방적인 차별을 지양하고 시니어들을 조금만이라도 더 공정하게 대해준다면 그들은 충분히 자신의 능력을 100% 발휘할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있다. 어차피 앞으로 올 수밖에 없는 ‘시니어 취업 전성시대’라면, 지금부터 준비하는 기업이 훨씬 더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된다. 


그런데 또 하나의 주목해야 할 점은 이제 시니어들의 영향력이 단지 일자리에 머물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 ‘사단법인 한국시니어스타협회’가 ‘K-SENIOR 신한류 선언’을 하면서 ‘글로벌 코리아’의 부상에서 시니어의 위상을 천명했다. 그들의 선언을 본다면 이를 확실하게 알 수 있다. ▲우리는 대한민국 1,200만 명을 대표하는 액티브시니어를 지향한다 ▲우리는 지금의 대한민국을 세계 10대 경제 대국으로 만들어낸 것에 영광스런 자긍심을 갖는다 ▲100세 시대 무기력한 시니어를 거부하고 지금의 젊은 세대들 못지않은 열정으로 시니어 세계에서도 새로운 문화예술 신한류를 만들어내고자 한다 ▲우리는 경제 선진국을 넘어 문화예술강국이 진정한 선진국임을 자각하고 K한류 속에 K시니어 신한류로 세계 속에 문화강국 코리아를 지향한다.
최근에는 시니어들을 대상으로 하는 기업의 전략이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다. 노년층의 맞춤 식단인 ‘메디푸드’가 활성화되는 것은 물론, 노인들에 특화된 주거 브랜드가 런칭되고 있으며 안부 전화, 진료 지원 서비스가 포함된 통신 서비스까지 줄줄이 생겨나고 있다. 이제 앞으로 ‘시니어 전성시대’를 부인하기는 힘들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 사회의 시니어에 대한 인식도 전반적으로 바뀌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정부의 정책도 시니어의 활동을 더욱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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