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2 18:09 (금)
[Special Interview] (사)부산광역시산업재해장애인협회 안성준 회장
[Special Interview] (사)부산광역시산업재해장애인협회 안성준 회장
  • 정희
  • 승인 2018.05.14 11: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회원들의 힘이 결집되는 곳, 산재회관을 꼭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회원들의 힘이 결집되는 곳, 산재회관을 꼭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산업재해는 우리나라 산업계의 끊이지 않는 이슈다. 지난 2017년 한해 동안 무려 2천 명에 달하는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사망했다. 이는 2016년보다 오히려 10%가 늘어난 수치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산업재해에 취약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통계이기도 하다. 전체 누적 재해자 수는 8만 9천 여명에 달한다. 이처럼 계속해서 산업재해자수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피해자 지원은 정부나 기업에게만 미뤄둘 수도 없는 상황이다. 산업재해장애인 스스로가 힘을 합쳐 권익을 보호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4월 20일, 제38회 장애인의날 기념식에서는 국민훈장 수여식이 거행됐다. 그 중에서도 ‘목련장’을 수훈한 (사)부산산업재해장애인협회 안성준 회장은 산업재해 장애인의 권익을 보호해온 대표적인 인물이다. 이번 수훈의 배경에는 일자리창출과 장애인고용확대, 저소득근로자자녀장학지원, 부산지역 산재발생률 감소 성과 달성 등이 주요 공적으로 작용했다. 안성준 회장을 만나 산업재해와 관련된 각종 문제점과 향후의 미래 목표에 대해 들어봤다.

 

 

중 2때 장애 입어 … 업계에 투신

안 회장은 지난 40년을 오로지 장애인들을 돕기 위한 삶을 살아왔다. 1983년 신체복지회 부산동래지회의 회원으로 활동을 시작, 부산광역시산업재해장애인협회 발기인 및 수석부회장, (사)전국산재장애인단체연합회 수석부회장, 부산고등법원 사회적 약자 사법지원단 위원 전국산재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회장으로 재임하고 있는 (사)부산산업재해장애인협회는 2003년 제4대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9대 회장까지 연임하고 있을 정도다. 이외에도 현재 부산산재장애인복지사업단, 한국장애인공존협회 대표, (사)전국산재단체중앙법인연합회 이사를 맡고 있다. 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다양한 산업재해 및 장애인 관련 활동을 해왔으니 그간 안회장이 이뤄낸 많은 성과를 짐작할 수 있다. 우선 안 회장은 이번 국민훈장 수훈과 관련, 다음과 같이 짧은 소감은 전했다.  


“정말 한마디로 ‘가문의 영광’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 협회와 함께 해 주신 모든 회원분들의 후원과 격려, 그리고 지지를 아까지 않으시는 많은 분들과 기쁨을 나누며, 영광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런데 무엇보다 이번 수훈에 앞서 저에 대해 다소 음해가 있었기에 그것을 이겨내고 상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더 할 수 없는 소중한 상이 아닌가 싶습니다.

 

 

수상 소감 치고는 ‘음해’라는 말이 좀 어울리지 않는 듯 했다. 하지만 이번 수훈 대상자 검증 과정에서 보건복지부에 상당히 몇몇 음해성 민원이 접수되었다고 한다. ‘장애인도 아니면서 장애인 행세를 한다’, ‘룸살롱에 자주 다닌다’, ‘장애인에 대한 고용 장려금을 떼어 먹는다’ 등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은 전혀 사실 무근이다. 평소 안 회장의 인품을 알던 담당 주무관들 조차 황당해 하는 음해성 소문이었다. 안 회장은 이러한 소문에 대해서 “내가 일일이 설명하지 않겠다. 원하시면 얼마든지 검증하고 확인하시면 된다”는 당당한 자세로 임했다. 그 결과 그 모든 소문이 근거가 전혀 없음이 확인되었고, 결국 그는 이번에 ‘목련장’을 수훈했다. 사실 이러한 음해성 소문들은 안 회장이 지난 40년간 업계에 투신해서 활동한 성과에 비하면 터무니없는 것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1974년이었습니다. 제가 중학교 2학년 때 가정 형편이 너무나 어려웠고, 그래서 공장에 다니다 팔을 심하게 다쳤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장애인 관련 단체가 하나도 없어서 그 어떤 도움도 받지 못했죠. 80년대가 되니까 단체가 하나 둘씩 생겼고 그때부터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중학교 2학년이라는 그 어린 나이에 일하다가 다쳤으니 얼마나 마음 고생을 많이 했겠습니까? 이제 더 이상 저 같은 사람이 나와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정말로 혼신의 힘을 다해서 일하고 봉사해왔습니다.”

 

그간의 노력이 빛을 발했기 때문일까. 그는 이번 국민훈장 외에도 다양한 표창과 포장을 받아왔다. 부산광역시장표창(2003년), 노동부장관표창(2003년), 보건복지부장관표창(2005년), 대한적십자사포장(2017년), 부산고등법원감사장(2018년)이 바로 그것이다.

