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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블록체인협회 초대회장 된 진대제 전 장관 속내는?
한국블록체인협회 초대회장 된 진대제 전 장관 속내는?
  • 박경민
  • 승인 2018.04.09 15: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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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의 반도체’ 블록체인 기술, 올바른 성장 위한 건전한 생태계 만들겠다”
진대제 전(前) 정보통신부장관이 지난 1월 26일 한국블록체인협회 초대 회장에 취임했다. 블록체인협회는 최근 한창 논란이 되고 있는 암화화폐에 대한 자율규제를 실천하고 관련 기술을 가진 창업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다. 현재 암호화폐 거래소 35개와 블록체인 기술 기반 창업기업 30개, 관련 연구소 등 모두 72개의 회원사가 있다. 한국블록체인협회의 향후 행보가 주목받는 것은 바로 진대제 회장 때문이기도 하다. 그는 세계 최초로 16메가 D램을 개발해 ‘삼성 반도체 신화의 주역’으로 손꼽히고 있으며, 더불어 정보통신부장관직을 지내면서 대한민국을 ‘인터넷 강국’으로 만든 장본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제 그가 새로운 블록체인 영역에 뛰어들었으니 향후 어떤 행보를 보일지 관련 업계는 물론, 4차산업혁명을 준비하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삼성 시대’ 연 주역
정보통신분야에서 진대제 회장의 이력은 그 누구보다 화려하다. 대학시절에 이미 ‘1호 국비 유학생’이라는 타이틀을 달았다.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국비로 미국 MIT와 스탠퍼드 대학에서 각각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 휴렛팩커드와 IBM 왓슨 연구소에서 일하던 그는 “대한민국의 반도체 산업을 일으켜 일본을 이기겠다”는 결심으로 1985년 삼성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의 포부가 이뤄진 것은 5년 뒤인 1990년대 초반. 그는 삼성이 세계 최초로 16메가 D램을 공급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그는 1992년에 상무, 1995년에 부사장으로 초고속승진한 후 삼성전자의 CEO를 맡았다. 삼성이 세계적인 전자기업인 소니를 제치면서 명실상부하게 ‘글로벌 삼성 시대’를 열었던 것 역시 진 회장의 리더십이 발휘된 결과였다. 그 후 2003년 정보통신부장관에 임명되어 ‘IT 839’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게 시작했다. 이는 IT기술과 관련, ‘8대 신규서비스, 3대 인프라, 9대 신성장동력’을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이를 통해 당시 우리나라는 인터넷 강국의 기반을 굳혔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장관직 이후 그는  2조원대 사모펀드를 운용하는 스카이레이크 인베스트먼트사 회장으로 일을 해왔다. 

그렇다면 그가 이번에 블록체인협회 회장으로 취임한 이유는 무엇일까. 특히 이 자리는 무보수 명예직인 것으로 알려져 그 취임 배경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대해 진 회장은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 그리고 블록체인이 가지고 있는 엄청난 잠재력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는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협회 창립총회에서 이렇게 이야기했다. 

“블록체인은 ‘제2의 반도체’이자 ‘제2의 인터넷 혁명’을 이끌 핵심기술입니다. 뛰어난 정보보안성과 거래안정성과 편의성에 기반한 블록체인 산업은 21세기 미래산업의 핵심분야입니다. 더불어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투자와 기술개발이 필요한 신산업 영역이기도 합니다.”



이는 블록체인에 대한 그의 관점을 드러내주는 말이기도 하다. 진 회장은 이미 블록체인이 가지고 있는 엄청난 잠재력을 통찰하고 있다. 이러한 그의 통찰에는 비트코틴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에 대한 냉정한 평가로 이어진다. 진 회장은 “비트코인을 만든 사토시 나카모토는 분명 천재이다. 하지만 그는 ‘시장’이라는 것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그는 바로 이 ‘시장’에 집중할 예정이다. 그리고 이러한 시장을 관리하고 규제하고, 혹은 붐업시키는 과정에서 무엇보다 블록체인협회가 해야 할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는 현재의 암호화폐 시장이 비정상적으로 과열되어 있다고 본다.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정확한 이해도 없는 상태에서 암호화폐의 ‘투기성’이 먼저 부각되면서 일명 ‘비트코인 광풍’이 불어닥쳤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투기성은 애초에 비트코인이 만들어진 원래의 배경과는 전혀 다른 방향이다. 사실 비트코인은 자본시장에서 독점적 권력을 막기 위한 평등의 정신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만약 정부가 경제가 어렵다는 이유로 돈을 많이 찍어내면 화폐가치가 떨어지게 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화폐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그 누구도 보상해주지는 않는다. 또한 대기업이 독점적 권한을 행사하면서 금융을 좌지우지하는 것에 대한 불만도 있다. 블록체인 기술이 완성되면 이제 더 이상의 중앙통제 금융기관은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모든 개발의 배경은 사라지고 어느덧 비트코인은 ‘돈 되는 투기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서도 블록체인협회가 필요하다는 것이 바로 진 회장의 생각이다. 

건전한 생태계 만들기 위해 최선
향후 진 회장은 블록체인협회를 통해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이 건전한 생태계 안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지금의 투기 논란이 과거의 ‘IT버블’로 확산되지 않도록 자율규제안을 마련할 예정이며, 또한 거래소 이용자들이 자신의 암호화폐를 안전하게 예탁하고, 또 거래소를 해킹으로 보호하는 보안시스템 역시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지금세탁방지법’을 다시 검토해 암호화폐가 ‘검은 돈’의 온상이 되지 않도록 할 생각이다. 결국 이 모든 활동들은 블록체인, 암호화폐가 건전한 생태계에 들어서도록 하려는 것이며, 암호화폐 개발사, 투자자, 거래소가 서로 문제없이 협력하면서 올바른 대안을 가지고 활동을 하도록 지원하는 방침이기도 하다. 

또 블록체인 기술을 가지고 있는 신규 창업기업의 지원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그는 창립총회에서 “아직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한 21세기 4차 산업의 가능성을 미리 예단하고 막아버리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적절한 예측과 전망을 제공하는 역할 역시 우리 협회가 해야 할 일이다”고 말했다. 관련 창업기업들이 이제 막 기술 연구를 하고 있는 지금의 시점에서 아예 시장 자체가 활성화되지 못하면 우리나라의 기업들의 4차산업혁명 대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블록체인 기술은 미국, 일본, 중국에 비해 뒤떨어져 있다. 지금이라도 관련 기술과 기업을 활성화시켜 본격적으로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 진 회장의 향후 계획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는 이러한 활동을 통해 이제까지 해왔던 것처럼 또 하나의 새로운 길을 개척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의 사무실에는 50년 전 양주동 박사가 한 말을 액자로 만들어 걸려있다. ‘日日學日日新(일일학일일신·하루하루 배우고 나날이 새로워지자)’ 사실은 그가 걸어온 길 자체가 매일 배우고, 매일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것이었다. ‘1호 국비 유학생’, ‘세계 최초 16메가 D램 공급’, ‘글로벌 삼성 시대의 개척’ 등이 다 이러한 새로운 길의 행보였던 셈이다. 이제 그는 ‘제2의 반도체’, ‘제2의 인터넷 혁명’이라는 블록체인을 통해 또다시 미지의 영역을 개척하려고 한다. 향후 그가 어떤 ‘새로운 길’을 보여줄지 흥미로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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