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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열정· 창조로 인쇄업 선두주자! 경성문화사 박진태 대표
신뢰·열정· 창조로 인쇄업 선두주자! 경성문화사 박진태 대표
  • 정희
  • 승인 2017.09.28 2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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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외환위기와 4차 산업혁명 앞에서도 견고한 경쟁력을 갖춘 비결

 

 

 

 

 

 

 

인류의 문화가 급속도로 발전한 계기는 활자가 개발된 이후다. 글자로 새긴 지식을 종이에 활자로 새겨 널리 퍼뜨리면서 문명은 급속도로 뻗어 나가기 시작했다. 활자와 종이란 인간에게 지식의 습득과 전달, 후세대의 양성을 의미한다.  

 

수백 년 아니 수천 년 동안 사회가 발전한 속도보다 최근 4차 산업혁명과 사물인터넷 시대(IoT)가 시작되면서 변화한 속도가 훨씬 빠르다고 한다.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에 맞서 우리는 불안에 떨고 있다. 과학과 기계의 발전으로 인간다움을 상실할까 두려운 것이다. 편리한 스마트폰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어줄까. 기록을 아름답게 남기고 널리 퍼뜨리는 역할에는 무릇 시간과 사람의 고뇌가 필요하다. 인쇄업이 마땅히 살아남을 수 있는 이유이며 경성문화사의 행보가 미래 사회가 가야 할 길임이 제29회 인쇄문화의 날 행사에서‘대통령 표창’을 수상하면서 그 진가가 세상에 더욱 명확하게 알려졌다.

 

“학교에 다닐 때 책을 받으면 그 냄새가 좋았습니다. ‘나중에 꼭 책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성인이 되어 서울로 상경해 인쇄업을 시작했습니다. 1980년대의 인쇄업은 르네상스였습니다. 경력이 많은 선배님들 밑에서 차근차근 인쇄업의 기초를 닦았습니다.”

 

 

 


책 냄새가 좋아 인쇄업을 천직으로 삼은 소년

 

전라남도 담양에서 공부하던 한 소년은 교과서를 처음 받을 때면 마냥 행복했다. 빳빳한 종이를 한 장씩 넘기면 코끝을 진하게 자극하는 종이 냄새가 번졌다. 하얀 종이 위에 선명하게 찍힌 검은색 글자를 또박또박 읽기만 해도 좋았다. 손으로 책장을 넘기며 흔적이 남고 나무의 나이테처럼 교과서는 손때가 묻어 나름의 주름이 생겼다. 책상 위에 나란히 꽂힌 책만 봐도 흐뭇한 미소가 나왔던 그 소년은 먼 훗날 우리나라 인쇄업계를 주름잡는 거물로 성장했다.


박 대표는 평생 인쇄업에 바친 세월에 대해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 자부심이 강한 그는 인쇄에 대해 “인쇄는 예술이다”라고 말한다. 인쇄업은 지식정보산업에 속하지만 문화와 예술사업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는 “최근 인쇄업에 대한 시각이 그다지 밝지 않다. IT기술이 발달하고 인쇄를 다루는 회사들 중에서 규모가 작거나 열악한 곳이 있다는 점 때문에 일각에서는 인쇄업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지 않는다”라면서도 “인쇄업은 문화와 예술사업으로 확대될 여력이 충분하다. 앞으로 백년대계를 이끌어갈 인쇄업을 보는 시선이 따뜻해지길 바란다”라는 소망을 전했다.

 

 

 

 

인쇄업으로 절망하고 다시 성장하기까지


서울의 큰 별이 되고 싶다’라는 뜻을 담은 경성문화사가 설립된 해는 1991년도다. 박 대표는 직접 경성문화사 이름을 짓고 인쇄업에 자신을 헌신해 왔다. 약 30년 전 인쇄업에 입문하여 지금까지 그가 겪은 시간은 우리나라 인쇄업의 시대적 흐름과 맞닿아 있다.  인쇄업이 지속적인 성장을 바탕으로 승승장구하던 때 우리나라는 IMF 외환위기를 맞이했다. 1997년 11월에 터진 이 사건으로 수많은 기업이 휙휙 쓰러졌다. 경성문화사도 역시 고객사의 갑작스러운 부도로 대금을 받지 못해 휘청거렸다. 그나마 결제를 연기한 기업은 양반이었다. 잇따라 참담한 상황을 직면했지만 그는 직원들을 가장 많이 걱정했다. “열심히 일한 직원들이 그 대가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것이 회사 대표로서 너무 안타까웠다”라며 그 당시의 고비를 회상했다. 직원들에게 월급을 지급하기 위해 사업 자금을 빌렸다. 높은 이자율 때문에 힘들었지만 고객을 위해 헌신한 직원들을 위해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생각했다.

 

박 대표는 “사업은 감동이고 신뢰라고 생각한다. 당시 저에게 돈을 빌려준 사람에게 이자를 정확히 지급하여 신뢰를 쌓았다. 경성문화사가 잠시 쉬어가는 시기를 맞이했지만 믿음을 얻어 재기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라며 “새로운 사업을 구상할 필요성을 느꼈다. 경기 침체나 경제상황에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회사가 되기 위해 돌파구가 필요했다라고 말했다.


