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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아닌 세계 ‘최고’ 외식기업 만든다
세계 ‘최대’ 아닌 세계 ‘최고’ 외식기업 만든다
  • 오재호
  • 승인 2017.09.01 1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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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개 매장 직영체계, 정규직 비율 90%....인도네시아 2호점 오픈 해외시장 ‘박차’

 

 

박영식 (주)SG다인힐 대표이사

 

2004년 5월 뉴욕대 호텔경영학과 졸업

2007년 4월 (주)sg다인힐 출범

이후 지속적인 브랜드 런칭

 

 

 

우리나라 음식점 이름 중 유독 ‘ㅇㅇ가든’이 많다. 그 효시가 바로 강남 신사동(언주로 835)에 자리한 ‘삼원가든’이다. 삼원가든은 식당이 끼니를 때우는 곳쯤으로 여기던 1981년 신사동으로 자리를 옮겨 국내 최초로 도심 속의 휴식공간이라는 ‘가든’ 개념을 도입하고 초대형 고급 한식점을 열었다. 이후 약 7920㎡(2400여 평), 1200석까지 늘렸다. 맛과 함께 최상급 식재료 사용과 위생관리로 이름이 높았다. 국내외 정치인과 경제인 등 VIP는 물론 연예인 손님들이 관례적으로 찾아 더욱 입소문을 탔다. 덕분에 전국적으로 ‘ㅇㅇ가든’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게 된 것이다. 최근에는 창업주 박수남 회장에 이어 막내아들인 박영식 (주)SG다인힐 대표가 외식산업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설립 10년 만에 직원수 600명에 13개 브랜드, 매장 30개를 갖추고 성공적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했다. 더욱이 30개 전 매장을 직영점으로 운영하면서도 정규직원 비율이 90%가 넘는다. 프랜차이즈 외식업계의 ‘갑질’ 논란이 한창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11일 그의 청담동 사무실을 찾아 외식업계가 기피하는 경영방식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을 들어봤다.

 

 

 

  

아버지가 일궈놓은 후광 뒤로하고 외식업계 뛰어들어

“처음 회사를 설립할 때는 SG다인힐을 세계 ‘최대’의 글로벌 외식기업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세계 ‘최고’의 글로벌 외식기업을 만드는 것으로 목표가 바뀌었습니다. 경영을 해오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습니다. 돈으로 규모를 늘릴 순 있지만 매장의 퀄리티(질)를 유지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매장 수를 늘리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질적인 성장을 추구하는 기업으로 나아갈 겁니다.”

 

박영식 대표는 울해 만 37세. 젊은 경영인의 당찬 포부가 많이 변한 셈이다. 정규직이 90%가 넘는 이유에 대해 일자리창출 같은 번듯한 답을 기대했지만 많이 달랐다. “실제 파트타이머를 고용해 본적도 있지만 성에 차지 않았다”면서 모든 면에서 질이 떨어져 한 달 만에 다시 정규직 체제로 돌렸다고 했다. 그런 연유로 모든 매장이 직영점으로 운영되고 정규직원 비율이 90%가 넘는다는 얘기다. 아버지인 김수남 회장은 삼원가든과 중견기업 삼호F&G(현 CJ씨푸드)를 이끌었던 회장이었다. 또 LPGA 크래프트나비스코챔피언십 우승 등 2000년대 LPGA 투어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프로골퍼 박지은 선수가 그의 누나이기도 하다. 전형적인 ‘금수저’라고 해도 과히 틀리지 않다. 그런 그가 아버지가 일궈놓은 후광을 뒤로하고 2007년 SG다인힐을 설립과 동시에 퓨어멜랑주 청담점을 런칭했다. 자신만의 길에 첫발을 내딛었다. 그렇게 시작한 회사는 현재, 블루밍가든, 패티패티, 꼬또, 메이징에이, 로스옥 투뿔등심, 투뿔등심 고담, 붓처스컷, 붓처리서울, 썬더버드 등 외식브랜드 13개와 매장 30 곳을 경영하는 외식업계의 ‘미다스 손’ 떠오른 것이다. 그는 SG다인힐의 브랜드 중 가장 애착이 가는 브랜드를 묻자 블루밍가든을 꼽았다. 블루밍가든은 이탈리아레스토랑으로 2008년 오픈했다. 소위 말해 초대박이 났다. 입소문이 이어지면서 강남의 명소로 떴다. 이를 계기로 브랜드투어도 시작됐다. 블루밍가든이 이 회사 기반을 닦아준 효자노릇을 톡톡히 한 셈이었다.

