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11:28 (수)
IoT 등 기술 발전으로 가성비 따지는 렌털시장 시대 진입
IoT 등 기술 발전으로 가성비 따지는 렌털시장 시대 진입
  • 김경아
  • 승인 2017.11.03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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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는 렌탈 춘추전국시대...

 

 

 

욕구는 변하고 기술은 빠르게 진화한다. 예전엔 물건을 소유해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신제품과 신기술이 하루가 멀다 하고 등장하면서 소비 시간은 줄었고 여러 제품을 쓰고 싶어하는 욕구는 커졌다. 1~2인 가구가 늘고 있는 것도 중요한 원인이다. 기업 입장에서도 렌털 사업은 매력적이다. 소비절벽 우려 속에서 렌털의 성장이 내수시장과 서비스업 활성화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시장 커지고 취급 품목 다양

렌털 서비스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는 만큼 취급 품목도 다양해졌다. 국내 렌털산업은 1970년대 건설 분야에서 고가의 산업용 기계 장비나 포클레인·크레인 등 토목 건설 장비, 생산 시설 임대에서 시작돼 생활가전과 가정용품, 자동차, 각종 소비재로 확대됐다. 역설적이게도 렌털 시장이 커지는 가장 큰 요인으로 불경기가 꼽힌다. 경제 저성장과도 관련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경기침체를 먼저 겪은 일본 등 다른 나라에서도 렌털은 호황이다. 한국렌털협회가 추산한 국내 렌털 업체는 2만4000여 곳. 그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렌털은 이제 사람들의 일상 속에 자리 잡았다. 수천만원짜리 고가의 차와 TV 등 내구재, 안경 가방 옷 유아용품 등 각종 소비재까지 다 빌릴 수 있다.


 최근 등장한 렌털 상품 중 눈길을 끄는 것은 300만원대 청소기다. 미국 컬비 제품으로 원래는 매트리스 진드기 제거 등 청소용역회사들이 주로 쓰던 전문가용 브랜드다. 월 7만9000원에 빌려쓸 수 있다. 예술 작품에도 렌털이 도입됐다.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오픈갤러리가 하고 있는 미술품 렌털도 인기다. 큐레이터가 국내 작가들의 작품을 골라 3개월 단위로 대여하는 서비스다. 부담 없는 가격에 ‘작은 사치품’으로 집안 분위기를 전환하려는 이들이 늘면서 후발업체들도 생겼다. 전체 매출에서 의류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백화점에도 옷 렌털 매장이 등장했다. 롯데백화점은 서울 소공동 본점에 업계 최초로 패션 렌털 매장 ‘살롱 드 샬롯’을 열었다. 결혼식이나 돌잔치 등 특별한 날에 한두 번 입을 의류 대여에 적합하다. 더클로젯, 리본즈 등 명품대여 서비스도 성업 중이다. 명품 분실에 대비한 보험도 제공한다. 


 미국의 여성의류 렌털 서비스 ‘렌트더런웨이’는 턱시도 렌털 모델을 여성복에 적용하며 성공적인 공유경제 모델로 자리 잡았다. 옷장에 걸려있는 옷을 공유할 수 있는 빅데이터 기반의 플랫폼을 선보인 게 먹혔다.

 


 

 

 

 


 자본력과 시스템 갖춘 대기업 렌털 사업 진출


 렌털은 전통적으로 생활가전 중견기업의 영역이었다. 하지만 자본력과 시스템을 갖춘 대기업이 속속 진출하면서 ‘춘추전국’ 시대가 됐고, 치열한 쟁탈전이 시작됐다.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승부하는 오프라인 백화점도 렌털 시장에 뛰어들었다. 현대백화점은 부피가 크고 가격이 비싼 여행가방 구매를 망설이는 고객이 많다는 점에 착안해 고급 여행가방 렌털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현대홈쇼핑은 600억원을 출자해 렌털·케어 사업을 할 현대렌탈케어 법인을 설립해 본격적인 렌털 사업에 뛰어들었다. 온라인몰도 렌털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SK플래닛의 11번가는 정수기, 비데, 공기청정기 등 렌털 제품을 한데 모은 ‘생활플러스 렌탈숍’을 열었다. 의류와 가방 제품을 한 달간 대여할 수 있는 ‘프로젝트 앤’도 선보였다. 


