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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올미영농조합 김금순 조합장
백석올미영농조합 김금순 조합장
  • 정성한
  • 승인 2016.09.01 1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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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매들의 반란...일터가 되고, 삶이 되고, 꿈이 된 영농조합

품질 좋은 백석올미마을 매실로 다양한 매실가공품 생산...

 

 

‘꽃보다 할매’, 평균나이 76세 할머니들의 화려한 반란이다. 할머니들이 매일 같이 행복한 일상을 보내는 곳은 경로원이나 요양원이 아닌 일터다. 충남 당진시 순성면 백석리에 자리한 백석올미영농조합(대표 김금순)은 ‘같이’의 가치를 실현하는 우수마을기업이자 같은 꿈을 품고 행복한 콧노래를 부르며 정성스럽게 팔을 걷어붙인 할머니들의 꿈꾸는 일터다. 2011년 손자들에게 용돈이나 주자고 시작했다는 매실한과의 첫 삽은 마치‘잭과 콩나무’동화책 속의 콩나무처럼 매년 멈추지 않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할머니들의 정성스런 손길 속에 마을 천덕꾸러기로 취급당했던 백석리의 매실은 이제 할머니들을 신바람 나는 삶으로 초대하며 소박하지만 의미 있는 노후를 안겨주고 있다.

 

마을 농산물의 가치를 높이려는 고민에서 출발한 매실한과

백석리 마을 인근에 들어서는 길에는 10만 그루가 넘는 매실나무가 울창하게 맞이한다.

6월이면 탐스런 과실을 맺는 우수한 품질의 매실이지만 상품화를 하지 못해 매년 버려지는 골칫덩어리 신세로 전락하고 있었다. 보관이나 유통이 어렵고 제값을 받기도 힘들다보니 매실을 따서 판다고 해도 인건비도 건지기 어려운 실정 탓이었다.

그러다 마을공동 소유의 매실을 좀더 가치 있게 활용해보자는 의견이 모아졌고 그렇게 탄생한 것이 매실한과를 만들자는 것이었다.

“우리 마을에서 나는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중에 ‘매실 한과’를 만들어 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왔어요. 33명의 조합원이 각자 200만원을 출자해 초기 자본금을 만들고, 농어촌 개발을 위해 지급되는 정부 보조금 3억 원을 받아 마을 영농조합이 만들어졌죠.”

남편의 퇴직 후 남편의 고향인 당진으로 귀농해 부녀회장을 맡고 있던 김금순 대표가 마을 어르신들의 의견을 모아 적극적으로 일을 추진했다.

때마침 농촌주민소득창출을 위한 농촌권역사업에 참여해 보라는 권유에 동의하면서 매실한과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 것이다.

 

 

 

 

 

생상품목 확대...30여 가지 체험활동 진행

가내수공업 형태로 조그맣게 시작했던 작업은 몇 년사이 놀라운 규모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농사일이 조금 한가할 때 하자는 마음이었는데 기술센터에 다니며 정보를 얻고 배우다 보니 많은 시간과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직접 한과생산과 관련된 공부는 물론 시장조사를 하는 등 김 대표는 마을 어르신들과의 뜻있는 사업을 잘 해나가고 싶다는 마음에 더욱 앞장서서 소홀함이 없도록 열의를 다했다.

할머니들이 만든 한과가 입소문을 탄 것은 2012년부터다. 품질 좋은 매실과 저렴한 가격, 달콤한 맛에 주문량이 밀려들었고 초기임에도 5천 박스가 판매되기도 했다. 조합은 한과생산에서 포장까지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는 설비까지 갖춘 247㎡ 규모의 어엿한 한과공장을 설립하며 규모를 키웠다.

사업초기, 주민들 간에 마찰과 갈등도 있었지만 김 대표와 부녀회는 무료급식 봉사를 하는 등 마을의 화합을 위해 노력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갈등은 해소되고 뜻 깊은 사업의 취지를 살려 한과공장 운영을 순조롭게 진행해나갔다. 조합은 생산공장에 이어 조청공장까지 마련하고 직판장(198㎡)도 냈다.

“조청공장을 짓기 위해 시범사업에 응시했는데 8:1의 경쟁률을 뚫고 선정이 되었죠. 그 덕분에 조청공장과 체험공장을 지을 수 있었습니다.”

이 외에도 2014년 농림축산식품부에서 개최한 ‘6차 산업 우수 사례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받으면서 매스컴의 조명을 받으면서 인지도가 더욱 확산되었다. 직판사업 응모에서도 선정되는 등 백석올미영농조합의 성공사례를 배우기 위해 전국 각지의 농민들이 찾아왔다.

