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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진기 국내 생산 주도하며 갖춘 경쟁력 해외에서 두각 나타내며 수출길 활짝 열었다, ㈜우양이엔지 강신기 대표
집진기 국내 생산 주도하며 갖춘 경쟁력 해외에서 두각 나타내며 수출길 활짝 열었다, ㈜우양이엔지 강신기 대표
  • 정희
  • 승인 2017.11.08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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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경영의 성공을 결정하는 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다. 시대적 흐름을 읽을 줄 아는 촉이 좋아야 하고 사람의 마음을 훔치는 기술을 터득해야 한다. 무엇보다 남이 모방하거나 따라올 수 없는 품질력을 소유해야 한다. 아이디어와 실력이 있어야 그 분야의 최고가 될 수 있다. ㈜우양이엔지 강신기 대표는 이 요소들을 모두 갖춘 타고난 사업가다. 탐구정신과 인내하며 때를 기다리는 배짱까지 있다. 최근 ‘국무총리상’을 받은 강 대표의 인생 역전 스토리를 공개한다.

 

신입사원의 운명을 결정한 집진기

 

최근 킨텍스에서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기계산업진흥회가 주관한 ‘2017 자본재 개발유공자 포상식’이 개최됐다. 이날 ㈜우양이엔지 강 대표는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생소했던 ‘집진기’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경영학도지만 기계를 만지는 것이 행복했던 젊은 청년은 패기 넘치는 사업가로 성장했다.

 

경영학과를 전공하고 일본어를 부전공한 그는 회사에 취업해 창의력이 필요한 업무를 맡았다. 상품기획팀에서 근무하며 일본에서 판매되고 있는 집진기에 관한 자료를 번역했던 일이 그의 미래를 바꿔 놓았다. 인터넷이 발달하지 않은 시절, 관련 잡지를 계속 뒤지며 끈질기게 매달리는 그를 보면서 얼마나 뜨거운 열정을 품고 있는지 눈치 챈 회사 측은 새로운 사업 아이템으로 집진기가 성장할 수 있는지 시장 자료조사를 지시했다. 사업가의 자질은 신입사원 시절부터 드러나기 시작했다.

 

“집진기를 시장에 도입하기 위한 시장 조사였습니다. 집중적으로 집진기를 판매하려는 단계였죠. 비슷한 기계를 판매하는 회사마다 방문해 정보를 습득했습니다. 가끔 경계하는 분을 만날 때면 ‘논문을 쓰기 위해 자료를 조사하고 있다’라는 선의의 거짓말을 하면서 배웠습니다.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시범적으로 집진기를 판매했습니다.”

 

가슴이 뜨겁다 하더라도 경험이 부족한 신입사원이기에 부족한 점이 있었다. 대리점을 통해 집진기를 팔았는데 의욕과 달리 1년 동안 겨우 7대 판매에 그쳤다. 대리점에 전적으로 의존해 올린 실적이었다. 강 대표는 “연말결산 회의를 하는데 ‘가능성이 없다’ ‘예산만 들어간다’라며 사업을 접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몰렸다. 환경 문제, 기후 변화에 민감하지 않았던 때라 집진기의 필요성을 많이 느끼지 못할 때였다”라며 “분명히 먼 훗날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비전을 가졌기에 이대로 포기할 수 없었다”라고 밝혔다. 집진기는 산업계에서 생산활동 시 발생하는 먼지, 가스 악취 발생장소 및 가축분뇨처리장, 도축장, 퇴비장, 분뇨처리장, 하수처리장, 식품가공공장, 사료공장, 실험실, 주유소 대형창고, 화장실, 쓰레기처리장, 음식물쓰레기처리장, 아파트 쓰레기장 등 악취가 많이 발생하는 장소에 설치하는 장치다. 처음 그가 집진기를 접했을 때는 필요성을 절감하지 못했지만 시간이 흐른 후 그의 예감처럼 환경오염에 민감한 요즘은 필수가 되었다.

 

 

 

 

 

집진기로 맛본 성취감

 

집진기를 포기하겠다고 결정된 날 강 대표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속상한 마음에 괴로워했다. 다음날 그는 직접 회사 대표에게 찾아가 집진기 사업을 키우자고 건의했다. “광고를 정기적으로 내고 맨투맨 영업을 뛰겠다”고 설득한 것이다. 그때 어떤 심정이었을까.

