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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습의 틀을 깨고, 억압된 사고에 저항하는 독창적 예술을 선보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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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사뉴스매거진
  • 승인 2023.07.19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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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아트불 청담갤러리에서 초대전 끝낸 엄태림 작가

 

he is...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회화전공 졸업(MFA)
한양대학교 금속재료공학과 졸업(BENG)

석사논문: <다원문화의 아이콘을 통한 혼성 공간>
초등학교 3~4학년 미술교과서(천재교육)와 
지도서에 2점(추상수채화)기재

개인초대전 15회
개인부스초대전 9회
그룹전 135회


 

 

어떤 면에서 봤을 때 미술은 ‘문양’의 조합이라고도 볼 수 있다. 다양한 배경과 주요 피사체, 주변 사물 등이 있지만, 개별적인 요소로 따지면 그 모든 것이 ‘문양’이라고 요약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이러한 문양이라는 것은 현대 첨단기술 사회에서는 ‘아이콘’으로 형상화될 수 있다. 이 아이콘은 전체를 대표하는 하나의 상징으로서, 대표성과 개별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회화의 주요 요소라고 볼 수 있다. 이렇듯, 현대 미술을 ‘문양과 아이콘의 혼성공간’이라는 인식 아래 작품 활동을 하는 작가가 있다. 바로 지난 6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아트불 청담갤러리에서 초대전을 갖게 된 엄태림 작가. 신화와 과거의 거장들을 작품 안에 녹아내 본인만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가로 알려진 그는 이번 초대전에서도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엄태림 작가와의 길지 않은 만남에서 현대 회화의 특징과 그만의 독특한 해석에 깊은 영감을 받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영혼이 색채를 통해 다시 태어난다

엄 작가는 이번 아트불 청담갤러리 초대전에서 매우 실험적인 시도를 했다. 바로 3년 6개월 만에 컴백하는 여성 아이돌 그룹 ‘레이샤’의 신곡 ‘붉은 꽃’을 미술로 형상화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발표된 신곡은 전통악기인 나발, 태평소, 징, 북, 꽹과리 등의 대취타 악기를 활용한 한국적 울림과 EDM이 혼합되어 있으며 여기에 힙합의 강한 선율이 조화를 이룬 노래다. 엄 작가가 이러한 새로운 해석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작품 세계 자체가 세계의 전통 장식 문양에 내재한 상징과 신화, 그리고 그것의 현대적인 표현인 아이콘을 이용한 혼성 공간의 구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음악의 세계에 엄존하는 단어와 리듬, 흐름의 가운데에서도 일정한 문양과 아이콘, 신화와 상징을 해석해낼 수 있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그는 색채가 가지고 있는 리듬감과 시각적 즐거움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작가다. 19세기의 장식 화가인 오웬 존스(Owen Jones)는 ‘색채가 없는 형태는 영혼이 없는 몸과 같다’라는 말을 자주 인용한다. 이 말은 거꾸로 색채가 있어야만 인간의 몸은 진정한 영혼을 갖출 수 있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색은 곧 영혼으로 가는 길이며, 그것이 곧 생명을 생명답게 만드는 일이다. .
이러한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충분히 드러낼 수 있는 이번 초대전의 소감에 대해서 엄태림 작가는 “우연히 지인 소개로 갤러리 관계자들께 작품을 보여드리게 되었다. 경향이 맞고 세계의 신화를 다루고 있고, 장식적인 것도 많고 해서 초대된듯하다”라며 짧은 소감을 밝혔다. 
엄 작가의 작품들은 ’신화‘, ’캐릭터‘, 신화와 캐릭터의 혼성’으로 크게 내용이 분류되고, 그 안에서의 작은 주제로 ‘MYTH’, ‘LOVE’, ‘KISS’, ‘PARADISE’, ‘HOPE’ 등이 있다. 이러한 작품들은 도상들의 혼성으로 장식해 디자인 요소가 강해지면서 색채의 리듬감과 시각적 즐거움을 준다고 볼 수 있다. 특히 화려한 장식과 색채를 강조하면서, 기법과 모티브, 형상, 개인적 아이콘들을 통해 작품 속의 내용을 표현의 세계로 유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간의 정신적인 영역으로 조금 더 다가가 작품 내용을 구상하는 편이라고 말한다. 


억압을 뚫고 탄생하는 독창적 세계

“최근 작업내용의 큰 줄기는 승화, 동일시, 대상행동, 트라우마 해소입니다. 대부분 수많은 아이콘의 조합으로서, 생뚱맞은 것보다는 스토리에 맞게 연결되어 있고 조형적으로도 질서, 평온, 통일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형식과 내용의 조화라는 과제는 앞으로도 끝없이 이어질 것입니다. 저의 작업 중에 프레스코화가 많은 것도 바로 그런 이유 중의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타문화와의 결합으로 더욱 강력하고 아름답고 독창적인 문화가 나오며, 폐쇄적인 문화로는 번영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인문학과 예술, 용접과 컴퓨터 활용이라는 기술이 결합한 작업 속에서의 ‘문양과 아이콘 혼성 공간’은 회화를 더욱 강력하고 아름다운 조형으로 남길 것이라고 봅니다.”


