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15:37 (금)
“협력업체까지 하면 5천개 기업, 개성공단은 한반도 전체의 공단이다”
“협력업체까지 하면 5천개 기업, 개성공단은 한반도 전체의 공단이다”
  • 김원규
  • 승인 2018.05.24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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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기업인협회 회장, 신한물산(주) 신한용 대표

 

 

 

 

남북정상회담으로 인한 ‘판문점 선언’이 발표된 이후 과거 개성공단에 입주했던 기업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싹 트고 있다. 특히 과거 입주 기업 124곳 중 101명이 응답한 설문조사에서는 97% 가량이 ‘재입주를 희망한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그만큼 이들에게 개성공단은 사업상 매우 절실한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해결해야할 문제도 산적해 있다. 우선 개성공단 폐쇄이후 현장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를 전혀 모르는 상태인 것은 물론이고, 최소 입주 준비에서만 3개월에서 6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시사뉴스매거진> 취재진은 개성공단기업인협회 회장이자 신한물산(주) 신한용 대표를 만나 향후 개성공단 입주와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평화까지 생산하는 개성공단

지난 5월 18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는 ‘개성공단 재개 준비를 위한 워크숍’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120여개 기업 대표들이 참여 성황을 이뤘다. 이날 행사 내내 기업들은 개성공단에 재입주하고자 하는 열망을 간절하게 표명했다. 이날 만난 개성공단기업인협회 신한용 회장은 우선 개성공단의 위상 자체가 달라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개성공단에는 영업기업(공단 내 기업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식당이나 마트 등)까지 포함하면 약 200여개의 업체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기업들이 전부가 아닙니다. 기업들에게 원부자재를 공급하는 남한 내 기업까지 합치면 총 5,000개의 기업이 개성공단을 통해 사업을 영위해 왔습니다. 이 말은 곧 개성공단이 ‘개성에만 있는 공단’이 아니라 오히려 한반도 전체의 공단이라는 의미입니다. 뿐만 아니라 개성공단은 평화도 만들고 안보도 생산합니다. 개성공단을 시발점으로 경협이 활성화되면 남한 경제도 상당히 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바로 이러한 점이 우리가 꼭 개성공단에 다시 입주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사실 신 회장의 말은 향후 한반도의 미래를 통찰하는 매우 중요한 것이기도 하다. ‘투자의 귀재’라고 불리는 세계적인 투자가 짐 로저스가 수년 전 머니>라는 미국 TV프로그램에 출연해서 “내가 가진 전 재산을 북한에 투자하고 싶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글로벌한 투자 시각을 가진 그가 북한을 주목한 것도 흥미롭지만, ‘나의 전 재산’이라고 언급한 점은 더더욱 특별해 보인다. 그만큼 북한은 매력적인 투자처라는 이야기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개성공단에 입주했던 기업들은 ‘경협 전문가’들이자 남한 경제의 부활을 이끄는 ‘선도자’들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그만큼 개성공단기업인협회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다.  

 

과거 개성공단이 폐쇄되었던 기간 동안은 협회의 많은 회원들이 참담한 심정으로 살아왔다. 신회장 역시 같은 마음이었다고 한다. 무엇보다 그에게 북한은 자신이 운영하는 신한물산(주)의 도약을 위한 매우 중요한 계기였다고 한다. 20년 전에 중국에서 어망을 아이템으로 창업, 2007년부터 북한에서 사업을 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을 해왔다. 하지만 개성공단이 폐쇄되는 순간, 그의 모든 꿈은 물거품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개성공단이 폐쇄되는 순간부터 참담한 심정으로 살아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소지품도 다 챙기지 못한 채 한국 기업의 직원들이 쫓겨나왔습니다. 저는 남북한의 경계를 넘어 한라에서 백두까지 한반도를 둘러싼 모든 해역에서 평화의 어망이 뒤덮이기를 희망했습니다. 하지만 그 꿈이 한순간 무너지면서 희망을 잃어야 했습니다. 아마도 개성공단에 입주한 모든 기업 대표님들의 생각도 저와 비슷할 것입니다. 따라서 이번에 새롭게 시작된 남북 평화의 물결이 결코 멈춰져서는 안 됩니다.”

 

 

 

현재 TF팀 구성, 재입주 문제 논의 중

실제 신한용 회장은 국제 무역전문가이기도 하다. 인하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은 후 초빙교수로 활동해왔으며, 중국 옌타이대학 경영학원 객좌 교수이기도 하다. 국제무역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그로서는 북한과의 ‘민족 간 무역’은 무엇보다 중요한 화두가 아닐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신한용 회장은 이번에 개성공단이 열리면 다시는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폐쇄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재 협회 차원에서 업종별 대표자 15명으로 TF를 구성했습니다. 회의 결과 당장 개성공단이 열린다고 하더라도 아직 산적해 있는 문제점들이 많습니다. 아마 처음부터 다시 준비한다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우선 실태 파악이 제일 중요합니다. 폐쇄기간 동안 전기나 물, 그리고 시설 등이 어떤 상태가 되었으며,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부터 알아야 합니다. 거기다가 또 다른 남북관계 경색에 따른 자금도 철저하게 준비를 해야 합니다. 그래야 두 번 다시 똑같은 피해를 입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거기다가 북한 근로자들의 임금 인상 문제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외에도 우리 정부의 금융지원 문제도 있다. 그간 기업들이 입은 피해도 막대할 뿐만 아니라 다시 재입주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정치 상황과 무관하게 경영활동이 지속될 수 있도록 남북이 이를 입법화할 필요도 있다. 이러한 많은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는 이상, 단순한 ‘평화 무드’만으로 재입주하기는 무척 힘든 상태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성공단은 반드시 열려야만 한다. 향후 개성공단이 우리 남한 경제에 미치는 전체적인 영향이 매우 막중하기 때문이다. 신한용 대표의 머리 속에는 이미 10년 뒤를 내다보는 개성공단의 발전 방향이 담겨 있다.  

 

“현재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신경제지도’가 완성되기 위해서는 남북경협이 이뤄져야만 하고 그것의 징검다리는 당연히 개성공단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개성공단의 미래입니다. 지난 번 입주기업들의 대부분이 섬유와 봉제였습니다. 따라서 개성공단에서 수출 비중은 5%에 불과했습니다. 매우 미미한 수치에 불과합니다. 더구나 개성공단 발전 방향은 총 3단계인데, 폐쇄될 때까지 시행됐던 것은 1단계 중에서도 50%에 불과했습니다. 2단계, 3단계로 계속 발전해야 합니다. 4차 산업혁명까지 앞두고 있습니다. 결국 이제 개성공단에는 더 다양한 최첨단 IT기업들이 입주를 해야 하며, 수출물량도 늘려야 합니다. 이렇게 되면 개성공단은 한반도 전체 경제에 큰 혜택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개성공단이 이처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입주기업들은 그간 많은 오해를 받아온 것도 사실이다. ‘퍼주기를 한다’라고 평가절하하거나 심지어 입주기업들을 ‘종북기업’으로 몰아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새로운 훈풍이 불고 있다. 그것도 ‘한반도 평화 정착’이라는 거대한 흐름이다. 이제 신한용 회장의 기대만큼, 개성공단이 되살아나고, 한반도 전체가 용트림을 통해 대한민국이 다시 세계 경제 속에서 우뚝 솟을 그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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