“탄탄한 거래처를 확보하는 게 핵심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인생의 쓴 경험이 저를 자극했습니다. 경성문화사가 겪은 위기를 극복할 방안을 찾아 다시 힘을 되찾았습니다. 정치 분야, 방송국, 협회, 공공기관, 공기업 등 과의 거래를 서서히 늘려 안정을 도모했습니다. 정부 부처 및 공공기관 등에 고품질의 인쇄물을 제작, 납품하면서 인쇄문화 발전에 기여하였습니다.” 경성문화사 본사가 위치한 여의도는 여당과 야당이 모두 모여 있는, 우리나라 정치의 중심지다. 당시에는 KBS, MBC, SBS 방송국이 위치했다. 박 대표는 철저한 보안과 신뢰성을 바탕으로 정치 출판물 분야를 강화해 나갔다. 방송국과 관련된 인쇄물이나 까다로운 기준을 제시하지만 약속된 시기에 정확하게 결제해주는 정부와 공공기관의 프로젝트 수주에 관심을 기울였다. 그는 “IMF 외환위기를 겪은 후에도 인쇄업은 끈질긴 생명력을 발휘하며 살아남았다. 인쇄업 종사자라면 그만큼 인쇄문화를 더 사랑해야 한다. 인쇄업계가 가치를 창출해야 대중과 국민이 우리를 인정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자동차나 비행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지만 과연 그것만 중요할까요. 인류의 자산인 책을 만드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인쇄업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마땅히 ‘문화를 창출한다’는 마음을 지녀야 합니다.”

 

 


출중한 인쇄업의 기량, 더 높은 평가를 받으려면


오늘날의 인쇄업은 더 혹독한 시련을 견디고 있다. 스마트폰, 전자북 등의 보편화로 인쇄업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는 지적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과연 그럴까. 선진국의 인쇄산업은 여전히 승승장구하고 있다. IT 기술이 완벽하게 인쇄업을 대체하지 못하고 있음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여전히 선진국에서 인쇄물과 출판물을 활용한 홍보가 통하고 있다. ‘인쇄업은 종이와 잉크가 필요하다’는 개념도 점차 희박해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서 새로운 형태의 인쇄업이 등장했다. 박 대표는 “온라인으로 보는 웹진을 기획하고 콘셉트를 잡고 취재해 디자인을 완성하는 것도 인쇄업이 소화할 수 있는 분야다. 인쇄업을 단순히 인쇄물을 빨리 잉크로 찍어내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국가의 기간사업으로서 인쇄업이 해야 할 역할에 충실한 것이 경성문화사의 전성기를 이끈 원동력이 됐다”라고 주장했다.


“인쇄업으로 번 이익에 대한 세금을 정확하게 냈습니다. 저는 그저 친구들, 지인들과 막걸리 마실 정도의 여유만 있으면 되니까요. 나라의 발전을 위해 세금을 정직하게 냈고 경성문화사의 체질을 확 바꾸기 위해 내실을 다졌습니다. 그 결과 2006년에는 경영혁신형 중소기업 인증을 받았고 신용등급이 A등급이 되었습니다. 하나의 인쇄 회사가 성장을 추구하는 것에서 탈피해 가족 친화형 기업, 장애인 채용, 사회복지단체 기부 등 지속적으로 사회공헌활동을 실현했습니다. 작업 및 제작환경을 개선하고 친환경 인쇄를 위해 2013년 ISO14001 및 ISO9001 인증, 지난해에는 FSC 인증을 획득했습니다. 2013년 이후 매년 20여 명의 신규 인력 모두를 정규직으로 채용했습니다.”


경성문화사가 선진 기업 문화 모델을 제시하자 놀라운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경성문화사’를 접하면 인쇄 및 편집디자인 분야 선도 기업이자 직원에게는 최고의 일터를, 사회의 열악한 부분을 돌보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떠올리게 된다. 박 대표는 “경성문화사가 인쇄산업 발전의 역사 한가운데 굳건히 자리를 잡고 있다. 외부에서 경성문화사를 바라보는 시선이 중요하다”라며 “인쇄업이 큰 의미가 있는 산업이라는 점을 널리 알리고 싶다”라고 전했다.

 

 

 


새로운 흐름을 맞이하는 열린 자세


최근 경성문화사는 전략 부서를 신설했다. 현재 경성문화사가 소화할 수 있는 기획, 인쇄, 제본, 배송에 이르는 토탈 서비스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전략을 세우기 위해 인력을 보강했다. 박 대표는 “다른 분야와 융합해서 인쇄업의 발전 방향을 강구하고 있다. 경성문화사만의 답을 찾고 있다”라며 “IT산업과 접목할 수 있는 콘텐츠, 이를 테면 전자 사보 등을 강화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인쇄업계를 이끌 리더들이 근무하는 경성문화사는 최근 새로운 공간을 마련했다. 사무실을 지나는 복도에 책장을 설치하고 회의실이 카페로 탈바꿈했다. 창의적인 생각, 멈추지 않는 유연한 생각을 가진 직원이 경성문화사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다는 생각에 박 대표가 내린 결단이다.


박 대표의 탁월한 능력을 찾는 곳이 많다. 그는 2009년부터 2011년까지는 서울시인쇄정보산업협동조합의 임원으로 활동하였고 현재는 대한인쇄문화협회 이사로 재임하고 있다. 이러한 대외 활동 과정에서 그는 인쇄업이 처한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그와 경성문화사를 보며 희망을 품는 후배가 많아지길 바라는 마음에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인쇄업계가 살아있다는 느낌이 중요하다”라며 협력을 바탕으로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는 그의 외침에 귀를 기울이고 동참하는 업체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박 대표가 누누이 말했던 것처럼 인쇄는 예술이며 명품이고 명작이다. 한때 두각을 나타낸 인쇄업이 부활을 꿈꾸며 활기찬 날갯짓을 하고 있다. 그를 중심으로 똘똘 뭉친 경성문화사가 이룩할 찬란한 내일이 기대된다.

 


취재 丁 熙 기자 사진 오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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