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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쇼통’이라고? 오바마를 보라
문재인 대통령이 ‘쇼통’이라고? 오바마를 보라
  • 박경민
  • 승인 2018.02.20 0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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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권력자는 어떻게 소통해야 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가?

 

 

 

 

야권은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행보를 ‘쇼통’이라고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문대통령이 과도한 ‘보여주기 식 쇼’를 통해 이미지 정치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비판의 핵심은 ‘인기를 얻기 위해 지나치게 감성에 호소하고 이를 통해 지지율을 올리려는 시도’ 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최고 권력자가 해야 할 마땅한 소통’ 이라는 평가도 있다. 대통령이 그렇게 해야만 국민들이 대통령을 믿고 희망을 꿈꿀 수 있기 때문이다. 과연 문재인 대통령의 탈권위주의적 행보는 지지율을 노린 ‘쇼통’일까, 아니면 최고 권력자로서 당연히 해야 할 ‘소통’일까?

 

오바마의 무반주 노래

지난 2015년 6월 26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시 실내 경기장에서는 백인 우월주의자의 총기 난사로 사망한 흑인 피해자들의 영결식이 거행됐다. 현장은 CNN으로 생중계가 되고 있었다. 오바마가 연설해야 할 차례. 그는 연단으로 천천히 걸어 나오더니 아무런 반주도 없는 상태에서 갑자기 찬송가 ‘어메이징 그레이스(Amazing Grace)’를 부르기 시작했다. 실내 경기장에 울려 퍼지는 그 나지막한 노래 소리에 TV를 지켜보던 수많은 사람들이 깜짝 놀랐다. 연이어 당시 6,000명의 참석자는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오바마의 노래를 따라 부르며 눈물을 흘렸다.  

 

과연 오바마의 이러한 행동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그것을 ‘쇼통’으로 본다면 정말이지 잘 짜여진 각본에 의한 이미지 정치의 최고 정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만약 이것을 ‘소통’이라고 본다면, ‘진정성을 가진 대통령이 국민을 위로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일 수도 있다.  

 

쇼통과 소통을 가르는 것은 특정 사안을 보는 각도의 차이에 불과하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그것으로 인한 ‘결과’ 라고 할 수 있다. 오바마의 노래 장면을 본 많은 미국인들은 인종, 피부색깔에 상관없이 희생자들을 애도했으며, 분열과 갈등을 극복해야 한다는 의지를 다졌다. 오바마가 원했던 것은 노래자랑도 아니었으며, 지지율의 반등도 아니었다. ‘국민에 대한 위로와 단결’, 그 하나였던 것이다.  

 


 

따지고보면 ‘쇼통’의 원조이자 대가는 바로 오바마 대통령이다. 그는 이제까지 미국 대통령이 보여준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거리의 공원에서도 국민들과 셀카를 찍고, 평범한 서민의 식당에 들어가 밥을 먹기도 했다. 이러한 모습 역시 보는 이의 각도에 따라서 ‘쇼통’도 되고 ‘소통’도 될 수 있다.  

 

야당이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면서 ‘쇼통의 끝을 봤다’고 비판한 회견이 있다. 그것은 바로 지난 해 8월에 이뤄진 <대국민 보고대회>이다. 당시 행사는 청와대에서 ‘문재인 정부의 출범 성과를 보고하겠다’는 취지로 열었다. 자유로운 토크쇼 형식인데다 일반 서민들이 다수 참석했다. 여기에 대해서도 야당은 ‘쇼통 정치’라고 말했다.  

 

사실 쇼통과 소통을 가르는 핵심은 ‘진정성’이라고 할 수 있다. 전문 이미지 컨설턴트에 의하면 진정성을 위장하는 것은 매우 힘들다고 한다. 한 사람에게는 쉽게 바뀌지 않는 ‘개인적 정체성’이 있는데, 그 중에서 헤어스타일과 패션처럼 표피적인 이미지는 금방 바꿀 수가 있다. 하지만 몸짓과 행동, 태도 등은 가식적인 이미지를 연출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결국 문재인 대통령의 진정성을 믿는다면 그가 하는 것이 ‘소통’이고, 그것을 믿지 않거나 폄훼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쇼통’으로 보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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