 

“사회초년생은 사실 별 힘이 없잖아요. 회사 내부에서 집진기 사업을 접자고 결론을 낸 것이라 고민이 될 수밖에 없죠. 저는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서 ‘집진기 홍보’를 할 수 있는 예산을 편성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대리점 판매에 의존하기엔 너무 벅찼던 거죠.”

 

그는 진정성과 열정, 가식 없는 말로 상대방을 설득하는 기술이 통했던 것이다. 자신의 생각을 있는 그대로 전달해 듣는 사람의 진심을 움직이는 것이다. 당시 회사 대표는 그의 눈에서 불타는 의지를 느꼈고 집진기 사업은 계속됐다. 다음해 60대를 팔아 집진기의 성공을 증명했지만 그는 만족하지 않았다. 강 대표의 집진기 개발이 시작된 시점이기도 하다. 대리점 직원들을 초청해 일본에서 집진기 워크숍을 열어 판매 채널을 강화하는 한편 직접 집진기를 만들어보자는 의욕이 생겼다. 외주로 집진기를 들여와 판매하기 때문에 이윤이 상대적으로 감소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타파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절대적으로 안주하지 않고 돌파하는 그의 성격으로 새로운 운명이 다가오고 있었다. 대리점을 통한 집진기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숨어있던 사업의 야망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근무 중인 회사의 대리점을 직접 차리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이다. 1995년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집진기 대리점을 차리겠다”라며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때부터 혹독한 현실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사표는 수리됐지만 집진기 대리점 개점은 현실의 벽을 넘지 못했다. 강 대표는 “대리점 허가를 받지 못했지만 돌이켜보면 당시 회사 대표님의 혜안이 맞았다. 당시 회사 대표는 저에게 ‘너는 이미 마케팅 능력을 겸비한 제조능력을 가졌으니 대리점이 아니라 집진기를 직접 개발하는 것이 어떻겠냐’라는 말씀을 기억하고 용기를 얻어 밑바닥부터 시작했다”라고 전했다.

 

 

 

 

IMF 외환 위기를 이긴 비결

 

㈜우양이엔지를 창업한 그는 김포에 허름한 공장에서 홀로 한 대씩 집진기를 만들었다. 상황은 열악했지만 가야 할 방향은 이미 설정된 상태였다. 주문은 계속 들어오지만 혼자 집진기를 생산하니까 따라잡을 수 없었다. 1년이었다. 그는 “투자를 받기 위해 재무제표가 필요했다. 1년이 지난 후 건전한 재무제표를 바탕으로 기술보증에서 대출을 받아 광명으로 공장을 옮겼다”라고 전했다.

 

“점점 생산량이 늘어 60평대인 광명 공장도 좁더군요. 100평 규모로 공장을 이전했습니다. 그때까지는 행복했어요. 주문이 많이 들어왔으니까요. 1997년 8월 공장을 늘리고 한참 성취감에 취할 무렵 IMF 외환위기가 닥쳤습니다. 사업을 하며 처음 맞이한 시련이었고 참 힘들었습니다.”

 

집진기 설치 대금을 받지 못해 가진 자본금 전체를 잃어야 했다. 어떻게 해서든 직원들을 챙기려고 했지만 끝내 구조조정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는 “이 사업을 접어야 하는지 정말 고심했다. 회사 규모를 줄이는 수밖에 도리가 없어 직원들에게 미안한 이야기를 했다”라며 “인천으로 공장 규모를 축소해 이전했다”라고 회상했다. IMF 외환위기는 누구나 다 힘들고 허리띠를 졸라매던 시기였고 그도 피할 수 없었던 악몽이었지만 다시 안정세를 되찾았다. 집진기 제작 노하우의 가치가 그렇게 높았던 것이다. 어느 정도 국민 경제가 안정을 되찾으면서 집진기 주문이 늘기 시작했다. 2001년까지 4년간 집진기 주문이 끊이지 않았다.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공장에서 쪽잠을 자며 집진기를 생산했다. 사업 규모가 커지고 자금력이 회복됐지만 마음 한구석은 여전히 불안했다. 사업을 키운 후 찾아올지 모르는 위기감 때문이었다. 강 대표는 “분명히 희망적이었지만 마음이 편치 않았다”라며 “2002년 시화공단 공장을 매입해 ㈜우양이엔지가 안정적인 궤도에 올랐다”라고 전했다.

