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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새로운 경기부양에 들어갔지만 … 전망은?
중국, 새로운 경기부양에 들어갔지만 … 전망은?
  • 정하연 기자
  • 승인 2024.12.10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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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seas economy
구조적인 경기 침체 빠져
식어가는 중국 경제

 

부동산 대책을 중심으로 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책 바주카포가 발사됐다.”

최근 중국 정부가 시행한 대규모 경기부양책에 대한 홍콩 매체인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outh China Morning Post)>의 평가이다. 이는 이번 경기부양책이 얼마나 강력하고 이례적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실제 중국이 이러한 대규모 부양책을 발표한 것은 역사상 결코 흔한 일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말은 곧 그만큼 중국 경제가 어렵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정부가 나서지 않으면 안되는 위기의 순간이라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정부의 부양책은 단기적인 효과는 있지만, 궁극적으로 경제의 구조적인 체질변화가 있어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중국 경기부양책의 속내와 미래를 전망해본다.

 

구조적인 경기 침체 빠져

최근 몇 년 사이 중국은 매우 구조적인 경기 침체로 빠져들었다. 부동산 시장의 쇠퇴로 인해 지방정부가 토지 판매에 의존하던 재정 구조가 큰 타격을 입었고, 이로 인해 지방정부가 심각한 부채 위기에 처해 있다. 동시에 기업들의 경영난이 가중되면서 고용 위기가 심화되고, 임금 삭감까지 이어지면서 소비와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을 더 이상 두고 볼 수만은 없었던 중국 정부는 지난 924일 인민은행을 통해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발표했다. 그 내용과 형식 모두 예상을 뛰어넘는 강력함과 이례적인 조치였으며, 이로 인해 중국 증시는 단 3일 만에 10% 이상 반등하는 등 큰 반향을 일으켰다.

25일 중국 증시에서는 상하이종합지수가 전날 4.15% 상승한 데 이어, 이날 오전 11시 기준으로도 2.36% 추가 상승했다. 이는 최근 6개월 동안 가장 큰 폭의 상승이다. 상하이와 선전 증시의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을 포함한 CSI300 지수도 전날 4.33% 올랐을 뿐만 아니라 이날 오전 11시 기준으로 2.85% 상승세를 기록했다. 또한, 24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도 전 거래일 대비 1.69% 상승 마감했다.

이번 중국 정부에 발표한 정책의 핵심은 정책금리 인하, 지급준비율 인하, 기존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이다. 특히 지급 준비율 인하는 은행이 대출로 풀 수 있는 자금이 늘어난다는 의미이며, 연내 추가 인하 가능성도 있다. 또 기존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는 가계의 부채 부담을 줄여 소비를 촉진하려는 의도라고 볼 수 있다.

이번 부양책은 그동안 중국 경제가 심각한 위기 상황에 처해 있음을 말해준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인민은행 총재 판궁성이 기자들의 질문에 실시간으로 답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는 점이다. 평소에는 홈페이지 공지로만 정책 발표를 끝냈던 점을 감안하면, 이는 매우 이례적이다.

 

이러한 정책이 시사하는 바는 분명하다. 금리를 낮추고 자금을 대거 풀어 소비와 투자를 촉진해 경기 침체와 디플레이션 징후를 막겠다는 것이다. 중국은 최근 생산자물가가 23개월 연속 하락하는 등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 조치로 5% 경제성장률 목표를 사수하려는 정부의 의지가 드러난다.

이 중에서도 기존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는 적지 않은 파급 효과를 나을 수도 있다. 중국 가계의 소비를 가로막는 주요 요인 중 하나가 바로 주택담보대출 부담이었기 때문이다. 2021년까지 부동산 열풍이 거셌고, 그로 인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중국 가계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약 381700억 위안(7200조 원)에 달했다. 그러나 올해 2분기 동안 4000억 위안(76조 원) 감소하는 등 가계의 대출 상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이에 인민은행은 기존 대출 금리를 인하해 가계의 부담을 덜어주고, 조기상환을 하는 대신 소비로 전환하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식어가는 중국 경제

하지만 중국 정부의 발표가 있은 후 며칠 가지 않아 중국 주식은 다시 급락했다. 103(현지시각), 알리바바, 징둥닷컴, 니오 등 중국 주요 종목들이 일제히 급락세로 돌아섰다. 그동안 중국 인민은행(PBOC)0.5%포인트 금리 인하와 함께 대대적인 경기 부양책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였던 중국 주식들이 이제 상승 동력이 소진된 것으로 보인다. 물론 너무 급격하게 오른 탓에 잠시 숨 고르기를 마친 후 다시 완만한 상승세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

중국 기업들의 미국 증권예탁원증서(ADR)와 중국 기업에 투자하는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역시 큰 타격을 입었다. 중국이 주식 매수를 위한 자본을 확보하는 등 본격적인 부양책을 시행함에 따라, 시장이 다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낙관론과 이러한 부양책만으로는 부동산 침체에 빠진 중국 경제를 구제하기 어렵다는 비관론이 교차하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도 분석노트에서 중국 종목들이 큰 폭으로 하락한 이후 경기 부양책에 따른 자금 유입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중국이 직면한 장기적인 구조적 문제를 고려할 때 여전히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이러한 부양책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많다. 중국 매체 롄허자오바오는 지금의 중국 경제를 유동성 부족에서 찾지 않은 매력적인 투자 대상과 투자 열정의 부족에서 찾고 있다. 또한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 역시 좀 더 과감하고 공격적인 재정 지원이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이 말은 현재 중국 시중에 돈이 매우 부족한데다가, 그나마 저축해 놓은 돈을 투자로 유도할 만한 별도의 매력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보고서를 통해 이례적인 부양책이라고 평가는 하면서도 향후 실물 지표가 발표되면 다시 투자심리가 다시 약해질 수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사실 중국 경제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지도부들도 감추지 않고 표현해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7월 베이징 중난하이에서 열린 한 좌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경제 전반의 흐름을 보면 큰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국가 지도자로서 결코 하기 쉬운 말은 아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런 발언을 했다는 것은 내부 사정이 어느 정도인지를 잘 말해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중국 최대 기술 기업 중 하나인 텐센트의 한 임원은 이달 초 선전에서 열린 행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중국의 소비가 확연히 하락하고 있고, 과도한 투자로 인해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이 심화되었으며, 소모적 경쟁 현상까지 일어나면서 대출에 의존해 생존하는 기업이 많다. () 경제 규모가 더 커지지 않는다면 결국 제로섬 게임이 될 수밖에 없다.”

 

경제에서의 제로섬 게임은 결국 파국으로 가는 지름길일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미국과의 분쟁 속에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중국 경제가 침체에 빠진 것도 큰 악재라고 할 수 있다. 중국 경제를 지탱해 온 제조 업체들조차 생산 감소를 고려하고, 위안화 환율 급변으로 해외 납품을 망설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에 대해서 팔팔 끓었던 중국 경제라는 큰 가마솥이 식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다만 중국 경제가 큰 타격을 입으면 우리나라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힌다. 소비여력이 떨어지면 수입이 줄어들 수 있고, 그러면 중국에 의존하던 우리 경제도 반드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향후 중국 경제에 대한 심도있는 관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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