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2 18:09 (금)
‘육영수영부인추모상건립위원회’이재경 위원장
‘육영수영부인추모상건립위원회’이재경 위원장
  • 정희
  • 승인 2016.05.02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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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가슴 속에 피어나는 백목련, 故 육영수 여사 

‘영원한 퍼스트레이디’... 한국사에서 여인상으로 더 큰 의미 지녀  

 봄의 전령사인 목련화가 필 때면 백목련처럼 청아한 기품을 간직한 한 여인을 우리는 떠올린다. 한국 어머니의 표상으로 기억되는 故 육영수 여사다. 레이디퍼스트라는 화려한 명예를 누리기보다 어린이와 장애인 가난한 서민 등 사회 소외계층과 연약한 이들을 보듬으며 헌신의 삶을 실천했던 영부인의 모습은 예기치 못한 피격 사망으로 생을 마감한지 42주기가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육영수 여사를 향한 깊은 추모의 물결로 이어지고 있다. 

특별히‘육영수영부인추모상건립위원회’(위원장 이경재)는 현재 발기인 500명, 후원회원 2000명이 동참한 가운데 육영수 여사의 탄생 90주년을 맞아 서울시 장충동 국립극장 경내 추모상 건립을 추진 중이다.  


역사적 예술품으로 승화시킬 추모 동상 건립

“이제는 슬퍼하지 않겠다고 몇 번이나 다짐했건만 잊어버리려고, 잊혀지지 않는 당신의 모습, 그 다정한 목소리, 그 온화한 미소, 백목련처럼 청아한 기품 이제는 잊어버리려고 다짐했건만 잊어버리려고, 잊혀 지지 않는 당신의 모습…” 

지난 달 13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 컨퍼런스 센터에서 추모상건립위원회(이하 건립위) 창립식을 열었다. 창립식에 앞서 열린 육 여사를 추모하는 추모음악회에서 故 박정희 대통령이 육 여사를 위해 직접 지은 추모시‘잊어버리려고 다짐했건만’이 엄기영 전 MBC사장의 목소리로 낭송됐다. 엄기영 전 MBC사장과 강화자 베세토오페라단장 사회로 열린 '故 육영수 여사 추모음악회'는 테너 오준영, 소프라노 김영선, 바리톤 박태환, 등 유명 성악가들의 깊은 울림으로 영부인을 향한 추모의 마음을 노래했다. 

건립위는 지난 해 8월 국립극장에서 발기인 모임을 연 데 이어  건립위원회 창립식을 개최하며 추모상 건립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이날 창립식에는 서영희 헌정회 부회장이 참석해 창립발기문을 낭독했으며 송월주 전 조계종 총무원장, 신영균 전 예총회장 등이 참석해 축사했다

추모상 건립위원장인 이경재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육영수 여사가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돌아가셨으니 국립극장 경내에 추모 동상을 만들려는 것”이라며 “2년 이내에 추모상 건립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경재 위원장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도 했으며 품앗이 운동본부 이사장으로서 15.16.17.18대 국회의원을 역임한 인물이다. 

이경재 위원장은 추모동산에 영부인의 단아하고 자애로운 모습을 형상화하는 조각 또는 동상 등 조형물을 세우고  영부인의 행적을 벽화형태의 역사적 예술품으로 승화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한민국을 슬픔에 빠지게 한 영부인 逝去

“육영수 여사는 영원한 백목련으로 기억되는 분이다. 영부인으로도 큰 존재였지만 한국사에서 여인상으로 더 의미가 있다”

이경재 위원장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육 여사를 그리워하고 있다며 “ 김종필 전 국무총리도 그의 회고록에‘육 여사가 일찍 서거하지 않았다면 박 전 대통령의 말년도 더 부드러웠을 것’이라고 적고 있다”고 전했다. 

50대 이상 다수는 육 여사를‘영원한 퍼스트레이디’로, 상냥하고 따뜻한 ‘어머니상’ 또는‘아내상’으로 기억한다. 이처럼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단아하고 자애로운 웃음을 머금은 인자함과 차별 없는 미덕으로 사람들을 넉넉히 품었던 영부인이었던 육 여사의 갑작스런 서거는 대한민국을 큰 슬픔에 빠지게 했다.

육 여사는 1974년 8월 15일 장충동 국립극장 광복절 기념식장에서 조총련계 재일동포인 문세광의 총에 맞아 운명했다. 당시 문세광은 박정희 대통령을 겨냥했지만 총알이 빗나가 연단 옆에 앉아 있던 육 여사가 맞고 말았다. 

