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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식생활이 바뀌고 있다!
한국인의 식생활이 바뀌고 있다!
  • 정희
  • 승인 2020.06.15 16: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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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unsplash)
(사진= unsplash)

최근 음식 유통업계에서 가장 ‘핫’한 키워드는 바로 가정간편식(HMR)이다. 집에서 간단하게 데우거나 전자렌지에 돌려먹는 음식을 말한다. 수년 전만 해도 이런 음식이란 카레나 짜장, 스프나 죽 정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최근 이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했다. 2014년에는 1조 1천억 원 정도였지만 2019년에서 2조 3천억 원으로 무려 두 배나 성장했다. 이와 함께 한국인의 전통적인 식사 패턴인 ‘삼시 세끼, 집밥’ 중심의 식생활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집에서 밥을 해 먹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밀키트’의 소비가 늘고 있다. 비교적 품이 들어가는 요리를 손쉽게 해먹을 수 있도록 한 음식이다. 국물요리, 탕 심지어 샤부샤부 밀키트까지 있다. 최근 CJ제일제당은 4,400여 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내·외식 메뉴 데이터 22만 건과 전국 5,000가구의 가공식품 구입 기록, 2800여 개 HMR 신제품 특징 등을 분석해 ‘2020 HMR Trend 전망’을 발표했다.

 

‘홈트’ 영향, 단백질 섭취량 늘어
현재 한국인의 식생활 트렌드는 ▲가시(時)비 ▲4th Meal ▲BFY(Better For You)로 요약할 수 있다. 빠른 배달문화, 코로나19, 음식조리 기술의 발전이 만들어낸 완전히 새로운 트렌드라고 할 수 있다. 우선 가시(時)비는 ‘시간이 금’인 시대에 약간 돈이 더 들더라도 시간의 가성비를 중요시 하는 트렌드다. 스스로 요리를 하는 것도 만족스러운 일이기는 하지만, 문제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점. 맞벌이, 고시공부, 2~3개의 아르바이트, 코로나19로 인한 아이들의 휴학 상태 등이 복잡하게 원인이 되어 시간을 최대한 줄이는 식습관을 가지게 됐다고 할 수 있다. 가정간편식과 밀키트는 바로 이러한 가시(時)비를 중시하는 현대인의 식생활을 잘 반영하고 있다. 
특히 외식의 비중도 상당히 줄어들었다. 한때 외식은 가족 사랑의 상징이자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했다. 하지만 오가는 데 걸리는 시간과 감염병의 확산 때문에 이제는 기피하는 식생활의 단면이 되기도 했다. 특히 에어프라이기의 대중화는 이러한 가시비를 가능케 하는 물리적 환경이 되고 있다. 현재 전 가정의 에어프라이 보유율은 무려 61% 정도로 1년 만에 2배 정도가 되었다. 이는 기름에 튀기는 음식에 대한 거부감을 상당수 없앤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튀긴 음식은 아이들도 좋아하기는 하지만,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인식이 있었다. 하지만 에어프라이는 기름을 전혀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튀긴음식도 건강할 수 있는’는 인식을 확산시켰다. 
‘4th Meal’ 트렌드는 아침을 간단히 먹는 대신, 저녁에 이어 야식까지 챙겨 먹는 식습관이다. 실제 조사에 의하면, 아침과 점심의 끼니 수는 줄어들고 저녁과 야식의 끼니 수가 늘어났다. 또한, 주52시간 근무제로 인해 저녁시간에 여유가 있는 사람들의 활동량이 늘어나면서 야식까지 먹는 생활습관이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다. 야식으로 가장 많이 먹는 음식은 치킨이며, 상위 10개 메뉴 중에서 닭 관련 메뉴가 거의 절반을 차지했을 정도다. 또 냉동치킨류의 경우 전년 대비 8%나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꼭 야식까지 푸짐한 것은 아니라도 빵, 와플, 머핀, 도넛 등도 자주 야식으로 먹는 음식으로 손꼽히기도 했다. 
‘BFY’ 트렌드는 ‘Better For You’의 약자로서 단백질과 야채를 중심으로 하는 건강하고 균형잡힌 한 끼를 먹으려는 트렌드이다. 최근 한국인들은 육류, 생선, 계란, 두부 등 단백질의 비중이 늘어났다. 이는 일명 ‘홈트(홈트레이닝)’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근육을 키우고 균형잡힌 몸매를 만들기 위해서는 단백질의 섭취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닭가슴살의 인기가 높다. 물론 닭가슴살은 집에서도 만들 수 있지만, 닭 한 마리를 사서 가슴살만 먹는 것도 낭비다. 따라서 차라리 이런 음식은 사서 먹는 것이 경제적으로나 시간적으로 효율적이라고 볼 수 있다.