엄 작가는 일찍이 화가로서의 재능을 인정받았지만, 정작 대학 입학은 예술과 전혀 관련이 없는 전공이었었으며, 또 그림과 관련 없는 회사에 2년간 근무하다가 이후에서야 비로소 완전한 전업 작가로서의 길로 들어섰다. 중학교 시절부터 사상대회가 있을 때마다 상을 받았으며 그런 일은 고등학교에 다닐 때까지 반복됐다. 비교적 어린 시절부터 재능이 발견된 것이다. 
하지만 정작 대학 진학은 한양대학교 금속재료 공학과. 문과도 아닌 전혀 다른 공대로 진학했다. 물론 당시에도 그림은 아마추어 수준으로라도 계속 유지하면서 끈을 놓지는 않았다고 한다. 이후 그는 본격적으로 회화를 전공하기로 결심해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에서 회화를 전공했으며 석사논문으로 ‘다원문화의 아이콘을 통한 혼성 공간’을 제출, 석사 학위를 받았다. 대학 시절 이후 2년간 회사에 다녔던 경력도 있던 엄 작가는 32살 때부터 본격적인 작가로 나서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그의 행보는 거침이 없었다. 개인 초대전 15회, 2인전 4회, 개인 부스 초대전 9회, 국내외 아트페어 24회, 그룹전 135회를 거쳤다. 또 그의 작품은 초등학교 3~4학년 미술 교과서(천재교육)와 지도서에 2점(추상 수채화)이 기재되기도 했다. 
그는 작품의 어려움에 대해서 이렇게 이야기했다. 


“작품에 조형 요소가 들어가고 미술사도 알아야 하기에 어려운 것은 사실입니다. 그럴 때마다 주관적으로 바라보려는 노력을 포기하지 않음으로써 작품의 주제와 뚜렷한 경향성을 잡아냅니다. 신화와 문양, 아이콘이라는 내용에 충실해지고 싶습니다. 반면 현대적인 요소를 통해서는 재미의 요소를 주려고 합니다. 따라서 저의 작품 세계는 하이브리드공간, 즉 동서양 전통 문양이 함께 녹여져 있는 심화된 세계이며 철학과 개념도 동시에 담겨 있습니다. 처음에는 자연주의 방식으로 작품을 완성하다가 싫증이 나며 추상으로 옮겨 왔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대체로 10년 정도의 주기를 가지고 변화하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 그는 생명의 추상성을 담아내는 팝아트 쪽에 관심을 기울이려고 한다. 지금의 시대와 맞는 부분이 있고 본인도 관심이 많기 때문에 향후 꾸준한 노력을 통해 새로운 작품들의 모티브로 발전시켜나갈 생각이라는 것. 다만 그 어떤 것이든 ‘엄태림’의 철학이 녹아있는 독창적인 작품을 하고 싶다는 것이 작가의 생각이다. 물론 이렇게 새로운 작품 세계를 구현하고 앞으로도 또 변화하기 위해서는 해야 할 일들이 많다. 현재의 작업을 구현하기까지도 그는 세계 각국의 수많은 장식 문양 역사와 동서양의 사상과 신화를 접했고 답사도 많이 했다. 이러한 다양한 형식과 기법의 연구에서 새로운 모티브와 에너지가 뿜어져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신화와 전통 장식 문양을 접하면서 또 다른 관념과 형식이 생기고, 이에 따라 작업이 연속되어 나타난다는 이야기다. 

 

문제의식 가져야 작가로 출발

그의 이러한 ‘세계의 신화와 문양 연구’는 2004년부터 시작되었으며 앞으로도 계속 할 예정이라고. 그러면서 그는 “열정을 가지고 새로운 세계에 계속 도전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특히 이 과정에서 자신만의 독창성을 지키고 선보이는 것이 작가 생명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유명 스타작가나 인기 있는 작가의 그림으로 남기보다는 개인적으로 심도 있게 연구해서 내재화하는 독창적인 작품을 남기고 싶습니다. 차별화되는 것이 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색감도 퀄리티를 높게 유지하려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전통 문양을 다루더라도 관습의 틀을 깬 재해석을 하고 싶습니다. 억압된 상황을 깨고 사고의 저항을 통해서 독창성 있는 내면세계를 선보이는 것이 제 작품 인생의 가장 중요한 기조라고 생각합니다. 지나치게 대중적인 것을 지양하고 저만의 세계를 선보이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예술 작가를 지향하는 후배들에게 “대학 교육이든 아마추어든 기존의 습성이나 관습을 버리고 저항이나 문제의식을 느끼고 깨우치고 나서는 것에 신경 썼으면 한다”라는 조언을 남겼다. 


사실 문양은 우리의 일상 어디에나 존재하며, 또한 인류의 역사 어느때에도 존재해왔다. 인간의 정신을 상징하고, 시대의 모습을 표현하며, 당시의 사람들의 사고 패턴, 행동양식의 일부를 반영하고 있다. 이러한 미세한 세계를 독특한 기법으로 작품화하는 엄태림 작가의 역량과 기량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앞으로 계속 이어질 그의 작품 세계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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