현직 대통령 부인이 대통령 공식행사장에서 테러리스트의 저격으로 비명에 간 예는 20세기 역사에서 찾기 힘들다. 이경재 위원장은 “육 여사는 정부의 공식행사를 수행하던 중 사망했기 때문에 ‘순직’으로 볼 수 있는데도 육영수 여사 서거 40년이 넘도록 정식 추모상은 아직 없다”며 “건립위가 창립되기 전인 지난 8월부터 각 계층의 인사들과 만나 육영수 여사의 추모상 건립을 하겠다고 밝혔을 때 모두가‘왜 이제야?’하는 반응이었다”고 전했다. 


 역사를 흑백으로 보지 말라... 균형 잡힌 평가 필요 

  故 육영수 여사는 청와대 안에서 박정희 대통령에게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은 ‘야당 역할’을 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경재 위원장은 그동안 유신체제에 대해 거부감을 갖는 일부 국민들의 정서가 박정희 일가에 대해 지나치게 가혹한 잣대를 형성해 왔다며 본인 역시 그간 기사와 책을 통해 유신체제에 대해‘헌정을 무너뜨린 행위’라고 비판해 왔다고 밝혔다. 

“육 여사는 정치와는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균형 잡힌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이경재 위원장은 역사를 흑백으로 보지 말라고 당부했다.

“99를 잘하고 1을 못한 사람한테 1만 지적하며 물고 늘어진다면 균형 잡힌 시각이라고 할 수 없다”

이경재 위원장은 1967년 동아일보 기자로 입사해 20년 이상 야당 출입기자로 활동했던 언론인이었다. 전두환 신군부의 언론인 강제해직 사건 당시 잠시 활동을 중단했다가 1984년 ‘신동아’기자로 복직했고, 1987년에는 동아일보 논설위원으로, 1991년에는 동아일보 정치부장을 지냈다. 김영삼 정부에서는 대변인과 공보수석, 공보처 차관을 맡기도 했다. 그는 유신체제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으로도 유명했다. 

그는 건립위 위원장을 맡게 된 것과 관련해“이제 현역에서 한 발 물러난 사람이라 마음 편히 마땅히 해야 할 일을 맡아 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건립위는 현재 발기인 500명, 후원회원 2000명을 모집했다. 건립위의 순수한 의도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 발기인 중 정치인은 포함하지 않을 방침이다. 또 기업 후원은 일절 받지 않고 개인의 후원금만 받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소액다수’,‘백만명의 후원인’을 모으는 것이 목표다.

  

이해심과 화합의 품성... 갈등과 위기 속 현 사회의 귀감

  현재 육영수 여사를 기릴 수 있는 것은 전남 소록도에 있는 추모비 정도가 전부다. 육 여사가 소록도에 생전 두 번 방문했었는데 이를 고마워한 한센병 환자들이 자발적 모금을 통해 세운 추모비다.“모두가 어렵던 시절 국민을 따뜻하게 안아주셨던 영부인의 자애롭고 고결한 성품이 한국 어머니의 표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경재 위원장은 육영수 여사의 장례식은 국가장으로 치러졌지만 이후 그를 기릴 수 있는 곳은 충북 옥천의 생가나 서울 상암동 박정희기념도서관 정도라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이해심 많고 화합하는 품성을 지녔던 육 여사는 지금 시대에도 귀감이 된다”

이경재 위원장은 현 사회의 갈등과 위기 속에 육 여사의 삶을 다시금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화를 이루고 물질문명의 외형적 성장 등 경제적 성장은 크게 이루었지만 더불어 가는 의식과 배려심은 부족하다” 

정론의 길을 걸어왔던 기자로서, 국민을 대변하는 정치인으로서 대한민국 사회를 향한 그의 매서우면서도 진심어린 당부가 이어졌다. 

“ 우리 국민 스스로 행복지수가 낮은데 이를 높이기 위해서는 기초질서부터 잘 지켜지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또한 품앗이 나눔 등 더불어 사는 삶을 실천하고 확산하는 문화가 중요하다”  

‘육영수영부인추모상건립위원회’의 추모상 건립의 결실이 자유와 평화를 사랑하고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던 영부인의 삶을 기억하는 많은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며 이 시대가 회복해야할 가치를 되새기는 초석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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