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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다기능 침대’ 출시한 ㈜마더스핸즈, 환자 중심의 요양 문화 형성이 목표
세계 최초 ‘다기능 침대’ 출시한 ㈜마더스핸즈, 환자 중심의 요양 문화 형성이 목표
  • 양성현
  • 승인 2018.06.1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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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이 있으면 길이 있다는 말이 있다. 무슨 일이든 그 뜻이 좋고 의지가 있으면 해낼 방법이 생긴다는 뜻이다. 하지만 뜻이 있다고 모두가 그 길을 완주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사업가에게는 더욱 힘든 일이다. 뜻을 세우는 일은 쉽지만 그 길에는 수많은 장애물과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어머니 간병 경험으로 직접 제품 개발 나서

㈜마더스핸즈의 박찬호 대표는 35년 간 명품 패션 브랜드에 최종 완성된 옷을 공급하는 여성의류 사업가다. 현재도 의류업체 대표인 그는 뇌경색으로 쓰러진 어머니를 간병하던 경험을 통해 다기능 침대를 착안하게 됐다. 처음 제품을 착안한 이유는 간병의 불편함 때문이었다. 박 대표가 느낀 불편함은 간병 생활이 고되어 느낀 것은 아니었다. 어머니를 환자로 바라봐야 한다는 점이 불편함을 느끼게 했다. 항상 자신을 보살폈던 어머니가 기저귀를 착용한 환자로 비위생적인 상황을 견디는 것을 보는 일은 무엇보다 괴로운 일이었다. 박 대표는 어머니가 환자가 아니라 예전처럼 어머니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생각했다. 환자를 씻고 돌보고 생리현상까지 해결할 수 있는 보다 위생적인 도구가 있었으면 했다. 하지만 어디에도 그런 제품이 없었다. 박 대표 자신이 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침대를 직접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때가 2006년이다. 곧바로 제품 개발을 시작한 박 대표는 변기가 결합된 다기능 침대를 고안하게 됐다. 그 후 여러 실패와 수정을 거쳐 2014년에 특허를 출원했고 2016년에는 특허 등록이 됐다. 그리고 지난 5월 17일 당진시 송악읍에 양산화를 위한 공장 신설과 함께 준공식을 열었다. 뜻을 세우고 실현하기까지 무려 12년이 걸린 것이다.

 

 

 

 

의류 업계 35년 경력 통해 얻은 자신감이 동력

㈜마더스핸즈의 ‘다기능 변기 침대’는 침대에 변기가 부착된 유일무이한 제품이다. 작년 세계 최초로 국제 특허를 냈다. 세계 어디에도 없는 제품을 개발한 박 대표의 동력은 35년 간 성공적으로 이끌어온 의류 사업 경험에 있다.

 

숭실대학교를 졸업하고 의류사업에 뛰어든 박 대표는 사업을 진행하면서 섬유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해외 패션 브랜드에 완성된 의류를 공급하는 그 과정에서 전공을 최대한 살려야 했던 것은 물론 까다로운 고객들의 입맛도 맞춰야 했다. 특히 명품 업체의 디자이너들은 자신들의 브랜드 이미지를 위해 디자인에 맞는 소재와 원단을 꼼꼼히 살피고 새로운 요구를 해왔다.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그는 세계적 명품 회사의 직원들도 해결하지 못하는 일을 숱하게 해결했다.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해결 방법을 찾아 마무리하는 박 대표의 성품이 때문이었다. 그 과정을 통해 박 대표는 명품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충분히 자신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느낀 것이다. 명품은 달리 명품이 아니라 브랜드 가치와 이념을 일관성 있게 유지‧실현할 수 있고 그것을 제공할 수 있다면 그게 명품이라고 생각했다.

 

벤치 마킹하거나 모델로 삼을만한 제품이 없었기 때문에 개발 과정이 녹록치는 않았다. 그 때문에 완성된 제품으로 만들기까지 실패의 순간들이 많았다. 어려울 수밖에 없었던 것은 이용자가 생리현상을 해결할 수 있게 하면서 동시에 편안히 쉴 수 있는 쾌적한 공간을 만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깨끗하게 관리가 불가능하면 문제가 불가피했다. 관리의 어려움은 환자 본인과 간병인 모두에게 도리어 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려움에 마주칠 때마다 박 대표는 자신의 기준을 양보하지 않았다. 자신의 요구에도 충실하지 못하면 이용하는 사람들에게도 유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결국 그에게는 스스로의 기준을 충족하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양보하지 않고 제품의 완성도를 생각하다보니 ‘다기능 변기 침대’는 이동에 제약이 있는 모든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만능 침대가 됐다.

