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의 허브 싱가포르에서 고부가 첨단기술의 허브를 일구다
동아시아의 허브 싱가포르에서 고부가 첨단기술의 허브를 일구다
  • 정희
  • 승인 2018.06.09 13: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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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반도체’라고 하면 삼성이나 하이닉스를 떠올리고, 거대한 최첨단 반도체 제조 공정이 연상된다. 하지만 반도체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하나는 설계분야, 그리고 또하나가 바로 제조분야이다. 싱가포르에서 정건진 회장은 반도체 설계 특히 사용자위주 특수응용반도체 설계를 전문으로하는 컴속테크놀러지 설립을 시작으로 기타 전자부품 유통 마케팅을 병행하는 알짜 회사를 키워나가고 있다. 전체 직원은 40명 밖에 되지 않지만 1인당 최대 400만 싱가포르 달러(한화 약 32억)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특히 싱가포르 인근 인도네시아, 베트남을 비롯해 총 6개의 지사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다양한 거래처를 통해 오히려 삼성그룹의 거의 모든 전자 부품 사업 파트너로서 시장개척을 하고 있으며 삼성의 동남아시아 반도체/기타 전자부품 에이전트 중의 하나일 정도로 그 위상이 높다. 정건진 회장을 만나 동남아시아의 허브 싱가포르에서 ‘반도체 허브’를 만들어낸 그간의 과정에 대해서 상세하게 들어보았다.

 

 

싱가포르 대통령궁 만찬에도 초대받아
정건진 회장이 처음 싱가포르에 온 것은 지금으로부터 29년 전이었다. 국내 대기업인 S그룹의 주재원으로 근무를 시작했다. 전 세계에 몇 개 해외 지점 정도 밖에 없던 반도체 사무소를 세팅하기 위해 당시 사원의 신분으로 왔으니 꽤 운이 좋은 셈이기도 했다. 그렇게 해서 8년간 일을 하고 한국으로 돌아갔지만, 정 회장은 자신이 젊은 시절을 보낸 싱가포르를 잊을 수 없었다.

 

“제가 30살에 싱가포르에 왔으니까 제 청춘의 많은 시절을 보낸 곳이 바로 싱가포르인셈이죠. 그만큼 애정도 있었고, 싱가포르의 환경이 너무 좋아서 도저히 한국에 적응이 되지 않았습니다. 마침 싱가포르에서는 당시 ‘포린 탤런트(Foreign Talent)’라고 해서 외국의 우수인력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었을 때죠. 그때 모 글로벌 컴퍼니의 부사장으로 취업을 해서 한 1년간 돈을 모았고, 그 돈을 종잣돈 삼아 지금의 회사를 창업했습니다.

 

당시 반도체 분야는 싱가포르 정부가 드라이브를 걸었던 사업인 만큼, 싱가포르 정부에서 운영하는 로컬50대 기업상을 2년 연속 수상했고 그덕에 현지 신문이나 TV같은 미디어에 매우 자주 나왔으며 싱가포르 국가 창립일에는 대통령궁의 만찬에 초대받을 정도로 점점 성장해 나갈 수 있었습니다.”

 

사실 그는 특수반도체에 대한 설계지원 및 마케팅, 세일즈 능력을 자랑한다. 처음 싱가포르에 주재원으로 왔을 때 사무소의 월매출이 30만불에 불과했지만, 그가 주재원 생활을 접을 당시에는 무려 1억불까지 치솟았다. 물론 전부 그 혼자의 힘으로 했던 것은 아니겠지만, 그만큼 많은 경험과 실력을 쌓았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 후 그는 ‘세일즈 엔지니어’라는 개념을 통해 자신만의 마케팅, 영업 능력에 대한 철학을 키워왔다.


