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4차산업 육성일환으로 ‘중재진흥법’ 만들어 경쟁력 확보
정부, 4차산업 육성일환으로 ‘중재진흥법’ 만들어 경쟁력 확보
  • 정희
  • 승인 2018.04.09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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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대한민국중재인대상 시상식 개최, 수상자들 이력 돋보여

 

이기수  (사)대한중재인협회장

 

지난 1999년 출범한 (사)대한중재인협회는 국제분쟁을 해결하고 대체적분쟁해결(ADR, Alternative Dispute Resolution) 즉 중재 제도를 국내에 확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협회다. 대체적분쟁해결 방식의 하나인 중재는 소송이 아닌 상호간의 타협을 중시하는 법적 해결 방법이다. 소송과 달리 문제의 당사자들 사이에서 중재인이 조율을 맡아 문제를 해결한다. 중재법에 따라 중재판정은 법원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인정받을 수 있어 중재인의 판정으로 법적 해결이 가능하다. 법정 판결의 신뢰성을 확보하면서도 신속하고 간소한 절차로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사)대한중재인협회(이하 중재인협회)는 지난 2009년부터 매해 법조계, 실업계, 학계로 구분해 협회와 중재 제도 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있는 사람을 선정해 ‘대한민국중재인대상’을 수여하고 있다. 수상자는 대개 각계의 전문가들로 중재인협회 활동뿐만 아니라 자신의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통해 사회에 기여한 사람이 대부분이다. 이번 제9회 대한민국중재인대상은 중재인협회의 전신인 “한국중재인클럽”의 창립 발기인으로서 참여하여 우리나라 중재제도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인정되어 수상자선정위원의 만장일치로 실업계에서 이순우 전 대한상사중재원장, 법조계에서 최공웅 법무법인화우 고문변호사, 학계에서 송상현 유니세프한국위원회 회장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실업계 – 이순우 전 대한상사중재원장

이순우 전 대한상사중재원장은 대한중재인협회의 탄생을 발상하고 발족시킨 산파의 역할을 했다. 현재의 중재인협회는 이 원장의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8년 동안 대한상사중재원에서 봉직한 그는 중재제도의 발전과 홍보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 중재제도를 알리는데 선봉장 역할을 담당해왔다. 아울러 ICCA 서울총회 등 다양한 행사와 수많은 국제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함으로써 국제적 교류와 네트워크 자원을 신장시켰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2016년 대한상사중재원 50주년 행사에서 공로패를 받기도 했다.

이 원장과 중재인협회의 인연은 199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상공부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던 그는 우연한 기회에 중재법을 읽어보게 됐다. 곧바로 중재법이 대단한 제도라는 사실을 알게 돼 대한상사중재원으로 자리를 옮겨 근무했다. 당시만 해도 중재법에 의한 분쟁 해결은 연 20여 건에 불과했다. 이 원장은 훌륭한 제도임에도 중재법을 활용하지 않는 것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서라고 생각했다. 대체로 중재판결이 비밀리에 붙여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홍보라고 생각하고 온 힘을 쏟기 시작했다. 그 결과 이 원장의 강의 개설에 수많은 사람들이 응답할 정도로 열렬한 피드백을 받게 됐다. 그의 노력으로 무역협회에는 4000여 명이 회원으로 등록했고 분쟁 해결 건수는 100건이 넘게 됐다. 같은 시기 중재인은 100여 명에서 1300여 명으로 늘어났다.