 


 


음식 맛은 식자재 선택과 위생관리에서부터

“음식으로 고치는 못하는 병은 약으로도 못 고친다는 옛 말이 있습니다. 시중에는 건강을 고려하지 않은 맛있는 음식들이 넘쳐납니다. 그런데 건강식은 맛이 없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입니다. 회사 설립 때부터 고객의 건강을 고려한 식자재 선택과 위생관리는 철저한 기본방침이었습니다. 3년 전 건강식에 대한 관심을 갖고 2년 전부터 본격적인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태어난 것이 ‘맛있는 건강식’을 콘셉트로 한 ‘썬더버드’입니다.” 올해 7월 건강식으로만 짜여진 ‘썬더버드 청담점’이 오픈했다. 박영식 대표의 말을 빌리면 “정말 많이 공부하고 준비”했다. 모든 메뉴개발에 직접 나서는 그지만 이번엔 특히 힘을 쏟았다. 그는 원래 운동 매니어다. 자신이 먹어보고 장기간 신진대사 활동에 미치는 영향까지 파악했다고 한다. 박 대표는 썬더버드를 핵심 사업으로 키우기 위해 집중해왔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해외시장 진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한식현지화를 통해 인도네시아 ‘삼원가든’ 1호점이 성공리에 안착하면서 올해 7월말 자카르타 대표쇼핑몰에 2호점을 연다. 이를 기반으로 동남아시장에 진출한다는 복안이다. 미국 역시, 올해 말 뉴욕에 ‘삼원가든’ 을 낼 예정이다. 박 대표는 해외시장에서는 한식뿐 아니라 국내에서처럼 다양한 메뉴로 승부하고 싶다는 속내를 비쳤다. 경영 방식은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식재료 선택이나 청결에는 지나칠 정도로 엄격하다. 주방 청결 상태가 마음에 안 든다고 700여 명의 예약손님을 받지 않은 아버지를 쏙 빼닮았다. 직원들은 ‘소통하는 대표님’이라고 치켜세우다가도 위생관리에서만큼은 혀를 내두른다. 식자재 원가도 매우 높은 편이다. 직접 산지에서 직송하기 때문이다. 박 대표로서는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도 있겠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한우는 산청 유기농목장에서, 칠면조는 안성농장에서, 새싹채소는 유기농으로, 잎이 넓은 채소는 수경재배로 각각 다르다. 좋은 식자재를 찾기 위해서는 방방곡곡 발품을 판다. 어렵사리 여물을 먹여 소를 사육하는 농장을 찾아가 거래를 터고, 거기다가 다른 판매처까지 소개를 시켜줄 정도다. 이렇게 키운 화식한우는 한우 본래의 식감을 가지고 있어 더 부드럽고 육즙도 많으며, 송아지를 한번도출산하지 않은 암소만을 취급하기 때문에 기름기도 적고 식감이 좋다.



 


 

 

 

직원과 함께 해온 10년...함께 주인인 회사 만들 터

“회사가 작았을 때는 똘똘 뭉쳐서 다 같이 놀러 다니고 했습니다. 힘든 오픈을 마치면 크게 회식을 한다든지, 개인적으로 용돈을 준다든지 그런 것들이 많았습니다. 이제는 회사가 커져버려 자주 못하는 것이 아쉽습니다. 초창기 시절이 많이 그립습니다.” 박영식 대표는 600여명 직원과 다 함께 나눌 수 있는 회사를 꿈꾸고 있다. 오너 일가나 주주집단만을 배불려 주는 구조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는 직원들이 큰 고생을 하고 있다면서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주인을 만들어 주고 싶은 게 그의 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외식사업을 당연한 자신의 숙명으로 받아들였다. 2004년 뉴욕대 호텔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외식업계에 뛰어들어 쓰디쓴 실패의 경험도 맛봤다. 하지만 그 경험을 토대로 지금은 외식업계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한걸음, 한걸음씩 자신의 목표를 향해 서두르지 않고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그에게 경영철학을 묻자 아직은 경영철학을 얘기하기는 턱없다면서 “좋은 음식을 좋은 가격에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이 기본생각이라고 했다. ‘평생 단 한번뿐인 오늘의 식사’가 SG아인힐의 모토다. 회사 창립일이 낀 4월에는 통 큰 세일이 벌어진다. 13개 브랜드가 돌아가면서 50% 할인행사를 실시한다. 많이 팔고 적자나는 달이기도 하다. 이 덕에 고객들만 좋은 ‘SG다인힐위크’가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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