 

㈜마더스핸즈의 제품은 단순히 변기가 부착된 침대가 아니다. 그야말로 다양한 기능을 갖췄다. 기저귀를 사용하지 않고 용변을 처리하는 것을 물론 배수시설과 연결돼 머리를 감거나 목욕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또한, 의자같이 앉을 수 있어 편안하고 침대의 다리 부분에는 족욕기나 간단한 운동기구도 설치하여 사용할 수 있다. 이 모든 기능을 한 침대에 포함한 것은 박 대표가 환자의 상황을 고려해 최대한의 도움을 줄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자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제품 판매보다 인식 개선이 우선

박 대표는 처음 제품을 구상했을 때 가졌던 마음가짐을 잃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어쩌면 직접 겪은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제품을 개발했기 때문에 그에겐 최초의 의미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12년 동안의 개발 과정에서 박 대표가 끊임없이 초심을 되새긴 것은 그 때문이다. 그래서 ㈜마더스핸즈의 준공식에는 ‘편리한 제품을 보다 많은 소비자에게 제공한다’는 종류의 상업적 목표가 아니라 환자를 중심에 둔 비전을 선포했다. 박 대표가 ‘다기능 침대’로 바라는 것은 비전 선포식의 캐치프레이즈에 잘 나타난다. ㈜마더스핸즈는 “환자의 존엄성을 지키고, 지구환경을 보호하는 제품을 만들어 인류사회에 기여한다”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다.

 

문구에 환경 보호의 측면이 들어간 것은 ‘다기능 침대’가 기저귀 사용을 대체할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시장성을 묻는 질문에 오히려 환경에 대해 답했다. “요양병원과 요양원은 아직 기저귀가 편하다고 말합니다. 돈을 버는 것보다 인식을 바꾸는 것이 더 어려운 일입니다. 저는 섬유공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기저귀 만드는 소재를 알고 있는데 버릴 수 있는 소재가 아닙니다. 반드시 태워야 합니다. 매년 수십만 장의 기저귀를 태우는 것은 경제적으로도 환경적으로도 소모비용이 엄청납니다. 그 공해는 결국 우리에게 돌아오게 됩니다. 쉽게 1회용 제품을 만들 수 없는 소재인 겁니다.”

 

이렇듯 기저귀 사용은 환자에게도 좋지 않고 환경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사람들의 인식을 전환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나라 요양 문화의 구조적 문제도 한 몫 한다. 간병인으로 일하고 있는 사람들 중에는 외국인 노동자의 비중이 높다. 그만큼 공급이 많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돈을 내고 요양원, 요양병원을 이용하는 환자들이 아니라 간병인 편의에 따라 병원이 움직이기도 한다. 박 대표가 직접 만난 간병인들 중 많은 사람들이 기저귀를 선호했다. 하지만 기저귀는 몸에 묻을 수밖에 없어 비위생적이며 환자들의 존엄을 해친다는 설명을 전하면 대개 그의 생각을 인정하게 된다고 한다. 특히 다기능 침대를 이용하면 환자의 자존감뿐만 아니라 간병인이 무리하게 환자를 옮기다가 일어날 수 있는 낙상사고에도 보다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 환자를 우선하는 것이 결과적으로는 간병인과 주위 사람들에게도 편리하고 안전한 일이 되는 것이다.

 

박 대표가 최종적으로 원하는 것은 새로운 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준공식과 인터뷰를 통해 계속해서 강조한 것도 그것이다. 그는 앞으로 고령 인구의 증가와 함께 어르신과 환자의 인권이 중요한 쟁점이 될 것이라고 보며 그들이 주인이 될 수 있어야 함을 강조했다.

 

“환자를 돌보는 방법은 한계가 있겠지만 분명한 것은 환자가 주인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치료를 위한 과정은 규정에 따라야 하겠지만 그 외에는 환자를 존중해야 합니다. 환자들은 단순히 아프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 아닙니다. 인격적 존재로 대우받지 못할 때 받는 감정들 모두 스트레스가 됩니다. 수치심, 불쾌함, 분노, 당황 등 모든 감정들이 살아있는 똑같은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는 경제성을 생각하는 것이 아닌 환자의 감정을 우선시하는 문화가 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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