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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보수 궤멸 시나리오 VS 천신만고 기사회생 시나리오
최악의 보수 궤멸 시나리오 VS 천신만고 기사회생 시나리오
  • 박경민
  • 승인 2018.02.20 09: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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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승패의 사활, ‘6개 광역시’를 중심으로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본격적인 레이스가 시작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공직에 있던 사람들은 서서히 출마의 변을 내고 사퇴 준비를 하고 있으며, 각 정당들은 뭍 밑에서 후보군를 물색하며 경쟁력을 따지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는 그간 한국 정치 지형을 양분했던 보수-진보의 패러다임에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올 것으로 예상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시작된 ‘보수 궤멸’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보수가 다시 기사회생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따른 두 가지 상황을 예측해본다.

 



# 시나리오 1 _ 6개 광역지자체 확보 실패, 보수 붕괴의 신호탄이 터진다

 

이번 지방 선거의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것은 총 6곳의 광역자치단체장의 확보이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이미 “부산, 인천, 대구, 울산시장, 경북지사 등 6곳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당 대표직에서 내려오겠다” 고 호언장담을 한 상태다. 따라서 자유한국당의 입장에서는 이곳 6군의 확보를 선거 승리의 분기점으로 잡고 있다. 반면, 이곳 중에서 단 한곳이라도 잃으면 ‘실패한 선거’가 되는 것이며, 이에 대한 후폭풍은 매우 강렬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6곳을 확보하지 못했을 경우, 홍준표 대표는 사퇴하게 되고 자유한국당은 거센 책임론의 후폭풍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선거에 대한 책임론은 대표 한명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대표가 책임지고 사퇴한다고 해서 ‘상황 끝!’이 아니라는 것이다. 홍준표 대표와 함께 했던 인사들 전체에 대한 책임론으로 확산되면서 당내의 갈등은 더욱 증폭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러한 선거 패배의 책임 논의를 보면서 국민들이 더 실망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반성하기는 커녕 집안 싸움만 한다’는 여론이 생길 수도 있다. 물론 2020년 총선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 있기 때문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선거 패배 직후 곧바로 이합집산을 할 가능성은 낮다고 볼 수 있다. 그래도 여전히 자유한국당은 117명의 의원을 가진 제 1야당이다. 선거 패배 후, 자유한국당은 다시 한 번 ‘보수재건’의 기치를 들고 혁신작업을 할 수도 있다. 다가오는 총선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이 계속 고공 상승하게 되면 민주당은 더욱 단합된 힘을 발휘할 수도 있다. ‘높은 문재인 정부 지지율-높은 민주당 지지율-지방선거 승리’라는 3가지 동력이 발동되면 상대적으로 자유한국당의 위상은 더욱 낮아질 수밖에 없고 지지층 이탈이라는 또 하나의 큰 변수를 맞을 수 있다. 또한 지방선거가 끝난 후 민주당은 8월에 당권 경쟁에 돌입한다. 차기 대권 후보들이 각축전을 벌이면서 전국적인 흥행몰이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여론이 여당에게 집중되면 자유한국당의 위세는 더 축소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지방선거에서 패배한 자유한국당은 이후 문재인 정부에 대한 공격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지방선거가 치러지지 않은 상태에서도 홍준표 대표는 문재인 정부를 ‘주사파 정권’으로 몰아붙인 적이 있다. 하지만 그와 같은 프레임이 민주당의 지방선거 승리 후에도 먹힐 가능성은 매우 낮다. 문재인 정부가 주사파 정권이라면, 그를 지지하는 국민은 ‘주사파 국민’으로 표현하는 셈이다. 또한 이러한 약화된 자유한국당의 위상이 2020년 총선으로까지 이어지면 자유한국당의 의원수는 중소 정당의 수준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과거의 보수’는 더 이상 국민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것을 의미하고, 바로 이 시점이 ‘보수 궤멸 시나리오’가 완성되는 지점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 시나리오 2 _ 6개 이상 광역지자체 확보 성공, 보수의 기사 회생이 시작된다

 

자유한국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이 지금보다 많이 낮아져야 한다. 실수를 연발해야 하며, 내부 의견이 조율이 되지 않는 정권의 난맥상이 보여야 한다. 이럴 경우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부 때리기’를 통해 지지자들을 결집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하지만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러한 예상조차 큰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내부 교육자료인 <대한민국 대개혁과 연속 집권의 길>이라는 자료에는 매우 흥미로운 지방선거 분석 결과가 나온다. 그것은 바로 ‘집권세력을 기준으로 임기 초반에 치러진 지방선거에서는 집권여당이 승리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역대 대선과 지방선거에 대한 분석에 근거한 결론이다. 무엇보다 지방선거가 치러지는 시기는 문재인 정부가 채 1년도 되지 않은 때이다. 문재인 정부가 앞으로 설사 실정을 하더라도 아직 국민들이 문재인 정부를 심판하기에는 너무 이른 시기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자유한국당이 광역자치단체장 6곳을 사수하게 되면 다소 당의 ‘숨통’이 트일 것이다. 또한 이러한 선거 결과에 보수층들은 새로운 자신감을 갖게 될 것이다. 이러한 선거 결과는 정치판 자체를 다시 과거의 ‘보수-진보’로 양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일단 다시 희망이 생긴 자유한국당은 지속적으로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면서 총선이 다가올수록 ‘정권 심판론’을 꺼낼 들 것이다. 이제까지 숨어 있던 보수층, 즉 ‘샤이 보수’까지 여기에 가세하게 되면 자유한국당의 위상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특히 지방선거 후에는 ‘박근혜 탄핵의 원죄’ 마저 어느 정도 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그 시기가 되면 박 전 대통령의 재판도 거의 마무리에 이르고, 현재 재판에 넘겨진 상당수 친박 의원들의 재판 결과도 나오게 된다. 따라서 이들이 더 이상 여론의 중심에 서지 않고 서서히 기억에 사라져갈 것이고 이제 자유한국당은 더 이상 과거에 발목 잡히지 않을 것이다.  

 

특히 지방선거를 이끈 홍준표 대표는 이제까지의 자신의 스타일을 한층 강화해 현 정권에 더욱 날카로운 각을 세울 수 있다. ‘막말’과 ‘좌파 프레임’이 지방선거 승리의 초석이 되었다고 보고, 2020년 총선까지 계속해서 이러한 스타일을 유지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설사 자유한국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승리를 한다고 해도 그것이 곳 ‘보수의 승리’라고 보기는 힘들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선출되는 광역자치단체장은 총 17명. 자유한국당이 6곳을 지켜낸다고 하더라도 이미 스코어는 11대 6이라는 점이다. 거의 2배에 해당하는 ‘더블 스코어’의 결과다. 자유한국당의 입장에서는 겨우 ‘체면치레’를 했다는 평을 받을 수밖에 없다. 물론 선거 이후 자유한국당이 계속해서 외연을 확대해 나갈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현재의 각 정당 지지율과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로만 본다면, 보수층이 다시 과거의 영광을 누리기는 결코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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