이 원장은 중재가 재판과 똑같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법률적으로 중재인의 판정이 유효하기 때문이다. 분쟁해결에 중재제도를 도입할 경우 소모적 비용은 줄어든다. 하지만 아직까지 인력이 충분한 상황은 아니다. 많은 분야의 분쟁을 해결할 전문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처음 협회가 출범할 때는 더 심했다. 법조계, 학계, 무역계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필요했다. 각 분야 간의 소통과 교류도 중요했다. 그래서 이 원장은 가장 먼저 중재학회를 만들었다. 이후에는 중재인협회를 만들어 덩치를 키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론과 실천 분야에서 모두 발전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중재인협회 출범 과정은 쉽지만은 않았다. 이 원장부터 솔선수범해 사비를 내놨고 다양한 업계에서 십시일반 투자금을 모아 사무실을 얻었다. 그 후에는 상주직원을 쓰며 언론매체를 통해 홍보를 해가며 협회를 키웠다. 또한 신규 중재인 교육을 실시해 전문가 양성에 나섰다. 1996년에는 50개 나라 500여 명이 모인 중재인 관련 국제 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당시 행사 진행비가 모자라 지인들의 상품으로 대체한 사연은 이제는 추억이 됐다. 당시의 정력적인 협회 활동으로 인해 중재법 개정안이 만들어졌고 2000년도에 발효돼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 또한 현재 중재 분쟁 해결 건수는 연 500여 건으로 증가했고 총 거래액은 1조 9천억 원 수준으로 늘어났다. 모두 과거 중재인협회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 원장은 중재 산업의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한다. 제도가 잘 알려지지 않은 이유는 민감한 분쟁 사건들이 물밑에서 진행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속적인 홍보와 투자가 중요하다. 그는 “아시아권에서 중재 서비스는 싱가포르와 홍콩이 훨씬 앞서고 있다”며 “정부에서 4차 산업 육성의 일환으로 ‘중재진흥법’을 만들었다. 우리나라도 정부 지원과 중재인 경쟁력을 갖춰 도전하면 충분히 가능하다. 앞으로 서비스산업으로서도 부가가치가 상당하다”고 강조했다.

 

법조계 - 최공웅 법무법인화우 고문변호사 / 전 특허법원장

법조계 부문에서 대한민국중재인대상을 수상한 최공웅 변호사는 중재인협회와 역사를 함께했다. 1990년대 한국중재학회 창립과 1998년 한국중재인클럽 창립 시 발기인으로 참여하면서 우리나라 중재제도 확산과 발전에 기여했다. 그의 오랜 공로가 이번 수상으로 명실공히 인정받았다고 할 수 있다.

최 변호사는 우리나라에서 중재가 부각된 것은 1961년 5‧16 이후부터라고 말한다. 수출로 인한 경제 활성화가 국제적 과제가 되면서 국제 무역이 활발해진 것이 계기다. 경제개발을 최우선 목표로 삼은 국가 전략이 수출 100만 불 시대를 열어젖히면서 무역에 있어서 크고 작은 분쟁이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새롭게 등장하기 시작한 다종다양한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제도적 차원의 중재 역할이 필요하게 됐다. 그는 “당시에는 무역 수출 인프라가 전무한 상황이어서 국제무역을 위해 관련 유명인이 중재역할을 하곤 했다. 그러다 52년 전 1966년에 상공부 산하 무역협회가 만들어지면서 이후에 대한상사중재원으로 발전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서울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법학석사 학위까지 취득한 최 변호사는 서울민사지방법원, 서울형사지방법원 판사, 서울고등법원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등을 지냈다. 재직 기간 동안 일리노이 주립대학교에서 비교법으로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헤이그 국제법 아카데미에서 국제사법 연수를 받았다. 국제소송과 국제사법을 전공한 이력과 관심이 그를 중재에 대한 연구와 교육으로 이끌었다. 그의 이력은 사법연수원 강의로 이어져 20여 년 간 법조인들에게 무역과 중재 등 국제시대의 법률문제에 대한 국제적 능력을 계발하고 전문가로 양성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2001년에는 대한상사중재원의 이사로 취임해 중재원 발전과 중재기반 확립을 도왔다. 무엇보다 2007년 중재CEO아카데미 초대 원장을 맡아 총 13기수 300여 명의 중재인을 양성, 배출해 중재인협회와 중재제도의 역량을 강화시켰다. 작년 중재CEO아카데미는 전문가중재아카데미로 이름을 바꾸고 무역, 건설 등 다양한 분야의 CEO들을 배출하고 있다.

작년 아카데미 원장 직을 내려놓으면서 최 변호사는 현재 대한상사중재원 이사로서 중재제도를 알리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그는 “소송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기엔 화해조정이 많아져 중재가 많이 활용되는 것이 세계적 트렌드다. 국제분쟁에서 중재는 해외에서든 우리나라에서든 어디에서든 가능하다. 그래서 법무부는 작년 중재인협회를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이관시켜 적극적으로 지원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중재는 블루오션 시장이다. 관심을 갖고 열심히 한다면 언제든 열려있다”고 후배들에 대한 당부의 말로 수상 소감을 대신했다.

