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6 19:06 (화)
심층분석 / 윤석열 대통령은 왜 언론에 대한 자신감이 없을까?
심층분석 / 윤석열 대통령은 왜 언론에 대한 자신감이 없을까?
  • 종합시사매거진 정하연 기자
  • 승인 2024.03.07 0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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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의 화법, 민주적 소통 배울 기회 없어

 

지난 27일 윤석열 대통령이 KBS와의 대담으로 집권 3년차 국정운영을 밝히고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문제에 대해서 거론했다. 그 내용에 대한 평가에 대해서는 여야의 차이가 있으며 국민의 평가도 갈리고 있다. 그러나 정작 문제는 왜 이렇게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두려워하고 언론에 대한 자신감이 없느냐는 부분이 집중적으로 부각되고 있다. 대체로 대통령이 되기 전의 시절에는 윤 대통령 역시 그 누구보다 언론을 잘 활용하려고 했던 사람임이 틀림없다. 선거 과정에서 언론의 역할은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통령이 된 이후에는 언론을 매우 많이 피하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이런 모습은 윤석열 대통령은 왜 언론에 대한 자신감이 없을까?’라는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도대체 그 이유는 무엇일까?

 

보수언론마저도 윤 대통령 태도 비판

지난 KBS와의 대담은 국민으로부터 부정적인 평가와 긍정적인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그만하면 충분하다는 의견과 이럴 거면 뭐하러 대담을 하느냐는 두 가지 이야기가 나왔다. 그런데 문제는 보수계열도 분류되는 언론에서조차 윤 대통령의 소통 방식에 대한 비판은 거세다는 점이다.

지난 29<조선일보>는 윤태곤 정치칼럼니스트의 칼럼을 실으며 대통령의 소통 방식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특히 윤 대통령이 사전에 참모들이 건넨 예상질문과 답변을 참고하지 않고 대담에 임했다는 대통령실의 발표를 직접 비판했다. 칼럼에서 기자회견이든 인터뷰든 간에 언론의 질문을 받는 자리를 앞두고 있으면 대통령과 참모들이 머리를 맞대고 여러 예상 질문을 뽑아서 격론을 벌이고 소상한 답변을 준비하는 것이 상식이다대통령 없이 참모들끼리 준비했다는 것도, 대통령이 그 내용을 참고조차 하지 않는다는 것도 상식 밖이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이 제2부속실과 특별감찰관에 대해 이런 일을 예방하는 데는 별로 도움이 안 되는 것 같다고 심드렁한 인식을 내비쳤는데 그러면 그냥 대통령 부부의 처신을 믿고 있으면 되는 것인지도 궁금했다고 전했다.

<중앙일보>는 사설을 통해 윤 대통령의 해명이 대체로 솔직하긴 했지만, 국민들의 우려를 말끔히 해소하기엔 미흡했다는 점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윤 대통령은 명품백 수수에 대해 명확한 표현으로 유감과 사과를 전하지 않았다. 오히려 김 여사의 억울한 사정을 설명하는 데 더 비중을 두는 듯한 인상을 줬다. 하지만 김 여사가 억울한 측면이 있는 게 사실이더라도 부정적 민심을 고려하면 사과와 반성을 앞세우는 편이 좋았을 것이다고 비판했다.

사실 보수언론들이 이 정도의 지적을 한다면 이는 윤 대통령의 태도에 상당히 문제가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 이번 대담에서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겠다는 의도가 무엇보다 명백하게 드러났다. 여기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첫 번째로 윤석열 대통령이 대하는 정치부 기자들은 과거의 검찰 출입 기자들과는 너무도 다르다는 점이다. 검찰은 늘 언론 플레이를 하지만, 검찰 출입 기자들과의 관계에서는 늘 의 위치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말을 잘 듣는 기자들에게는 단독기사를 흘리면서 기자들과의 끈끈한 관계를 형성해 왔다. 거기다가 기자들 역시 이 관계를 매우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따라서 검찰에 대한 비판적인 기사를 자제할 수밖에 없다.