 편의점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정관을 변경하고 사업 목적에 렌털임대업을 추가했다. 홈쇼핑의 렌털 상품 편성 비중은 매년 높아지고 있다. 롯데홈쇼핑의 렌털 매출은 작년보다 16%가량 증가했다. 렌터카 1위인 롯데렌탈은 한 달 전 렌털 플랫폼인 ‘묘미’를 오픈하고 소비재 대여를 시작했다. 롯데렌탈 관계자는 “다이슨 청소기와 스토케 유모차 등 고가 제품에 대한 소비자 인기가 높다”며 “중장년층 남성 고객들이 많은 것도 특이한 점”이라고 분석했다. 


 경기 파주에 있는 교원그룹의 웰스 식물공장. 2314㎡(약 700평) 규모에 모종을 키우는 ‘클린룸’ 다섯 곳이 설치돼 있다. 쌈채소와 샐러드, 허브, 특용작물 등 40여 종류의 모종을 180만 개 생산할 수 있다. 식물 생장에 필요한 온도와 습도, 공기순환을 자동으로 제어하며 농약을 쓰지 않는다. 교원그룹은 ‘가정용 식물재배기’(사진 아래)를 렌털한 고객들에게 여기에서 자란 모종을 두 달에 한 번씩 배송해준다. 식물재배기에서 1주일만 키우면 신선한 채소를 먹을 수 있다. 렌털 가격은 월 2만~3만원대다.


국내 최초의 ‘식물렌털’은 시작된 지 한 달도 안 됐지만 식물재배기 7000개가 임대됐다. 직원이 주기적으로 방문해 배양액 교체 등 관리를 해준다. 교원그룹은 이를 위해 40억원을 투자했다. 장평순 회장은 “렌털 사업의 오랜 노하우와 기술력을 접목해 앞으로도 새로운 분야에서 렌털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IoT 등 기술 발전 렌탈시장 활성화 이바지

 

‘가성비’를 따지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고가의 혼수시장에서도 렌털 바람이 분다. 가전제품은 물론 침대 매트리스까지 대부분 렌털을 통해 해결한다. 듀오웨드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예비부부 479명 가운데 66.2%가 혼수 장만에 렌털을 이용하겠다고 답했다. 렌터카 1위인 롯데렌탈에서 시작한 소비재 렌털 ‘묘미’에선 최고급 유모차인 스토케 제품 대여서비스가 인기다. 장난감을 비롯한 각종 유아용품도 렌털로 해결한다. 


 애완견, 고급 요트, 심지어 스튜디오까지 잠시 빌려쓰는 게 가능해졌다.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강아지를 단기간 빌리는 가정이 늘었다. 3박4일 대여시 가격은 7만원 선이다. 한 사진관에선 셀프 촬영을 위해 1시간씩 스튜디오를 대여해 준다. 전문가를 고용할 경우 많게는 100만원이 드는 촬영비용을 3만원으로 대폭 아낄 수 있다. 최고급 요트도 렌털 대상이다. 리츠칼튼호텔 컴퍼니는 미슐랭 3스타 셰프의 동승을 비롯해 고급 스파, 펜트하우스 등의 서비스가 가능한 요트를 빌려준다. 사물인터넷(IoT) 시장의 성장세도 렌털 시장의 새로운 성장요인이다. 코웨이는 ‘마이한뼘정수기’에 IoT 기능을 접목해 물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한다. 물을 많이 마시면 필터 교체를 일찍 해주는 식이다.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관련 기기, 스마트워치, 드론, 헬스케어 장비 등의 렌털도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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