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2 18:09 (금)
이기수 고려대학교 전 총장
이기수 고려대학교 전 총장
  • 정희
  • 승인 2016.06.02 1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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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 대학입시만을 위한 교육으로 변질

바른 인성과 진취적인 도전정신...젊은이들이 가져야 하는 가장 중요한 덕목


교육이라는 것은 사람으로 태어나 혼자 살아갈 능력을 배양하는 것. 즉, 의식주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대한민국의 교육은 대학입시학원으로 전락한 상태이며 이는 혼자 살아갈 힘을 배양하고 그것을 자기 것으로 체화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교육의 시발점은 가정교육입니다. 3살에 배웠던 것이 평생을 갑니다. 밥상에서 아이에게 하는 말, 대화, 언행 등이 교육이 되는 것이지요. 저희 어머니는 낫 놓고 기역자도 몰랐던 사람이지만 저에게 거짓말 하지 마라. 남에게 사기치지 마라, 밥 한 톨이라도 버리지 마라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말씀이 지금의 저를 이루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인성교육은 가정에서 먼저 시작되어야 합니다."

현재 한국사회의 도덕교육 문제에 대해 이기수 전 총장은 그렇게 말했다. 사실 최근 들어 학교 선생님이나 부모님을 폭행하는가 하면 치명적인 범죄를 저지르는 청소년의 이야기가 보도되는 일이 종종 있는 것을 보면 그의 말은 다시한번 되새김질 해봄직 하다. 

옛 우리어른들이 했던 교육이 바로 가장 기본이 되는 교육이며, 그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고서는 그 어떤 교육도 소용없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일이 아닌가!

그는 또 현재 한국 교육의 문제점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

"고등학교까지의 교육이 대학입시만을 위한 교육으로 변질되었습니다. 학생들이 선생님이 가르치는 내용을 그대로 받아 적고 외우는 형식의 교육은 좋지 않습니다. 좌석 배치를 바꿔 선생님을 중심으로 둥글게 둘러 앉아 토론식 수업을 해야 합니다. 궁금한 점이 있으면 바로바로 질문을 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저는 어린 시절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하동 산골에서 경상남도 진주로 떠나서 공부를 했습니다. 수업이 없는 시간이면 나쁜 일에 대한 유혹도 많았지만 엄마의 사랑을 생각하면 도저히 그렇게 할 수가 없었지요. 우리들도 자녀를 사랑으로 길러야 하고 자녀도 부모님을 사랑으로 공경해야 합니다.”


그가 고려대학교 총장 재임 당시 내걸었던 캐치프레이즈는 '법고창신'이었다. 즉, 옛 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만든다는 것이었다. 21세기 인간의 문명이 아무리 발달해도 사람으로서 기본적인 도리를 먼저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었다. 사회생활을 하는데도 인성교육이 중요성은 말할 필요도 없지만, 대학에서 사회 지도가가 되기 위한 교육을 받는 학생들은 새로운 것을 개척하려는 도전정신을 갖춰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즉 젊은이들의 바른 인성과 진취적인 도전정신이야말로 우리사회의 미래를 열어갈 젊은이들이 가져야 하는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는 말이다.


이와같이 말하는 그는 어떤 교육 철학을 가지고 있을까?

얼마 전 그는 대학총장협회에서 21세기 미래와 대학의 좌표라는 주제로 발표를 했다. 교육이라는 것은 사람으로 태어나 혼자 살아갈 능력을 배양하는 것이다. 즉, 의식주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 그는 현재 대한민국의 교육은 대학입시학원으로 전락한 상태이며 이는 혼자 살아갈 힘을 배양하고 그것을 자기 것으로 체화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사회에 올바른 교육이 이루어지기 위한 정부의 역할도 주문했다.


"우스겟소리로 대한민국교육은 교육부를 없애면 된다는 말을 하곤 합니다. 교육부의 간섭이 없으면 대학은 살아난다는 것이지요. 헌법 제31조도 대학의 자율성을 말하고 있습니다. 대학 외의 교육기관도 자율성이 주어지고 재정지원이 있다면 뜻이 있는 선생님들이 머리를 맞대고 착실한 교육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는 중국의 교육시스템에서 한국교육이 나갈 길을 찾아야 한다고도 말했다. 그가 처음으로 북경에 갔던 것은 한중 수교가 이루어지기 이전인 1987년이었다. 당시에는 중국을 갔다 와도 비밀에 부쳐야 할 정도로 엄격했다. 당시 중국은 문화대혁명으로 책을 모두 불태워 북경대학 도서관에 법학 관련 책은 두 권밖에 없었고 공부하는 학생들도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었다. 

그러나 90년대 초에 그가 다시 가봤을 때 북경대학에는 도서관 신축에 7층짜리 로스쿨을 세우고 있었다. 도서관에는 전 세계의 교과서가 모두 갖추어져 있었다. 그만큼 지원을 하고 있는 것이다. 또, 중국 학생들은 수업을 들을  때 열의를 가지고 자리를 뜨지 않으며, 수업도 토론형식으로 학생들 모두가 활발히 참여한다. 그는 이런 교육이 중국의 미래를 밝게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북경대학은 고려대학교에 두개 층을 사용하게 주고 있다. 여기에서 중국에 사는 한국인의 교육도 맡고 있다. 이는 한중 교육 교류의 기본적인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학생들이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외국어 공부는 필수불가결하다고도 말했다.


“언어교육이 강화되어야 합니다. 고려대 총장 시절, 졸업 요건으로 영어는 필수에 제3외국어까지 요구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과 학생들은 3개 언어까지는 힘들어했지요. 앞으로 전 세계 1일 생활권이 되는데 언어의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영어에 유럽권 언어1개, 아시아권 언어 1개 정도는 알아야 합니다.”


우리사회의 교육에 대한 그의 열정은 인터뷰 내내 곳곳에서 엿볼 수 있었다. 총장직을 물러난 후 그는 헌법을 연구했다. 그는 헌법을 연구하는 올곧은 학자로서의 계획을 이렇게 밝혔다.

"대한민국의 가치는 헌법의 가치와 같습니다. 헌법에 깃든 사상과 행동지침 등을 통해 대한민국의 가치를 제고하는 데에 여생을 바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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