 

 

 

 

집진기를 만든 최고의 기술력

 

㈜우양이엔지의 기술력은 강 대표의 손끝에서 나온다. 넘어지는 그를 일으킨 원동력은 꾸준히 업그레이드되는 집진기의 기술력이었다. ㈜우양이엔지의 대표적 상품인 ‘악취제거용 습식집진기’는 친환경 고효능의 무독성 바이오 첨가제와 와류형 습식집진기의 강력한 정제력으로 악취를 제거해준다. 자체 시험 결과 각종 유기물 악취의 99.5% 이상 제거 능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송풍기의 흡입력이 워낙 강해 강력한 와류가 생성되기 때문에 별도로 펌프를 설치할 필요도 없다. 제품 내부의 수조에서 형성된 2단계 와류가 오염물 입자를 물과 접촉하는 시간을 길게 만들어 미세오염 입자까지 포집할 수 있다. 집진기를 사용하면서 생긴 슬러지는 청소통으로 모여 관리가 용이하고 투시창으로 작동 상태를 편하게 점검할 수 있다.

 

그가 직접 개발한 친환경 바이오 첨가제는 최근 안전한 성분을 원하는 소비자의 수요를 반영했다. 친환경 첨가제는 기존의 화학약품 첨가제보다 차별성이 있다. 해조추출물, 야자열매씨앗오일, 감자전분 등의 성분으로 제조돼 동물성 기름이나 식용유 등을 유기물을 생화학적으로 분해하고 물에 완전 용해하여 세정력이 뛰어났다. 지방질 기름과 식용유 등을 순간적으로 제거하며 처리 후에는 간단히 물로 헹구면 잔여물이 남지 않아 깔끔하다. 100% 친환경 생물학적 처리를 해 안전하고 2차 오염이 발생하지 않는다. 강 대표는 “친환경 바이오 첨가제는 인체에 해가 없는 성분으로 만든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관리비와 운영비가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우양이엔지는 습식집진기 외에도 산업현장에서 제품 생산 시 발생하는 분진 등의 오염물질을 먼지를 흡입하여 정화하는 건식집진기, 융접이나 납땜 작업 시 발생하는 흄 가스를 흡입정화하는 흄(연기)집진기, 제품 생산 시 발생하는 냄새를 정화하는 악취제거기, 제품 가공 시 비산되는 오일미스트를 흡입 정화하는 오일미스트집진기, 건물 전체에 배관을 설치하여 원하는 곳에 청소기 호스를 연결하여 청소하는 중앙집중식청소장비, 초미세먼지 집진 시 정전기를 이용하는 전기집진기 등을 생산하고 있다.

 

올해 4색 분체도장 부스를 개발한 공로로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기존의 분체도장 기술의 문제점인 분사된 분체도료의 회수 및 재사용, 분체도장의 시간단축 및 분체도장 공정의 단순화 등 분체도장의 문제점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분체를 필터의 교체 없이 4가지 색을 연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최신기술로 잉여 분체도료의 회수율을 증대하고, 분체도장의 색깔 교체에 따른 청소 시간을 단축할 수 있어 작업효율과 생산성을 높였다.

 

 


 

 

“집진기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외치던 신입사원은 훌쩍 자라 약 20년 동안 우양이엔지를 성공적으로 운영한 대표가 되었다. 경기도 화성시 남양읍으로 공장을 신규 이전했고 경기도 지정 우수환경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집진기 국산화에 성공해 50% 이상 가격 인하를 주도하며 국내 환경산업 기술을 끌어올리는데 이바지한 그는 산업자원부로부터 우수자본재개발유공기업, 신기술실용화유공기업 장관표창 등을 받았다. 2015년 매출액 45억 원을 이듬해인 2016년 71억 원까지 올려 65% 매출 신장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수출액은 48천 달러에서 225천 달러로 약 4배 상승했다. 신기술 확보에 대한 의지는 대학교와 다수의 산학협동 개발사업으로 이어지고 후학 양성을 위해 한국산업기술대학교와 경기과학대학교에 장학금을 기부하는 선행도 펼쳤다.  

 

“사업은 지구력 싸움”이라고 말하는 그의 얼굴에서 지난 시간 ‘국내 최초’라는 타이틀을 지키기 위해 고뇌했던 모습이 떠오른다. 강 대표를 통해 기량이 출중한 개인의 추진력이 국가 경제를 움직일 수 있다는 진리를 다시금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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