백석올미영농조합은 한과 만들기 등 30여 가지 체험활동을 할 수 있는 5950㎡ 규모의 주말농장을 마련 해 작년 한 해만 4천여 명이 방문하는 등 지금까지 학생과 학부모 등 체험과 견학을 위해 다녀간 체험객이 1만5000여 명이 넘는다.

생산품목은 초기 한과에서 매실장아찌, 매실고추장, 매실청 등으로 확대했다.

당진에서 나는 쌀과 매실, 국산 엿기름으로 만든 한과 외에 모든 생산 품목에는 지역의 우수 농산물로 만드는 만큼 지역농가 수익에도 도움을 주며 소비자들에게 영양과 맛과 품질 모두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농가의 수익도 보장, 소비자도 행복한 구매

“누구나 똑같이 일하고 같은 월급을 받아가는 구조입니다.”

김 대표 역시 대표라고 해서 월급을 더 받는 것은 아니라며 직함에 따른 역할을 성실하게 할 뿐이라고 말했다.

할머니들은 주 5일 근무로 배당급과 월급 등 매달 126만원을 받고 있다. 4대 보험과 퇴직금이 보장된 ‘정규직’이다. 판매 수당, 직판장 수당 등의 실적에 따른 보너스를 받기도 한다. 조합원 수는 33명에서 58명으로 늘었고 조합 매출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2년 9000만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6억1000만원으로 6배 이상 늘었다. 올해 목표는 7억 원 달성이다. 백석올미영농조합은 백석리올미마을기업으로 위상을 높이며 행정안전부 지정 충남 마을기업, 2012 전국최우수 마을기업으로 선정에 이어 사회적 기업으로 인정받는 등 매실의 톡톡한 효자노릇과 함께 모범적인 기업으로 흐뭇한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

백석올미마을기업의 목표는 다름 아닌 마을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정직한 가격에 공급하여 마을 사람들에게 되돌아 갈 수 있도록 돕고, 판로를 연결하고 개척하여 안정된 생활을 보장하는 것이다. 또한 서로 함께 즐겁게 일하면서 이곳의 농산물을 재배하고 구매하는 모든 사람이 행복해지는 것이라고 한다.

귀농을 하거나 백석리로 이사 한 주민들도 200만원을 내면 조합원이 될 수 있다. 직원으로 일하는 것은 강요사항이 아닌 자발적 참여에 맡긴다. 얼마 전 귀농한 조합원은 판매를 통해 수익이 발생하기도 했다.

직원은 58명이지만 남편과 가족과 외지에 나가 있는 자녀들까지 포함하면 300여 명에 의해 홍보와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을에 노인요양원을 짓고 ...귀농 자녀들의 매실 생산 기대

“‘같이’의 가치를 실현하는 기업입니다. 함께 하는 어제보다 조금 더 나은 오늘을 만드는 것에 모두가 행복해하며 일하고 계십니다.”

백석올미영농조합의 성장이 반가운 것은 이곳이 삶의 활력을 되찾으며 행복을 나누는 할머니들의 안정된 일자리가 되기 때문이다. 남들은 경로당이나 요양원 갈 나이에 직장에서 일을 하고 있다는 보람과 자부심은 돈보다 더 큰 행복을 안겨준다.

또한 백석올미영농조합은 더 훗날, 할머니들의 작은 소망을 꿈꿀 수 있는 모체가 되고 있다. 한과를 만들면서도, 공장 내 청소를 하면서도 할머니들의 얼굴에 소녀처럼 환한 웃음이 떠나지 않는 이유다.

할머니들은 같은 꿈을 품고 있다. 마을에 노인요양원을 세우고 자식들에게 한과공장을 물려주고 싶다는 꿈이다.

“노후를 공동체에서 보내고 외지의 자식들이 귀농해서 매실 생산을 계속해나갈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바람을 가지고 계십니다”

어김없이 자연의 순리를 따라 영글어가는 백석리 매실은 좋은 벗들과 오래도록 소소한 일상을 함께 하려는 할머니들의 바람을 지켜주려는 약속이자 자식을 생각하는 부모의 마음을 담은, 자연이 허락한 소중한 선물이다. 오늘도 할머니들의 브라보 인생을 응원하며 가장 따뜻한 사랑과 정성으로 빚어내는 매실 가공품들이 행복한 탄생을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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