 

 

장애인 일자리 창출에 큰 기여

그의 많은 활동 중에서도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장애인재사회화를 위한 장애인 일자리 창출과 고용확대이다. 장애인들에게는 위로와 배려도 필요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정상적으로 자리를 잡고 살기 위해서는 일자리가 필수이다. 따라서 그는 청소용역대행 회사이자 고용노동부지정 사회적기업인 ‘한국장애인공존협회’를 운영하고 있다. 2014년부터 2017년 12월 현재 연도별 장애인고용 누적인원 702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했다.  


또 그는 저소득근로자 자녀에 대한 장학금 지원 사업도 펼치고 있다. 저소득근로자 및 회원가정의 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자녀 중 학교생활과 가정생활이 타의 모범이 되는 20명을 선발하여 매년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2017년도에만 해도 전반기에 6명(6백만 원), 후반기에 14명(5백만 원)에게 장학금을 지원하여 미래인재양성과 육성을 위한 초석을 다졌다.

특히 그는 산업재해 자체를 줄이는 것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장애인이 되고 난 뒤에 어떻게 지원해줄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보다는 산업재해를 막아 장애인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산업현장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는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하여 협회의 회장으로 취임한 후 매년 지역사회 내에서 산업재해에 대한 사회적 관심 고조와 경각심 고취, 안전의 중요성 및 안전 의식을 고취시켜 왔습니다. 특히 산재발생률이 높은 부산지역의 제조업, 건설업, 운수업 등의 사업체를 방문하여 산재예방 캠페인을 꾸준하게 진행하여 지역사회의 산재발생을 줄이는데도 일조했습니다. 결코 쉬운 작업은 아니었지만, 이러한 캠페인이 동시에 진행되지 않으면 산업재해 장애인의 양산을 막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와 함께 안회장은 산재장애인종합상담지원센터와 장애인가족지원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우선 상담지원센터에서는 고통 받는 산재환자 및 그 가족에게 ‘당신도 일어설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함께 혼자가 아닌 더불어 살아가는 가정의 소중함과 사회의 따뜻함을 심어주었다.

“산업재해를 당한 사람들이 가장 먼저 느끼는 감정은 상실감, 공허감, 외로움 등입니다. 몸도 몸이지만, 정신적으로도 심각하게 피폐해질 수 밖에 없는 환경에 놓이게 됩니다. 이런 분들에게는 경제적, 심리적, 사회적, 직업적인 생활 전반에 거쳐 개별적 상담을 통하여 개인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실제 연 2,500여 명이 이러한 상담 서비스를 받으면서 마음과 생활의 안정을 되찾아 나가고 있습니다.”


또한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사회적 통합을 위한 장애인생활체육 활성화에도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및 부산광역시장애인체육회의 후원과 문화체육관광부의 재정후원을 받아 클럽을 운영하여 연인원 약 800명이 참여하고 있다. 더불어 현실에 적응하기가 어려운 장애인들이 심리적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조력하여 사회적응력을 향상시키는 데에 일조하고 있다. 또한 재가 장애인의 생활체육 참여욕구강화를 위한 목적으로 매년 ‘부산장애인생활체육 론볼대회’를 개최해 장애인 문화체육발전과 재활에 도움을 주고 있다.

 

 

 

장애인 편견이 문제

그는 지금까지 많은 빛나는 성과를 이뤄왔지만, 또 한편으로는 마음고생도 무척 많았다고 한다. 무엇보다 큰 것이 바로 장애인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었다. 애초에 청소용역회사를 설립하고 운영할 때 용역 파견 대상 업체에서는 ‘장애인들이 청소를 한다고 하면 오히려 걸리적 거린다’며 꺼리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안 회장은 소주 한잔을 기울이면서 일일이 그들을 설득해서 단 한 개의 일자리라도 더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리고 그러한 숱한 노고의 결과가 바로 오늘날 ‘국민훈장 목련장’으로 나타난 것이다. 안 회장에게 앞으로 이루고 싶은 새로운 목표를 물었다. 그는 주저없이 ‘산재회관의 건립’을 말했다.

“우리나라에는 보훈회관도 있고 장애인회관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산재회관은 없습니다. 저는 산업재해 장애인들은 우리나라의 산업 발전에 기여한 국가 유공자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또 앞으로서 재사회화를 통해서 충분히 더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의 노고를 보답하고 더 많은 권익 보호를 위해 산재회관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봅니다. 협회나 관련 단체의 힘이 아니라면 저 개인적으로도 산재회관을 꼭 건립해 보고 싶습니다."

 

 

 

안성준 회장은 우리나라 장애인 및 산재관련 역사의 ‘산증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초창기 시절부터 온전히 이 분야에서 활동해왔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그의 ‘산재회관’에 대한 꿈은 많은 회원들의 꿈을 반영하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산업재해 장애인들의 그 꿈이 꼭 이뤄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800 (여의도파라곤 1125)
  • 대표전화 : 02-780-0990
  • 팩스 : 02-783-2525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운정
  • 법인명 : 데일리뉴스
  • 제호 : 종합시사매거진
  • 등록번호 : 영등포, 라000618
  • 등록일 : 2010-11-19
  • 발행일 : 2011-03-02
  • 발행인 : 최지우
  • 편집인 : 정하연
  • 종합시사매거진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종합시사매거진.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isanewszine@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