“세일즈맨이라고 하더라도 자신의 제품도 모르는 상태에서 세일즈를 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엔지니어처럼 자신의 제품에 대해서 속속들이 알고 있어야 하는 것이죠. 이렇게 되면 거래처에 신뢰를 주게 되고 성과가 점점 가시적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특히 2000년대 중반이 되어서 싱가포르의 인건비가 치솟으면서 적지 않은 생산 거래처들이 문을 닫고 저임금 국가로 이전하기 시작했지요 회사의 비지니스는 위기였지만 그때가 오히려 저희에게는 기회였죠. 주변의 국가로 거래선을 넓혀가면서 오히려 더 큰 성장을 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 컴속테크놀로지는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홍콩, 중국, 한국 등에 거래처를 가지고 있으면서 삼성과 파트너쉽을 맺고 주변국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점점 성장하는 동남아시아가 컴속테크놀로지 입장에서는 더욱 커가는 시장과 동반적 역할을 할수 있어서 고부가반도체 및 전자 부품의 허브 업체라고 말해도 결코 과언이 아닌 셈이다.

 

 

 

정 회장만의 독특한 경영방식, 가이드라인
그가 이렇게 사업을 키워오기까지는 정 회장의 독특한 경영철학이 뒷받침 되어 있다. 바로 직원들에게 ‘최대한의 권한과 책임을 위임한다’는 점이다. “일단 직원들의 출퇴근조차 저는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해외 지점이라고 해도 자주 찾는 일은 거의 없죠. 특히 요즘에는 ‘무빙워크(Moving Work)’가 가능한 시대입니다. 스마트폰을 통해서 걸으면서도 이메일과 SNS를 할 수 있기 때문이죠. 결제와 승인도 바로 바로 해주니까 직원들이 거의 알아서 하는 편입니다. 거의 혼자서 결정하고 특정한 성과가 나오면 보상도 아낌없이 해줍니다. 그러다 보니 직원들 스스로가 동기부여가 되면서 오히려 더 창의적으로 변하는 것 같습니다.”

 

그의 이러한 경영방식은 한마디로 ‘가이드라인에 의한 시스템화’라고 할 수 있다. 전체 가이드라인만 주면 직원들이 알아서 하는 방식이다. 또 6개국 지점들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문화가 다소 다르다 보니 이런 부분을 콘트롤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주로 가이드라인을 많이 활용하는 편이다.


“예를 들어 무슬림은 술을 먹지 않습니다. 그런 문화를 가진 사람에게 비즈니스를 한다고 술을 강요할 수는 없죠. 또 불교국가인 태국에서는 절대로 종교적인 이슈에 대해 이야기를 해서는 안 된다는 가이드라인이 있습니다. 이런 사소한것들만 지키면 서로 다른 민족이며 다른 종교를 가진 6개국 직원들간에도 서로 원활한 소통을 하며, 거래처와도 아주 순조롭게 일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그는 싱가포르에서 사업을 하는 것에 대해서 ‘대만족’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너무 좋다는 점이다.

 

“솔직하게 말하면 비즈니스 환경에서는 우리나라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좋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하나의 주소에 하나의 사업장 밖에 개설을 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싱가포르에서는 100개의 사업장을 열 수도 있습니다. 즉 100명의 사장이 한곳에서 창업을 할수도 있다는 말과 같지요. 또 한국에서 한달 정도 걸릴 행정처리가 여기에서는 하루에 끝납니다. 회사를 차리기 위해서는 개인회사의 경우 싱화 2불이면 충분합니다.한국 돈으로 2천원도 안드는 거죠. 특히 유통과 파이낸스가 매우 잘되어 있기 때문에 환경적인 면에서도 좋습니다.”

 

 

 

특히 그는 지난 2012년 싱가포르 한인회 50년 사상 최초로 선거를 통한 제10대 한인회장에 선출, 2년간 한인회를 위한 많은 봉사와 헌신을 해왔다. 그가 여전히 한인회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또 많은 행사에 참여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이기도 하다. 결국 한국인들이 서로를 도와주고, 이끌어 주어야 세계 속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이 더욱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향후 정 회장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시장으로 더욱 확장, 더욱 발전해 나갈 계획을 가지고 있다.

 

“요즘에는 베트남 쪽 비즈니스가 계속해서 커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에는 인도네시아가 베트남의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기회를 잘 잡으면 고부가 반도체 및 기술이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며, 이러한 사업적 계기를 통해서 대한민국
의 위상을 더욱 높이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예정입니다.”


40명의 직원으로 동남아시아의 고부가 하이테크 전자 허브를 만들어 가고 있는 컴속테크놀로지. 앞으로도 더 많은 노력을 통해서 대한민국 첨단 기술력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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