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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탑엔지니어링 최석 회장
(주)유탑엔지니어링 최석 회장
  • 김효상
  • 승인 2016.05.02 12: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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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유탑엔지니어링 최석 회장

 

 

 

건축물은 사람은 담는 그릇

사용자가 편하게 쓸 수 있는 건축물을 만드는 것이 건축의 최종 목표

 

“경영자는 조직의 목표를 세우고 방향을 인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실천적인 부분에서는 조직의 일원이 될 유능한 인재들을 알아보고, 각자의 역량에 맞추어 그 인재들의 역량을 키우며 적재적소에 배치하여 회사의 목표를 이루는 것 또한 경영자의 몫이다.”

 

까까머리 고등학생의 꿈

수십년 전, 영화<타워링>이 상영되는 영화관.

영화 속에서는 부실 시공된 건축물에 분노한 건축가 폴 뉴먼은 불타는 건물에서 사람들과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영화를 관람하는 사람들은 결정적인 순간마다 탄성과 한숨을 교차하고 있었다. 영화가 끝나자 사람들은 너나할 것 없이 만족스러운 얼굴로 일어났다. 감동에 젖어 쉽게 일어나지 못하는 사람들도 곳곳에 있었다. 그 한쪽 구석, 까까머리 고등학생 하나가 일어날 생각은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있었다. 얼굴은 상기되어 있었고 눈빛은 유난히 빛났다. 이윽고 일어난 그의 두 손은 불끈 쥐어져있었다.

‘그래! 건축을 하자. 건축가가 되자. 내가...하자’

그로부터 수 십 년 후, 그는 가슴에 은탑산업훈장을 달고 환하게 웃고 있었다. 건축가로서 대한민국에 우뚝 선, (주)유탑엔지니어링의 최석 회장의 이야기다. 훈장 수훈이후, 기자들이 찾아와 그의 경영노하우에 대해 인터뷰했고, 출신 학교에서는 자랑스러운 동문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그는 영화<타워링>을 본 후 수십 년 동안 어떻게 살아왔을까?

 

시대의 아픔 속에서 건축 전문가의 길로

최석 회장이 전남대 건축과를 다니던 시절은 한국사에서 가장 암울했던 시대였다. 유신독재가 극에 달해 있었고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겪어야 했던 시절이었다. 그의 눈앞에서 사람들이 그야말로 봄날의 꽃잎처럼 스러져갔다. 한 학기 동안 세 번의 수업만 진행된 적도 있었다. 그는 시대의 아픔을 안고 전면적인 민주화운동을 해나갈 것인가, 아니면 대학원에 진학할 것인가 기로에 섰다. 그때 그를 이끌어 준 사람이 부척량 교수였다. 부척량 교수를 지도교수로 그는 대학원에서 건축경영을 전공했다. 그는 건축경영을 전공으로 선택한 이유를 이렇게 술회했다.

“건축의 세 축인 설계, 시공, 감리의 각자 목표가 다르다. 건축가는 설계 위주의 멋진 건물을 설계하고 시공자는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현장에 온다. 그렇다보니 건축주가 원하지 않는 건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건축과 경영을 결합해 합리적으로 결과물을 도출하는 건축경영은 설계단계에서도 건축 최종단계를 고려하고 시공단계에서도 건축주의 최종목표를 생각하면서 설계자, 시공자, 감리자, 건축주의 소통을 통해 주어진 예산안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건물을 만들어 내는 새로운 학문이다.”

 

 

기술자 7명이 모여 만든 유탑엔지니어링

최석 회장이 사회의 첫발을 내디딘 곳은 한국전력이었다. 당시 원자력발전소의 설계와 감리를 맡았던 다국적 기업(벡텔엔지니어링)에서 선진기술을 배웠다. 그렇게 10년. 한전에서 경력을 쌓은 그는 호남지역 최고의 건설사였던 남양건설로 자리를 옮겼다. 남양건설에서 지역의 젊은 기술자들이 모여 엔지니어링 종합회사를 만들어보자는 논의가 있었다. 결국 그 기술자들 7명이 모여 만든 회사가 현재의 (주)유탑엔지니어링이다.

유탑은 설계, 감리, 건설관리(CM), 엔지니어링, 건설개발, 하우징까지 축적된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최상의 건축물 완성’을 모토로 하고 있다. 이는 유탑 만의 독창적인 종합건설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유탑은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설계, 시공, 감리, 분양사업을 수직계열화해서 전 과정을 수행하는 회사이다. 한국 기술업계에서 거의 유일한 존재다.”

 

건축은 사람을 담는 그릇

현재 유탑은 전국에 122개의 공사현장을 책임지고 있으며 현재 44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설계, 감리, 건설현장, 한 현장에 50억~1000억 정도의 규모다.