 

학계 - 송상현 유니세프한국위원회 회장, 서울대 명예교수

송상현 교수는 오랜 시간 학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1972년 이래 25년간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에 재직한 그는 국제중재 및 조정 등 대체적분쟁해결 분야의 교육과 연구에 헌신했다. 23년간 대법원 송무제도 개선위원으로서 각종 기본법 및 중재 등 분쟁해결방식 등을 개선하고 대한상사중재규칙의 개정작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실제 자신도 국내외에서 상사중재사건을 상당 수 처리해 왔다.

중재인협회에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법조계에 끼친 영향은 더 방대하다. 1996년부터 1998년까지 서울대 법대 학장을 지냈고 하버드대 등 미국과 호주 및 뉴질랜드의 유명 대학에서 한국법을 가르쳤다. 해외에서 한국법을 강의하는 것은 국세사회에서 한국법의 발전과 국제협력에 도움을 주었다. 2003년에는 국제형사재판소(ICC) 재판관으로 취임해 2009년부터는 국제형사재판소 소장으로 일했다. 12년 동안의 활동은 국제 형사정의를 실현해 세계 평화유지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는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회장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송 교수는 “나는 학계에서 오랫동안 민사소송법을 가르치면서 소송에 갈음하는 여러 가지 분쟁해결방법이 우리나라 실무에서 잘 활용되고 있지 않고 대학에서 학문적 연구도 전무함을 보고 이를 처음으로 법과대학의 커리큘럼에 정식 도입하여 후학 양성을 위해 노력했다. 따라서 이번에 받은 상은 그동안 같이 공부하면서 우리나라의 상사중재의 발전에 기여한 법관 및 변호사로 활약하는 제자들과 함께 영광을 나누고 싶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또한 유니세프 수장으로 계획에 대해서는 “어린이가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전국 33개 광역 및 기초지방자치단체와 아동친화도시 조성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대한 많은 지자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려 한다”고 말하며 “유니세프한국위원회는 모금 기타 각종 사업의 면에서 여러모로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업적을 내고 있는 국가위원회이다. 나는 이 같은 성과가 한국위원회 회장으로서 장구한 세월동안 유니세프한국위원회를 믿고 꾸준히 후원해주시고 각종 행사에 동참해주신 40만 회원과 열심히 노력해주신 우리 위원회 직원 여러분의 덕택이라고 믿고 무한한 감사와 경의를 표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유니세프 한국위원회는 2018년 평창 패럴림픽에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소수자들을 돕고 지원해야 한다는 생각은 송 교수 개인의 신념이기도 하다. 그에게는 궁핍했던 어린 시절 유니세프의 도움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6‧25 전쟁 때 부산 피난을 가 유니세프가 지원하는 먹거리를 먹고 학용품을 사용했다. 그가 늘 자랑스럽게 여기는 점은 유니세프 한국위원회가 전 세계 모금 총액 3위, 송금률 1위라는 사실이다. 정기 후원자 수는 세계에서 가장 많다.

송 교수는 다른 사람을 돕는 일을 하는 이유로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isse oblige)”는 필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신분배경의 차이를 떠나 자신이 도움 받은 만큼 돌려주는 것이 사람의 도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그의 삶의 행적도 개인의 영화와는 관계없이 오롯해 보인다. 중재분야 활동은 분쟁을 겪고 있는 대상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돕는 일이며 국제형사재판소는 대량 학살, 반인도적 범죄, 전쟁 범죄 등에 대해 처벌하는 재판소다. 유니세프 활동은 말할 것도 없다. 물론 세상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것은 아닐지 모르나 그의 모든 이력들이 자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향해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송 교수는 수상 이후 앞으로의 개인적 계획을 묻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는 이제 후원회원들을 받들어 소통하고 직원들을 격려하면서 세계의 모든 소외되고 부당한 대우를 받는 어린이가 보건, 영양, 식수와 위생, 교육, 보호 등 모든 기초적인 면에서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누리며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여생을 바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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