한식이 서양식단보다 더 우수해
생선 등 수산물의 섭취 증가는 조리 기술의 발전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사실 수산물을 손질이 번거롭기 때문에 집에서 직접 해 먹기가 쉽지 않고 조리과정에서 냄새도 나기 때문에 꺼리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배달 음식이나 가정 간편식을 통해서 전자렌지에 데울 정도로 조리되어 배송되기 때문에 큰 어려움이 없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가정간편식으로 집에서 음식을 해먹거나 배달음식을 먹는 경험을 한 소비자들은 향후 이를 더 확대할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예전에는 이런 음식을 먹지는 않았지만, ‘막상 먹어보니 괜찮더라’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앞으로도 이를 선호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런 류의 음식에서 전문가들은 ‘식품첨가물’의 문제를 꼽는다. 물론 음식제조업체에서는 일일 권장 섭취량을 지켜서 만들겠지만, 다양한 음식을 자주 먹다 보면 한도를 초과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배달 음식의 경우 조리과정이 투명하지 않다는 단점도 있다. 따라서 얼마나 위생적인지 알 수가 없고, 이를 별도로 확인하는 소비자도 없다. 그런 점에서 자칫 건강함을 해치는 조리과정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생긴다. 
더불어 가정간편식의 이러한 트렌드가 반드시 ‘한국인이 건강한 식생활을 하고 있다’고 단정 지을 수 있는 근거는 아니다. 최근 국민건강영양조사에 근거한 식생활평가지수에 따르면 100점 만점에 겨우 63점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주목할 점은 20대의 식생활 지수가 극히 나쁘다는 점이다. 20대 남성이 57.5점으로 가장 낮았고, 반면 60대는 가장 높은 67.8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70대가 넘어가면서 다시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20대의 경우 아침을 거르는 경우가 많았고, 건강식의 일종인 잡곡과 과일 섭취량이 매우 부족했다. 60대의 경우 그나마 건강한 식생활을 한다고 볼 수 있지만, 대신 고기와 유제품 섭취가 부족했고, 탄수화물, 지방 섭취량도 전반적으로 건강한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다만 전반적으로 한국인들은 채소 섭취에서는 높은 점수를 얻었다. 이는 한국인의 반찬이 상당수 나물로 구성되어 있고, 각종 탕류에도 야채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가장 건강한 음식을 지향한다면 역시나 집에서 제대로 차려진 한식이 아닐 수 없다. 이는 실제 연구에 의해서도 증명되고 있다. 지난 2019년 12월 서울대학교 연구진은 한식과 미국식 식단을 꾸준하게 섭취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신체의 변화를 측정했다. 총 12주에 걸친 관찰의 결과, 한식을 먹은 사람은 콜레스테롤이 평균 9.5% 줄어들었고 중성지방은 22%나 낮아졌다. 반면 미국식 식단을 먹은 사람은 콜레스테롤이 오히려 증가했고 중성지방은 한식보다 덜 낮아졌다. 한마디로 한식이야 말로 제대로 된 건강식이라는 이야기다. 가정간편식의 큰 인기에도 불구하고 건강한 식단을 지키기 위해서는 시간을 들여 스스로 건강한 한식을 조리해 먹는 습관도 들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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