유탑에서 책임지고 완공한 건축물로는 김대중 컨벤션센터,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나로호 발사대, 순천만 국제습지센터 등이 있다. 이들 건축물들을 통해 최석 회장은 현대 건축에 필요한 합리적인 기술과 예술성의 조화를 추구하며 차별화된 설계 노하우를 증명하기도 했다. 특히 김대중 컨벤션의 경우, 이런 유탑엔지니어링의 노하우가 가장 잘 구현된 경우로 8개월 동안 1천 억 원을 소진하며 진행했던 공사다. 원가를 줄이면서도 시공 속도가 가장 빠른 공법으로 변경해 공기를 달성했던 공사다. 김대중 컨벤션센터는 대한건축학회에 성공적인 사례로서 발표되기도 했다.

 

“건축은 사람들 담는 그릇이다. 그 속에서 사람이 쉬고 잠을 자고 밥을 먹는다. 따라서 사람에 대한 공부가 가장 필요하다. 결국 모든 성과는 사람을 위한 것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건축도 결국 사람으로 회귀하므로 사람을 알아야 한다.”

 

 

 

 

사용자가 편하게 쓸 수 있는 합리적인 건축물

최석 회장이 건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사용자다. 즉 사용자가 쓰기에 가장 합리적이고 편한 건축물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산과 관계없이 형식적 아름다움만 강조하는 건축물, 또 시공자의 이익을 위한 건축물이 아닌, 사용자가 편하게 쓸 수 있는 합리적인 건축물을 만드는 것이 최석 회장이 추구하는 건축의 최종 목적인 것이다.

최석 회장이 건축물만큼이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조직의 구성원이다. 그는 경영자의 능력은 조직구성원들에 대한 배려에서 비롯된다는 믿음으로 항상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의 경영철학의 바탕에는 언제나 ‘사람이 곧 재산이다’라는 기조가 깔려있다.

 

“경영자는 조직의 목표를 세우고 방향을 인도하는 역할을 해야 하며, 나머지 실천적인 부분에서는 조직의 일원이 될 유능한 인재들을 알아보고, 각자의 역량에 맞추어 그 인재들의 역량을 키우며 적재적소에 배치하여 회사의 목표를 이루는 것이다.”

 

물론 국가위기가 몰아닥친 IMF때는 구조조정이라는 아픔도 겪어야 했다. 당시 회사 경영진들의 갈등도 있었다. 그런 진통을 이겨내는 원동력 또한 ‘사람을 담는 그릇인 건축물을 합리적으로 만들어 공급하자’는 원칙을 지켰던 것에 있었다. 그는 유탑의 새로운 비전을 이렇게 제시했다.

“2025년 매출액 1조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1조라는 것이 허황된 숫자로 보일 수 있으나, 올해 수주 목표액인 6000억을 지난 4월 현재 2600억을 이미 달성했다. 설계를 근본 바탕에 두고 안정적인 수주, 부동산투자개발, 마케팅을 총괄하는 토탈 서비스로 꽃을 피우겠다는 뜻이다.”

 

장애인 복지사업과 인재개발로 사회환원 실천

최석 회장은 기업의 사회환원 프로그램을 실천하는데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장애인복지사업과 인재개발, 두 가지 부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아름다운 사람들의 따뜻한 동행’은 장애인 복지사업을 실천하기 위해 그가 만든 모임이다. 1992년부터 저소득 장애인의 복지를 위해 활동하고 있는 사단법인 한빛을 후원하기 위한 단체이다. 사단법인 한빛은 국고지원 없이 순수 회원 후원금으로 운영되고 있는 단체이다.

이 모임의 초대회장인 그는 “나눔에 뜻 있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 현재 회원이 100여명 정도이고 1년 회비가 100만원인데 그 이상을 내주는 분들도 있다. 지금은 한빛이 장애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안정적인 배경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1년에 1억 정도의 후원 규모를 만드는 것이 목표이다.”라고 밝혔다.

 

최석 회장이 이와같은 경영과 사회환원을 실천하는 바른 기업가로 살아가는데는 그럴만한 바탕이 있었다. 초등학교 4학년이었을 때였다. 당시 그는 1년 동안 독서반장을 하면서 독서실에 있는 책을 하나도 빠짐없이 다 읽었다고 한다. 그만큼 독서를 많이 하며 살아왔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 자신 스스로도 독서의 힘이 오늘날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자인했다. 그는 출구가 없다고 일컬어지는 우리시대의 젊은이들에게 한 마디 충고와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고독해져라. 고독 속에서 자신의 영혼을 마주보라. 혼자 여행하는 것은 내 영혼과 마주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자신과의 대화를 통한 성숙은 본인이 어떤 길을 향해 나아가든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나침반이 될 것이다.”

 

그는 우리시대 젊은이들에게 ‘자신의 영혼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질 것’을 강조했다. 우리가 태어날 때 함께 태어난 영혼이 자기자신을 위한 가장 중요한 멘토가 되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도 자신의 영혼과 대화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혼자있는 시간을 내기는 힘들지만 등산이나 여행 등을 통해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려 노력한다.

 

(주)유탑엔지니어링의 최석 회장을 인터뷰하며 일반적인 기업가들과 다른 그 무엇이 느껴지곤 했다. 즉 기업가임에도 문학가와 같은 눈빛과 명상가와 같은 미소가 그것이었다. 그리고 그 이유는 바로 그가 말한 고독을 통해 그 자신과 마주하며 쌓은 것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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