 

검사의 화법, 민주적 소통 배울 기회 없어

그런데 검찰 출입 기자가 아닌, 정치부 기자들은 완전히 다르다. 일단 정부와 끈끈한 관계를 형성해 봐야 딱히 좋은 게 없다. 정부에서 나오는 기삿거리야 단독이라고 할 수 있는 것도 많지 않고, 심지어는 오히려 정부를 비판하는 기사가 더 클릭수가 많을 때도 있다. 그런 점에서 정치부 기자들은 더 이상 의 위치에 있지 않다. 윤석열 대통령 입장에서는 기자들의 이런 태도를 다루기가 매우 힘들 수 있다. 과거 검찰 시절과는 다르게 거침없이 질문하는 상황에서 여기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잘 모른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되면 자신의 당황한 모습이 여과없이 카메라에 잡힐 수도 있기 때문에 결국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을 적극적으로 회피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이렇게 회피를 하는 것은 윤 대통령 특유의 성정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실제 윤 대통령은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불편한 관계에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단 한 번도 만나지 않았다. 과거 대부분의 대통령들은 선거 시기에는 불편했던 야당 대표들을 서슴없이 만났다. 또한 그것이 당연한 정치적인 문법이기도 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회피로 일관하고 있다.

또한 기자들의 질문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대응하고 거친 언어를 사용할 수도 있다는 점도 기자들을 대면하지 않으려는 이유로 손꼽히고 있다. 과거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직전, 윤석열 대통령은 한 지인과의 통화에서 국힘(국민의힘) 접수 후에 이놈 새끼들 개판 치면 당 정말 뽀개버린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 말은 온 국민들에게 공개되어 알려졌다. 물론 사적인 통화이기 때문에 거침없이 말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이러한 화법은 감정적으로 분노하게 되면 어느 정도 거칠어질 수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게 해준다. 심지어 윤 대통령은 당선 이후, 언론에 지나치게 많이 격노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이러한 화법의 배경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오랜 검사 경험이 기반이 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검사들이 가장 많이 대화하는 사람은 다름 아닌 범죄자들이다. 그들을 조사하고 대화때로는 약간의 협박이 섞인 대화가 수사에서는 유용한 무기가 될 수밖에 없다. 특히 범죄자들은 자신의 죄를 최대한 부인하고 거기에서 빠져나가려고 하다 보니, 검사들은 그들의 거짓말을 잡아내고 허점을 밝혀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게 된다. 그러니 자연히 민주적인 소통을 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정치인이라면 그의 속내가 어떻든, 최소한 겉으로나마 민주적인 소통방식을 구사할 수밖에 없다. 정치의 세계에 발을 디딘 그때부터, 이러한 소통방식을 배우게 된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은 최소한의 정치적인 경험이 없다. 검찰총장에서 사퇴한 뒤 곧바로 입당했고, 이후 대통령이 되었다. 최소한 국회의원이라도 해봤다면 어느 정도 민주적인 소통, 정치인의 언어를 배울 시간이 있었지만, 이마저도 없었다는 점이다. 사실 대통령이라는 자리에서도 마찬가지다.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는 대통령이기에 역시 이 부분에서도 민주적인 소통을 배울 기회는 좀처럼 없다. 때로는 아랫사람들이 알아서 기는상황이 되다 보니 역시 과거의 권위주의적인 소통방식을 가지고 있어도 충분하다.

중요한 것은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떻게 될 것이냐는 점이다. 이에 대한 전망도 다소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대통령이라면 누구나 하는 신년 기자회견도 하지 않았는데, 갑자기 태도를 돌변하기도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국민은 윤 대통령의 임기 중에는 대통령의 살아있는 목소리, 기자와의 질문에 대답하는 생생한 모습을 보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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